엘돌란의 그림자

캠페인 - 엘돌란의 그림자들 [LV1]

아이디어/13시대 시나리오

2022.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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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https://sims34story.tistory.com/entry/%EC%97%98%EB%8F%8C%EB%9E%80%EC%9D%98-%EA%B7%B8%EB%A6%BC%EC%9E%90%EB%93%A4-%EB%AA%A9%EC%B0%A8-%EA%B2%80%EC%83%89%EC%9A%A9?category=1079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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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그림자들 목차 (검색용)

아이디어/13시대 소재집

2022.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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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시나리오 개요
시체왕과 긍정적인 PC를 다루는 방법
좀비 공격까지의 경위

엘돌란에서의 모험
관청 구역
마법학파들
마법사들의 결투에 끼어들기
상품과 서비스
엘돌란의 다른 문제들

막이 오르고
영웅이 할 일
표상들의 도움
단서
마법적 도움
어려움
단서 추적
점등사 길드의 한 가지 용법

단서 1: 엘사 화이트로즈, 평민 구역
평민 구역과 표상들의 관계
빈민 구제소 잃어버린 희망
쥐잡이패의 구역
극장에 다가가기
무대의 음유시인

단서 2: 아에르토와 시체들, 부두 구역
부두 구역과 표상들의 관계
부두에서의 다툼
술집 난투의 진행
꼼지락대는 인어의 수상한 손님들
악귀술사의 사교

단서 3: 날씬한 롤로, 사원 구역
사원 구역과 표상들의 관계
망자의 금고

단서 4: 럼니의 친구, 안장 구역
안장 구역과 표상들의 관계
옛 양조장
유령 놀이

놓친 단서들
안장 구역의 점등사 길드

학교 구역
학교 구역과 표상들의 관계
골동품점 유물 사냥터
가라도스와의 만남
탐구회의 습격

등잔공방
여러 잡입 방법
아를리사 덴트
골동품점으로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
가라도스 연구실

후기

NPC 수치
주요 NPC 위치
이 모험에서 얻을 수 있는 마법 물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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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수호성인 할라티르

설정/13시대 NPC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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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라티르 Halatir

 

엘돌란의 수호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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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10

TRPG/제 13시대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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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왕이 공포로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언데드인가, 사람인가?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

골렘 작업실을 벗어나 왼쪽의 방을 조사하면, 그곳엔 탐구회의 인원들이 모일만한 탁자가 있고, 그밖에 물, 포도주, 식량과 같은 평범한 물건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리고 탐구회의 인원들이 모여 회의를 할 법한 탁자 위에 그의 일기가 놓여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일기를 펼쳤다.


1205년 ...의달 4일


강력한 마법의 힘을 연구하기 위해 자료를 찾던 중, 도서관의 깊은 곳에서 먼지 쌓인 낡은 일지 하나를 발견했다.

일지의 주인은 타틀록이라는 마법사다. 기록된 날짜를 보니 무려 200년 전의 마법사인 것 같다.

이 때의 마법사들은 무엇을 연구했을지 궁금한데, 내일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일기가 낡아 군데군데 페이지가 사라졌다~

...대마도사는 이런 대단한 마법들을 숨기고 있었다. 그는 분명 외눈왕의 마법이 자신보다 뛰어났다는걸 인정하기 싫으며, 또한 자신보다 강한 마법사들이 자라나는것을 두고 보기 싫었던 것이다. 때문에 외눈왕의 마법을 '흑마술'이라 부르며 마법사들이 어둠의 과목을 연구하는걸 금기해 왔던거겠지.
어쩌면, 내가 이 마법들을 전부 배울 수 있다면, 세계를 바꿀만한 힘을 얻게 되어 대마법사보다 강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가라도스의 일긴가 봐요."

"흑마술에 관해 적혀있는걸 보니, 탐구회에 관련된게 적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 읽어보죠."

 

같이 일기를 읽던 클라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다음장을 펼쳤다.

 


 

1205년 ...의달 13일


흑마술의 힘은 상상이상으로 강했다.
....료를 더 찾고싶지만, 대마도사가 흑마술을 금기하며 곳곳에 숨겨놓았기 때문에 찾을 수가 없다.

가르쳐줄 수 있는 분은 오로지 외눈왕뿐이겠지.


나는 그 분과 감응할 수 있는 ....있을지, 타틀록의 일지를 찾아보았다.

~얼룩이 상당해 내용이 지워져 있다~

 

 

1205년 ...의달 15일


나는 ...을 이용해 소환 의식을 행했다. 외눈왕과 감응에 성공했다.
외눈왕께서는 '코스'를 보내주셨다.

코스는 외눈왕의 ....다. 코스는 나에게 왕의 지식과 의지를 전달해 주었다.

 


 

가라도스는 25년 전부터 흑마술에 손대기 시작한 것 같았다.

'코스' 라는 소환 된 패밀리어는 아마 아나스샤들이 가라도스로 착각하고 싸웠던 원숭이 모양의 해골이 틀림없을것이다.

 

아나스타샤는 다음장으로 넘겼다.

 


 

1211년 ...의달 ..일


오늘 등잔 공방을 물려 받았다.
나는 고작 이런 지위로 만족할 수 없다.

~페이지가 비어있다~

 

 

1215년 기품의달 ..일

점등사 길드에서 나와 뜻이 맞는 자들을 만났다.

나는 이들과 외눈왕이 남긴 지식을 함께 연구하며 힘을 키웠다. 확실히 혼자일 때보다 지식의 ....가 훨씬 수월한 것 같다.


우리는 이 ....에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대마도사에 의해 세상에 잊혀진 지식을 탐구하는 사람들.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 이 이름이 적절한 것 같다.

 

나는 이들에게 케스미르가의 권한으로 등잔 공방에 일자리를 주선하거나 뛰어난 자들은 엘돌란의 중책에 소개했다.

순수한 지식의 탐구를 넘어서서 출세를 바라는 자들도 나의 밑으로 들어왔고, 이들은 나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그래, 내가 바란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내가 외눈왕의 오른팔이 되어 대마도사의 자리를 갖게 된다면 이런 것이 일상이 되리라.

 

1215년 ...의달 8일

 

....누군가가 케스미르가를 의심하는 것 같다. 우리의 존재가 아직 드러나서는 안된다.

라레데스와 같은 친 대마도사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겠지.


 

드디어 아나스타샤가 찾던 내용이 나왔다.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 그들은 생각보다 오래 된 집단이였던 것 같다.

 

"엘돌란에 꽤 오랫동안 시체왕의 수하들이 잠복해 있었군요."

"..거기다 타틀록이라는 마법사를 생각해보면 단순히 1,20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제국은 넓으니 시체왕이 사라지지 않는이상 흑마술을 완전히 뿌리 뽑긴 어렵겠죠.."

 

제국의 황제가 되고 나서도 어쩌면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체왕의 위협을 마냥 손 놓고 있을 생각도 없었다.

아나스타샤는 가라도스의 일지를 다시 내려다 보며, 탐구회에 대한 정보를 더 찾기로 했다.

 



....유물 사냥꾼에 흥미로운 흑마술서 하나가 들어왔다.

이 마술서의 내용대로라면, 내가 가진 힘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용이 약품으로 지워져 있다~

시체를 엮어내, 사령에너지로 움직이게 만드는 공식을 거의 완성했다.

완전한 결과물을 내기 위해 무언가 부족하긴 한데 잘 모르겠다.

 

외눈왕의 조언을 얻고자 ...도움을 요청했다. 코스는 이 공식을 완성시킬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코스는 ...을 알려주는 것을 거부했다.

외눈왕의 힘을 빌리는 주제에 대마도사의 측근들과 너무 어울려, 내가 누구의 부하인지 의심이 되기 때문이란다.

나는 절대로 대마도사를 따르지 않으며 진심으로 외눈왕에게 충성을 바친다고 말했지만 코스는 들어주지 않았다.

아아,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년 ...의달 28일

 

나는 여러번 코스를 설득했다. 그리고 외눈왕에 대한 존경을 어떻게 해야 의심받지 않을 수 있는지 물었다.

코스는 외눈왕에 대한 충성을 공공연히 드러내기를 바랬다. 내가 만든 언데드들을 시내에 풀어 놓아, 죽음이 항상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대마도사를 따르는 자들과 그 동료들에게 알려주라고 속삭였다.

그러기만 한다면 외눈왕의 .....해 주는 것 쯤이야, 얼마든지 ...해주겠다고 했다.

 

어짜피 언젠가 이 엘돌란에 내 힘을 보여줘야 됐다.

상당히 위험하지만, 주민 몇 명의 영혼을 암흑으로 보내서 그 분의 곁으로 보낼 수 있다면 그들에게 고마운 일 아닐까?

~곳곳에 피로 얼룩져 있다~

..이 계획을 아를리사에게 전달했다.

아를리사는 이 계획에 감탄했다. 그리고는 계획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방법까지 나에게 제안해왔다.
그는 명석하니까, 이 계획의 일부만으로도 내가 이룰려고 하는 목적을 금새 눈치 챘을것이다.

내가 지금보다 더한 강대한 힘을 손에 넣는다면 그를 가장 가까이에 둬도 괜찮겠지.


 

"하, 그러니까 자신의 연구 완성을 위해 좀비를 광장에 풀어놨단 말이야? 위대하고 대단한 마법 좋아하시네."

 

아나스타샤는 좀비 사건이 일어난 경위를 보고 혀를 차며 다음장을 넘겼다.

 


 

1230년 경각의달 12일


시체가 더 필요하다.

아에르토에게 시체수급을 더 진행하라고 지시했지만, 들어오는 수가 만족스럽지 않다.

더군다나 품질도 기대 이하다. 죽은지 며칠 지난 시체도 너무 많다.
아무래도 파울로스와 지그문트에게도 시체 수급을 지시해야 할 것 같다.

노숙자들을 납치하는 것은 어떨까? 평민 구역의 노숙자들은 사라진다해도 누구도 관심갖지 않을 것이다.

~피와 살점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눌러붙어 있다~

 

 

1230년 열의의달 17일

거사까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와중, 이상한 일이 있었다.
그레이슨과 잘렌이 좀비를 숨긴 수레를 옛 양조장에 숨겨놓았다는 보고를 받고, 남은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연구실로 들어왔을 때였다.

내 작업대 위에 못보던 주문서와 쪽지가 있었다.

대체 어떻게 경보를 건드리지 않고 이 연구실에 들어온 것인가? 같은 시체왕의 추종자라도 되기라도 하는건가?
쪽지는 태우라고 되어있었지만, 나중을 위해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일기의 사이에는 가라도스가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가 잘 펼쳐져서 끼워져 있었다.

 


 

엘돌란에 황제의 후계자 후보 한 명과 그의 동료 셋이 방문할 것이다.

한 명은 하프엘프 여성이고, 한 명은 아시마르다. 또 다른 두명은 인간 남성으로 각각 마법사와 기사의 차림을 하고 있다.
이들을 처리해 두지 않는다면 너의 계획에 큰 후환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두고간 주문서를 이용해 그들을 좀비 공격의 표적이 되게 하라.
네가 우리의 지시에 따른다면,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도주할 수 있는 선박과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쪽지를 읽은 후에는 불에 태우도록 해라.

 

우리는 언제나 그대를 지켜보고 있다.


 

"이 쪽지는..."

"황제의 후계자 후보와 그의 동료라면... 저희를 말하는거겠군요."

"대체 누군데 우리를 알고 있는거죠? 거기다 공격 지시... 가라도스 배후에 누군가가 또 있다는 소린가..."

"사흘 전이면 저희가 엘돌란에 오기도 전입니다. 아무래도 액시스 내부에도 적이 있는 것 같군요."

 

클라인의 표정이 심각해 졌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는 기사단의 사단장이자 용 제국, 그 중에서 액시스를 수호할 의무가 있는 자니까'

 

아나스타샤의 생각처럼 분명 액시스 내부에 시체왕의 추종자를 지원하는 자가 있다는 것은 그에게 큰 문제일 것이다.

 

"...아나스타샤를 노리는 적이 액시스에도 있는걸 알았으니 수도에서도 방심할 수 없겠군요."

"엥, 그 쪽 문제였어??"

"네?"

"아,아뇨.. 전 당연히 액시스의 치안 걱정을 하시는 건 줄 알았어요."

"액시스의 치안은 언제나 염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악의 표상 문제는 표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뿌리 뽑기 어려운 문제니, 아무리 액시스라 하더라도 추종자 한 둘 정도 섞여 있는거야 진작에 예상하고 있는 바입니다. 다만 전 저의 부하들과 동료들을 믿기 때문에 제가 자리에 없어도 큰 문제가 있더라도 잘 해결할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제 임무는 아나스타샤, 당신을 지키는 것이기에 당신을 노리는 자가 있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걱정이겠죠."

 

아나스타샤는 갑자기 그 날 저녁의 일이 떠올랐다.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아나스타샤는 재빨리 고개를 피했다.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한 게 아니잖아. 그는 호위기사야. 그가 기사로서 한 말인데 이 말에까지 이렇게까지 반응해야겠어, 아나스타샤?'

 

아나스타샤는 별다른 말없이 가라도스의 일기로 고래를 돌려 다시 읽기 시작했다.

 


 

1230년 열의의달 19일

오전에 유물 사냥터의 카운터를 보고 있는 와중, 놀랄만한 일이 있었다. 황궁에서 왔다는 4명의 사람이 방문한 것이다.
액시스에서 온 사람들이야 꽤 흔한 편이지만, 그런 편지를 받은 직후에 황제의 사람이 엘돌란에 방문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저들은 어째서 이 시기에 엘돌란에 온 것일까?

황제와 대마도사가 나의 계획에 냄새를 맡기라도 한걸까?

확실히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 우리의 꼬리가 잡히지 않도록 연관 없는 인물 하나를 고용해 뒷조사를 시켜야겠다.

 

1230년 열의의달 20일


좀비 공격은 성공적이였다.

도시는 충분히 혼란과 공포에 빠졌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좀비들의 머리에 호박이 씌워져 약간의 웃음거리가 됐다는 점이다. 그레이슨은 일을 대체 어떻게 진행한 것인지..

 

(급하게 휘갈겨져 있다)


좀 전에 황제의 사람이 좀비 사건의 배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은방패대가 깊이까지 파고들지 못하게 완벽하게 매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데 복병이 생길줄이야!

좀비들한테 죽어버릴것이지, 끈질기게 살아남아서는..

내일 사무엘을 보내야겠다. 그는 실력이 좋으니 이번에야말로 완벽하게 처리할것이다.

~페이지가 구겨지고 찢겨져 있다~

 

 

1230년 열의의달 22일

아를리사 덴트가 죽었다!
젠장젠장,젠장할! 그 녀석들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강한 녀석들인것 같다. 이대로면 내가 좀비 습격에 관여했다는걸 들키는건 시간문제겠지..
계획은 실패했지만 적어도 '그 지시'를 수행한 덕분에 도주로와 자금을 얻게 되었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그 녀석들에게 먼저 선보여야 겠다.
외눈왕에게 공식을 완성 시킬 방법을 듣게된 지금은, 성공적으로 도망치기만 한다면 저런 것쯤이야 훨씬 안정적인 모습으로 양산할 수 있으니까.



일기의 내용이 끝났다.


가라도스의 일기대로라면, 그가 모든 일의 주동자였으며 도외로 도망친 그를 잡는건 불가능할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처음부터 도주할 계획까지 세워놨으니까.
그를 돕고 우리들을 공격하라고 지시한 후원자가 누구인것인가? 그건 가라도스도 마지막까지 몰랐던 것 같다.

"...우두머리인 가라도스가 도망갔으니, 적어도 이 엘돌란에서는 더 이상 또 이런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겠네요."

"이 일기는 가라도스가 시체왕의 추종자였다는 좋은 증거가 될겁니다. 저희보다 그들이 가라도스에 대해 더 잘 알테니, 어쩌면 수사가 더 수월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지금까지 봐왔던 은방패대와 엘돌란의 체계라면, 그를 잡는 수사를 제대로 진행할 것 같지는 않았다.

아나스타샤는 쓴웃음을 지으며 일기를 몇 번이고 페이지를 되넘겼다.

 

그런데 일기의 커버 안쪽에서 접힌 종이 한장이 떨어졌다. 탐구회 인원의 명단이였다.

 

"이런걸 정리헤서 가지고 있다니.."

 

클라인은 아나스타샤에게 건네받은 명단을 훑었다.


"어때요? 가라도스는 차치한다해도 명단까지 나온 이상 아무리 그들이 매수를 당했다한들, 그냥 넘어갈 수는 없겠죠..?"

"네, 엘돌란에서 시체왕의 잔당이 완전히 뿌리뽑힐겁니다."

 

클라인은 아나스타샤를 보면서 온화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허탈해하는 그를 위로하기 위한 미소겠지.

 

"네... 바로 은방패대에게 가요."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찝찝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를 공격하려는 적은.. 결국 잡지 못했어요."
"적이 저희를 계속 노리고 있다면, 결국 또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그 때 다시 추적하도록 하죠."

 

반대편에서 선반을 조사하던 바를로가 아나스타샤와 클라인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다가왔다.


"걱정하지 마세요, 누님. 적은 제 존재를 모를테니 제가 누님의 복병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바를로가 아나스타샤를 위로하려는 것처럼 씩씩하게 말했다. 아나스타샤는 그런 그와 대조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이들이 우릴 왜 없애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같이 다녀도 괜찮겠어?"
"아무 연관이 없다니요. 섭섭합니다. 연이란건 언제나 갑자기 생기는거 아닌가요? 저는 이 짧은 시간동안 누님.., 그리고 누님동료들과 충분한 연관이 생겼다고 생각하는데요?"

능청스러운 말에 이나스타샤는 웃음이 터졌다.

"그래, 맞아. 충분히 연관이 생겼고, 남 때문에 헤어지기도 아쉬운 일이지."


은방패대는 마법사회의 높은 자리에 위치한 가라도스에게 매수되긴 했지만, 그가 시체왕과 연관이 있을거란 것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듯 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시체왕과 연관되어 있다는 추문에 휩싸일까 두려워 했고, 탐구회로 지목 된 사람들을 샅샅히 수색해 잡아들였다. 도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은방패대는 손쉽게 일을 처리했다.

다만, 도시 밖으로 도망친 가라도스는 잡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하며, 엘돌란 내에서의 위협은 제거되었다고 판단했는지 수사는 그렇게 반쪽짜리로 종결 되었다.

 

전리품 : 500gp

그들은 아나스타샤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500gp라는 거액의 수고비도 받았다.

 

이 금액은 수고비 명목으로 건네주긴 했지만, 이 일을 함구했으면 졿겠다는 일종의 뇌물과도 같은거겠지. 제대로 된 정치보다는 자신들의 체면만 세울 줄 아는 엘돌란의 마법사들은, 그저 이번 사건으로 도시의 이미지가 깎여나가지 않기만을 바랄테니까.


