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돌란의 그림자

검은 이빨 토르사

설정/13시대 NPC

2021.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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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이빨 토르사 Torsar Blacktooth

키 작은 중년 인간 남자. 오가게 주인 같은 차림을 하고 있지만 옷은 구겨져 있다. 빨간머리는 반백이고, 이빨은 꿈잎사귀 때문에 검어졌다. 고객들에겐 꿈팔이라고도 불린다.

토르사가 파는 “꿈”은 꿈잎사귀라는 마약으로 토르사는 그 외에도 암시장에 폭넓게 관여하고 있다. 토르사는 삼두회 (청왕)을 섬기며 드라켄할 출신이고, 자기 두목에게 사업을 나누어 받아 엘돌란을 개척하러 왔다.

엘돌란의 이층으로 된 버려진 낡은 옛 극장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토르사는 1층 로비에서 손님에게 꿈잎사귀를 파는데 건물은 경비가 잘 되어 있다. 재고와 기타 물품은 지하실에 두고 더 삼엄하게 지킨다.

 

토르사가 마약 가게를 차린 뒤,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에서 지그문트와 파울로스가 찾아왔다. 군말 없이 '사회의 낙오자
들'을 수집하는 것을 도와주면 공짜로 일을 해 주겠다고 제안했으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덕분에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 연줄을 만들고 사업을 운영했다.

잊쳐진 지식의 탐구회에 대해선 잘 모르며, 그저 그들이 위험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만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불법적인 사업을 하는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기에, 그들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한 묵과하고 있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버려진 옛 극장에 강제로 들어오려는 아나스타샤와 싸움.

아나스타샤와의 싸움 도중 항복했으나 와이트 파울로스에게 목을 뜯겨 사망

관련 스토리 : 엘돌란의 그림자



검은 이빨 토르사, 꿈팔이
"멍청한 놈,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 성 싶으냐?"
3레벨 리더 [인간형]
행동 순서: +6

소형 철퇴 +8 vs. 장갑 : 9 피해
순수 16+_대상은 어지러워집니다. (극복 가능)
접.정제된 꿈잎사귀 가루 +7 vs. 신방 (자기와 접전중인 적 하나) : 3 정신피해. 대상은 쇠약해집니다. (극복 가능)
첫 번째 극복 실패_대상은 쇠약 대신 혼란에 빠집니다. (극복가능)
사용 제한_전투마다 2회. 짧은 행동.
접.무대 공격 +7 vs. 신방 (단거리의 적 하나) : 6 피해. 대상은 다음 자기 차례가 끝날 때까지 고정되거나 어지러워집니다. (마스터가 선택)

두목의 수법 : 토르사의 동료들은 토르사가 일으킨 상태 (혼란,어지러움, 고정, 쇠약)에 걸린 적을 공격할 때 +2 보너스를 받습니다.
바닥문 탈출 : 토르사는 체력이 0이 되었을 때, 자유 행동으로 체력 5까지 치유를 하고 모든 상태 이상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자기 옆의 바닥문을 여는 지렛대를 당기고 그 안의 미끄럼틀에 뛰어듭니다. 토르사가 밑으로 도망치고 나면 문은 잠깁니다.

체력 48 / 장갑 18 / 신방 15 / 정방 13

부상당한 토르사
"너희들은 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3레벨 리더 [인간형]
행동 순서 : +6

가벼운 철퇴 +8 vs. 장갑 : 9 피해
순수 16+_대상은 어지러워집니다. (극복 가능)
원.대형 쇠뇌 +8 vs. 장갑 : 11 피해
순수 짝수 명중_토르사가 드레이크 하나에게 휘파람으로 명령을 내려, 그 드레이크가 자유 행동으로 딱딱거리는 입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순수 홀수 명중_대상은 5 지속 피해를 입습니다.

두목의 수법 : 토르사의 동료들은 토르사가 일으킨 상태이상 (혼란, 어지러움, 고정, 쇠약)에 걸린 적에 대해 +2 공격 보너스를 받습니다.

체력 30 / 장갑 18 / 신방 15 / 정방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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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실 랄스

설정/13시대 NPC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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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실 랄스 Jarsil Larls

꿈팔이 토르사와 같이 꿈잎사귀를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하플링. 과거 건달들과 어울리는 도적이였기 때문에 이런 일에 익숙하다.
흑갈색 짧은 머리와 헤이즐색의 눈을 가지고 있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버려진 옛 극장에 강제로 들어오려는 아나스타샤와 싸움.

관련 스토리 :



자르실 랄스
"놀려면 돈을 내야지, 친구!"
3레벨 궁수 [인간형]
행동 순서 : +7

단검 +7 vs. 장갑 : 7 피해
원.쇠뇌 +9 vs. 장갑 : 9피해, 대상은 쇠약해집니다. (극복 가능)
사용 제한_전투마다 3회. 자르실은 꿈잎사귀 추출액을 바른 쇠뇌살 셋을 제일 먼저 씁니다. 그 후에는 상시 소형 쇠뇌 공격을 할 수 있지만, 쇠약 효과 없이 피해만을 줍니다.

작은 몸집 : 자르실은 기회 공격에 대해 장갑에 +2를 받습니다.

체력 36 / 장갑 18(22) / 신방 16(20) / 정방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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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그림자4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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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4

 

 

엘돌란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들이 평민 구역의 사람들보다 '높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한다.

 


 

잃어버린 희망 빈민 구제소

엘사는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느라 상당히 바빠 보였다.

 

"혹시 뭐 좀 물어볼 수 있을까요?"

 

"아, 죄송해요. 지금 정신이 없어서……."

아나스타샤는 엘사에게 무시당했지만 별로 기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빈민 구제소의 일로 바쁜데,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말하기가 미안하기까지 했다.

그는 아나스타샤 본인조차도 하지 않는, 빈민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아나스타샤 기준에 가장 대단하고 선량한 종류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엘사 씨의 일을 도와주고, 쉬는 틈에 물어볼까요?"


"좋은 생각입니다."

코스모스는 눈에 띄게 기뻐하며 동의했다.

"엘사 씨, 뭐 좀 도울 일 없을까요? 그냥 바쁘시길래 저희도 돕고 싶어 그래요."

엘사는 환한 표정으로 아나스타샤들을 바라보더니, 몇 가지 일을 할당해 주었다.


클라인은 고람이라는 하프오크 남자와 빈민 구제소에서 사용하는 장작을 패고 날랐고, 아도니스는 엘사와 건물의 방 청소를 하러 갔다. 아나스타샤는 10대로 보이는 일사라는 인간 여자아이와 빈민들에게 줄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그 음식을 코스모스가 나누어 주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 되자 빈민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구제소 안에는 방을 사용하는 열댓 명의 인원만 남아있을 뿐, 아까처럼 북적거리지는 않았다.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아나스타샤들과 고람, 일사는 부엌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았다. 엘사 역시 일이 끝났는지, 남은 음식을 들고 테이블에 앉아 아나스타샤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수고하셨어요. 아직 점심 못 드셨죠? 남은 음식이긴 하지만 괜찮다면 이걸로 점심 식사를 하죠."

식사는 간단한 감자 스튜에 통밀빵이었지만, 일을 하고 온 다음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게 느껴졌다. 테이블의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듯, 전부 말없이 빠르게 음식을 해치웠다.


그중, 같이 요리를 하며 친해진 일사가 아나스타샤에게 말을 걸었다.

"언니야가 음식을 굉장히 잘하네~ 밍숭맹숭한 감자 스튜가 오늘따라 더 맛있어~"


"하하, 내가 또 스튜같이 대량 생산하는 음식에는 자신 있거든.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맛있게 만드는 타입이라."