 

다른 이야기

웅장한 외성, 달빛이 들어오는 창가, 섬세하게 금실이 수놓아진 고급스런 옷을 입은 여성이 분노로 가득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 앞에 로브를 뒤집어 쓴 채, 머리를 조아린 남성은 두려움에 떨고 있을뿐이였다.

"...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
"내가 황제의 후계자 후보만 처리하랬지, 다른 녀석들까지 죽이라고 한 줄 알아?"
"죄,죄송합니다..."
"애초에, 너희 같은 애들이 클라인을 이길 수 있을리 없잖아? 그러니까 계획이 실패한거겠지."

여자는 이를 부득, 갈며 뒤를 돌았다.

"그만 내 눈 앞에서 꺼져."

바닥을 뚫고 지나갈 듯이 머리를 조아리던 남성은 뒷걸음치며 도망치듯이 방을 나갔다.

"다음번엔.. 꼭 죽여주겠어. 아나스타샤 캄랜드..."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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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그림자9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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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9

 

 

亡命逃走 (망명도주) 

죽을죄를 지은 사람이 몸을 숨겨 멀리 도망감.

 


 

아나스타샤들은 아를리사 덴트를 은방패대에 넘겼다.

 

그를 들쳐업고 공방을 나설 때 코르넬리우스─등잔 공방에 들어설 때 입구에서 맞이했던 노인 노움─는 깜짝 놀라 소리지르며 앞을 막아섰고, 아를리사가 시체왕의 하수인임을 설명해야만 했다.

코르넬리우스의 고함으로, 공방의 1층에 모인 다른 점들사들은 아를리사의 정체를 깨닫고는 자신들도 시체왕과 엮일까봐 불안에 떨었다.

 

은방패대를 찾아갔을 땐, 그들은 아나스타샤들의 말을 믿지 못했다. 그만큼 아를리사가 엘돌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인망도 있었다는 증거겠지. 하지만 아를리사의 가슴에 새겨진 상징이 진짜인 것으로 밝혀지자, 아무도 아를리사를 감싸지 못했다.

엘돌란의 시민들은 아를리사의 정체를 까발린 아나스타샤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진 않았다. 실제로 소란을 일으킨 것은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이지만, 어쩌면 평민 구역에서의 잠깐으로 끝났을 일을 깊이까지 캐내는 바람에, 엘돌란의 오랜 기틀이 조금씩 깨져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를리사와 가라도스가 귀족인 것도 한 몫할테지. 사람들, 특히 귀족들은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들 겉으로는 내색할 수 없었다. 단순한 부정부패, 비리가 아니었으니까. 자칫하다가는 시체왕의 추종자와 같은 패거리라 의심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두려운 것 위에 더 두려운 것이 존재하는 거다.


아도니스는 현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은 엄연히 피해자고, 심지어는 어떻게 보면 제국과 국민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 일을 해결하려 하는 이유가 순수히 엘돌란을 위한다는 마음이라는 건 아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일맥상통했다. 그런데 오히려 눈칫밥을 먹어야하는 신세라니!

 

평소였다면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시비를 걸며 쏘아붙이거나, 자신들이 잘못했단걸 깨달을 때까지 직접 손봐주거나, 우리가 이 일에서 손을 떼면 무슨 일─지금 같은 경우에는 언데드들의 무차별한 습격이 일어날 거다─이 일어나는지 직접 느끼게 해준 다음 그들이 다시 부탁하러 올 때 모욕울 준다든가, …아무튼 절대 참진 않았을테지.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그런 걸 원하기는커녕, 자신을 한심하게 안 본다면 다행이었다. 영혼의 올바름 같은게 아니어도, 그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고, 남 시선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남이 해라 마라 하는 명령으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대로 나아가는 사람이었으니까.


아도니스는 자신도 그처럼 주변의 시선에 신경끄기로 했다. 자신은 아나스타샤가 옳다고 믿는 일을 함께하기만 하면 될 일 이니까 말이다.

 


 

현인 라레데스

아나스타샤들의 사정은 이미 엘돌란의 고위층에 소문이 났다. 그들의 사정을 아는 문지기들은, 아나스타샤들이 학교 구역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했다.


그들은 다른 곳을 거치지 않고 곧장 유물 사냥터로 향했다. 들어가자 가라도스는 없고, 다른 노인이 그가 있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가라도스가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라는 시체왕을 섬기는 조직의 리더라고 말했어요."

 

노인은 가라도스와 같이 유물사냥터를 운영한다는 현인 라레데스였다. 라레데스는 세련된 말씨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키가 크고 말랐고, 지저분한 금발에 염소 수염을 하고 있었으며, 그의 피부는 상당히 창백해서 색깔이 겨우 있는 정도였다. 골방에서 책만 읽는 학자들의 전형이었다. 그는 깔끔한 성격인지 한쪽 소매에 미스릴 학파의 톱니바퀴 무늬가, 오른쪽 가슴엔 가문의 문장인 매가 수놓아져 있는, 미스릴색 비단으로 만들어진 미스릴 학파 로브를 잘 다림질해 입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는 면과 양모로 된 모자를 쓰고 있었다.

"하하…. 뭔가 잘못 알고 계시는군요. 그가 그럴리가 없죠. 저는 그와 학창 시절부터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색 같은 건 없었어요. 그는 순수하게 마법과 학문을 연구했습니다. 좀 오래된 물건에 관심이 많긴 했지만요. 어쨌든 그는 대마도사님을 존경하는 마법사들 중 하나였습니다."

라레데스는 말을 할 때 문장문장을 간결하게, 그리고 빠르게 대답했다. 당황해서 그를 변호하기 위해 말이 빨라진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나스타샤들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으며 일종의 헛소리 취급을 했다.

"호객 광장에서 벌어진 좀비 습격에 대해서는 아시죠?"


"네, 상당히 위험했다고 하던데…. 가라도스가 관련되었다고 말씀하시려는 건가요?"


"처음에는 관련되어 있는지 몰랐어요. 하지만 흔적을 조사하다보니 탐구회에 소속되어 있는 자들의 꼬리를 잡게 되었죠. 광장에 좀비가 든 호박 수레를 가져다 놓은 자, 좀비로 만들 시체를 준비한 자, 준비한 좀비들을 광장 하수도에 가져다 놓은 자, 세부적인 지시를 내린 자, 모두 한 사람에게 연결되어 있었어요. 바로 가라도스에게. 결국 이 모든 일을 계획한건 가라도스라는 거죠."


"증거가 있으십니까?"

 

라레데스는 가라도스가 친구이기도 하니 믿고 싶지 않은 거다. 우리와 직접 조사를 한 것도 아니었고.

아니면 그도 가라도스와 한 패거리던가.

아나스타샤는 아를리사의 방에서 찾아낸 쪽지를 보여줬다.
라레데스는 그 편지를 읽고서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연신 한숨을 내뱉으며 천장을 올려다 봤다가 쪽지를 봤다가를 반복했다.

 

'그는 탐구회 일원이 아닌가?'

"이름을 속인게 아닐까 의심했지만… 네, 가라도스의 필체가 맞군요. 말씀하신 모든 일들이 그의 필체로 적혀있어요."

 

"이제 믿으시겠어요?"

 

"…아뇨, 아닙니다."

 

"어째서… 지금 가라도스의 필체가 맞다고 한 건 라레데스 씨 잖아요?"

 

"이 마법 도시에서 필체정도야 쉽게 흉내낼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 심지어 아를리사 본인도 마법사죠. 그가 가라도스를 끌여들이려 한 걸수도 있겠죠."

 

'뭐, 뭐야…. 꽤 합리적인 의심이잖아. 진짜 그럴 수도 있겠네. 아, 안돼. 내가 설득당하면. 일단 확인은 해봐야 하는 거잖아. 심문, 심문.'

 

"거기다 편지의 말대로라면, 랜든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시체를 다섯 구나 옮긴 건가요? 가라도스의 연구실은 여기 있는게 맞습니다. 들어가본 적은 없지만. 하지만 여긴 학교 구역이에요. 다른 구역들에 비해 감시가 삼엄한 편이죠. 그런데 시체가 옮겨졌다? 수상하지 않습니까? 저도 여기서 그런 걸 봤다면 그를 의심했을 겁니다. 하지만 본 적 없죠. 분명 뭔가 오해가 있음이 틀림없어요."


아나스타샤, 라레데스 설득 기능판정 : d20 (20)+매력 (2)+레벨 (1)+아를리사의 편지 (5)+범인인 이유 (5) vs 매우어려움 (25) / 성공

 

라레데스는 잡아떼고 있지만, 이미 여러 증거와 이유들로 의심의 싹은 틔워졌다. 이제 그가 범인인 이유보다는 조사를 받아야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오해라고 생각하시면 최소한 이야기라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가 누명을 쓴 거라면, 왜 시체왕의 추종자들이 그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했는지 이유라도 알아야 다음 조사가 가능하니까요. 어차피 그의 부하인 아를리사가 시체왕의 추종자로 밝혀진 이상, 연관이 없어도 조사를 받아야 할 거에요. 하지만 그 때까지 소문이 좋게 퍼져나갈 리가 없겠죠. 발 없는 말이 얼마나 멀리, 안 좋게 갈 수 있는지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그렇게 된다면 가라도스의 명성에 큰 흠집이 갈 거에요. 그 전에 미리 나서서 관계 없음을 밝혀 소문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음…."

그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알겠다고 대답했다.

"대신 그가 정말 연관이 없다면 정식으로 사과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그럼 가라도스의 연구실로 향하는 비밀 통로를 알려드죠. 따라오세요."


라레데스를 따라가니, 가게 뒷방의 책장 뒤에 문이 하나 있었다.

"아마 이 곳을 지나가시면 가라도스의 연구실이 나올거에요. 항상 연구실을 간다고 할 때, 이 통로를 쓰더군요. 아마 그는 제가 이 비밀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걸 모를거에요. 그러니 제가 연구실을 알려줬다고 말하진 말아줬으면 좋겠네요."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아나스타샤들슨 라레데스에게 인사를 하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 안쪽의 나무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돌바닥을 깎아 만든 계단이 나선을 그리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 200 발자국쯤 지나니 계단이 끝나고 어둠으로 이어진 터널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당히 긴 터널이였다.
그 터널을 지나고, 팔각형의 보통 크기 방이 나왔다. 방에는 출구가 왼쪽에 세 개, 정면에 하나, 오른쪽에 하나, 총 5개가 보였는데 전부 어디로 통하는 출구인지 알 수 없었다.

"일일히 돌아봐야할 것 같아요."
"이번에도 나눠져서 찾는게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저희 인원에도 딱 맞고."

아도니스가 나눠질 것을 제안하자, 아나스타샤는 이번만큼은 고개를 저었다.

"이 곳은 가라도스의 본거지나 마찬가지인 곳이에요. 아직 그가 진짜 적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흩어졌다가는 기습당했을 때 위험할 수 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같이 움직이도록 해요."


가라도스의 연구실

아나스타샤들은 왼쪽 출구부터 시계방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첫번째 출구는 안장구역의 등잔공방과 골목을 잇는 터널이였다. 터널은 위험하지 않고, 단지 바깥쪽을 엿보는 구멍이 있는 비밀문만이 있었다. 아를리사가 이 통로로 가라도스의 연구실을 오가며 내통했을거라 짐작이 됐다.
두번째 출구는 사원구역의 망자의 금고 지하로 통했다. 망자의 금고의 수많은 통로 중 한 곳으로 이어진 것 같았다. 그곳의 통로는 미로같이 복잡하기 때문에 사원의 사제들조차도 모든 통로가 어디로 이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을것이다.
세번째 출구는 평민구역의 그리핀 광장 으로 이어졌다. 문은 그리핀 석상 뒤에 숨겨져있었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이런 비밀문이 숨겨져 있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였다.
그다음 정면의 출구는 부두구역의 학교구역쪽 절벽 아래로 통했다. 이 절벽에는 사교도들의 은거지도 숨어있었는데, 가라도스의 은거지로 향하는 통로도 있었다는 점에 껄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왠지 이외에도 많은 비밀통로가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네 통로를 전부 조사한 결과, 지금까지 탐구회들이 일을 벌였던 장소로 통해있었다.
수상하지 않을래야 그럴 수 없었다. 이런 통로가 있다면 그들이 숨어있으면서도 '리더'와 내통하고 들키지 않고 시체를 운반할 수 있었던 것도 납득이 갔다. 모든 증거가 가라도스가 범인이라고 가리키고 있었다.

"저 오른쪽 벽의 출구가 마지막이네요. 이제 진짜 위험할지도 모르겠어요."

아나스타샤들은 출구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더 정비를 단단히 했다.


터널을 따라가다보니 지독한 시체 썩는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그 냄새는 터널 끝, 앞에 있는 작은 방에서 오는 것 같았다.
도착한 방의 벽은 회를 바른 회색 벽돌로 되어 있고, 바닥은 판석으로 되어 있었다. 방의 반대쪽에 출구가 있었고, 왼쪽 중앙을 바닥을 보면 가로, 세로 2.5m 정도의 구멍이 나 있는 것이 보였다.
터널에서부터 느껴지던 악취는 그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그 밖에 크게 흥미로워 보이는 것은 없었다.

"대체 이 썩은 냄새는 어디서 나는걸까요?"
"저 구덩이 속에 시체나, 언데드가 있는걸 수도 있어요."
"이 방을 지나가면 그 녀석들이 기어나올 수도 있겠네요.."
"조심하면서 지나가도록 해요."

아나스타샤들은 무언가 튀어나올것에 대비해 주의를 기울이며 방을 지나기 시작했다.


아나스타샤 주변 확인 기능판정 : d20 (17)+통찰 (0)+레벨 (1)+뒷전 (4) vs 매우어려움 (25) 실패
클라인 주변 확인 기능판정 : d20 (7)+통찰 (0)+레벨 (1)+영웅 (3) vs 매우어려움 (25) 실패
아도니스 주변 확인 기능판정 : d20 (11)+통찰 (1)+레벨 (1)+궁정마법사 (3) vs 매우어려움 (25) 실패
코스모스 주변 확인 기능판정 : d20 (5)+통찰 (2)+레벨 (1)+모험가 (1) vs 매우어려움 (25) 실패
바를로 주변 확인 기능판정 : d20 (19)+통찰 (2)+레벨 (1)+쥐잡이패 (5) vs 매우어려움 (25) 성공


방에 발을 들이는 순간, 바를로가 아나스타샤들을 제지했다.

"잠깐만요. 저 오른쪽 벽, 뭔가 수상하군요."
"오른쪽 벽...?"

그 말에 아도니스는 오른쪽벽을 유심히 보았다.

 

아도니스 마법 확인 기능판정 : d20 (8)+지능 (5)+레벨 (1)+궁정마법사 (3) vs 보통 (15) 성공

"마력의 기운이 여기서 나오는거였나..?"

아나스타샤들은 오른쪽 벽을 보며 무기를 들고 주의를 기울였다. 그리고 조심히 한발 한발 내딛는 순간, 좀비 셋이 튀어나왔다. 그것들은 광장의 좀비들처럼, 배가 절개되어 있고 장기가 빠져 있었다.




인간 좀비 경비병
"으으으으으음"
2레벨 병사 [언데드]
행동 순서 : +1
취약 : 신성
잡아 끌기+8 vs. 신방 : 좀비는 대상을 붙잡고 구덩이쪽으로 당기거나 밉니다.
동반 추락_공격의 일부로서, 좀비는 대상을 붙잡고 구덩이 속으로 떨어지려 합니다. 대상은 난이도 15의 근력이나 민첩성 판정으로 이를 모면할 수 있습니다. 좀비는 성공할 때까지 이 공격을 하거나 붙잡은 대상을 구덩이로 끌고 가려 할 것 입니다. (위의 기능 판정을 유발하는 일반 행동) 추락한 뒤에는 썩어가는 주먹으로 공격합니다.
순수 16+_좀비와 대상은 판정 없이 무조건 구덩이에 빠집니다.
썩어가는 주먹 +7 vs. 장갑 : 6 피해
순수 16+_좀비와 대상이 1d6 피해를 입습니다!
머리에 한 방 : 좀비는대성공에 맞으면 체력이 0이 됩니다.
체력 52 / 장갑 15 / 신방 13 / 정방 10

 

구울
킁. 킁. 후다닥. 와작!
3레벨 방해자 [언데드]
행동 순서 : +8
취약 : 신성
발톱과 이빨+8 vs. 장갑 : 8 피해
순수 짝수 명중_대상은 구울의 다음 차례가 끝날 때까지 언데드의 공격에 취약해집니다.
마비시키는 이빨_구울이 취약한 적을 순수 짝수로 명중시키면 대상은 멍해집니다. (극복 가능)
한 근의 살 : 구울의 발톱과 이빨 공격은취약해진 대상에게 +4 피해를 줍니다.
감염 : 구울에게 죽었지만 먹히지 않은 생물은 다음 날 밤 구울로 되살아납니다.
체력 36 / 장갑 18 / 신방 16 / 정방 12


배치

 

 


 

행동순서 판정 : 바를로 (18), 아도니스 (17), 좀비1 (17), 좀비3 (15), 클라인 (14), 좀비2 (11), 아나스타샤 (9), 코스모스 (2)

 

바를로, 좀비2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9피해, 기세획득, 뒤로 이탈.

아도니스, 좀비1에게 냉기광선, 13냉기피해.

좀비1, 클라인에게 접근, 잡아끌기, 성공.

클라인, 피하기 기능판정, d20 (14)+근력 (4)+레벨 (1)+영웅 (2) vs 보통 (15), 판정성공, 좀비1을 뿌리침.

좀비3, 코스모스에게 접근, 잡아끌기, 성공.

코스모스, 피하기 기능판정, d20 (19)+근력 (4)+레벨 (1)+모험가 (1) vs 보통 (15), 판정성공, 좀비3을 뿌리침.

클라인, 좀비1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묵직한 일격으로 1피해, 자유행동으로 만회의 일격, 13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좀비2, 바를로에게 접근, 잡아끌기, 빗나감.

아나스타샤, 좀비2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섬, 좀비3에게 신앙의 투창, 치명타 12신성피해, 10 추가 신성피해.

 

고조주사위1

바를로, 좀비2에게 확실한 베기, 빗나감 7피해, 기세 잃음,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섬.

아도니스, 좀비2에게 냉기광선, 10냉기피해.

좀비1, 클라인에게 접근, 잡아끌기, 빗나감.

좀비3, 아나스타샤에게 접근, 잡아끌기, 빗나감. 

클라인, 좀비1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묵직한 일격으로 2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좀비2, 바를로에게 접근, 잡아끌기, 빗나감.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좀비3에게 쌍수 근접공격, 빗나감 2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섬.