"앞으로도 여기 살면서 계속해주면 안 돼?"


"어머, 얘는……."

일사가 아나스타샤에게 달라붙어 조르자, 엘사가 그를 말리며 미안해했다.

"죄송해요. 일사가 아직 어려서……. 아나스타샤 씨가 정말 좋은가 봐요."


"아니에요. 저도 엘돌란에 오래 머물 수 있었으면 계속 돕고 싶었는 걸요."


"아……. 후계자 경연 대회 때문에 여행 중이라고 하셨죠? 바쁘신 와중에도 저희 일을 도와주시다니… 정말 감사해요. 그런데 이렇게 도와주셨는데 저희가 드릴 게 없어서 죄송하네요. 이 구제소도 대사제님의 지원금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해서 마을 상인분들께 기부금을 받는 실정이라………"

엘사가 씁쓸한 표정으로 뒷목을 메만지며 말했다.

"별로 무언가 바라고 도와드린 건 아니에요! 그냥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바빠 보이셔서요. 그리고 엘사 씨도 무언가 원해서 빈민들을 도와주시는게 아니잖아요."


"정말 좋으신 분이네요. 그런데 물어보고 싶은게 뭔가요? 아는 한도 내에서 얼마든지 대답해 드릴게요."


"어제 호객 광장에서 있었던 좀비 사건 아시죠?"


"아……. 정말 큰 일이었죠. 저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쳤더라고요. 제가 싸울 줄 몰라서, 좀비가 사람들 근처로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게 전부였었어요."


"그곳에 계셨으면 좀비들의 얼굴도 보셨겠네요?"


"네, 몇 명이 아는 얼굴이라서 경비관께도 말씀해 드렸어요. 최근 사람들이 실종되고 있어서 걱정했는데 좀비가 되어 나타날 줄이야…."

엘사의 얼굴에 수심이 드리워졌다. 그의 옆에서 묵묵히 스튜를 먹던 고람이 처음으로 반응했다.

"은방패대 녀석들…… 엘사님께서 사람들이 실종되고 있다고 신고했을 때는 빈민들이란 게 원래 여기저기 흘러가는 사람들 아니냐며 귓등으로도 안 듣더니만, 결국 일이 터진 거죠."

고람의 말에 일사가 거들었다.

"이게 다~ 뇌물이 부족해서야~"

고람은 그 말을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 실종되었다가 좀비로 나타났다는 사람, 누구인가요?"


"한 명은 톨부스 리스라는 이름의 군단병으로 일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던 중년의 인간 남자였어요. 또 다른 한 명은 코락 스톤슨이라는 구제소에서 곧잘 자고 가던 드워프고요. 둘 다 평민 구역의 주민이고, 일도 구걸도 구제소 근처나 그리핀 광장에서 했어요. 그래서 매일 보던 사람들이었는데 못 본 지 열흘 정도 됐나……. 그런데 그 사이에 죽은 거로군요………."


"엘사 씨……. 이번 일 같은 일은 더 이상 겪지 않도록 바랄게요."


"위로 고마워요."

아나스타샤는 엘사의 양손을 잡고 위로했다. 엘사는 덤덤한 척하려고 애썼지만,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엘사 화이트로즈에게 이번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좀비에게 습격당할 뻔한 것도 그렇지만, 자신이 도와주는 사람들의 허무한 죽음이라니. 그런 건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생하면서 빈민들을 돕고자 하지 않았을 테니까.

엘사를 생각하면 여기서 질문을 끝내고 싶었지만, 이곳에 온 가장 큰 이유가 아직 남아있었다.

"사실 이번 사건, 범인들을 잡기 위해 조사하고 있거든요. 엘돌란에 시체왕의 수하가 있는 것 같아요."

시체왕이란 단어에 엘사는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대사제를 모신다는 엘사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말도 안 돼요."


"오늘 아침에 망자의 금고의 한 사제가 시체왕의 수하라는 걸 밝혀냈어요."


"그럴, 수가……."


"그 첩자의 쪽지 내용에, 평민 구역의 꿈팔이와 파울로스를 찾아가라고 되어 있더라고요. 혹시 꿈팔이가 뭔지 아세요?"


"아니요……. 저는 잘 모르겠네요. 파울로스도 이 근처에서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에요."

엘사가 고개를 젓자, 일사가 번쩍 일어나 소리쳤다.

"나! 나! 그거 들어봤어. 칼리아한테서."


"정말이야? 그 애가 어디 있는데?"


"지금쯤이면 한 탕 할 준비를 하고 있을 거야!"


일사는 칼리아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칼리아는 합숙실의 한 구석에서 겉옷을 챙기며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다. 막 나가려는 것 같았다.

"어이~ 지금 나가?"


"뭐야, 바쁘니까 말 걸지 마."


"네가 지금 하려는 심부름보다 더 도움이 되는 거라면 너도 듣고 싶을걸~?"

칼리아라고 불린 짧은 머리의 하프엘프 소녀는 아나스타샤들을 한 번 쳐다보고 다시 일사를 쳐다보았다.

"흥, 별 일 아니면 가만 안 둬."

 

여전히 관심 없다는 태도였지만, 들어는 주겠다는 투였다.
아나스타샤는 정중하게 물었다.

"칼리아, 저희는 지금 꿈팔이랑 파울로스란 사람을 찾고 있어요. 혹시 뭔가 아는 게 있나요?"

칼리아의 눈썹이 잠깐이지만 들썩였다.

"아는 게 있으면요? 어쩔 건데요? 저는 당신들 상대하는 거 말고도 할 일이 많아서."

칼리아의 대답에 일사가 아나스타샤를 쳐다봤다. 손으로 동전 표시를 하고 있었다.

"지금 하려는 일, 보수가 어떻게 돼요?"


"………은, 아니, 금화 1개."

말하려던 건 은화 같은데. 아무래도 원래 보수보다 훨씬 높게 부른 모양이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아이에게는 흔하게 오지 않는 기회일 테니까.

"그 보수의 3배를 줄게요. 3gp면 됐죠? 어때, 오늘은 나에게 시간을 할애해줄 수 있겠죠?"

아나스타사는 그 정도 따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액수를 올렸다.
사실 정말로 아나스타샤에겐 별로 아쉽지도 않은 금액이기도 했지만. 하지만 그래서라기보단, 자신과 같은 하프엘프 소녀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칼리아는 금화를 받아 들고선 두 눈이 동그래졌다.

"우, 우와 나 금화 처음 봐…… 앗, 흠흠. 그래서 꿈팔이에 대해 물어봤죠?"

소녀는 금화를 받아들고 눈을 반짝였지만, 곧바로 아나스타샤들을 의식하곤 평정을 되찾았다.

"맞아요."


"꿈팔이들은 마약상이에요. 꿈 잎사귀라는 마약을 팔기 때문에 꿈팔이라고 불리는 거고."


"마약?"


"네, 톨부스라는 나이 많은 친구가 그 꿈 잎사귀에 중독되어 있었거든요. 듣기로는 꿈속을 헤메이는 것 같은 감각과 환상을 보여준다나 뭐라나."

톨부스라면 엘사가 말한, 평민 구역에서 실종되었다가 좀비로 나타난 이였다.
……확실히 마약상이라는 '꿈팔이'는 이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 있어 보였다.

"근데 꿈팔이를 만날 거라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좀, 위험한 소문도 많고 그렇거든요."


"어느 마약상이나 다 그렇죠, 뭐."