코스모스, 좀비3에게 신앙의 투창, 빗나감 2피해.

 

고조주사위2

바를로, 좀비2에게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아도니스 뒤로 물러섬.

아도니스, 좀비2에게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좀비1, 클라인에게 잡아끌기, 성공.

클라인, 피하기 기능판정, d20 (13)+근력 (4)+레벨 (1)+영웅 (2) vs 보통 (15), 판정성공, 좀비1을 뿌리침.

좀비3, 코스모스에게 접근, 잡아끌기, 성공.

코스모스, 피하기 기능판정, d20 (14)+근력 (4)+레벨 (1)+모험가 (1) vs 보통 (15), 판정성공, 좀비3을 뿌리침.

클라인, 좀비1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묵직한 일격으로 3피해.

좀비2, 아도니스에게 접근, 잡아끌기, 성공.

아도니스, 피하기 기능판정, d20 (14)+민첩 (0)+레벨 (1) vs 보통 (15), 판정성공, 좀비2를 피함.

아나스타샤, 좀비3에게 접근, 쌍수 근접공격, 6피해, 쌍수통달로 1추가피해.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섬, 좀비3에게 신앙의 투창, 7신성피해.

 

고조주사위3

바를로, 좀비2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좀비2에게 물러서기, 판정 실패, 좀비2에게 색채분사, 9정신피해, 좀비1,3도 피해입음.

좀비1,2,3, 비틀거림.

좀비1, 클라인에게 잡아끌기, 빗나감.

좀비3, 아나스타샤 잡아끌기, 성공.

아나스타샤, 피하기 기능판정, d20 (10)+민첩 (2)+레벨 (1)+뒷전 (4) vs 보통 (15), 판정성공, 좀비3을 피함.

클라인, 좀비1에게 근접공격, 치명타 25피해.

좀비1, 전투불능.

클라인, 자유행동으로 좀비2 이어베기, 빈틈만들기 성공, 9피해.

좀비2, 아도니스에게 잡아끌기, 성공.

아도니스, 피하기 기능판정, d20 (14)+민첩 (0)+레벨 (1) vs 보통 (15), 판정성공, 좀비2를 피함.

아나스타샤, 좀비3에게 쌍수 근접공격, 5피해, 쌍수통달로 1추가피해.

좀비3, 전투불능.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좀비2 근처로 이동, 좀비2에게 신앙의 투창, 10신성피해.

좀비2, 전투불능.

 

좀비들 아나스타샤들을 구덩이 속으로 빠트리기 위해 덮쳐왔지만, 그들은 좀비들을 피하고 밀쳐내며 상대했고  결국 좀비들은 단 한명도 구덩이에 밀치지 못하고 전멸했다.

좀비들이 밀어넣으려고 했던 구덩이 아래를 내려다보니, 작은 방 안에서 구울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만약 떨어졌다면 좀비와, 달려드는 저 구울을 혼자서 상대해야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살아서 구덩이를 빠져나오긴 어려웠겠지.

 

"이 구울은 상대하지 않고 그냥 가도록해요. 굳이 체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겠죠."

 

아나스타샤들은 그대로 방을 빠져나갔다.

 


 

구울 구덩이 방을 지나 터널을 30m 정도 지났을까, 쇠테가 둘러진 큰 나무 문이 길을 막았다. 문에는 탐구회의 상징인 외눈 해골이 새겨져 있었다. 굳이 들어가서 가라도스를 심문할 필요도 없었다. 이 상징이 그가 시체왕의 하수인이라는 결정적인 증거였으니까.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맞은 편 문의 양 옆에 숨어 있던 좀비 두 구가 움직였다.

그것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니 까마귀처럼 생긴 무언가가 갑자기 나타나, 문 아래의 틈새로 들어가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막을 수는 없었다.

 

"아마 일종의 경보 마법이였을거에요."

 

아도니스가 자신들이 방문한 것을 가라도스가 눈치챘을 것이라 말해주었다.

 

"이 좀비들을 빨리 해치우고 안으로 들어가죠."

 

눈 앞의 좀비들은 별로 강해보이지 않았다. 아나스타샤들은 바로 좀비들에게 달려들었다.

 


 

좀비 경비병
"므어어어..."
0레벨 병사 [언데드]
행동 순서 : +0
취약 : 신성
썩은 주먹 후려치기+5 vs. 장갑 : 4 피해
순수 16+_대상은 멍해지고 좀비는 1d4 피해를 입습니다.
머리에 한 방 : 좀비는 대성공에 맞으면 체력이 0이 됩니다.
체력 16 / 장갑 14 /신방 12 / 정방 9


배치

 

 


 

행동순서 판정 : 아나스타샤 (24), 코스모스 (20), 좀비2 (19), 아도니스 (17), 클라인 (14), 바를로 (13), 좀비1 (2)

 

아나스타샤, 이동행동으로 문 근처로 이동, 짧은행동으로 시위 겨눔, 좀비2에게 원거리공격, 7피해.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좀비2에게 접근, 근접공격, 9피해.

좀비2, 전투불능.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앞으로 전진, 좀비1에게 냉기광선, 치명타 30냉기피해.

좀비1, 전투불능.

 

힘 하나 들이지 않고 타격 한 번에 손쉽게 쓰러지는 좀비를 보며, 아나스타샤들은 주변을 빠르게 훑었지만 눈 앞의 쓰러진 좀비 외에 다른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이것들은 단순한 시간끌기용이였던 것 같았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아나스타샤들은 서둘러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큰 사각형 방이 나왔다. 점등사 길드의 마법 등잔들이 있어 방 안은 꽤 밝았다. 그리고 방의 왼쪽에 있는 넓은 아치 너머로 작은 방이 보였다. 두 방의 작은 탁자들 위에는 실험 기구, 색색깔 액체가 담겨 있는 각종 유리병들, 그 밖의 마법 실험 도구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곳이 가라도스의 연구실 겸 서재, 그리고 탐구회의 집회소 같았다.

큰 방의 뒤쪽에는 로브를 입은 키 큰 남자가 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는데, 그가 가라도스 같았다. 가라도스는 연구실에서 아나스타샤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 테이블에는 거대한 인간형의 무언가가 누워 있었다.

 

가라도스가 이쪽으로 얼굴을 찌푸리고 말하기 시작했다.

 

"훼방질은 그만하면 됐다. 이제 싫어도 무슨 일인지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어나라, 나의 창조물아. 그리고 이 멍청이들을 제거해라. 네 주인의 명령이다!"

 

가라도스가 여러 사람의 살을 붙여 만든 괴물이 테이블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것은 이 방의 그 누구보다도 큰 몸집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팔 하나는 아직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아 쪼그라든 모습을 하고 있었고, 하나밖에 없는 눈으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으며, 무언가 부족한 모양새를 가진 것이 완벽하게 완성된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가라도스는 호신을 위해 해골 병사들을 몇 준비해 놓기도 했다. 

그 미완성 된 '살덩이 골렘'은 아나스타샤들을 인지하자 마자, 근육이 잔뜩 붙은 반대쪽 팔의 거대한 주먹을 치켜들었다.

 


 
해골 병사
긁적. 챙. 딸그락.
1레벨 수호자 [언데드]
행동 순서 : +6
취약 : 신성
장검 +5 vs. 장갑 : 5 피해
수호 기동 : 라운드에 한 번, 적이 해골 병사의 뒤쪽으로 이동하려 할 때, 해골 병사는 자유 행동으로 적 하나로부터 이탈하여 이동하는 적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무기 저항 16+ : 해골들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 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체력 22 / 장갑 17 / 신방 15 / 정방 11


가라도스의 모습을 한 코스 (패밀리어)
"헤헤헤."
3레벨 술사 [인공물]
행동 순서 : 코스/가라도스는 매 라운드 가장 먼저 행동합니다.
원.마탄 (적 하나, 공격 판정 없음) : 8 마력 피해
접.얼어붙는 안개 +8 vs. 신방 (단거리의 적 1d2명) : 6 음 에너지 피해
순수 16+_대상은 어지러워집니다. (극복 가능)
사용 제한_전투마다 2회.
복사 : 전투마다 한 번, 코스의 주인은 투명해지고 코스가 환상을 펼쳐 주인의 모습을 띨 수 있습니다. 코스는 매 라운드 짧은 행동으로 이 환상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환상은 전투가 끝날 때까지 지속됩니다. 환상을 뚫고 보려면 먼저 환상의 존재를 의심해야 하고, 그 후에 난이도 20의 지능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마법에 관련된 출신이 도움이 됩니다)
환상 껍데기 : 코스는 가라도스의 환상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사실은 꽤 작습니다. 장갑이나 신방에 대한 공격은 명중해도
25% 확률로 빗나갑니다. (빗나감 피해는 적용) 칼이 몸을 바로 통과하기 때문에, 자기 공격이 이렇게 빗나간 캐릭터는 난이도 20의 통찰 판정으로 환상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작고 빠른 호문쿨루스 : 코스는 물러나기 판정과 기회 공격에 대한 방어에 +5를 받습니다. 일단 도망치기 시작하면 보통 인간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껑충껑충 뜁니다. (그 동안은 환상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체력 40 / 장갑 18 / 신방 14 / 정방 16


미완성 살덩이 골렘
"그라라아아!"
대형 3레벨 수호자 [인공물]
행동 순서 : +4
육중한 주먹 +8 vs. 장갑 : 16 피해
순수 짝수 명중_골렘은 자유 행동으로 썩어가는 작은 주먹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순수 홀수 명중_대상은 다음 자기 차례가 끝날 때까지 어지러워집니다.
빗나감_4 피해.
[특수 발동] 썩어가는 작은 주먹 +6 vs. 장갑 : 5 피해
접.사령 에너지 토하기 +6 vs. 신방 (단거리의 적 1d2명) : 11 음에너지 피해. 대상은 골렘의 다음 차례가 끝날 때까지 쇠약해 집니다.
미완성작 : 골렘은 자기의 근접 공격이 대성공하면 상대의 살을 뜯어서 아직 형성되지 않은 작은 팔에 붙입니다. 그러면 체력이 2d6이 회복되고, 썩어가는 작은 주먹의 공격과 피해에 +2가 붙습니다. (누적)
에너지 흡인 : 냉기, 마력, 벼락, 불 피해를 주는 주문이 살덩이 골렘의 동료 (단거리 내)를 공격하면, 50% 확률로 살덩이 골렘이 주된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집단에 영향을 주는 주문은 살덩이 골렘으로부터 뻗어나갑니다. 또한, 골렘은 음 에너지 피해를 입을 때마다 체력 10이 증가합니다.
살은 약하다 : 다른 골렘들과 달리, 살덩이 골렘은 각종 효과에 면역이 아닙니다. 많은 생물들의 육체로 (때로는 전투 중에 급하게 뜯어낸 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살덩이 골렘들은 필멸자들이 가진 공포와 광기를 공유합니다.
체력 80 / 장갑 18 / 신방 16 / 정방 14


배치

 

 

 


 

행동순서 판정 : 가라도스, 바를로 (22), 아나스타샤 (19), 해골1,2,3,4 (18), 클라인 (17), 아도니스 (17),  골렘 (12), 코스모스 (2)

 

가라도스, 코스모스에게 마탄, 8마력피해.

바를로, 해골4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짧은행동으로 갑옷에 룬 발동, 보너스가 정방에도 작용.

아나스타샤, 짧은 행동으로 조준, 해골4에게 원거리공격, 5피해.

해골1,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5피해.

해골2,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해골3, 아나스타샤에게 접근, 공격, 5피해.

해골4, 바를로 공격, 빗나감,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대실패.

바를로, 자유행동으로 기회공격,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클라인, 해골2에게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7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아도니스, 아나스타샤에게 잔상 주문.

골렘, 바를로 접근, 공격, 빗나감 4피해.

코스모스, 해골1에게서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섬, 해골1에게 신앙의 투창, 8신성피해, 파괴의 성물로 1추가 신성피해, 5추가 신성피해, 짧은행동으로 토기목걸이 발동.

 

아나스타샤들은 골렘이 쿵쿵거리며 다가와도 개의치 않고 눈 앞의 해골들을 먼저 상대했다. 한명씩 해골을 상대하고 있을 때, 살덩이 골렘은 아나스타샤 근처까지 다가왔다. 그 모습에 아도니스는 서둘러 잔상주문을 아나스타샤에게 걸었다. 덕분에 인지능력이 약간 떨어지는 골렘의 공격은 완전히 엉뚱한 곳을 내리쳤다. 

 

고조주사위1

가라도스, 아도니스에게 마탄, 8마력피해.

바를로, 해골4에게 회피의 일격, 기세획득, 치명타 8피해, 뒤로  이탈.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해골3에게 쌍수 근접공격, 7피해, 쌍수통달로 1추가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실패.

해골1,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해골2, 클라인에게 공격, 5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실패.

해골3, 아나스타샤에게 공격, 5피해.

아나스타샤, 잔상 실패.

해골3,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해골4, 바를로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클라인, 해골2에게 근접공격, 치명타 17피해.

해골2, 전투불능.

클라인, 자유행동으로 해골3에게 이어베기, 빈틈만들기 성공, 14피해.

해골3, 전투불능.

아도니스, 짧은행동으로 창성학 사용, 골렘에게 산성화살, 40부식피해, 5지속 부식피해, 수호학 발동됨.

골렘,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4피해.

코스모스, 해골1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실패.

 

골렘의 공격이 빗겨나가자, 방금까지 가만히 있던 가라도스가 아도니스에게 마탄을 쏘기 시작했다. 아도니스는 마법공격따윈 우습다는 듯이 손쉽게 차단해버려, 마탄이 중간에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도 가라도스는 기분나쁘게 웃고 있을뿐이였다.

아도니스는 얼굴을 찡그리며, 산성 화살을 사용했다. 오로지 살덩이로만 되어있는 골렘은 산성화살에 흐물거리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아나스타샤를 공격하던 골렘은 괴성을 내뱉으며, 아도니스에게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있던 클라인이 골렘을 가로막으며 크게 한 번 베어넘겼다.

 

고조주사위2

가라도스, 클라인에게 마탄, 8마력피해.

바를로, 해골4에게 확실한 베기, 빗나감 1피해, 암습 5추가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오른쪽 구석으로 이동.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해골4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해골4, 전투불능.

해골1, 코스모스에게 공격, 빗나감,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성공, 뒤로 물러남.

클라인, 골렘에게 강타 선언,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강타 2추가피해, 자유행동으로 만회의 일격, 8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아도니스, 골렘에게 접근, 색채분사 사용, 빗나감.

골렘, 사령에너지 토하기, 빗나감, 5부식피해, 극복 판정 성공.

코스모스, 골렘에게 접근, 자유행동으로 응징하겠다 선언, 근접공격, 치명타 18피해, 응징 11피해, 짧은행동으로 안수치료, 8회복.
골렘, 전투불능.

 

골렘은 육중한 몸을 비틀거리며 앞으로 넘어졌다. 그리고는 고개만 들어올려 검고 불쾌한 에너지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클라인은 재빨리 뒤로 물러서 골렘이 내뱉는 에너지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그 불쾌한 음에너지에, 해골 하나를 베어 넘겨 쓰러트리던 코스모스는 목에 걸고 있던 대사제의 상징이 새겨진 토기목걸이를 발동시켰다. 목걸이는 강한 빛을 내뿜더니 완전히 산산조각나 사라졌지만, 그 효과만은 확실했던건지 방 안을 가득 채우던 불쾌한 에너지가 완전히 사라졌다.동시에 골렘은 끔찍한 소리를 내며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클라인은 그 골렘의 등 위를 검으로 깊게 찔러넣었다. 그제서야 골렘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작동을 완전히 멈췄다.

 

고조주사위3
가라도스, 코스모스에게 마탄, 8마력피해.

코스모스, 비틀거림.
바를로, 가라도스에게 접근, 확실한 베기, 빗나감 1피해, 암습 5추가피해.
아나스타샤, 앞으로 이동, 가라도스에게 원거리공격, 13피해.

해골1,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클라인, 해골1에게 접근,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앞으로 이동, 가라도스에게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오른쪽으로 이동, 해골1에게 신앙의 투창, 빗나감 1피해, 파괴의 성물로 피해보너스 1추가피해.

 

가라도스는 자신이 만든 비장의 무기였을 골렘이 쓰러졌는데도 낯빛 하나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기분 나쁘게 헤실거리고 있을뿐이였다.

 

"언제까지 웃을 수 있나 보자고."

 

아나스타샤는 분명 다른 수가 있기에 저렇게 여유만만한 것이라 짐작하고는 주의하며 가라도스를 조준했다. 가라도스는 화살에 맞은채 잠깐 고통의 신음을 흘렸지만, 이외의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유일한 반응은 왼쪽 방을 흘긋 쳐다보는 행동밖에 없었다.

 

'혹시 저 방에 탈출구가 있는건가?'

 

바를로 역시 아나스타샤와 같은 생각을 한건지 가라도스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달려들었다.

 

고조주사위4

가라도스, 바를로에게 얼어붙는 안개, 6음에너지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왼쪽방으로 이동.

바를로, 이동행동으로 테이블에 다가감, 일반행동으로 가라도스에게 테이블의 마법재료를 던짐, 7불피해.

아나스타샤, 앞으로 전진, 가라도스에게 원거리공격, 8피해.

해골1, 클라인 공격, 빗나감,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클라인, 해골1 근접공격, 치명타 16피해.

해골1, 전투불능.

아도니스, 가라도스에게 냉기광선, 16냉기피해.

가라도스, 전투불능.

 

하지만 가라도스는 바를로가 접근하자마자 얼어붙을만큼 차가운 암흑 구름을 입에서 내뿜었고, 바를로는 경직된 듯이 행동을 멈추었다. 가라도스는 그런 바를로를 밀치고 예상대로 왼쪽 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바를로는 그에게 밀쳐지자마자 경직이 풀렸고, 도망가는 가라도스를 향해 급하게 테이블에 있는 알 수 없는 병 하나를 던졌다. 그 병은 가라도스의 마법 약품의 병이였던건지, 가라도스에게 부딫혀 병이 깨지자마자 불꽃이 크게 발화했다. 가라도스는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바닥을 뒹굴었다.

 

"불이 꺼지길 바란다면 그렇게 해주지."

 

아도니스는 그 말을 끝으로 냉기광선을 가라도스에게 사용했다. 불은 꺼졌지만 급속 냉동 된 가라도스는 전신에 하얀 살얼음이 낀 채 움직임을 멈췄다. 가라도스가 죽은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그의 몸이 반투명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라며 다가가자 작은 해골 원숭이 모양의 무언가가 튀어 나갔다.
그리고 그가 누워있던 자리에는 어느것도 남지 않았다.