"아니 아니, 이건 진짜예요! 그냥 몇 대 맞고 돌아오는 수준이 아니라니깐요!"

 

최대한 감정을 억제하던 칼리아는 한꺼번에 폭발하듯이 분출해냈다.

참았기 때문이다. 계속 말하지 못하고 참았기 때문에, 멀쩡해 보이던 풍선이 한순간에 터져 버리 듯, 칼리아의 감정도 터져버린 거다.

 

"아까 말했던 톨부스가 꿈 잎사귀를 살 돈이 없어서 쩔쩔 메고 있었거든요. 막 손도 심하게 덜덜 떨고. 근데 어느 날, 톨부스가 새 약장수를 찾았다는 거예요. 그가 꿈 잎사귀를 절반 가격에 팔고 있다고. 돈 좀 빌려달라길래 남는 은화 몇 닢을 전부 톨부스한테 줬죠."

 

"어째서요?"

 

"그…… 내가 그 친구한테 신세 진 게 있어가지고. 내가 쥐잡이 패거리한테 두들겨 맞을 때 도와줬거든요. 어쨌든! 그 돈을 들고 꿈팔이한테 가더니, 한 일주일간은 그를 못 봤어요. 근데, 근데 갑자기 엘사님께서 좀비가 된 톨부스를 봤다는 거예요……!"

 

칼리아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혹시라도 그들의 근거지 위치를 알려줬다가 잘못되면, 정말 앞으로가 걱정되고 무서워서………"

 

지금껏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참아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꿈팔이에 대한 두려움도, 친구를 잃은 외로움도, 그가 좀비가 되어버렸다는 슬픔도, 혼자 안고 있어야 할 비밀도.


"걱정 말아요. 저흰 생각보다 강하고, 평민 구역 사람들이 더 이상 좀비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할 거예요."

칼리아는 얼마간 말없이 아나스타샤를 바라봤다.

"…한 번 믿어볼게요. 같은 하프엘프를 믿지 않으면 누굴 믿나요?"

아나스타샤는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꿈팔이는 여기서 몇 블록 정도 떨어진 옛 극장 건물에 있어요. 우연히 지나가다가 꿈팔이를 실제로 본 적도 있는데, 이 근방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였어요. 평민 구역에 살던 사람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데……. 아마 이 구역에 새로 와서 장사를 시작한 사람이겠죠."

 

'외지인인가? 시체왕의 근거지에서 왔다던가…….'

 

"그리고 중년 정도 되어 보이는 인간이고, 입은 옷은 마치 옷가게 주인처럼 휘황찬란하긴 한데…… 어디서 주워다 입은 옷인 건지 전부 구겨지고 낡은 옷이었어요. 차림새만 보더라도 '아, 저 사람이구나'하고 알 수 있을 거예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별말씀을. 근데 말 좀 편하게 해요. 괜히 낯간지럽네. 일사한텐 안 그러는 것 같은데?"


"그럴까? 너도 편하게 부를래?"


"그러지, 뭐. 나는 언니가 말 안 놓는다고 해도 놓을 생각이었어! 친구에 나이가 어딨어?"


낯선 골목을 조심하세요

아나스타샤들은 빈민구제 소를 나왔다. 그리고 칼리아가 말했던 옛 극장 건물을 찾기 위해, 주변의 노숙자들을 탐문하고 다녔다.

톨부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 동네 마약의 주거래층이 노숙자들이었으니까 뭔가 알겠지.

 

쓰레기 가득한 좁은 골목을 지나며 탐문을 계속하던 때, 벽에 기대서 단도로 손톱을 정리하고 있는 날씬한 사람이 하나 보였다. 16세나 17세쯤 되어 보이는 인간 청년이었다.

그는 아나스타샤들을 보더니 싱긋 미소 지었다.

"안녕하십니까, 여행자분들. 차림새가 번듯하시군요. 귀찮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만 여러분은 길을 좀 벗어나신 것 같습니다. 허리에 차신 주머니에 든 돈이 저랑 나눠가지기 충분할 정도로 많아 보이는데요. 지금 돈주머니를 던져 주시면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을 하는 도중에, 세 보이는 청소년들이 근처 골목과 쓰레기 더미 뒤에서 나타나 아나스타샤들의 앞 뒤를 막았다. 모두가 한 손을 등 뒤에 감추고서 히죽 웃고 있었다. 그러자 그들의 검게 썩은 이가 드러났다.

그들과 아나스타샤들은 좁은 골목의 병목에 서 있었다. 여기서 벗어나면 길의 폭이 다시 넓어지겠지. 아나스타샤들의 10m 정도 뒤에는 다른 골목이 직각으로 연결되어 있고, 20m 정도 앞에는 사거리가 있었다. 골목의 좌우 건물들은 돌을 쌓은 벽이었지만, 약간 앞쪽의 오른쪽 편에는 잠긴 나무 문이 하나 있었다. 그 건물의 높이는 7~8m 정도이고, 나무 문의 반대쪽 건물 5m 높이에 두 사람이 들어갈만한 발코니가 있지만 셔터는 잠겨있었다.
건달패와 아나스타샤들은 서로 단거리에 있었고 그들은 앞뒤에서 포위하고 있었다. 말을 걸어왔던 리더로 보이는 청년이 바로 맞은편에, 발코니에 숨어서 벽돌을 던지려 하는 벽돌수 하나, 그리고 길거리의 건달 12명이 앞 뒤로 6명씩 총 12명.

 

10대 건달들이라. 수가 밀리긴 하지만, 별로 불리한 싸움은 아니었다.

아나스타샤는 웃으며 말했다.

"좋지, 친구끼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지. 근데 나는 친구가 이미 충분해서 말이야. 물론 네가 여기서 무릎 꿇고 빌어본다면 예외로 여겨줄 의향은 있어."


"……하하, 이런 상황에서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별로 좋게 지내고 싶은 의향이 없으신가 본데, 조금 거칠게 놀아드려야겠습니다."

리더가 고갯짓을 하자 건달패들이 등 뒤에 숨기고 있던 무기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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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잡이패 건달
"뭘 쳐다봐? 꼬우냐?"
1레벨 조무래기 [인간형]
행동순서 : +3
단도/몽둥이/뾰족하게 간 뼛조각 +7 vs 장갑 : 3피해
순수 16+_건달이 더러운 수를 써서 대상은 2피해를 더 입습니다.
수적 우세 : 공격의 대상이 동료 둘 이상과 접전중이면 건달은 +1 피해를 더 가합니다.
체력 5 / 장갑 16 / 신방 15 / 정방 11

쥐잡이패 벽돌수
"이거나 먹어라!"
1레벨 궁수 [인간형]
행동순서 : +3
벽돌로 후려치기 +5 vs 장갑 : 2피해
원.벽돌 던지기 +7 (높은 곳이라 +8) vs 장갑 : 4피해
순수 짝수 명중_대상은 다음 자기 차례가 끝날 때까지 어지러워집니다.
우월한 위치 : 쥐잡이패 벽돌수는 공격자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장갑과 신방, 그리고 원거리 공격에 +1을 받습니다.
체력 25 / 장갑 16(17) / 신방 15(16) / 정방 12

뚜껑따개 (쥐잡이패 리더)
"그 허리띠 정말 멋있군요. 내가 차도 어울리겠어요."
1레벨 리더 [인간형]
행동순서 : +7
숨겨 놓은 쇠막대 +7 vs 장갑 : 4피해
순수 짝수 명중_뚜껑따개는 대상으로부터 이탈하고, 자유행동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원.단도 +9 vs 장갑 : 3피해
사용제한_전투마다 한 번.
애들아, 덤벼라 : 뚜껑따개가 공격할 때마다, 단거리의 동료 하나가 자유 행동으로 근접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체력 32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4