"젠장, 저 녀석을 잡아야해요! 가라도스는 저녀석만 두고 진작에 도망간건가...!"

아나스타샤들은 가라도스의 패밀리어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튀어나간 곳을 수색했다. 아니나 다를까 비밀 문이 숨겨져 있었다.
문을 열자 긴 통로가 나왔고, 그 통로를 따라 달리자 부두구역의 한 항구 근처의 절벽으로 이어져 있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가라도스를 코 앞에서 완전히 놓친 것이다.

"말도 안돼..."


 

도망친 시체왕의 하수인

가라도스의 연구실로 돌아온 아나스타샤는 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가라도스의 행방을 찾을 단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전리품: 해부학과 언데드와 인공생명체 제조 책 (100gp), 모험가급 치유물약 2병, 모험가급 룬, 음에너지 저항 물약, 계몽된 육신의 서 (마법서)

가라도스의 작업대에는 다양한 마법약들 사이에 치유물약과 음에너지 저항물약, 그리고 룬 하나가 있었다. 아나스타샤들은 물약과 룬을 적당히 나눠가졌다.
이외에 건질만한 것이 없었던 그들은 바로 옆의 책꽃이를 확인했다. 책꽃이에는 해부학에 관련된 책과 언데드에 관한 책, 인공 생명체 제조에 관한 책들이 즐비했다.

"흠...상당히 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이네요. 이 책들 도시 내에서 팔면 꽤 도움 되겠어요. 몇 권은 읽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

아도니스가 책들에 관심을 가지자 아나스타샤가 말했다.

"그럼 챙겨가죠. 몇 권은 제가 나눠서 챙겨줄게요."
"앗, 그렇게 하면 아나스타샤의 짐이.."
"됐어요. 읽고 싶은 것도 있다면서요?"

아나스타샤는 책들을 가방에 주섬주섬 챙겼다. 그런 아나스타샤를 더 이상 말리지 않고 아도니스도 기쁜 표정으로 책을 들었다.

"어...? 이 책..."

아도니스는 책을 가방에 넣던 중, 표지가 독특한 책 한 권을 펼쳐들었다.

펼쳐진 부분의 여백에는 죽은 살을 움직이게 하는데 이 책이 어떻게 도움이 될 지에 관한 주석이 쓰여 있었다. 아무래도 가라도스가 골렘 제작에 사용한 책 같았다.

아나스타샤는 책을 유심히 바라보는 아도니스에게 물었다.

"왜요? 문제 있는 책이에요?"
"그런건 아니고.. 이거 마법서에요.
기록된 지식을 습득한 자에게 능력을 일부 부여하는 책이요. 이 책은 신체 능력을 향상 시켜줄 마법서 같아요. 이걸로 골렘을 강화하려 했나봐요."
"근데 결국 미완성이였죠."
"이 정도 지식들을 습득한 자라면.. 도망친 이상, 도구와 재료만 다시 얻는다면 아마 다시 만들어낼거에요. 더 강한 모습으로."

아나스타샤는 눈살을 찌푸렸다.

"항구에서 배를 타고 엘돌란을 떠났을텐데.. 할 일이 있어 당장에 추적할 수도 없고..."
"다른 증거가 더 있을겁니다. 이제 책 정리는 아도니스에게 맡기고 더 찾아보죠."

클라인이 아나스타샤를 다른 곳으로 이끌었다. 그런 그의 뒤를 아도니스는 불만스럽게 쳐다보았지만, 굳이 아나스타샤에게 책 정리를 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별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마저 책을 챙겼다.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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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원숭이 코스

설정/13시대 NPC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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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도스는 200년전의 마법사 타틀록의 일기에 적힌 의식을 거행하여 해골 원숭이처럼 생긴 패밀리어 코스를 소환했다.
시체왕은 코스를 통해 힘의 비밀을 가르쳐 주었고, 가라도스는 그 비밀들을 익혀왔다.

코스는 가라조스의 패밀리어로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체왕의 부하다.

첫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엘돌란의 가라도스 연구실에서 가라도스가 도망칠 수 있게 아나스타샤들과 싸우며 시간을 끔.

관련스토리 : 엘돌란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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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 라레데스

설정/13시대 NPC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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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데스 Laredes

라레데스는 키가 크고 말랐고, 지저분한 금발에 염소 수염을 하고 있다. 피부는 창백하며 약간 색깔이 있는 정도.
미스릴 학파 출신인 그의 로브는 다림질이 잘 되어 있고, 미스릴색 비단으로 되어 있다. 가문의 문장인 매가 로브의 오른쪽 가슴에 수놓아져 있고, 한쪽 소매에는 미스릴 학파의 톱니바퀴 무늬가 있다. 거기다 그는 면과 양모로 된 모자를 쓰고 있다.
말투는 세련된 말씨로 짧고 빠르게 말한다.

라레데스는 학창 시절부터 가라도스의 친구였지만 탐구회는 아니다. 라레데스가 대마도사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에,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라도스는 그와 친분을 만들었다.

라레데스는 근본적으로 대마도사의 부하이고, 흑마술에 반대한다. 
그는 친구에 대한 신뢰가 깊고, 흑마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상상 자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라도스가 탐구회의 일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잘 믿지 못한다. 오히려 상대가 가라도스에 관해 오해하고 있다는 자기 의견을 말할뿐이다.


첫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학교구역의 골동품상점 유물 사냥꾼에서 아나스타샤들과 만남.

관련 스토리 : 엘돌란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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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그림자8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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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8

 

 

Murder will out.

살인은 반드시 탄로 나는 법이다.

 


 

아플 때는 한 번쯤 억지 부려도 괜찮다

아나스타샤들은 안장 구역의 숙소에서 전처럼 4인실을 잡았다. 그리고 아도니스의 방은 개인실로 따로 잡았다. 여러 명이 있는 비좁은 방보다는, 깨어나고 나서도 편히 쉴 수 있을 테니까.

 

아나스타샤는 먼저 나서서 아도니스를 간호하겠다고 했다. 코스모스는 자신이 하면 된다고 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걱정되어서 제대로 잠을 못 이룰 거예요. 옆에서 상태를 직접 보는 게 나아요."

 

모두 방으로 돌아가고 조용한 방 안에는 아도니스와 아나스타샤, 둘만 남았다.

아나스타샤는 아도니스의 이마 위에 물수건을 얹으며 그의 긴 머리를 옆으로 쓸어내렸다. 그의 얼굴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도니스와 만나고 짧은 시간─아도니스는 아니겠지만─이었지만 그는 정말 재능이 넘치고 뛰어난 인물이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첫 만남 때,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해서가 아니다. 그런 게 아니어도, 누구라도 아도니스의 행동을 본다면 알 것이다.


처음엔 아도니스가 말하는 감정이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어도,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제 아무리 열렬한 감정이어도 그의 길고 긴 감정도 어느 순간 변하게 되겠지,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랬기 때문에 아도니스의 마음에 보답해주기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누구든 왔다가 떠나기 마련이니까, 굳이 마음 한편에 자리를 내어줄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란 걸 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지금의 자신도, 내세에 존재할 자신에게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리라.

 

대체 어떻게 그런 감정을 가질 수 있던 걸까?

 

그걸 이해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도 존재한다.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처럼.

이 짧은 시간 동안 쌓아올린 인연조차 이런데, 그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마음이 쉽게 무너질 리가 없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아나스타샤."


"아도니스? 깨어났어요?!"


"네……. 눈을 떴는데 바로 아나스타샤가 보이니 좋네요."

아도니스는 늘 그랬던 것처럼 아나스타샤를 보며 배시시 웃어 보였지만, 평소와 같은 힘은 없었다.


"다행이에요. 쓰러졌을 때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아나스타샤는 쓰게 웃었다.

"… 아니에요. 제가 동료들을 지킬 수 있을 만큼 더 강해져야 하는 게 맞죠. 이런 이상한 놈들이 시비를 걸지 않을 만큼."


"아나스타샤……. 제가 계속 옆에 있을게요. 아나스타샤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사람이 되게 도와줄 거예요."

아도니스는 누운 채로 아나스타샤의 손을 꼭 잡았다. 기운이 없어 힘이 없는 건지, 일부러 조심스럽게 잡는 건지 모를 손길이었다. 아나스타샤는 거부하지 않고 그의 손을 같이 쥐며 미소 지었다.

"더 쉬어요. 오늘은 제가 옆에 있을게요."


"아뇨, 아나스타샤는 이제 들어가서 쉬세요."

 

"아도니스."

 

"네??"

 

"흠흠, 이런 말을 제 입으로 직접 하긴 뭐하지만…… 같이 있어주겠다고 할 때 옳다구나, 하고 승낙하세요. 거부해봤자 아도니스만 손해거든요? 쓰러져서 저의 간호를 받는 거, 두 번 오는 기회가 아니잖아요. 아니면 또 쓰러질 작정이세요?"

 

"엣."

 

아도니스의 눈이 동그래졌다. 하지만 아나스타샤의 잔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거기다 우리, 아직 시체왕의 하수인들을 다 처리 못했잖아요. 또 습격받을 수도 있다구요. 아에르토 녀석, 우리가 쫓는 이들과 동료였다구요. 그 녀석이 우리가 준 돈으로 암살자라도 보내면 어쩌게요? 아도니스는 아직 몸이 다 안 나았으니까 혼자 있으면 안 돼요."

 

"히힛, 그렇군요."

 

몰아치는 잔소리에 잠시 멍했던 아도니스는 아나스타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쿡쿡대기 시작했다.

"왜 웃어요? 웃을 일 아니잖아요, 지금."

 

"아뇨아뇨, 하핫…. 그냥 좋아서요. 아나스타샤가 지금 엄청 걱정해주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알면 됐네요."

 

웃음을 멈춘 아도니스는 아나스타샤의 손에 볼을 부비기 시작했다.

"그러면요, 제가 잠들 때까지 계속 같이 이야기 나눠줘요."


"그 정도야, 뭐."

그렇게 날이 밝을 때까지, 두 명은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등잔 공방에 들어가기

점등사 길드원들은 주로 등잔 공방을 근거지로 하는 노동자들이었다. 때문에 점등사 길드의 수석 마법사인 아를리사 덴트도 등잔 공방에 있을게 분명했다.

그래서 방문한 한낮의 등잔 공방은 전에 왔을 때에 비하자면 사람도 거의 없고 조용했다. 탑 꼭대기에 주황색으로 아름답게 빛나던 등잔도 불이 꺼져있었다. 문이 열려 있는 걸 보면, 운영을 아예 하지 않는 건 아닌 모양이었지만.

 

아나스타샤들은 열린 정문을 열고 들어갔다. 접수대에는 저녁시간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금발머리의 접수원도 있지 않았다. 아나스타샤는 텅 빈 접수대의, 천장에서부터 내려온 긴 끈을 잡아당겼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늙은 노움 점등사 한 명이 안쪽 문을 열고 나왔다.

"무슨 일이오?"

아브로스도 그렇고 수석 마법사로 추정되는 아를리사도 그렇고, 전부 등잔 공방에 근무하는 사람들이었지만, 그건 우연의 일치일 뿐이지 점등사 길드의 다른 이들은 이 일과 관련이 없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전에 이곳에 찾아왔을 때도 평범한 사람들 같아 보였으니까. 말 몇 마디로 그 사람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적대감을 대놓고 드러내 일을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결론은, 아를리사를 만날 방법을 적당히 꾸며내야만 한다는 거였다.

아나스타샤, 설득 기능판정 : d20 (12)+매력 (2)+레벨 (1) vs 보통 (15) / 성공

"아를리사, 님을 만나러 왔어요. …아브로스에 대한 일로 찾아온 거예요."

그레이슨의 본명이 아브로스이며, 그가 점등사 길드의 마법사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이름을 숨기고 활동하고 있던 만큼, 아직 그의 사망 소식이 길드에 전해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았다.

"왜 그가 직접 오지 않고?"

아나스타샤는 어찌 말을 해야 먹힐지 고민했다. 그러자 클라인이 무언가 생각이 있는 듯 대신 입을 열었다.

클라인, 설득 기능판정 : d20 (17)+매력 (1)+레벨 (1) vs 보통 (15) / 성공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그가 죽었다. 그와 관련해서 공방의 담당 마법사에게 전할 것이 있어 찾아왔지."

 

클라인이 한 말은 꽤 좋은 변명거리였다. 이 말은 거짓말도 아닌지라 탄로 날 걱정도 없을 테고. 그는 정말로 죽었으니까. 아나스타샤들의 손에.

 

"! 어찌 그런 일이!"

점등사는 아브로스가 죽었다는 말에 상당히 놀랐다. 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면 당신들은 아브로스와 무슨 관계인 것이오?"

아도니스, 설득 기능판정 : d20 (7)-매력 (1)+레벨 (1)+수석 (3) vs 보통 (15) / 실패

"아브로스와는 몇 번 교류를 하며 친해진 일이 있었어. 나는 제국 마법 학교 출신이거든. 엘돌란의 마법 학교에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만났지."


"아브로스와 어울리기에 당신은 너무 젊지 않소?"

아도니스가 그 말에 얼굴을 찌푸렸다.

"거 참, 사람을 못 믿네."

점등사에게 한 마디 할 기세였다. 이 의심 많은 노움 점등사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바를로가 재빨리 말을 가로채며 수습했다.

바를로, 설득 기능판정 : d20 (14)+매력 (3)+레벨 (1)+마법학교 (2)+마법적 장난 (4) vs 보통 (15) / 성공

"하하, 요즘 엘돌란의 마법 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업 중 자는 학생의 눈썹을 마법으로 몰래 하얗게 만들어 놀래키는 장난이 유행이라죠? 이 마법사님은 다른 도시의 학생들은 어떤 재미난 일을 꾸미는지 궁금해서 엘돌란의 마법 학교 출신인 아브로스와 교류한 겁니다. 아직 노는 게 더 재밌고, 호기심도 왕성할 나이지 않습니까? 아브로스도 분명 호라이즌에선 학생들이 뭐하고 노는지 궁금했을 겁니다. 하지만 나이가 있는 자신이 그런 것에 관심이 있다는 걸 들키면 부끄러우니 숨긴 거겠지요. 사실 그런 재밌는 일에 나이가 어딨겠냐마는……."


"오~ 그렇소? 그래서 호라이즌은 어떤 장난이 유행이오?"

노움 점등사는 관심 있는 주제인 듯 두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노움들은 대체로 재밌어 보이는 일에 관심이 많고, 상대를 놀라게 하거나 웃게 만드는 걸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예 인생의 목표가 장난치기인 장난꾸러기 노움들도 많았다.

분명 이 점등사도 그런 노움들 중 하나일 것이다. 저 경계 많은 점등사가 바를로의 말에 완전히 경계를 푼 걸 보면.

"……이런 게 유행이야."

아도니스는 지팡이를 들어, 접수대의 끈에 소마법을 걸었다. 점등사는 끈을 잡아당겨 보았다.

뿡!

끈을 잡아당길 때마다 방귀소리가 났다.

"껄껄껄~ 환청 소마법을 이용한 거요? 이거 참, 이 마법을 의자에 걸어놓으면 앉을 때마다 이런 소리가 나겠구먼!"

'거 정말 악독하군.'

"아 참. 아를리사 님을 만난다고 했었지? 뭐…. 아브로스가 죽은 것은 당신들도 슬픈 일일 텐데, 붙잡아서 미안하오. 나머지는 아를리사 님과 만나 해결할 일이겠지. 안내해 주겠소."

점등사는 낡은 마법봉을 휘두르더니, 금색과 녹색을 띤 작은 올빼미 모양의 길잡이 정령을 소환했다.

"이 분들을 아를리사 님의 사무실로 안내하거라."

그는 정령에게 명령을 하고선 아나스타샤들을 돌아보았다.

"나는 문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아를리사 님께 가려거든 이 정령을 따라가 보시오."


노움 점등사가 소환한 정령을 따라 공방의 2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은 사무실과 회의실이 대부분으로, 적은 수의 사람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등잔 공방은 대부분이 저녁 시간에 활동을 하거나 일을 하기 때문에, 낮동안에는 필요 최소한의 인원이 근무하는 것이겠지. 낮동안 공방에 방문하는 사람을 상대하고, 고장 난 가로등 수리를 한다던가 말이다. 나머지는 합숙실에서 수면을 취하거나 집에 있을 것이다.

 

아를리사의 사무실은 공방의 탑이 있는 위치의 반대쪽에 있었다. 들어가자 비서의 방으로 보이는 작은 방이 나왔다. 비서의 방은 잉크와 깃펜이 놓인 단순한 나무 책상이 있었고 천장까지 닿는 책장이 둘 있었다. 크기는 사방 6m 정도 되어 보였다. 책장 안에는 각종 장부와 사업 문서가 쌓여 있었다.
비서는 일 때문에 나가 있는지, 자리에는 없었다.


비서의 방을 지나, 문이 없는 아치를 지나가면 가로 12m 세로 9m의 회의실이 나타났다. 여기에는 무거운 타원형 테이블과 의자 여덟 개가 놓여 있었다. 방의 구석에는 1m 정도 되는 크기의 비싸 보이는 가고일 석상 네 개가 각기 다른 자세로 있었다. 그리고 반대쪽 끝에는 아를리사의 방으로 통하는 닫힌 문이 보였다.
길잡이 정령은 도착했다는 의미인 건지 방 문 주위를 빙빙 돌더니 사라져 버렸다.

아나스타사는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방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백한 피부에 풍성한 검은 머리를 가진 인간 여자가 다른 여자 한 명과 같이 있었다. 저 '높아 보이는' 검은 머리 여성이 아를리사일 거라고 짐작되었다. 그는 그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보고서를 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바빠 보이는 그는 방문객을 쳐다보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누구냐? 뭘 하러 왔어?"


"…아브로스가 죽었어"

 

"그렇군. 공방의 노동자가 한 명 줄었으니 안타깝게 됐어. 다른 마법사들의 일이 바빠지겠네."

 

아를리사는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아브로스랑 관련이 없는 사람인 걸까?

아나스타샤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물어보기로 했다.

 

"아브로스가 호객 광장에서 일어난 좀비 습격과 연관이 있다는데."

 

"흐응, 처음 듣는 소린데."

 

처음으로 아를리사가 이쪽을 쳐다봤다. 옆에 서 있던 여자도 같이.

 

"당신도 호객 광장의 사건에 대해 아는 게 있지?"

"우리 길드의 평판을 떨어트릴 생각인 거야?하. 코르넬리우스는 대체 경비를 안 서고 뭐 하는 거야?"


"평판을 떨어트릴 생각이라면 당신에게 안 찾아왔지. 당신,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 일원이잖아?"

 

아나스타샤는 제스킬의 일기에 쓰여있던 단체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러자 아를리사의 한쪽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

 

'점등사 길드의 아를리사가 아를리사 덴트가 맞았군.'