배치


행동순서 판정 : 아나스타샤 (22), 벽돌수 (22), 클라인 (19), 아도니스 (16), 뚜껑따개 (14), 코스모스 (10), 건달 1,2,3,4,5,6 (10), 건달 7,8,9,10,11,12 (8)

아나스타샤, 벽돌수에게 원거리공격, 5피해, 이동행동, 문쪽으로 접근, 짧은행동, 문의 자물쇠 부수기 기능판정, d20(19)+민첩(2)+레벨(1)+뒷전(4) vs 보통(15) 성공.
벽돌수, 코스모스에게 벽돌던지기, 빗나감.
클라인, 건달6에게 접근,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건달5에게 냉기광선, 완전히 빗나감, 1피해, 클라인에게도 1피해, 이동행동, 문 안으로 들어감.
뚜껑따개, 아나스타샤에게 단검 던짐, 3피해, 이동행동, 코스모스에게 접근.
코스모스,
뚜껑따개에게 근접공격, 9피해, 자유행동, 후광,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건달1,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건달2,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완전히 빗나감, 자신에게 3피해.
건달3,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건달4, 코스모스에게 접근.
건달5, 코스모스에게 접근
.

건달6, 클라인에게 공격, 완전히 빗나감, 자신에게 3피해.
건달7, 뚜껑따개 뒤로 이동.
건달8, 뚜껑따개 뒤로 이동.
건달9, 뚜껑따개 뒤로 이동.
건달10, 뚜껑따개 뒤로 이동.
건달11, 뚜껑따개 뒤로 이동.
건달12, 뚜껑따개 뒤로 이동.

 

아나스타샤는 발코니에서 공격하며 방해하는 벽돌수 먼저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좁은 골목에서 머리 위로 화살을 쏘아봤자 소용없겠지.

 

'저 발코니로 올라가서 접전을 벌이거나, 맞은편 건물 위로 올라가는 것이 최적의 방법 같네.'

 

발코니의 반대편 건물을 보니 자물쇠만 부순다면 열릴 수 있을 법한 문이 보였다. 아나스타샤는 곧바로 자물쇠를 부쉈다.

아도니스는 자물쇠를 부수는 것만 보고도 의도를 파악했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자신도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1층의 건달들은 두 명의 의중을 모른 채, 단순히 도망치는 거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고조주사위1
아나스타샤, 짧은행동, 무기바꿈, 뚜껑따개에게 쌍수 근접공격, 빗나감, 2피해, 이동행동, 문 안에 들어감.
벽돌수, 코스모스에게 벽돌던지기, 빗나감.
클라인, 건달6에게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10피해.
건달6, 전투불능.
건달1, 전투불능.
건달2, 전투불능.
건달3, 2피해.
클라인, 자유행동, 건달3 이어베기, 6피해.
건달3, 전투불능.
건달4, 3피해.
아도니스, 이동행동, 곡물창고의 3층 창가에 섬, 벽돌수에게 냉기광선, 9냉기피해.
뚜껑따개,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4피해.
코스모스,
뚜껑따개에게 근접공격, 12피해, 이동행동, 물러서기, 판정 성공, 발코니 아래로 이동.
건달4, 클라인에게 공격, 빗나감, 이동행동, 물러서기, 판정 성공, 뚜껑따개 뒤로 숨음, 자유행동, 코스모스에게 공격, 3피해, 순수 16이상으로 2추가피해.
건달5,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완전히 빗나감, 자신에게 3피해.
건달7,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3피해.
건달8,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3피해.
건달9,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건달10, 클라인쪽으로 이동.
건달11, 클라인쪽으로 이동.
건달12, 클라인쪽으로 이동.

 

하지만 리더 쪽은 달랐다.


"뭐하는 건가요! 이대로 뒀다간 망치머리가 당할 거라고요!"

 

리더는 문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아나스타샤를 공격했고, 아나스타사는 빠르게 검을 꺼내 들어 응수했다.

 

"뻔히 보이는 수에 당하지 않는다는 건가. 역시 우두머리는 좀 다르네. 아도니스, 먼저 올라가요!"

 

"쳇………."


리더 뚜껑따개는 아도니스란 남자를 따라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고작 한 합인데도 아나스타샤의 완력이 자신을 능가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겠지. 정면승부를 한다면 자신이 확실히 지게 될 거다.

거기다 1층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저 붉은 머리의 남자는 대체 무슨 괴물인지 모르겠다. 순식간에 우리 쪽 애들 셋을 베어 넘겼다. 나까지 자리를 뜬다면 전세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1층이 소란스러운 사이, 아도니스는 건물 안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내부는 곡물 창고였는데 창문이 열려 있고, 건너편 발코니의 위치보다 높은 건물이었기 때문에 좋은 자리 선점이 가능했다.

창 밖으로, 1층을 내려다보는 벽돌수가 보였다. 건너편 건물에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못하는 건지.

아도니스는 벽돌수를 향해 냉기 광선을 쏘았다. 벽돌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꽁꽁 얼어 1층으로 떨어졌다.

 

"망치머리가 쓰러졌다!"

 

"흐이익!"

 

건달의 상태를 보고 한 명은 도망쳤다. 다른 건달들도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고조주사위2
아나스타샤, 곡물창고의 지붕으로 올라감, 짧은행동, 무기교체, 벽돌수에게 원거리 공격, 빗나감, 1피해.
벽돌수, 아도니스에게 벽돌던지기, 완전히 빗나감, 아래층의 건달12가 맞음, 2피해.
클라인, 건달8에게 근접공격, 치명타, 정밀공격 16피해.
건달8, 전투불능.
건달7, 전투불능.
클라인, 이동행동, 건달5에게 접근.
아도니스, 뚜껑따개에게 냉기광선, 15냉기피해.
뚜껑따개, 코스모스 공격, 4피해, 이동행동, 물러서기, 판정 성공, 건달들 사이로 숨음.
코스모스,
건달9에게 공격, 빗나감 1피해, 이동행동, 물러서기, 판정 성공, 클라인 뒤로 이동.
건달4, 클라인 접근, 공격, 3피해.
건달5, 클라인 공격, 완전히 빗나감, 건달4에게 3피해.
건달4, 전투불능.
건달9, 클라인 접근, 공격, 빗나감.
건달10, 클라인 접근, 공격, 치명타 6피해, 순수 16이상, 2추가피해, 수적우세로 1추가피해.
건달11, 클라인 접근, 공격, 빗나감.
건달12,
클라인쪽으로 이동.

 

하지만 리더는 그럴 때일수록 실력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는지, 코스모스 쪽을 파고들어 공격했다. 그리고 특유의 재빠른 몸놀림으로 무기 사정권 밖으로 물러났다.

 

"봤지! 아직 뚜껑따개가 있다고! 불쏘시개, 뚜껑따개를 엄호하자!"

 

솔직히 뚜껑따개라고 불린, 리더로 보였던 청년이 가장 싸움에 소질이 있었고, 그 외에는 별 볼일 없었다.

다른 이들도 그런 점을 아는 건지 리더에게 상당한 의지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뚜껑따개가 공격에 성공하면 다른 건달들의 사기가 올라갔고, 공격에 실패하면 사기가 떨어졌다.

 

참모 격으로 보이는 녀석도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는지, 모든 공격을 뚜껑따개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뚜껑따개를 엄호하는 진형으로 바꾸었다.