그의 눈에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계산이 오고 간 것 같았다. 그리고 계산을 마친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렇게 짜증 나도록 끈질긴 거냐. 아직도 살아서 여기에 발 붙이다니."

 

그리고 그는 발뺌을 해봤자 소용없다고 결론 지은 모양이었다.

 

"우리를 습격하라고 지시한 게 너였구나."

 

"그래. 너희들이 끼어들면 내가 곤란하거든. 하지만 어차피 이제는 더 상종할 일 없겠지. 내가 직접 너희들을 주인님께 보내 주마. 영원히!"

아를리사의 호통에 같이 있던 여자도 전투태세를 취했다. 그 역시 등잔공방에 잠복해 있던 탐구회의 일원이었나 보다.


 

아를리사 덴트
"너희들이 끼어들면 내가 곤란하거든."
2배 위력 3레벨 술사 [인간형]
행동 순서 : +8
지팡이+7 vs. 장갑 : 15 피해
원.비명지르는 유령 해골 +8 vs. 신방 (단거리의 같은 집단에 있는 적 1d3명) : 6 마력 피해 및 5 지속 음에너지 피해
순수 16+_대상은 죽어가는 사람의 비명을 들어서5 지속 정신피해를 입습니다.
빗나감_3 지속 음에너지 피해.
시체왕의 충복 : 아를리사는 체력이 0으로 떨어져도 다음 차례가 끝날 때까지 죽지 않습니다. 몸 주변에 검은 그림자가 감돌아 쓰러지지 않게 해 주고, 아를리사는 다음 차례에 마지막 숨으로 단거리에 있는 1d6명의 적에게 비명지르는 유령 해골을 쓰고 죽습니다.
저주받은 노예 영혼들 : 전투마다 2회, 아를리사는 대성공이 아닌 공격에 맞으면 자유 행동으로 (그러나 한 라운드에 한 번만) 자기가 죽여서 속박한 영혼을 불러냅니다. 이 유령이 아를리사와 공격자 사이에 끼어들어, 공격자는 공격 판정을 다시 해야 합니다. 아를리사가 이 능력을 쓸 때마다 비명지르는 유령해골의 피해가 모두 1점씩 줄어듭니다 (지속 피해, 발동 효과 피해, 빗나감 피해 포함).
마법사의 도약 : 전투마다 두 번, 아를리사는 이동 행동을 써서 시야 내에 있는 단거리의 장소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체력 75 / 장갑 17 / 신방 13 / 정방 18


탐구회 잠복자
"외눈왕 만세!"
2레벨 술사 [인간형]
행동 순서 : +5
지팡이+7 vs. 장갑 : 5 피해
원.약화의 광선 +8 vs. 신방 : 5 음 에너지 피해. 대상은 다음 번 자기 차례가 끝날 때까지 저해됩니다.
순수 짝수 명중_대상은 또한 다음 번 자기 차례가 끝날 때까지 취약해집니다.
시체왕의 술수 : 전투마다 한 번, 탐구회 잠복자는 무기 공격에 맞았을 때자유 행동으로 그 공격에 대해 무기 피해 저항 16+을 얻습니다. 해골의 언데드 능력을 얻는 것입니다. 이 능력을 사용하면 전투 내내 얼굴과 손이 해골로 변합니다.
체력 30 / 장갑 18 / 신방 12 / 정방 16


배치

 

 


 

행동순서 판정 : 아나스타샤 (26), 바를로 (20), 아도니스 (20), 클라인 (19), 아를리사 (14), 잠복자 (14), 코스모스 (6)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활 시위겨눔, 아를리사에게 원거리공격, 9피해.
아를리사, 자유행동으로 저주받은 노예 영혼 사용.
아나스타샤, 아를리사 공격 재판정, 빗나감 1피해.
바를로, 아를리사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문쪽으로 이동, 짧은행동으로 창성학 사용, 아를리사에게 산성화살, 40부식피해, 5지속 부식피해, 수호학 적용.
클라인, 잠복자에게 접근,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빗나감 1피해, 자유행동으로 만회의 일격, 빗나감 묵직한 일격으로 1피해.
아를리사, 이동행동으로 마법사의 도약, 회의실의 중앙으로 이동, 코스모스에게 비명지르는 유령해골, 5마력피해, 4지속 음에너지피해, 아도니스도 피해입음, 순수 16+으로 4지속 정신피해.
코스모스, 비틀거림.
아를리사, 짧은행동으로 가고일1,2에게 명령내림.


아를리사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해골 얼굴을 한 유령이 비명지르며, 아나스타샤들을 덮쳤다. 아도니스는 아를리사가 마음껏 마법을 쓰게 두지 않았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자신도 산성 화살을 날렸다.

 

"크읏……!"

 

아를리사의 고운 피부 한쪽이 녹아내렸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자신이 노예로 부리는 유령 하나를 소환해 피해를 막아냈기 때문이었다. 유령은 끔찍한 저승의 소리를 지르며 사라졌다.

다시 한번 냉기 광선을 뿜어냈다. 그러자 비틀거리던 아를리사는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뭐지?!"

 

"순간이동이에요!"

 

아도니스는 서둘러 아를리사가 사라진 자리에서 마력의 잔영을 읽어냈다.

 

"흐야압!"

 

챙─!

 

아를리사가 아나스타샤의 뒤에서 나타났다. 클라인이 빠르게 막지 않았으면 그의 흑마법에 직접적으로 피해 입을 뻔했다.

 

"쳇……."

 

아를리사의 공격이 막히자, 이번에는 아를리사와 같이 있던 탐구회의 일원이 지팡이를 휘둘러 왔다.

덕분에 아를리사는 공격 후 반격당하지 않고 뒤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는 회의실 쪽으로 물러났다.

회의실에 이동한 그는 어떤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마법에 문외한인 아나스타샤로서는 알 방도가 없었지만,
마지막 말만큼은 똑똑히 들었다.

"나의 가고일들이여, 이 방에 있는 자들을 섬멸해라!"

회의실 네 귀퉁이 중 아를리사의 방 문 쪽 벽에 있던 가고일 석상 두 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고일은 일어나며 몸을 펴더니 머리를 이쪽으로 돌렸다. 가고일들을 부리는 주문이였던 것이다. 

"마법사의 방에 가고일 석상이 있으면 당연히 의심을 했어야 했던 건데!"

 

아도니스는 아를리사의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가고일 석상을 미리 부숴놓지 않은 것에 대해 한탄했다.

 


 

하급 가고일
가고일이 일어나며 몸을 펴더니 머리를 이쪽으로 돌립니다.
3레벨 수호자 [인공물]
행동 순서 : 아를리사 바로 다음.
뾰족한 손톱 +7 vs. 장갑 (2회 공격) : 4 피해. 대상은 다음 자기 차례가 끝날 때까지 가고일에 대한 물러서기 판정에 -5 페널티를 받습니다.
순수 16+ : 가고일이 대상에게 자유 행동으로 송곳니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특수 발동] 송곳니+8 vs. 장갑 : 5 피해
돌 가죽 : 가고일은 순수 홀수 근접 공격을 당했을 때 절반 피해만 입습니다.
체력 36 / 장갑 20 / 신방 18 / 정방 12



300x250

 

가고일1, 아도니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2회째 공격, 빗나감.
가고일2,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4피해, 2회째 공격, 4피해.
잠복자, 클라인에게 공격, 5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코스모스, 극복 판정 성공, 자유행동으로 후광 비춤, 짧은행동으로 자신에게 안수치료, 7회복,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가고일2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가고일은 회의실에 있던 바를로와 코스모스에게 각각 달려들었다. 그것들은 분명 '돌'일 텐데도 불구하고 원래 움직이지 못했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상당히 빠르고, 날카로웠다.
코스모스는 가고일의 손톱을 방패로 막아냈지만, 팔이 떨리고 있었다.

보통 저 정도 되는 돌 석상의 무게는 100kg은 거뜬하다. 살아 움직이는 가고일이 되었다고 해서, 원래 재질과 무개가 바뀌는 건 아니었다. 그런 가고일이 자신의 체중을 싫어하는 공격을 힘으로 막으며 버텨내고 있으니 힘든 게 당연했다.

 

바를로에게 갔던 다른 한 마리는 이미 힘으로 바를로와 아도니스를 날려버린 뒤였다. 두 명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바를로!"

 

그리고 바를로에게 볼일이 끝난 고블린은 코스모스를 공격하는 데에 합세했다. 저것마저 더해진다면 코스모스는 석상에 깔려 납작해지고 말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서둘러 가고일 하나를 검으로 내리쳤다. 하지만 아나스타샤의 단검은 돌에 약간의 흠집을 낼 뿐이었다. 심지어 시선조차 끌지 못했다.

 

"괜찮습니다. 아나스타샤."

 

코스모스가 싱긋, 미소 지었다.

그리고 코스모스의 등 뒤에서 후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신성족들이 태생부터 가진 빛의 힘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며 귓바퀴의 날개깃을 흩날리는 코스모스는 그야말로 천사의 현신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후광이 비추자, 가고일들이 눈─모양으로 조각된 것─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양 팔로 가리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마법 생물이라고 하더라도 앞을 보려면 눈이란 게 존재는 하니까요."

고조주사위1
아나스타샤, 이동행동으로 회의실로 이동, 가고일2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바를로, 가고일2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기세 획득, 7피해, 가고일2에게서 이탈.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물러나기, 판정 실패, 가고일1에게 근접공격, 5피해, 4지속음피해, 짧은행동으로 음에너지 저항물약 마심, 극복 판정 성공, 비틀거림.
클라인, 잠복자에게 강타 선언,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11피해.
잠복자, 시체왕의 술수 사용, 5피해만 받음.
클라인, 5추가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아를리사쪽으로 이동.
아를리사, 클라인에게 비명지르는 유령 해골, 빗나감 2지속 음에너지 피해, 짧은행동으로 가고일1,2에게 명령, 5지속 부식피해, 극복판정 실패.
가고일1, 아도니스에게 공격, 4피해, 2회째 공격, 빗나감, 자유행동으로 송곳니공격, 5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가고일2, 코스모스에게 공격, 4피해, 2회째 공격, 4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실패.
잠복자, 회의실 입구로 접근, 아도니스에게 약화의 광선,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성공, 짧은행동으로 자신에게 안수치료, 9회복, 아를리사에게 신앙의 투창, 8신성피해.
아를리사, 자유행동으로 저주받은 노예 영혼들로 공격 막음.
코스모스, 공격 재판정, 9신성피해, 파괴의 성물 힘으로 1추가 신성피해, 8추가 신성피해.


그 사이, 사무실 안의 탐구회의 잠복자를 쓰러트린 클라인이 회의실로 나왔다. 그리곤 코스모스의 후광 때문에 주춤거리는 가고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클라인은 가고일을 벤다기보단 검으로 뭉개고 두드리듯이 공격했다.

 

'애초부터 가고일과의 싸움에 검과 활은 아무 도움이 안 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크윽… 아나스타샤! 시전자를 쓰러트리는 겁니다! 아를리사를 공격해야…"

 

가고일의 무시무시한 손톱과 주먹에 맞아 기절한 줄로만 알았던 아도니스가 아를리사를 공격할 것을 조언했다. 

 

마법은 보통 시전자를 공격하면 사라진다. 그렇지 않은 마법도 있겠지만, 그게 기본 원리였다.

 

"입 다물어!"

 

멀찍이 가고일에게 명령을 내리던 아를리사가 아도니스를 향해 마법을 퍼부었다. 아도니스는 공중에 떠다니는 두개골들에게 물어뜯겨 바닥을 몇 번이나 뒹굴었다.

 

'아를리사……! 그래, 코스모스와 클라인이 가고일을 상대하는동안 저 녀석을…!'

 

아나스타샤는 회의실 중간의 큰 테이블을 쓰러트려 엄폐물을 만들고 아를리사에게 화살을 쏘았다.

 

"꺄악!"

 

아도니스의 산성 화살에 녹아 약해진 피부에 화살을 맞은 아를리사는, 고통에 주저앉았다.

 

"아가씨, 가고일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있습니다!'

 

아도니스의 말처럼 아를리사를 공격하는 게 정답이었던 모양이었다.


고조주사위2
아나스타샤, 가고일2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바를로, 가고일2에게 접근, 확실한 베기, 빗나감 7피해.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물러나기, 판정 성공, 회의실 테이블 아래 숨음, 일반행동으로 원기 사용해 회복.
클라인, 아를리사에게 접근, 근접공격, 치명타 정밀공격으로 24피해.
아를리사, 전투불능.
가고일1, 아를리사 전투불능으로 움직임 멈춤.
가고일2, 아를리사 전투불능으로 움직임 멈춤.
클라인, 클라인 2지속 음에너지 피해, 극복판정 성공.
잠복자, 아도니스에게 약화의 광선, 2음에너지 피해, 이동행동으로 아를리사 책상 뒤에 숨음.
아도니스, 취약,저해 상태 됨.
코스모스, 잠복자에게 접근,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아나스타샤는 테이블 뒤에서 아를리사를 향해 계속해서 화살을 쏘았다. 감질나는 공격에 화가 난 아를리사는, 테이블을 날려버리기 위해 다른 주문을 시전 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휘익─

 

버터나이프 하나가 아를리사의 등 뒤에 날아와 꽂혔다.

 

"커헉…!"

 

그리고 다시 한번 다른 단검이 아를리사의 뒤를 한 번 더 찔렀다.

마지막 공격이 치명상이었는지, 아를리사는 비명 한 번 내지르지 못하고 숨이 끊어졌다.

아를리사가 쓰러지자, 그의 등 뒤에서 나타난 건 바를로였다.

 

"바를로! 기절했던 거 아니었어…?"

 

"제 주특기인 죽은척이죠."

 

바를로는 가고일에게 맞아 파랗게 멍든 오른쪽 이마를 만지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아를리사가 쓰러지자, 가고일들도 전부 움직임이 멈췄다. 두 석상 전부, 클라인과 코스모스를 공격하던 자세 그대로 멈춰있었다.

'가고일의 포즈가 제각각이었던 건 이 때문이었나.'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아를리사의 몸을 검고 퀴퀴한 연기가 감싸기 시작했다.

"!! 설마 또 언데드로 부활하려는 건가!"

 

옛 극장에서의 와이트로 변한 파울로스가 떠올랐다. 아나스타샤들은 주춤거리며 무기를 들었다.

 

'파울로스도 엄청 강해졌는데, 뛰어난 마법사인 아를리사가 언데드가 되면 얼마나 강해지는 거지…?!'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아를리사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그저 연기만 넘실거리며 기이한 분위기를 연출할 뿐이었다. 그 연기도 금방 사라져 버렸다.

 

"괜찮은… 거겠죠?"

 

"어휴, 깜짝 놀랐네요."

 

아를리사의 시체가 다시 바닥에 떨어지자, 아도니스가 로브자락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원 참. 제대로 싸우지도 않고 공은 다 가져가 버리네."

 

"설마, 마법사님… 아를리사가 빙의한 언데드?!"

 

"뭔 개소리야. 니도 너처럼 죽은 척 좀 했다, 왜."

 

아무래도 첫 번째 버터나이프는 아도니스의 칼이었던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대마도사님이 보내주셨던 음 에너지 저항 물약이요, 엄청 효과가 좋더라구요. 미리 그걸 먹어두니까 흑마법도 별 거 아니던데요~"

 

엘돌란에 도착했을 때, 귀여운 자두색 빛무리가 가져다주었던 그 물약이었다.

 

"그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대마도사님은 선견지명이라도 있으신 걸까요?"

 

"아무래도 약간은 가지고 계시겠죠? 예언의 힘 같은 거?"

 

"진짜예요?! 그냥 한 말이었는데…."

 

'대마도사는 정말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


고조주사위3
아나스타샤, 잠복자에게 접근,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쌍수 근접공격, 빗나감 2피해.
바를로, 잠복자에게 접근, 확실한 베기, 빗나감 2피해.
아도니스, 일반행동으로 원기써서 회복, 4회복.
클라인, 잠복자에게 접근,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빗나감 1피해.
아를리사, 시체왕의 충복으로 마지막 일격, 클라인에게 비명지르는 유령해골, 아나스타샤들 전부에게 4마력 피해, 3지속 음에너지 피해.
잠복자, 코스모스에게 공격,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테이블 던짐 기능판정, d20 (6)+근력 (4)+레벨 (1) vs 보통 (15) 실패, 잠복자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근데 아를리사가 빙의했다는 게 뭔 소리예요?"

 

"아, 그게………"


아도니스에게 아를리사의 이상 징후를 설명하려는 사이, 아를리사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분명히 의식이 없고 눈이 뒤집어져 있을 터인데도 아를리사의 입이 스스로 움직였다.
아도니스는 그게 무엇인지 눈치챈 것 같았다.

"아나스타샤! 조심하세요!!"

아를리사의 손이 들어 올려지더니, 싸움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큰, 두개골의 형상을 한 어둠의 기운이 전방위로 뿜어져 나왔다. 그 기운은 방 전체를 휘감았다. 아나스타샤들은 무덤에서 피어난 폭풍 속 한가운데에 던져졌다. 온몸의 생명력들이 빠져나가, 마치 갓 장례를 치른 시체처럼 깨끗한 산송장이 될 것 같았다.

 

"부디 저희에게 가호를…."

 

코스모스는 무릎이 꺾였다. 아니, 어쩌면 스스로 무릎 꿇은 걸지도 모르겠다. 그는 열렬한 신도처럼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었으니.

아나스타샤는 신을 믿지 않았지만, 지금만큼은 빛의 신들 중 아무나의 발끝을 붙잡고 사정하고 싶었다. 이대로 가다간 전멸이었으니까.

 

그때, 코스모스를 중심으로, 어두운 기운을 정화시키는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빛은 점점 커져 5명 전부의 몸을 감쌌다.

 

"이건…."

 

신성한 빛은 어둠의 폭풍이 전부 사라질 때까지 우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폭풍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 어둠을 전부 빨아들이기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사라져 버렸다.


"다들 괜찮아요?"

다섯 명 모두 무사했다. 코스모스가 불러온 그 기적 같은 빛 덕분이리라.

고조주사위4
아나스타샤, 잠복자에게 쌍수 근접공격, 빗나감 2피해.
바를로, 잠복자에게 확실한 베기, 빗나감 5피해.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아를리사 방에 들어감, 잠복자에게 냉기광선, 13냉기피해.
잠복자, 전투불능.


"대체 그 빛은 무슨 능력이었어요?"

 

"성기사도 사제의 주문을 쓸 수 있었지? 흠, 근데 사제의 신성 주문 중에 그렇게 강력한 광역계가 있던가? 안전지대 주문…? 어쨌든 덕분에 살았지만."