고조주사위3
아나스타샤, 벽돌수 원거리공격, 치명타 11피해.
벽돌수, 전투불능.
클라인, 건달10에게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정밀공격 12피해.
건달10, 전투불능.
건달12, 전투불능.
건달9, 2피해.
아도니스, 뚜껑따개에게 냉기광선, 치명타 25냉기피해.
뚜껑따개, 전투불능.
코스모스,
건달9 근접공격, 9피해.
건달9, 전투불능.
건달5, 자유행동, 극복판정, 판정 실패, 도망쳐서 전투이탈.
건달12,
자유행동, 극복판정, 판정 실패, 도망쳐서 전투이탈.

 

나쁘지 않은 전략이었지만,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었다. 이미 아도니스가 최적의 자리 선점을 했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엄호를 해도, 머리 위가 비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도니스는 뚜껑따개를 향해 냉기 광선을 쏘았다.

 

결국 뚜껑따개와 건달들 두엇만 남게 되었다. 집중 공격을 받았던 뚜껑따개는, 되려 남은 건달들보다 쌩쌩해 보였다.

 

'뚜껑따개라고 했나? 건달 주제에 제법인걸…….'

 

아나스타샤는 말없이 쌍수와 발차기로 건달 두 명을 밀치고, 뚜껑따개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뚜껑따개는 공격을 막았지만, 힘에 밀려 바닥을 구르며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남은 건달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고선 뒷걸음질을 치며 도망가버렸다. 뚜껑따개가 자신들 뒤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기고만장했던 거였지만, 그가 쓰러졌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아무리 멍청하고 눈치가 없더라고, 자신들만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파악할 머리는 있었다.

 

뚜껑따개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일어섰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이 혼자가 됐다는 걸 깨닫고는, 피식 웃었다. 저건 어떤 의미의 웃음이었을까. 실망? 납득? 자조? 뭐가됐든 뚜껑따개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했다.

 

"제법인걸. 아직도 더 상대하겠다는 거야?"

 

"하, 하하……. 먼저 시비를 건 쪽은 제 쪽인데, 끝장은 봐야지 않을까요? 저도 체면이란 게 있어서 말입니다."

 

"흐음……."

 

아나스타샤는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곤 뚜껑따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뚜껑따개는 단검 하나로 머리를 보호한 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뚜껑따개는 생각했다. 아, 정말로 끝이구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끝'은 시작되지 않았다. 뚜껑따개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눈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뚜껑따개의 바로 앞에 없다는 거지, 있기는 있었다. 쓰러진 동료들의 소지품을 뒤지는 4명이.

 

"허………."


전리품 : 꿈 잎사귀 한 뭉치.

아나스타샤들은 쓰러진 건달들과 뚜껑따개에게 더 이상의 숨겨둔 무기가 없는지 조사했다. 죽인 건 아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다시 일어서서 공격해오면 곤란했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나온 건 잎사귀 한 뭉텅이밖에 없었다. 예상컨데, 이 잎사귀가 꿈 잎사귀라는 마약초일 것 같았다.

 


 

"뭐…… 하시는 건가요?"

 

"이 녀석들 깨어나서 공격하면 안 되잖아. 무기는 회수해야지. 아, 너도 무기 내놔."

 

아나스타샤는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내밀었다.

 

"호오…… 죽은 거 아니었나요?"

 

"죽긴 왜 죽어? 고작 삥 뜯는 건달들 죽여봤자 꿈자리 사나워."

 

"그렇군요."

 

"무기 내놓으라니까? 아직도 말 안 들어?"

 

빨리 무기를 반납하지 않는 뚜껑따개 때문에, 아사스타샤는 짜증 내며 그쪽을 쳐다봤다.

뚜껑따개는 멍한 표정으로 아나스타샤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전투 의사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인 모습이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는 녀석이네. 화난 것도 아니고, 비굴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서워하는 것 같지도 않고. 갑자기 저런 표정은 왜 짓는 거야?'

 

멍하니 서있던 뚜껑따개의 상체가 갑자기 아래로 푹 꺼졌다.

 

"저를 받아주세요!"

 

"뭐, 뭐야?!"

 

뚜껑따개가 아나스타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까 무릎을 꿇고 빌면 부하로 받아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언제!"

 

생각해보니 이 녀석이 친구 어쩌구 하길래, 그런 식으로 대응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그게 진짜 받아준단 소리는 아니고 너흴 무릎 꿇리겠다, 그런 비유였던 거지! 진짜로 받아달라고 할 줄이야!

 

"이렇게 빌겠습니다!"

 

머리까지 바닥에 박았다.

 

"환장하겠네……."

 

방금까지 버터를 칼로 가른듯한 말솜씨로 시비를 걸었던 녀석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대담하고 저돌적인 행동이었다.

본래는 여유롭고 능수능란한 지략가 스타일이 아닌, 이런 막무가내에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소년의 모습이 진짜일지도 모르겠다.

 

"저 이제 쪽팔려서 건달 짓도 못합니다. 받아주세요!"

 

"이게 어디서 수작질이야!"

 

멀찍이 있던 아도니스가 달려와 뚜껑따개의 머리를 발로 밟았다.

 

"아, 아도니스. 그건 좀 심하잖아요."

 

"괜찮습니다! 받아주시기만 한다면!"

 

"하……. 그래, 어차피 물어볼 것도 있었는데 잘됐다. 너 이 이파리 뭔지 알지?"

 

뚜껑따개는 고개를 살짝 들어 잎사귀를 확인했다. 자신의 쥐잡이패 부하들이 말아 피우던 꿈 잎사귀였다.

 

"네, 꿈 잎사귀입니다."

 

"이 꿈 잎사귀를 어디서 났는지 말해주면 생각해볼게. 꿈팔이를 찾아야 할 일이 있거든."

 

"그런 거야 간단합니다. 그 녀석들이 장사할 수 있도록 장소를 빌려준 게 저희니까요."


"그럼 그 장소로 안내해 주겠어?"

 

비열한 웃음만이 얼굴에 서려있던 뚜껑따개는, 답지 않게 환하게 웃었다. 저런 미소도 지을 수 있구나, 정말 놀랐다. 평범한 10대의 모습이 거기 있어서.

"물론이죠, 누님."

 

미소 속에 드러난 그의 이는, 다른 건달들과 달리 까맣게 변해있지 않았다.


극장에 다가가기

"근데 내가 왜 네 누님이야?"

 

"그거야, 이제부터 제 두목이시니까 누님이죠!"

 

"왜 그렇게 계속 혼자 앞서가냐. 생각해 본다고 했지, 받아준 적은 없는데. 그리고 약쟁이들에게 그렇게 불려봤자 별 감흥 없어."

 

"……그러니까 저는 약쟁이가 아닙니다. 꿈 잎사귀를 뭉텅이로 가지고 있던 건, 일종의 당근이었죠. 부하들을 잘 부리기 위한 그런 거 말입니다."

 

아나스타샤들은 뚜껑따개에게 안내를 받으며, 꿈팔이가 자리 잡은 버려진 극장 건물로 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뚜껑따개는, 아나스타샤가 마약에 대해 질색하는 기색을 보이자, 자신이 중독자가 아님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영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아, 그래."

뚜껑따개는 그런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얘기를 계속했다.

 

"그리고 저는 아직 18살입니다. 두목님이 아니어도 누님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나이라고 생각되는군요."

 

"그래. 불러라 불러."

 

아나스타샤는 포기한 듯이 손을 휘휘 저었다.

 

"……근데 왜 이렇게 내 부하 자리에 집착하는 거야?"

 

"원래 건달의 세계에서 자신보다 강한 자 밑으로 들어가는 건 당연한 이치죠. 그리고 누님이 이 그룹의 리더 신 것 같고요. 아무튼 전 지금 도장깨기, 그런 거 당한 상태랍니다."

 

"하…. 구역을 침범한 건 미안하다고 생각해. 여기가 처음이라 잘 몰랐거든. 하지만 너희도 상대를 잘 보고 골랐어야지."


"아뇨! 저희 구역을 침범해 주셔서 완전 감사하고 있습니다. 누님을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더 솔직한 심정은 이렇게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을 두목으로 모시게 되어서 떨리고 영광………"


아도니스는 뚜껑따개가 별로였다. 도장깨기? 두목? 누님? 웃기고 있네. 저건 그냥 아나스타샤에게 치근덕거리는 거다.

그럼에도 잠자코 있는 이유는, 그가 지금으로써는 아나스타샤에게 도움이 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인내심도 한계점에 다다랐다.

"좀 적당히 하지 그래? 우리 놀러 가는 거 아니거든? 이러다 우리가 꿈팔이를 찾으러 가는 거 동네방네 소문나겠네."


"그런 걱정은 하실 필요 없습니다, 마법사님. 이곳은 저희 구역이고 제가 동행하는 이상,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요."

뚜껑따개가 기분 나빠하는 기색 없이 능구렁이처럼 웃으며 대답하자, 아도니스는 헛웃음을 뱉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사람에게 약했다. 화를 내거나 빈정대면 똑같이 해줘야 오고 가는 게 있는데, 이런 식이면 제 혼자 화내고 있는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나?

"그래서 아직 멀었어?"


"아뇨, 이제 도착했습니다. 저 2층 건물이지요."

 

그가 가리킨 방향에는 다 무너져 가는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왜 꿈팔이를 찾으시는지 말씀해 주시지 않으실 건가요? 마약 거래……는 아닌 것 같은데요."


"글쎄, 알려줘야 하나?"


"알려주신다면 제가 누님께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죠."

'어차피 동네 건달인데 말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아냐, 돈이 필요해서 우리가 시체 왕의 하수인을 찾으려 꿈팔이를 찾고 있다는 정보를 팔아넘길 수도 있어.'

"의심하고 계시단 건 알지만, 방금 싸움으로 깨달았습니다. 저는 누님과 그 동료 분들이랑 더는 척을 지고 싶지 않아요. 그래 봤자 아까처럼 당하고 말 텐데요. 그리고 그때에는 살아남을 두 번째 기회 같은 건 없겠죠. 차라리 누님의 편에 서서 가르침을 받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멋들어진 아부나 칭찬이 아니라, 철저한 손익계산에서 나온 말이었다. 아마도 아나스타샤의 의중을 눈치챈 걸 테지.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앞서 했던 말보다 이 계산적인 말이 더 신뢰가 갔다. 형체 없는 마음에 기대기보다, 정확한 이득과 계산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안심됐다.

 

그리고 이 구역 생리(生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뚜껑따개를 데려가는 것도, 마약상 패거리를 상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나스타샤는 결국 그에게 말해주기로 결심했다.

"………엘돌란에 있을 시체왕들의 하수인을 찾고 있어. 그들이 호객 광장의 좀비 사건을 일으켰고, 우린 습격받았지. 그리고 꿈팔이가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를 찾아서 조사 중이야."


"그렇군요. 시체왕이라……."

뚜껑따개는 잠시 인상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곧 싱긋 미소 지었다.

"응, 역시 누님 편을 든다고 하길 잘했군요. 저 사람들이 정말 시체왕과 연관되어 있다면,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 장소를 알려준 순간부터 저희 쥐잡이패 역시 표적이 될 겁니다. 살아남겠다고 정보를 판 들, 과연 무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뭐가되었든 죽은 자들을 부리는 자들과 연관이 되어봤자 좋을 것도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그 '조사'에 저도 끼워주실 수 있겠습니까?"

뚜껑따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해내었다.
아나스타샤는 그의 객관적이고 여러 수 앞을 보는 판단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뚜껑따개, '영입'되어 환영하는 의미로 한 가지 더 질문할게. 저 건물에 잠입할만한 루트는 있어?"


"아니요. 길이라고 할만한 건 없어요. 거기다 보시다시피 다 무너져 가는 건물인지라, 2층은 밟기만 해도 부숴질 겁니다. 올라갔다가 크게 다칠까 염려되는군요."


"잠입은 어렵겠네…. 1층 창가는 어때, 거기도 무너질까?"


"지난번 갔을 때, 건물의 1층과 지하는 튼튼했어요. 몸싸움이 벌어지더라도 괜찮을 테죠. 다만…… 토르사, 그러니까 꿈팔이는 동네 꼬마들을 이용해서 극장에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알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내부에도 감시하는 자들이 있을 테고요. 수상한 움직임은 들킬 겁니다."

 

"정면돌파밖에 없겠네."


"그래도 처음엔 대화를 시도해보죠. 의외로 말이 통하는 약장수라는 게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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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따개 바를로

설정/13시대 NPC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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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를로 울손 Barlo Ulson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인간 청년. 본명은 바를로 울손.
엘돌란 평민구역의 터줏대감 건달들인 쥐잡이패의 리더.
창백한 피부와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검은 샤기컷에 어두운 이끼색의 눈동자를 가졌다.
카리스마가 넘치고 말도 잘 하며, 그림자 대공의 매력을 나눠 받은 것 같은 느낌마저 있다. 사람들을 협박해 돈을 강탈할 때도 , 마치 칼로 버터를 자르는 것 같은 부드러움이 있다.
뚜껑따개는 평민구역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다른 깡패들은 무식하고 가난하고 더럽지만 그는 달라 보인다. 그 이유는 그가 과거, 자유를 찾아 가출한 귀족집 도련님이였기 때문일 것이다. 엘돌란의 학교구역에 사는 미스릴학파, 울손 집안의 차남이였다. 마법에 재능이 있던 형과 동생과는 달리, 재능도 관심도 없던 그는 집에서 쫓겨나듯이 나와 혼자만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의 삶이 그때에 비해 더 좋다고 느끼는 것 같다.

아나스타샤를 누님이라고 부르며 따라다닌다.

첫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쥐잡이패 구역에서 아나스타샤에게 시비를 검.

동료로 합류.

관련스토리 : 엘돌란의 그림자



뚜껑따개 (쥐잡이패 리더)
"그 허리띠 정말 멋있군요. 내가 차도 어울리겠어요."
1레벨 리더 [인간형]
행동순서 : +7

숨겨 놓은 쇠막대 +7 vs 장갑 : 4피해
순수 짝수 명중_뚜껑따개는 대상으로부터 이탈하고, 자유행동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원.단도 +9 vs 장갑 : 3피해
사용제한_전투마다 한 번.

애들아, 덤벼라 : 뚜껑따개가 공격할 때마다, 단거리의 동료 하나가 자유 행동으로 근접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체력 32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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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랑아 칼리아

설정/13시대 NPC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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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Khalia

하프엘프 소녀인 칼리아는 14세 고아입니다. 무리를 지어다니지 않고 혼자 지냅니다. 동네의 가게 주인들의 심부름을 하거나, 호객광장에서 공연하는 길거리 악사들의 모자속을 노립니다.
짧은 검은 머리 위에 모자를 썼고, 불필요한 시선을 피하기 위해 남자아이처럼 옷을 입었습니다.
구석에 몰리면 센 척을 합니다. 돈을 주겠다는 사람의 말은 경계는 하지만 경청해서 듣습니다.

첫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빈민구제소에서 일라의 소개로 만남.