 

아도니스는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감사를 표했다.

 

"전부 빛의 신의 가호입니다."

 

코스모스는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체 뭐였을까. 갈수록 코스모스의 정체에 궁금함만 더해졌다.

 



아나스타샤들은 쓰러진 아를리사의 몸을 먼저 조사했다. 그가 흑마법을 사용하는 것부터 이미 시체왕의 하수인이라는 증거 중 하나였지만, 보다 확실한 증거를 위해 필요한 절차였
다.

아니나 다를까, 아를리사 역시 파울로스처럼 심장이 있는 쪽 가슴에 시체왕의 상징이 새겨져 있었다.

코스모스, 언데드 부활여부 확인 기능판정 : d20 (9)+지능 (3)+레벨 (1)+종교인 (2) vs 보통 (15) / 성공

"이 자는 아까 전의 공격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언데드로 부활은 하지 않을 거예요."

코스모스가 확인을 마치자, 모두들 안심했다.

 

전리품 : 모험가급 불 저항물약 (16+)

"우와, 역시 엘돌란의 명망 있는 점등사 길드의 등잔 공방 수석 마법사! 방에 귀중품이 정말 많네요! 심지어 우릴 공격했었던 가고일, 자세히 보니 눈이 상당히 질이 좋은 흑마노(黑馬瑙)로 되어있군요!"

바를로는 아를리사의 사무실과 회의실의 보물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물 만난 물고기였다.

"바를로, 우린 도둑이 아니잖아. 안 그래도 이들의 수석 마법사가 죽었는데, 물건까지 가져갔다가는 괜한 트집을 잡힐 텐데."

 

"에이, 그래도 이렇게 많은데 하나 좀 가져갔다고 알까요?"


"에휴, 정 가지고 싶으면 이 불 저항 물약이나 가져가."


"역시 누님은 뭘 좀 아십니다."


"…이왕이면 보석 같이 어디다 팔아먹어야 하는 것보다야, 비싼 데다가, 쓰고 나면 흔적도 안 남고, 전투에 도움 되는 게 더 좋지."

 


 

아를리사 사무실 수색

아를리사의 방을 조사하던 와중, 그의 책상에서 아주 수상한 편지가 나왔다. '가라도스'라는 인물에게서 온 것이었다.

"가라도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인데."

바를로를 제외한, 모두들 비슷한 반응이었다.

"가라도스라면 이 점등사 길드의 수장입니다. 점등사 길드는 귀족 마법사인 '케스미르 가문'이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 당주가 가라도스죠. 명망 있는 집안이니, 그냥 엘돌란 어디에선가 들어본 거 아닐까요?"

 

"아……. 접수원에게 들었던 것 같기도."

아나스타샤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긴 했지만, 바를로의 설명에 수긍했다. 그때, 코스모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가라도스가 누군지 생각났습니다. 학교 구역의 골동품점을 운영하던 노인 아닙니까?"


"아~ 맞네. 어쩐지 익숙한 이름이더라니. 그 사람이 길드의 수장이었군요. 귀족치고는 되게 소박하고 착해 보이던데. 그럼 이 쪽지는 단순히 길드 관련 내용인 걸까요?"

그렇게 말은 했지만, 아를리사가 소지하고 있는 이상 검증이필요했다. 정말 길드 업무적인 내용인지 확인하기 위해 펼친 편지는, 아를리사가 가진 문신보다도 훨씬 뚜렷한 증거이자, 다음 추적을 위한 단서였다.




아를리사야. 광장 습격의 모든 준비가 갖추어졌다.

 

아브로스가 수레를 준비했고, 목표를 노릴 것이다.

지그문트와 파울로스는 그 전날 밤에 하수도 입구에 버리는 것들을 준비해 둘 것이다.

그리고 내 예상이 맞다면 새로운 망자 30명이 금고로 보내질 것이다. 랜든이 적어도 다섯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연구실로 보내줄 수 있겠지.


외눈왕은 이 살육으로 기뻐하실 것이고,
내 개인적인 목적도 달성이 된다.


내 대신 세부 조정을 하고,
우리 사람 하나를 골동품점으로 보내서 좀비 발동 암호를 받아가게 하거라.

 

- 가라도스


 

편지에는 안장 구역의 아브로스, 사원 구역의 랜든, 평민 구역의 지그문트와 파울로스까지. 아에르토는 언급될 가치도 없는 말단인 건지 적혀 있지 않았지만, 아나스타샤들이 지금까지 만나왔던 탐구회의 일원들이 전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아를리사는 탐구회의 리더가 아니었다.


"말도 안 돼…….그 평범해 보이던 노인이 시체왕의 하수인이고, 이 사건의 주모자라고?"


"여기에 나와있는 '목표'라는 것이 어쩌면 저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골동품점에 들렸을 때 황궁의 사람이란 걸 알게 되어서, 계획에 방해가 되지 않게 처리하려고 한 거겠죠."


"그렇구나. 그래서 코스모스와 클라인을"


"세상에, 케스미르가 당주가 시체왕의 하수인이라니…. 엘돌란도 정말 말세군요. 아니, 원래 말세였나. 대체 시체가 뭐가 좋다고 영혼까지 팔아넘기는 건지."

바를로는 팔을 양 옆으로 벌리고 어깨를 으쓱였다. 범인의 정체에 상당히 어이없어하는 눈치였다.

"그나저나 누님, 아무리 그래도 아를리사는 점등사 길드의 수석 마법사예요. 그런데 그가 죽어버렸으니 이 일을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제국은 시체왕의 상징을 지닌 자를 생사 불문하고 두(頭) 당 현상금 30gp를 걸고 있어. 은방패대에 아를리사의 시신을 넘기면 되겠지. 다행히도 시체왕의 표식이 새겨져 있으니까, 다른 증거는 없어도 될 거야. 하지만등잔 공방의 사람들에겐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겠지…. 뭐, 그들도 결국 그의 몸에 있는 상징과 이 편지를 보면 알아서 상황을 판단하게 되겠지만."

전리품 : 현상금 30gp

"그렇게 되면 엘돌란에 점등사 길드의 수석 마법사가 시체왕의 종복이었단 사실이 퍼지겠군요. 등잔 공방의 평판이 떨어진다는 문제는 저희와 상관없으니 제쳐두더라도… 진짜 문제는 가라도스에게 그 소식이 들어갈 거라는 겁니다."

 

"맞아. 시체를 넘기자마자, 가라도스의 골동품점인 유물 사냥터에 바로 가는 게 좋겠어."

드디어 진상의 막바지에 도달한 그들은, 서둘러 아를리사의 시신을 들쳐업고 1층으로 내려갔다.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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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리사 덴트

설정/13시대 NPC

2021.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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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리사 덴트 Arlissa Dent

아를리사 덴트 Arlissa Dent

키가 큰 인간 여성이며, 창백한 피부에 풍성한 흑갈색 머리다. 얼굴은 좁고 턱이 작으며, 눈은 반짝이는 파란색이다.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하며 높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아를리사는 도시에서 존중받는 조직인 점등사 길드의 간부로서 등잔공방에 있다. 등잔 공방의 담당 수석 마법사이자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의 일원.
거의 항상 등잔공방에 있으면서, 매 주 마법사들에게 점등할 가로등을 배정하는데, 그래서 탐구회 회원들을 적재적소에 파견할 수 있
었다.

첫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등잔공방에 찾아온 아나스타샤들과 전투.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의 일원임이 탄로나고 전투 후 사망.

관련스토리 : 엘돌란의 그림자



아를리사 덴트
"너희들이 끼어들면 내가 곤란하거든."
2배 위력 3레벨 술사 [인간형]
행동 순서 : +8

지팡이 +7 vs. 장갑 : 15 피해
원.비명지르는 유령 해골 +8 vs. 신방 (단거리의 같은 집단에 있는 적 1d3명) : 6 마력 피해 및 5 지속 음에너지 피해
순수 16+_대상은 죽어가는 사람의 비명을 들어서 5 지속 정신피해를 입습니다.
빗나감_3 지속 음에너지 피해.

시체왕의 충복 : 아를리사는 체력이 0으로 떨어져도 다음 차례가 끝날 때까지 죽지 않습니다. 몸 주변에 검은 그림자가 감돌아 쓰러지지 않게 해 주고, 아를리사는 다음 차례에 마지막 숨으로 단거리에 있는 1d6명의 적에게 비명지르는 유령 해골을 쓰고 죽습니다.
저주받은 노예 영혼들 : 전투마다 2회, 아를리사는 대성공이 아닌 공격에 맞으면 자유 행동으로 (그러나 한 라운드에 한 번만) 자기가 죽여서 속박한 영혼을 불러냅니다. 이 유령이 아를리사와 공격자 사이에 끼어들어, 공격자는 공격 판정을 다시 해야 합니다. 아를리사가 이 능력을 쓸 때마다 비명지르는 유령해골의 피해가 모두 1점씩 줄어듭니다 (지속 피해, 발동 효과 피해, 빗나감 피해 포함).
마법사의 도약 : 전투마다 두 번, 아를리사는 이동 행동을 써서 시야 내에 있는 단거리의 장소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체력 75 / 장갑 17 / 신방 13 / 정방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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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넬리우스의 길잡이 정령

설정/13시대 NPC

2021.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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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넬리우스가 부리는 정령이다. 코르넬리우스의 명령에 따라, 주로 자신이 아는 곳의 길안내를 업으로 삼고 있다.
원래는 연두빛으로 빛나는 빛무리이지만, 코르넬리우스의 취향인지 금색과 녹색을 띤 작은 올빼미 모양을 하고 있으며 말은 하지 못한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점등사길드에서 코르넬리우스가 소환해 아를리사 덴트에게 안내하라고 시킴.

관련 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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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등사 코르넬리우스

설정/13시대 NPC

2021.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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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넬리우스 Cornelius

그는 백발과 흑안에 주름살이 지긋한 늙은 노움 점등사로 점등사 길드에 소속되어 있으며, 등잔 공방에서는 낮동안에 문을 지키는 경비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사뭇 진지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전형적인 노움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유쾌한 일을 좋아하고 마법적인 장난에도 관심이 많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점등사길드에서 아를리사 덴트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

관련 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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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그림자7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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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7

 

 

악귀술사의 휘하에 있는 반쯤 미친 사교도들은 세계 각지에 있다.

이들은 악귀술사에 대해 숭배에 가까운 존경을 표한다.

 


 

악귀술사의 사교

아에르토가 말한 제스킬의 창고는 2층짜리 벽돌 건물이었다. 학교 구역과 부두를 나누는 바위 절벽 옆에 세워져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내륙해 곳곳에서 항구로 들어오는 곡물과 그 밖의 식료품을 저장하는 평범한 창고들과 별반 차이 없었다.
창고에는 출입구가 둘 있었는데, 하나는 수레가 지나갈 수 있을 만한 큰 쌍여닫이 문이었고, 그 옆으로 작은 문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지붕을 따라 좁은 창문들이 줄을 지어 거리를 내려다보는 구조였다.

아나스타샤들은 한 블록 떨어진 골목에서 창고를 지켜보았다. 내부의 등잔 빛이 좁은 창문을 뚫고 새어 나오고 있었고, 작은 문 곁의 횃불 꽂이에서는 횃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곧이어 평범한 노동자 복장을 한 인간 남녀 다섯 명이 문에 다가갔다. 그들이 문에 노크를 하자, 문이 열렸다.

 

"이제 기다림이 끝나고 살육이 시작된다!!"

 

여자 하나가 창고에 들어가며 흥분해 소리쳤다. 그러자 나이 든 남자가 조용히 하라며 그를 제지했다.

 

'살육……'

 

그리고 마지막에 들어가는 이가 문 옆의 횃불을 가지고 들어가며 빗장 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둠과 침묵이 동시에 찾아왔다.

"아까 들어간 인원이 마지막인가 봐요."

아나스타샤들은 조심스럽게 창고에 다가갔다.

"안에서 빗장을 잠궜었죠. 부수는 수밖에 없겠어요."

아나스타샤, 문 해제 기능판정 : d20 (5)+근력 (0)+레벨 (1) vs 보통 (15) / 실패
코스모스, 문 해제 기능판정 : d20 (4)+근력 (4)+레벨 (1)+모험가 (1) vs 보통 (15) / 실패
바를로, 문 해제 기능판정 : d20 (15)+근력 (0)+레벨 (1)+리더 (5) vs 보통 (15) / 성공


그 말을 들은 바를로가 문을 몇 번 걷어차더니, 큰 소리도 내지 않고 문짝을 떨어뜨렸다.

"오. 보기보다 힘이 있네?"


"하하, 단순히 힘으로 밀어붙인 게 아닙니다. 약간의 머리를 썼죠. 사람도 문도 약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바를로는 문을 부수고는 의기양양해했다.


바를로 덕분에 조용히 들어올 수 있었지만, 방금 전 사람들이 창고에 들어가며 횃불과 등잔을 전부 회수해 간 덕에 창고는 어두컴컴했다. 아나스타샤는 시야가 어둠에 익숙해지길 기다리다, 문 옆에 희미한 빛을 발견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그 끝에는 막다른 길이었고, 작은 등잔 하나만 있었다.

 

"뭔…. 이런 데다가 등잔을 놔뒀어?"

 

혀를 차며 계단에서 눈을 떼자, 날카로운 이빨을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창고를 지키는 수호수예요!"

 

아도니스가 소리쳤다.

수레가 두 개 엎어져 있는 곳에, 당나귀 정도의 크기의 짐승이 아나스타샤들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그 짐승은 몸에는 갑각이 있으며, 거의 입밖에 없는 머리가 둘 달려있는, 끔찍하게 생긴 괴물이었다.
창고를 지키는 수호수는 빠르게 돌진해 왔다.


대체 무엇을 감추어 놨기에, 이런 괴물을 경비로 세워둔 걸까?

 



심연의 수호수
*이빨 부딪치는 소리*
2배 위력 3레벨 강적 [짐승]
행동 순서 : +8
침이 흐르는 이빨+8 vs. 장갑 (2회 공격) : 13 피해.
순수 홀수 명중_대상은5 지속 산피해를 입습니다.
빗나감_7 피해.
투명화 : 수호수는 전투에서 처음 비틀거리게 되었을 때 눈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이 상태는 다음 번 수호수의 차례가 끝날 때까지, 또는 공격을 할 때까지 지속됩니다.투명한 동안은 침이 흐르는 이빨 공격에 +2 보너스를 받습니다.
악귀의 감각 : 수호수는 투명하거나 환상을 사용하는 적을 탐지할 때 페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체력 100 / 장갑 18 / 신방 18 / 정방 14


배치

 



행동순서 판정 : 아나스타샤 (24), 아도니스 (20), 바를로 (18), 수호수 (14), 클라인 (9), 코스모스 (7)

아나스타샤, 짧은행동, 시위겨눔, 수호수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수호수에게 냉기광선, 13냉기피해, 이동행동, 2층 이동.
바를로, 수호수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기세획득, 9피해, 수호수에게서 이탈.
수호수, 바를로에게 접근, 공격, 13피해, 5지속 산피해.
바를로, 타격 완화로 6피해만 입음, 기세 잃음, 극복 판정 실패.
클라인, 수호수에게 접근, 강타 선언, 근접공격, 묵직한 일격, 빗나감, 1피해, 강타 6추가피해.
코스모스, 수호수에게 접근, 수호수를 응징 선언,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응징 5추가피해.

고조주사위1
아나스타샤, 수호수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이동행동, 도르레 앞으로 이동, 수호수에게 냉기광선, 13냉기피해.
바를로, 5지속 산피해, 비틀거림, 수호수에게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극복 판정 성공.
수호수, 클라인 접근, 클라인에게 공격, 13피해, 5지속 산피해.
클라인, 수호수에게 근접공격, 묵직한 일격, 빗나감, 2피해, 자유행동, 만회의 일격, 빈틈만들기 성공, 빗나감, 1피해,극복 판정 실패, 이동행동, 물러나기, 판정 실패.
코스모스, 수호수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 바를로에게 접근, 짧은행동, 바를로 안수치료, 자유행동, 후광.

고조주사위2
아나스타샤, 수호수에게 원거리공격, 치명타 14피해.
아도니스, 수호수에게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바를로, 수호수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이동행동, 도르레 움직여 수호수를 들어올림, 도르레 작동 기능판정, d20 (16)+민첩 (0)+레벨 (1)+수석 (3) vs 보통 (15) / 성공.
수호수, 도르레에 걸려 올라가 고정.
클라인, 수호수에게 근접공격, 묵직한 일격, 빗나감, 3피해, 5지속 산피해, 극복 판정 성공.
코스모스, 수호수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수호수, 극복 판정 성공, 도르레에서 벗어남.

고조주사위3
아나스타샤, 수호수에게 원거리공격, 치명타 11피해.
아도니스, 수호수에게 냉기광선, 16냉기피해.
수호수, 전투불능.



사나운 개처럼 달려드는 수호수는 그 덩치만큼이나, 무시무시한 힘으로 공격했다. 특히 두 개의 머리는 제각기 움직여 여러 명을 동시에 물어뜯었다.

 

"큭, 이 개자식. 무언가 묶어둘 목줄이라도 있다면 좋을 텐데."

 

"저 도르래는 어때?"

 

바를로의 욕지거리에, 아도니스가 2층의 도르래를 가리켰다. 창고의 물류 이동에 쓰이는 갈고리형 도르래였다. 그의 말대로 저 도르래의 밧줄을 이용해 수호수의 몸에 묶어 끌어올린다면, 팔이 없는 수호수는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저걸 조작하려면 2층까지 가야 할 텐데요?"

 

"내가 시선을 끌 테니 서둘러라."

 

클라인이 아도니스를 향해 이빨을 들이대는 수호수의 머리를 검으로 찍어 누르며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평소에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만, 싸울 때만큼은 정말이지, 잘 맞는 한 쌍이었다.

 

클라인이 앞을 지키며 수호수의 시선을 끌자, 아도니스는 2층으로 서둘러 올라갔다. 그리고는 도르래를 내려 보냈다. 아나스타샤는 도르래의 밧줄을 수호수의 몸에 칭칭 감았다.

수호수는 버둥거리면서도 계속해서 클라인과 바를로를 향해 덤벼들었다.

날카로운 이빨이 바를로의 눈앞까지 왔을 때, 아도니스는 도르래를 2층으로 끌어올렸다. 수호수는 공중에 매달린 채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하, 십년감수했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수호수는 별 거 아니었다. 아나스타샤들은 샌드백에 화풀이라도 하듯이 수호수를 향해 화살과 비수를 던져댔고, 수호수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마지막으로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수호수를 해치운 창고에는 이제 흥미로워 보이는 것이 없었다.