관련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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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희망의 일꾼 일사

설정/13시대 NPC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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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Ilsa

흑갈색 단발머리에 에메랄드색의 눈동자를 가진 10대 인간 소녀. 살구빛 얼굴의 콧잔등에 난 주근깨가 눈에 띈다.
빈민구제소에서 작은 방에서 지내며, 세 끼 밥만 얻어 먹고 엘사 화이트로즈를 도와 일하고 있다.
부모 없이 거리를 떠돌던 부랑자였으며, 엘사의 도움을 받아 빈민구제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을 돕고 있다.
엘사를 진심으로 존경하며, 언제나 그의 힘이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 보이는 사람마다 기부를 요청하고 다닌다.

첫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빈민구제소에서 아나스타샤와 코스모스랑 일함.

관련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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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희망의 일꾼 고람

설정/13시대 NPC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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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Goram

연한 초록빛 피부에 검은 머리를 정수리부터 땋아내린, 붉은 눈의 하프오크 남성.
빈민구제소에서 작은 방에서 지내며, 세 끼 밥만 얻어 먹고 엘사 화이트로즈를 도와 일하고 있다.
엘사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과거에 건달이였지만 엘사를 만나고 개과천선했다. 지금은 자신도 엘사같은 사제가 되고 싶어하며, 성격도 많이 온순해졌다. 하지만 빈민구제소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참지 못한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빈민구제소에서 클라인과 일함.

관련 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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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그림자3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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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3



나는 죽음을 겁내지 않는다.
다만 의무를 다 하지 않고 사는 것을 겁낸다.

 


 

등잔 공방에는 밤이 찾아오지 않는다

등잔 공방에 도착할 무렵, 엘돌란에는 밤이 찾아오고 거리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며, 찾아오는 어둠을 몰아내기는 했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하지만 단 한 곳만은 안장 구역의 어느 곳보다도 가장 환하게 빛났다. 등잔 공방은 그 이름처럼 건물이 등잔이라도 되는마냥 빛을 발했다. 이 곳에 있으면 거리에 어둠이 찾아왔다는 걸 모를 것만 같았다.

 

공방은 도시의 불을 밝히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으며, 무척 부산스럽고 바빠보였다.

 

이렇게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환하게 빛나는 곳이 과연 시체왕과 관련이 있는 걸까? 내막은 모르겠지만, 일단 겉보기에는 언데드와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는 장소였다.


하지만 점등사 길드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그레이슨에 대해 더 조사를 하려면 이 곳을 조사하는 수밖엔 없었다.

 

아나스타샤들은 공방에 들어가 접수대로 보이는 곳에 갔다.

"여기가 점등사 길드가 운영하는 곳이 맞나요?"

접수대에 앉아서 석간 신문(夕刊 新聞)을 읽던, 금색의 곱슬머리가 아름다운 여성이 대답했다.

"네, 맞아요. 도시의 밤을 밝히는 일을 하기위해 이 곳에서 등잔을 만들고 점등사들이 일을 하죠. 무슨 일 때문에 찾아오셨나요?"


"사람을 한 명 찾고 있는데요, 그레이슨이라고."


"그레이슨? 죄송하지만 그런 사람은 저희 길드에 없는데요."

거짓말을 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거, 이 길드의 목걸이 아닌가요?"

아나스타샤는 그레이슨에게서 얻은 점등사 길드의 목걸이를 보여줬다.

"어? 저희 길드의 목걸이가 맞아요. 어디서 나셨어요?"


"그레이슨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더라구요. ……잃어버린 것 같던데 여기 오면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아나스타샤는 약간의 거짓말을 보탰다.

"음, 어디서 분실물을 줍기라도 한 건가? 하지만 출근자들 중엔 목걸이가 없는 사람은 없었는데……."

 

접수원은 등잔 공방의 길드원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양 손을 맞부딪혔다.

 

"아! 아브로스가 잃어버린 걸 수도 있겠어요."


"아브로스?"


"네.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 몇 주동안 휴가를 낸 사람인데, 지금 인원들 중에서 목걸이의 주인이 없다면 그 사람밖에 없겠네요."


"아브로스가 갈색머리에다가 숨겨진 장막의 도학자들 출신의…… 그, 평범한 인상의 마법사인가요?"


"음, 그런 편이죠. 조금 인상이 흐릿한…… 아시는 분인가 봐요?"


"아…… 조금."


"그 사람, 그렇게 안 생겨서는 의외로 발이 넓나 보네요. 이번 휴가만해도 그래요. 몇 주동안의 휴가를 허락받다니, 케스미르 가문이나 아를리사 님과 친분이 있는 사람인가?"


"케스미르 가문이요?"


"어머, 엘돌란에 온지 얼마 안 된 분이신가봐요? 케스미르 가는 대대로 점등사 길드의 길드장을 맡아왔던 가문이에요. 아를리사 덴트 님은 등잔공방의 담당 마법사로, 길드장님 다음으로 높은 사람이고요."


"아아………."

아나스타샤는 그레이슨으로 추정되는 아브로스에 대해 몇 가지 더 물어봤다.

 

접수원은 목걸이를 돌려주러 온 주제에 길드원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것에 대해 수상하게 여기긴 했지만, 묻는 말에 전부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등잔 공방 사람들은 해당 사건과 전혀 연관이 없는 평범한 사람 같다는 것이었다. 호객 광장에서 일어난 좀비 사건을 두려워하기도 우스꽝스럽게 여기기도 하는 거리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결국 등잔 공방에서 얻은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브로스에 대한 것도 별거 없었다. 등잔 공방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퇴근했다. 말수가 없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게 아브로스에 대한 모든 것이었다.

'그레이슨, 아니 아브로스는 그냥 점등사 길드에 소속되어 있을 뿐, 길드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건가?'

생각에 잠겨 있는 아나스타샤를 바라보며, 접수원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목걸이는 아브로스가 휴가가 끝나고 돌아오면 돌려주도록 할게요. 여기까지 가지고 와주셔서 고마워요."


"아, 여기 로브도 같이 있어요."


"어머나, 로브 채로 잃어버렸나 보네……. 웬일이래."

목걸이와 로브를 동시에 잃어버렸고, 그걸 등잔 공방에 대해 캐묻는 자가 가지고 왔다. 수상하게 여길 법도 하건만, 안이한 접수원은 아무런 의심 없이 로브를 건네받았다.


"여기서 실마리가 끊겼군요."

클라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네요. 그래도 아직 범인이 있을만한 곳이 남아있잖아요? 사원 구역이요."


"거기서 화장한 시체가 좀비 중 하나로 나타났다고 했었지요."


"네, 아브로스가 호박 수레를 준비하면서 사원 구역의 시체까지 손을 썼다고 보기 힘들잖아요."


"화장한 시체가 좀비가 되었을리는 없으니, 분명 사제 중 하나가 빼돌린 거겠군요."

 

"분명 공범이 있을 거에요. 주모자라면 좋을텐데."

 

코스모스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제 중에서 시체왕의 추종자가 있다라……. 개인적으론 믿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자가 있다면, 과연 그런 자를 사제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건지…… 시체와 너무 오래 있었던 걸까요. 그게 그를 오랫동안 시험에 들게 한 걸지도."


"글쎄요. 사람은 자신의 적에게마저도 공감을 해서 타락한다고들 하잖아요. 반대로 그런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에 선해질 수도 있고. 하지만 이해에도 여러 방법이란게 있잖아요. 시험에 들었더라도 전부 시체왕의 추종자가 된다던가, 극단적으로 바뀌지 않아요. 만약 사제 중에 흑마법사가 있다면, 그건 배교자(背敎者)가 아니라 처음부터 빛의 신을 믿지 않은 자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아요, 코스모스."