등잔이 놓여있던 지하실에 내려가 봐도 물이 담긴 통 몇 개와 국자, 물 잔, 양초 두 상자가 얹혀 있는 큰 나무 선반, 피처럼 붉은색에 장식은 없는 후드 달린 로브 3벌이 옷걸이에 걸려있었고,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옷걸이 12개가 전부였다.

"분명 비밀 통로 같은 게 있을 거예요. 그런 게 아니면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전부 어디로 갔겠어요?"


"이 창고는 한쪽 벽면이 절벽에 붙어있었죠. 위치로 유추하건대, 비밀 통로가 있다면 절벽 쪽인 이 벽 방향 어딘가에 있을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바를로도 비밀 통로가 있다고 확신했다.

 

바를로 비밀문 간파 기능판정 : d20 (20)+통찰 (2)+레벨 (1)+쥐잡이패 (5) vs 매우어려움 (25) 성공

그러면서 절벽 방향 쪽 벽에 착 달라붙어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는 부자들이 현물을 숨길만한 비밀 금고를 주로 어디에 설치하는지 잘 알았다. 너무 대놓고 은밀해 보이는 곳에 숨기면 들키기 좋았다. 평소에 손길이 잘 가는 곳. 그래, 이를테면 중앙 홀의 초상화 뒤라든가, 서재의 서랍 밑 가벽(假壁)이라든가, 선반의 밑면이라든가…….

바를로는 벽에 붙어 있는 나무 선반 밑을 쓰다듬었다. 그러다 손이 쑥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동시에 창고 전체에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며 벽이 열리기 시작했다.

"빙고."


"잘했어! 어떻게 연거야?"


"벽돌 벽에 손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넣어봤는데 쉽게 열리네요?"

바를로는 다시 한번 의기양양해했다.


아나스타샤들은 비밀문이 열리고 나온 통로로 들어갔다. 통로는 절벽을 파서 만든 인공 동굴 같았다. 그렇게 나오는 터널을 전부 통과하고 나니, 깜박이는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빛'임에도 불길한 느낌이었다. 더불어 고약한 냄새와 주문 읊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주문은……."

 

코스모스의 눈가가 떨렸다.

 

"왜 그래?"

 

"… 악귀 소환 의식입니다. 분명 악귀 숭배자 들일 겁니다."


사교도(邪敎徒)들이 심연의 말로 주문을 읊고 있었던 것이다.

 

통로의 끝에 도달해 목격한 건, 말로 전부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광경이었다.

그들이 있는 방은 가장자리가 중앙보다 1m 정도 높아 경사가 진 곳이었다. 방 곳곳에는 쇠사슬과 갈고리가 걸려 있고, 여기에 사람의 팔다리, 몸통, 머리 등등이 매달려 있었다. 그 신체 부위들은 썩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신선한 피로 칠해져 있었다. 바닥에는 피와 내장으로 알 수 없는 복잡한 무늬가 그려져 있고, 새까맣게 그을린 두개골─어쩌면 진짜 인간의 두개골일지도 모르겠다─에 올려진 촛불들이 벽을 파내어 만든 선반에서 타고 있었다.
방에는 창고에서 봤던 것과 같은 붉은 로브를 입은 사람들 10명이 있었고, 동굴 반대쪽 끝에는 쌍여닫이 철문 틈 사이로 3명의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돌로 된 탁자 위에는 사슬에 묶인 사람이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건지, 기괴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로브 입은 3명은, 그 발버둥을 물끄럼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마치 심연의 일부를 뜯어다 붙여놓은 것 같았다. 아까부터 느껴지던 불쾌한 냄새는 시체가 썩는 냄새였던 걸까? 구역질이 올라왔다.

사교도들은 의식을 치르느라 무아지경에 빠져, 아나스타샤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분위기로 보아, 의식이 막바지에 달해 있는 것 같았다.
의식이 끝나면 싫어도 아나스타샤들의 존재를 눈치채겠지. 그들의 의식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이쪽에서 먼저 쳐야 한다. 말로 전하지 않아도 다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전해졌다.

 



신입 사교도
"육체는 약하다!"
2레벨 조무래기 [인간형]
행동 순서 : +5
의식용 칼+7 vs. 장갑 : 4 피해
죽음은 끝이 아니다 : 신입 사교도의 체력이 0이 되면, 남은 무리의 전원이 각각 다음 자기 차례가 끝날 때까지 공격에 +1 보너스를 받습니다. (누적됨. 최대 +4)
체력 9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5


사교도 장로
"그분의 노래가 들리지 않느냐?"
2레벨 방해자 [인간형]
행동 순서 : +5
의식용 낫 +7 vs. 장갑 : 6 피해
순수 홀수 명중_대상은5 지속 피해를 함께 입습니다.
빗나감 :2 지속 피해.
접.사슬과 갈고리 +7 vs. 신방 : 5피해.대상은 붙잡히고, 갈고리에서 벗어날 때 3 피해를 입습니다.
순수 16+_대상은갈고리에 붙잡혀 있는 동안 3 지속 피해를 함께 입습니다.
악귀술사의 충복 : 사교도 장로의 체력이 0이 되면, 장로와 접전중이던 적과 접전중인 사교도 신입이 최대 두 명까지 자유 행동으로 근접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체력 32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6


배치

 



행동순서 판정 : 클라인 (17), 아도니스 (16), 코스모스 (13), 아나스타샤 (13), 바를로 (9), 신입 5,6,7,8 (21), 장로2 (15), 신입 1,2,3,4 (7), 장로1 (7)

클라인, 신입1에게 접근, 근접공격, 치명타 정밀공격으로 8피해.
아도니스, 장로1에게 냉기광선, 13냉기피해.
코스모스, 신입5에게 접근, 근접공격, 7피해.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시위겨눔, 신입1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신입1, 죽음은 끝이 아니다 외침, 전투불능.
바를로, 신입5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신입5, 코스모스에게 공격, 5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신입6 옆으로 이동.
신입6, 바를로 접근, 공격, 5피해.
신입7, 코스모스 접근, 공격, 5피해.
신입8, 바를로 접근, 공격, 5피해.
장로2,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6피해.
신입2, 아나스타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신입3, 아도니스에게 접근, 공격, 5피해.
신입4, 클라인 접근, 공격, 5피해.
장로1, 클라인 접근, 공격, 빗나감 2지속피해.


사교도 무리는 원래 전투를 위해 배치된 인원은 아니었는지 금세 나가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던 철문 안쪽의 무리는, 자신의 신도들을 구하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문을 걸어 잠갔다.

 

"지원군은 없을 테니 다행이지만, 비겁한 녀석들이네요."

 

"걱정해야 하는 건 너희 들일 텐데!"

 

사신처럼 거대한 낫을 든 노인이 말했다. 젊은 신도들을 앞세워 뒤에서 구경하고 있는 주제에 말이 많았다.

 

"크어억! 죽음은…… 끝이 아니다!!"

 

사교도 신도들은 쓰러질 때마다 이상한 주문을 외며 이상한 빛과 함께 죽었다. 처음엔 언데드처럼 다시 살아나는 줄 알고 경계했지만, 그런 건 또 아닌 모양이었다. 


고조주사위1
클라인, 장로2에게 강타선언, 근접공격, 8피해, 강타 4추가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2지속피해, 극복 판정 성공.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나 통로쪽으로 이동, 신입3에게 냉기광선, 17냉기피해.
신입3, 죽음은 끝이 아니다 외침, 전투불능.
신입2, 8피해.
코스모스, 신입7에게 응징하겠다 외침, 근접공격, 8피해, 응징 6추가피해.
신입7, 죽음은 끝이 아니다 외침, 전투불능.
신입6, 5피해.
코스모스, 자유행동으로 후광 비춤.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신입2에게 쌍수 근접공격, 3피해, 쌍수통달로 1추가피해.
신입2, 죽음은 끝이 아니다 외침, 전투불능.
신입4, 3피해.
아나스타샤, 이동행동으로 클라인 옆에 섬.
바를로, 신입6에게 회피의 일격, 11피해, 기세 획득, 접전에서 이탈.
신입6, 전투불능.
신입8, 7피해.
신입5, 코스모스 접근, 공격, 빗나감.
신입8, 코스모스 접근, 공격, 빗나감.
장로2,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2지속피해.
신입4, 아나스타샤에게 접근, 공격, 8피해.
장로1,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6피해.
클라인, 비틀거림.


"대체, 무슨 주문이지……."

 

말하기 무섭게 다른 사교도가 아나스타샤를 공격해 왔다. 이번 녀석은 아까 쓰러진 남자보다 조금 더 힘이 좋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사교도는 아나스타샤의 검에 베여 피를 흘리며 죽었다. 이 남자 역시 몸에서 괴상한 빛이 발했다.

 

그 주문과 빛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검을 맞댈수록 이상하리만큼, 상대가 강해지는 게 체감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녀석들 한 놈씩 해치울 때마다 점점 강해져요."

 

"한 번에 쓸어버리는 게 좋겠어요."

 

아도니스는 뒤로 물러나 의식 마법을 준비했다.

아나스타샤들이 무얼 하려는 건지 눈치챈 사교도들은, 아도니스를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아나스타샤들은 아도니스가 주문 시전을 마칠 때까지, 공격을 멈추고 그를 보호하는 데에 집중했다.

 

고조주사위2
클라인, 장로2에게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빗나감 1피해, 자유행동으로 만회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2지속피해, 극복 판정 실패.
아도니스, 신입4에게 접근, 색채분사, 4명에게 각각 11정신피해.
신입 무리, 전투불능.
장로1, 11정신피해, 쇠약해짐.
장로2, 11정신피해, 쇠약해짐.
코스모스, 장로2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1피해.
아나스타샤, 이동행동으로 뒤로 물러남,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장로1에게 원거리공격, 치명타 10피해.
장로1, 악귀술사의 충복, 전투불능.
바를로, 장로2에게 접근, 확실한 베기, 7피해.
장로2, 전투불능.


아나스타샤들이 사교도를 더 이상 죽이지 않자, 낫을 든 노인이 드디어 앞으로 나섰다.

 

"홀홀…… 안 되지, 안 돼. 기세를 얻었다면 끝을 봐야지? 언제까지 그렇게 버틸 수 있나 보자고."

 

노인은 가장 앞에 선 클라인을 향해 겁 없이 낫을 휘둘렀다. 낫은 그 크기만큼이나 공격 사정거리가 넓었지만, 동시에 빈틈도 많았다. 클라인은 노인의 거대한 낫을 가뿐히 피했다.

 

"잘 피하는구먼, 홀홀……."

 

공격이 비껴갔지만 노인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휘두른 낫을 안쪽으로 잡아당기며, 올가미처럼 클라인을 낫의 날로 잡아끌었다.

 

"크흑………."


"클라인!"

 

몸이 상하체로 분리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끔찍한 공격이었다. 다행히도 클라인의 하체는 상체에 꼭 붙어 있었지만, 상당한 양의 피가 흘렀다.

아나스타샤는 당장에라도 클라인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다른 신도들을 막느라 그럴 겨를이 없었다.

"괜찮습니다…. 곰 발톱 목걸이가 상처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군요."

 

아나스타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목걸이를 클라인에게 줘서 다행이야.'

"고작 그 정도로 비틀거린단 말이야?"

주문 시전을 막 끝냈는지, 아도니스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눈을 감아!"

 

아도니스가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그의 외침이 끝나기 무섭게, 동굴 안은 온갖 색채들로 번쩍이기 시작했다. 색채 분사 마법. 온갖 색의 빛이 산란하며 적의 시야를 막고 정신마저 새하얗게 어지럽히는 주문. 어두운 동굴 안이 빛무리들의 연회장이라도 된 것처럼 반짝이기 시작했다. 색채 분사 마법을 사용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사교도 무리들은 자신의 눈과 머리를 감싸며 비명 질렀다. 악귀 소환 의식으로 이미 피폐해진 그들의 정신은 참으로 쉽게 무너져 내렸다.

"이제 된 건가요……?"


"네. 전부 쓰러졌어요."

눈을 뜬 아나스타샤는 사그라들고 있는 찬란한 빛의 향연에 감탄을 했다.

"와우, 동굴 안에서 쓰니까 굉장하네요."


바를로는 의식 마법으로 성능을 대폭 확장시킨 아도니스의 마법을 처음 보는 지라 무척 신기해했다.

"마법사님, 대단하신데요? 이야…… 엘돌란에 있는 다른 마법사들도 고개를 못 들겠어요."


"날 그런 마법사들이랑 비교하면 곤란하지."

바를로를 맘에 들어하지 않던 아도니스도, 그의 칭찬에는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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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들이 쓰러져 가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도, 안쪽 방에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덕분에 재정비와 방의 조사를 할 시간이 생겼다.


동굴에는 여기저기를 난자한 시체와 갈고리들을 제외하면 별다른 게 없었다. 사교도들도 가진 게 없었다. 다만, 다들 옷으로 가려질만한 신체부위에 악귀술사의 상징이 흉터로 남아있었다.

 

"악귀 숭배자들이니 악귀술사의 하수인인 건 당연하겠지만……"

 

"시체왕에 이어서 악귀술사? 대체 엘돌란이 어찌 되려고 이러는지. 기가 막히는군요."

 

바를로가 고개를 내저었다. 본인의 고향이니 심란하겠지.

 

악의 표상들에게도 종류가 있었다. 필멸자의 가치관으로서는 악에 가깝지만, 절대적인 제국의 위협을 막아주기에 동맹의 관계를 취하고 있는 투장과 삼두회. 제국의 절대적인 위협인 오크 두령과 악귀술사, 그리고 시체왕.

 

이 동굴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우리를 습격했던 시체왕의 하수인들과 호객 광장에서 벌어졌던 일과는 연관이 없어보였다.

다만 몰랐으면 모를까, 악귀의 소환을 하려는 사실을 알아챈 이상,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시체왕의 하수인이 아니더라도 악귀는 공공의 적이었으니까. 소환될 악귀가 어떤 악귀인지는 몰라도, 어떤 것이든 도시를 파괴하고, 사람들을 학살할 것이다.

"시체왕의 하수인들은 아니었네요. 하지만 저들이 악귀를 소환하려는 것을 보고도 그냥 갈 수는 없죠."

 

지금 저들을 처리하지 않아도 도시의 경비대인 은방패대나 제국의 지원군이 악귀들을 처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 엘돌란의 사람들이 죽어나갈 테지. 하지만 지금 처리한다면 번거롭기는 하나, 무고한 희생을 막을 수 있을 거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고도 모른 척한다? 솔직히 그런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긴 했지만, 일의 크기가 달랐다.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까.


"네, 언데드든 악귀든 이 제국에서 토벌해야 될 대상임에는 변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아나스타샤가 다스릴 곳을 파괴하는 녀석들은 누가 되었던 용서 못해요!"

 

"악귀는 세상을 파괴하는 혼돈……. 가만히 놔둘 수는 없습니다."

 

"쯧, 저도 엘돌란이 시체 소굴이든, 악귀 소굴이든, 그렇게 되면 곤란하니까요."

 

모두가 악귀 숭배자들을 토벌하는 데에 동의했다.

 

"그럼 우선, 기습하기 전에 저 안쪽 방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알아야겠어요. 여기서 주문을 외던 신도들을 전부 죽였으니 소환 의식은 실패했겠죠?"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코스모스가 앞으로 나섰다. 세상에 혼돈을 가져다주는 악귀는 빛의 신들과 암흑의 신들, 모두의 적이다. 성당과 관련이 있는 코스모스 쪽이 아도니스보다 악귀에 관련한 지식이 많을 것이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기도하는 것처럼 손을 모았다.

코스모스, 의식 확인 기능판정 : d20 (10)+지능 (3)+레벨 (1)+종교인 (2) vs 보통 (15) / 성공


"바닥에 새겨진 무늬를 따라 안쪽 방으로 혼돈의 에너지가 흐르고 있습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직 의식이 끝나지 않은 것 같군요. 네, 오히려 저희가 사교도들을 죽임으로써, 일종의 제물이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이쪽에서 방해할 수는 없나요?"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코스모스는 의식이 이뤄졌던 바닥에 손을 얹고는 눈을 감았다.


코스모스, 의식 방해 기능판정 : d20 (2)+지능 (3)+레벨 (1)+종교인 (2) vs 어려움 (20) / 실패

"읏……!"

코스모스가 외마디 신음을 뱉었다.

"왜 그래요?! 괜찮은 거예요, 코스모스?"


"네, 괜찮습니다. 에너지가 잠깐 역류해서……."

 

"역류?! 정말 괜찮은 거, 맞죠……?"

아나스타샤가 걱정의 눈길로 바라보자, 코스모스가 살쩍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음 전투가 남았는데, 자신의 상태를 속이는 것은 위험한 짓이지요."

 

"그렇담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의식을 방해하는 건 제 힘으론 어렵군요."


"어쩔 수 없죠. 어차피 들어가서 직접 방해해도 되니까."

아나스타샤는 침을 삼키며 철문 앞에 섰다. 문은 두터웠고 손잡이나 잠금장치가 없었다. 
아나스타샤들은 힘을 합쳐 철 문을 밀었다. 조금씩 문이 밀리며 안쪽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안에서 들려오는 주문이 멈췄다.

제일 안 쪽, 얼굴에 피칠갑을 하고 고급 로브를 입은 갈색 수염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주인님이시여,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자녀를 하나 보내주시어, 이 불신자들을 죽여주소서!"

저 자가 아에르토에게서 시체를 구하고, 이 사교도들의 우두머리인 제스킬인 것 같았다. 그는 광기 어린 표정으로 칼을 치켜들었다. 칼 밑에 있는 탁자 위 남자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지만, 포박은 풀리지 않았다. 결국 남자는 제스킬에 칼에 찔려 제물이 되어버렸다.

 

"소환 의식이 끝났습니다! 다들 조심하세요!!"

 

코스모스의 외침 뒤로, 남자의 시신에서 차원문이 열리며 피를 뒤집어쓴 악귀가 나타났다.



사교도 장로
"그분의 노래가 들리지 않느냐?"
2레벨 방해자 [인간형]
행동 순서 : +5
의식용 낫 +7 vs. 장갑 : 6 피해
순수 홀수 명중_대상은5 지속 피해 함께 입습니다.
빗나감_2 지속 피해.
나는 돌아올 것이다 : 사교도 장로는 체력이 0이 되면 자유 행동으로 마지막 의식용 낫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체력 32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6


제스킬, 사교의 지도자
"신실한 자만이 상을 받을 것이다."
3레벨 리더 [인간형]
행동 순서 : 라운드 마지막에 행동
악귀의 검+8 vs. 장갑 : 8 피해
순수 16+_대상은 불, 냉기, 벼락, 천둥 중에서 마스터가 선택한피해를 5점 더 입습니다.
빗나감_제스킬과 대상이 모두 1d4 피해를 입습니다.
열정적 설교 : 한 라운드에 한 번, 제스킬은 짧은 행동으로 동료 하나에게 격려의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동료는 자유 행동으로 근접 공격을 하며, 그 공격의피해에 +5가 붙습니다.
혼돈의 가호 : 제스킬이 그 라운드에 처음으로 피해를 입게 되었을 때, 혼돈의 에너지가피해를 반으로 줄여 줍니다.
체력 32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6


파르그투, 하급 광란귀
"제물을 받고 부름에 응했노라."
4레벨 강적 [악귀]
행동 순서 : +8
손톱+8 vs. 장갑 (2회 공격) : 8 피해
광란의 폭주 : 파르그투가 근접 공격을 해서 빗나갈 때마다 +1의 공격 보너스와 +1d4 피해 보너스를 받습니다.(최대 +4, +4d4) 보너스는 전투 내내 지속됩니다.
체력 55 / 장갑 20 / 신방 16 / 정방 15

 



행동순서 판정 : 아나스타샤 (26), 바를로 (23), 클라인 (20), 파르그투 (15), 장로1 (15), 아도니스 (14), 장로2 (13), 코스모스 (10), 제스킬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시위를 겨눔, 장로1에게 원거리공격, 5피해.
바를로, 장로2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5피해, 기세획득, 장로2로부터 이탈.
클라인, 장로2에게 접근, 근접공격, 빗나감 묵직한일격으로 1피해, 자유행동으로 만회의 일격, 빈틈만들기 성공, 빗나감 1피해.
파르그투,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8피해, 2회째 공격, 8피해.
코스모스, 비틀거림.
장로1, 아나스타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2지속피해.
아도니스, 짧은행동으로 창성학으로 주문증폭, 파르그투에게 산성화살, 40부식피해, 5지속 부식피해, 일일주문 사용으로 수호학발동됨.
장로2, 클라인에게 공격, 빗나감 2지속 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코스모스, 파르그투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자유행동으로 후광 비춤, 짧은행동으로 안수치료, 5회복.
제스킬, 짧은행동으로 장로1에게 열정적인 설교.
장로1, 자유행동으로 아나스타샤 공격, 빗나감 2지속 피해.
제스킬, 이동행동으로 클라인 접근, 빗나감 클라인과 제스킬 둘 다 1피해.

 

아나스타샤와 바를로는 앞을 가로막는 장로들과 합을 주고받았다.

소환된 악귀는 아나스타샤들과 사교도가 싸우는 모습을 유심히 쳐다보기만 할 뿐 먼저 공격할 의사는 없어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가……. 악귀와의 싸움은 드레치─악귀 찌꺼기─나 소악귀 정도밖에 없는데….'

 

소환된 악귀는 비명과 광란을 온몸에 두른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떤 악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악귀는 아니었다. 저런 녀석이 협공해 온다면 상당히 불리한 싸움이 될 게 뻔했다.

하지만 악귀가 공격해오지 않을 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그것은 코스모스를 보더니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갸아아아악-!! 아시마르! 네 녀석은 대사제의 끄나풀이구나!! 우리 악귀들의 원수 중 하나!"

 

신성족인 코스모스가 악귀들을 본능적으로 불쾌해하듯, 그들도 신성족을 본능적으로 불쾌해하는 것 같았다.

악귀는 코스모스에게 달려들어 자신의 타오르는 붉은 손톱으로 마구 할퀴었다.

 

"으윽……!"

 

"하하…! 역시! 파르그투 님이시여!"

 

제스킬은 우리의 싸움을 멀찍이서 지켜보며, 악귀에게 경배하기 시작했다.

 

'저게 진짜 악귀……!'

 

악귀는 지금껏 봤던 어떤 괴물들보다 강력했다. 악귀의 힘을 본 사교도들은 사기를 얻어 아나스타샤들을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악귀들에게 있어서 세계는 두들기다 보면 어느 날 부서질 허술한 감옥이다.'

 

언젠가 읽었던 책의 구절이 떠올랐다. 저것에게는 지상에 사는 모든 것들이………

 

"아가씨!"

 

"………!!"

 

"저는…… 괜찮습니다. 우선 사교도들부터…

 

"갸야아아악!!!"

 

두려움에 떨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아직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

 

'어서 빠져나가야 해. 다 같이 힘을 합쳐도 안 될 상대라면, 지원군이라도 불러와야 돼!'

 

아나스타샤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사교도를 처리했다. 그 사이 아도니스는 방 밖으로 물러나, 자신이 준비한 주문 중 가장 강력한 주문을 외고 있었다. 아도니스의 앞에 만들어지는 건 산성 화살이었다. 창성학(昌成學)을 써서 증폭시킨 산성 화살은 그야말로 무엇이든 녹여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화살은 악귀에게로 날아갔고, 효과는 굉장했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악귀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끔찍한 소리를 냈다. 반쯤 육체가 흐물거리듯 녹아내렸음에도 아직 목숨은 붙어 있었다. 오히려 그 끔찍한 모습이 공포감을 조성했다.

악귀는 고통보다 큰 분노에 사로잡혀 당장에라도 아도니스에게 달려가고 싶어 했지만, 코스모스는 비틀거리는 와중에도 꿋꿋이 그 앞을 지키며 악귀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고조주사위1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장로1 쌍수 근접공격, 7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4지속피해, 극복 판정 성공.
바를로, 파르그투에게 접근, 확실한 베기, 빗나감 7피해.
클라인, 제스킬에게 강타 선언, 근접공격, 치명타 정밀공격으로 23피해, 강타 6추가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뒤로 물러남, 2지속피해, 극복판정 실패.
제스킬, 혼돈의 가호로 23피해 중 11피해만 입음.
파르그투, 코스모스에게 공격, 빗나감, 광란의 폭주, 2회째 공격, 빗나감, 광란의 폭주.
장로1, 아도니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장로1에게 냉기광선, 13냉기피해.
장로2,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6피해.
코스모스, 파르그투에게 공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제스킬,짧은행동으로 장로2에게 열정적인 설교.
장로2, 자유행동으로 클라인 공격, 11피해.
제스킬,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8피해.

 

바를로와 아나스타샤는 코스모스에게 가세해 흐물거리는 악귀를 공격했다.

 

'잘하면 쓰러트릴 수 있겠어!'

 

악귀는 자신이 밀린다는 사실에 납득하지 못했다. 코스모스를 발견했을 때보다 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파르그투. 광란(光亂)이 물질로 형상화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악귀는 제멋대로 폭주했다. 제대로 된 목표 없이 자신의 손톱을 마구 휘둘러댔다. 그 대상에는 근처에 있던 제스킬 역시 포함되었다.

 

"으악!! 파르그투 님…!"

 

제스킬은 피를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럴 필요 따위는 없었다. 아나스타샤들의 끈질긴 공격에 소멸하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악귀를…… 쓰러트렸어……!"

 

"마, 말도 안 돼……. 이렇게 쉽게…… 뭔가, 뭔가 잘못된 거야! 그분의 자녀가, 종복이! 한낱 마법사와 방랑자들에게 당할리 없어!!"

 

제스킬은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목도한 사람처럼 머리를 쥐어잡으며 뒤로 물러났다. 왠지 이쪽에서 공격하지 않아도 혼자 미쳐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그냥 두진 않았다. 클라인이 먼저 제스킬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알 수 없는 검은색 기운이 제스킬의 몸을 감쌌다. 그리곤 제스킬이 받은 피해를 포식하듯이 집어삼켰다.

 

"역시…… 아직, 아직 주인님께서 나를 지켜주고 계신다! 그분의 권속이자 나의 형제, 자매여! 보았느냐! 우리는 아직 지지 않았다!"

 

제스킬은 눈앞에 신도들이라도 보이는 것처럼, 쓰러진 사교도들의 시체를 보며 열정적인 설교를 지껄였다.

 

"하하하! 어디 덤벼봐라, 이 이교도(異敎徒)들아!"

 

고조주사위2
아나스타샤, 짧은행동으로 무기교체, 파르그투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파르그투, 전투불능.
바를로, 제스킬에게 접근, 회피의 일격, 10피해, 기세 획득, 뒤로 물러남.
클라인, 장로2에게 근접공격, 15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뒤로 물러남, 2지속 피해, 극복 판정 성공.

장로1, 아도니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5지속 피해.
아도니스, 비틀거림, 장로1에게 색채분사, 1명에게 10정신피해.

장로1, 나는 돌아올 것이다, 6피해, 5지속 피해, 전투불능.

아도니스, 전투불능.
장로2, 클라인에게 접근, 클라인 공격, 6피해.
코스모스, 쓰러진 아도니스에게 접근, 치유 기능판정, d20(18)+통찰(2)+레벨(1)+하녀(5) VS 쉬움 (10), 25+ 성공 (짧은행동), 제스킬에게 신앙의 투창, 빗나감 1피해. 
제스킬, 전투불능.

 

기운을 차린 제스킬은 제일 먼저 아도니스에게 달려들었다.

 

"우리의 의식을 방해한 마법사! 그분의 자녀를 쓰러트리다니!!"

 

"뭐라는 거야! 약해빠진 게!"

 

아도니스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사교도에게 빠르게 색채 분사를 사용했다. 입은 피해 없애는 이상한 그 힘은, 처음 한 번이 전부였던 건지 제스킬은 색채분사를 코 앞에서 맞고 무릎이 꺾였다.

아도니스는 그가 더 이상 전투를 이어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뒤처리는 클라인에게 맡긴 채 뒤를 돌았을 때였다.

 

"내가 죽더라도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는 눈이 하얗게 뒤집힌 채로 자신의 단검을 아도니스의 등을 향해 내질렀다.

그래, 이미 반쯤 정신이 나간 광신도(光信徒)였다. 정신계 공격 따위는 그에게 거의 의미가 없었겠지.

아도니스가 입은 것은 얇은 로브 한 장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얇은 로브에도 충분한 마법적 보호가 걸려있겠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막는 건 아니었다. 그의 무결한 흰색은, 새빨갛게 물들어 갔다.

 

"………!"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강력한 마법사는 소리 없이 무너졌다.

 

"아도니스!!"

 

모두의 시선이 아도니스를 향했다. 그는 원래 그랬었던 것처럼 스러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괜찮다는 대답도, 자부심 넘치는 말투도, 쑥스럽다는 듯이 웃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을…… 방해한 결과다……!"

 

고조주사위3

아나스타샤, 장로2에게 원거리공격, 11피해.

장로2, 나는 돌아올 것이다, 빗나감 2지속피해, 전투불능.

 

클라인은 입을 마음대로 놀리는 제스킬을 베어 넘겼다. 아도니스에게 단검을 휘둘렀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어이없게 죽어버렸다.

"아도니스……?"

아나스타샤는 정신이 멍해졌다. 죽은 건가? 정말로? 이렇게 어이없게?

"아가씨, 아도니스 님은 제가 치유하겠습니다."

"으, 응……. 부탁해, 코스모스."

'그럼 그렇지. 아도니스가 이런 걸로 죽을 리가 없잖아. 코스모스를 믿자.'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아도니스는 괜찮을 것이다. 그냥 평소보다 조금 많이 피를 흘린 것뿐이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코스모스는 빠르게 지혈부터 시작했다. 깊숙이 찔린 칼날이 빠져나가 피가 넘쳐흐르고 있는 상처부위를 강하게 압박했다. 방 안은 피가 꿀럭거리는 소리만 가득했다. 어째서 아도니스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까? 단순히 불안감에 듣지 못하는 걸까?
지혈이 끝나고 코스모스는 서둘러 기도문을 외기 시작했다. 지금껏 했던 그의 안수치료 중에 가장 크고 환한 빛이 아도니스의 몸을 감쌌다. 코스모스가 자신의 신성력을 전부 쏟아붓고 있는 것일 테지.

 

"어때요…? 아도니스는……."

 

"처치는 완전히 끝냈습니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다만…… 깨어나는 것은 아도니스님, 본인 몫에 달렸겠죠."

 


 

"젠장………. 아도니스가 이렇게 된 건 전부 제 책임이에요."

절대 남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은 표정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아닙니다, 아가씨. 어차피 해결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아뇨, 꼭 우리가 해결해야 됐던 것도 아니었죠. 다 제 책임이에요. 아도니스뿐만 아니라 모두가 계속 다치고……. 이럴 줄 알았다면 이곳을 조사하러 오지 말걸 그랬어요. 아니, 그냥 좀비 사건 자체를 깊게 조사하지 말고 엘돌란을 떠났어야 하는건데. 시체왕의 하수인에 대해 조사하려 하지 않았다면 사교도들을 만날 일도……"

 

횡설수설하는 아나스타샤의 어깨를 클라인이 퍽, 다정하게 붙잡았다.

"아나스타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떠올려 보십시오. 애초에 저희를 먼저 습격한 것은 그들 아닙니까. 어차피 이 싸움들은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엘돌란을 떠났다 하더라도 그들은 저희를 적대하는 이상, 계속 따라붙었을 겁니다."

 

"네, 조사하기 싫어도 계속했어야 됐을 겁니다. 그리고 아도니스 님을 이렇게 만든 건 악귀 숭배자들이지, 아가씨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사건 조사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건 아도니스 본인이었습니다. 그는 당신의 앞길을 방해하는 자는 극도로 싫어하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당신 혼자 책임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잘못이 있다면 모두의 잘못이겠지요. 아도니스는 약한 자가 아니니 반드시 깨어날 것이고, 언제나처럼 여기저기 시비를 걸고 다닐 겁니다."

 

"저는 중간에 합류해서 이전의 일들을 모두 아는 건 아닙니다만, 다른 분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닌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클라인의 날카로운 지적과 격려가 도움이 됐다. 코스모스의 단호한 분석과 위로가, 바를로의 판단과 신뢰가 도움이 됐다.

책임을 나눠 가지고 싶다는 이들의 존재가 이토록 큰 것이었구나. 언제나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던 내 삶에 이런 사람들이 나타나 줬구나.

"……그래요. 아도니스는 깨어날 거예요. 다들, 고마워요."

 

'제 곁에 있어줘서.'

아나스타샤는 다른 의미로, 더 이상 눈물 흘릴 일 없을 것 같았다.

"…조사를 속행하죠. 악귀술사 하수인들의 근거지이긴 해도, 비슷한 시기에 시체를 모았던 이들이니만큼 뭔가 관련된 게 한 두 개쯤은 있을 거예요. 코스모스는 아도니스를 잘 돌봐줘요."

"알겠습니다."

전리품 : 악귀의 문양이 새겨진 작은 철상자에 담긴 140gp, 모험가급 룬, 모험가급 파괴의 성물

클라인과 바를로,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방 여기저기를 샅샅이 조사했다. 방의 왼쪽 구석에는 벽을 파서 만든 책장이 몇 개 있었고, 그 이외에는 방의 한가운데, 제물로 바쳐진 남자가 눕혀져 있는 탁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선 탁자를 먼저 조사했다.
서랍을 여니, 안에서 쓸만한 것들이 몇 개 나왔다. 돈이 들어있는 악귀 문양이 새겨진 작은 철상자와 룬, 그리고 파괴의 성물이었다.

"이건 성물이네요. 신성 주문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쓰면 좋은 마법 물품인데…… 어때, 코스모스가 가질래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코스모스는 성물을 받아 들어 대사제의 상징이 그려진 토기 목걸이에 같이 꿰어 붙였다.

"룬은 바를로, 네가 가질래? 넌…… 그냥 평상복이고 몸을 보호할만한 수단이 없잖아."

"이야~ 이거 정말 감사합니다. 살면서 룬을 다 만져볼 날이 오게 되네요~!"

 

바를로는 뭐가 그리 기쁜지, 옷소매로 룬을 박박 닦으면서 뚫어져라 쳐다봤다.

 

'한 번 쓰면 부서질 일회용품인데.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걸 보면 울겠구만.'


전리품을 적당히 나눠 가진 후, 이번엔 책장으로 갔다.
책장에는 악귀 숭배와 소환, 그리고 악귀들이 심연을 자유로이 떠날 수 있게 되면 세상이 어떻게 끝날 지를 쓴 책들이 있었다.

 

여기에는 제스킬의 일기장도 있었는데, 대부분은 '신실한 자'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고 자기가 세상의 주인이 되면 적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적혀 있었다.
일기의 내용에는 아에르토에 관한 이야기도 하나 있었다. 사교도 중 하나가 아에르토라는 암시장 상인과 만났다는 내용이었다. 제스킬은 아에르토를 관찰하고 점을 친 결과, 그가 사교의 일도 맡아 줄 만하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아에르토는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라는 시체왕을 추종하는 집단에 속해 있었는데, 그들은 엘돌란 곳곳에 숨어 있으며 망자의 금고의 랜든과 점등사 길드의 아를리사도 탐구회의 일원이라 적혀 있었다.

 

"아에르토……. 자신은 중간에서 다리 역할만 했다고 하더니, 좀비 사건을 벌인 녀석들과 한 패거리가 맞았잖아? 허, 참……."

 

"아에르토도 숨겨야 할 비밀이 있으니 자기들의 비밀 역시 쉽게 드러내지 못할 거라 생각한 모양인데, 자신들을 자기가 도망갈 시간을 벌 미끼로 사용할 줄은 몰랐나 보군요."

"지금쯤이면 이미 숨어서 찾기도 어렵겠네요.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 여기 일원들에게 저희 얘기나 안 했으면 다행이겠어요."

 

더 이상의 추적이 가능할지에 대해 클라인과 내가 제스킬의 일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 바를로가 그 사이에 끼어들어 일기를 훔쳐보기 시작했다.

 

"흐음~ 그래도 여기, 점등사 길드의 아를리사? 이 사람은 찾기 쉽지 않을까요? 만약 제가 아는 아를리사라면 쉽사리 자리를 못 뜰 거 같은데."

 

"네가 아는 아를리사?"

 

"네. 아를리사 덴트라고, 점등사 길드의 수석 마법삽니다."

 

바를로가 엄청난 사실을 입에 담았다.

 

"수석 마법사?? 그런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시체왕의 하수인을??? 아니, 정말 대마도사가 아니라 시체왕??"

 

진짜 믿기지 않아서 몇 번이나 되물었다.

 

"그, 동명이인이 없다면 말입니다……. 하하……."

 

"…바를로의 말대로라면, 정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겠군요. 수석 마법사 쯤 되는 인간이 자리에서 사라지면 큰 파란이 일테니 말입니다."

 

"그럼…… 아도니스도 깨어나야 하니, 오늘은 좀 쉬고 찾으러 가도 괜찮겠네요."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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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흙1~2 3월 16일, 붉은흙3 3월 17일
황토젤리 3월 18~19일
엘돌란1~3 20일, 엘돌란3~7 21일, 엘돌란8~10 22일
황금요새1~2 23~24일 황금요새3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