 

"그렇겠지요……."

 

"그나저나 사원 구역의 사제가 관여되었다는 명확한 물증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아나스타샤들은 망자의 금고를 조사하기 위해 몰래 잡입한다든가, 사제에게 매료 마법을 쓴다든가, 황제의 어명이라고 월권(越權)을 사용한다든가,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 봤다.

 

"어찌되었든 지금 사원 구역을 찾아가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지금 찾아간다면 몰래 잡입하는 것조차 변명의 여지 없이 무덤 도굴꾼으로 오해받기 십상일 것입니다."

 

코스모스의 말이 옳았다. 범인이 사제라면 어쩔 수 없이 계속 사원에 머물러야 할테니, 날이 밝은 다음 찾아가기로 했다.

아나스타샤들은 새 숙소를 구하는 걸 우선시했다.


안장 구역의 '공중 침대'라는 여관은 보다도 고급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특히 침대가 일품이었는데, 깃털로 만들어진 침대는 상당히 푹신해서 공중에서 잠드는 기분이 들었다. 실로 여관의 이름에 어울리는 시설이었다.

아나스타샤들은 혹시모를 암살자들을 대비해 4명이 같은 방에서 자기로 했다.

 

다행히도 간밤에 침입자는 없었으나, 클라인이 제대로 잠을 못이룬 것 같았다. 불침번을 선 모양이었다.

 

아나스타샤는 아직 클라인과 어색했지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클라인, 음…… 안 피곤해요?"


"네, 괜찮습니다. 하루이틀 밤새는 일은 별 일 아닙니다. 이런 때이니, 불침번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나름대로 경계하며 선잠 자고 있으니까 굳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 그냥 편하게 주무세요. 제 귀가 왜 이렇게 길고 크겠어요?"

 

자신의 귀를 쭉쭉 늘이듯이 만지며 클라인을 설득했지만, 그는 그저 조용히 미소지을 뿐이었다.

'들을 생각이 없군.'

 


 

망자의 금고

아침이 밝자마자 아나스타샤들은 사원 구역으로 향했다. 사원 구역은 평민 구역의 동쪽에 있는 문을 통해서만 갈 수 있었다.

꽤 멀리까지 돌아 도착한 사원 구역은, 평민 구역이나 안장구역에 비하자면 작은 곳이긴 하지만 있어야 할 것들은 전부 자리하고 있었다. 사제들을 위해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식당도 있었고, 예배를 보러오는 이들을 상대로 부적이나 팔찌 같은 잡동사니들도 파는 종교적인 기념품 가게도 있었다.

납골당의 위치를 모르는 아나스타샤들은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나 사제들에게 망자의 금고 위치를 물어물어 찾아갔다.

때로 길이 막힐 때는, 가장자리에 앉아 돈을 받고 점을 쳐주는 예언자라 하는 점술가들에게 오늘의 운세 같은 걸 보면 길을 알려주곤 했다. 그 길이 전부 맞는 건 아니었고, 돈만 받고 사기치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 알려준 길로 갔으나 막다른 길에 도착해 버렸을 땐,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로 사기꾼을 찾아갔지만 이미 도망간 뒤였다.

 

어찌저찌 망자의 금고에 도착했을 때 본 건물은, 헤멨던 것이 무색하게도 사원 구역의 크고 작은 사원과 신전들 중에서 가장 크고 눈에 띄는 건물이었기에 허망함은 더했다.

"처음은…… 정직하게 시도해 볼까요? 들어가서 조사하게 해달라고."

 

클라인이 말했다.

 

"그 다음은 소속을 밝히도록 하죠."

 

그리고 아도니스가 말했다.

 

"그래도 퇴짜 맞으면 마법을 걸어요."

 

코스모스는 말이 없었다.

 

아나스타샤는 숨을 고르고, 망자의 금고의 입구에 들어섰다. 그러자 그 앞에서 경비를 서던 사제 두 명이 앞을 막아섰다.

"이 곳은 아무때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오."

 

"저희는 전 날 호객 광장에서 일어났던 좀비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어요. 탐문을 하니, 좀비 중 하나가 이 망자의 금고에 안치되었던 시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망자의 금고에서 장례를 받았을 터인 시신이 좀비가 되어 광장에 나타났다는 말에 사제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둘 중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자가 사제를 진정시키더니 입을 열었다.

 

"저희들이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 같군요. 오데사님을 불러오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색으로 물들어가는 금발 머리를 뒤로 단단히 묶은 작은 체구의 여성이 사제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다른 사제들도 입은 빛의 사제의 정식 복장에 대사제의 상징을 붙였을 뿐인데도 상당히 권위 있어 보였다.

 

"무슨 일이시죠? 저희 납골당에서 장례를 치른 시신이 좀비가 되었다는 소리를 하시던데, 킁."

 

"호객 광장의 상인이 자신의 친구 콜른이 좀비가 되어 나타났다고 하던데요. 일주일 전 여기서 장례를 치뤘다는데……"

 

"그런 황당무계한 주장만 믿고 여기까지 오신 건가요? 저희들은 죽은 사람들이 영면에 들 수 있도록 킁, 장례의 절차를 완벽하게 따르고 있습니다. 거기다 화장까지 된 유골이 시신이 되었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는 비염 끼가 있는 듯, 종종 코를 훌쩍이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크음, 그런 말도 안되는 주장은 덥썩 믿으시면서 사제들은 믿지 못하시니 통탄을 금치 못할 따름입니다."

 

주변의 사제들은 늘상 있는 일인 것처럼, 오데사가 코를 훌쩍이는 것보다 오데사의 기분을 더 신경 썼다. 아나스타샤들이 더 이상 오데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를 노심초사 하면서.

 

"네, 아무래도 그게 믿기지 않아서요. 사제님들을 못 믿는다기보단 그 사람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애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일개 개인의 말의 신빙성을 왜 증명해 드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조사랍시고 납골당을 휘저으면 죽은 이들의 영면을 방해할 뿐입니다, 킁."

 

오데사는 조사를 하게 해줄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코스모스, 오데사 교섭, 기능 판정 : d20(11)+매력(1)+레벨(1)+종교인(1)+대사제(2) vs 보통(15) / 성공

 

그 때, 코스모스가 앞으로 나섰다.

 

"……아나스타샤, 제게 맡겨 주시겠습니까?"

 

'코스모스에게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걸까?'

 

코스모스는 결심을 굳힌 표정이었다. 거기다 그는 빛의 신이 직접 그 손으로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종족인 신성족이기도 하고,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빛의 신을 섬기는 일을 했다고도 하니, 맡겨보기로 했다.

 

"사제분들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빛의 신을 섬기는 이들이 신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는 같은 신을 모시는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자가 없을테니 말입니다."

 

사제들은 코스모스의 말에 집중했다.

 

사제들은 신성족을 환영하는 많은 부류 중 대표적인 하나였다. 빛의 신을 섬기는 사제들이 빛의 신의 피조물을 싫어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오데사 역시 화를 누그러트리고 코스모스의 말을 들었다.

 

"……하지만 빛의 신을 모독하는 자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공존하고 있고, 그들은 신과 사제들을 음해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제분들이 자신의 일을 충분히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궁지에 몰아넣고자 사원과 납골당에 잠입해서 몰래 일을 꾸미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하지만, 킁, 저희는 망자의 금고의 경비도 충분히 서고 있습니다. 낮에는 저희가 금고에 있고 밤에는 은방패대 분들이 직접 이 곳을 순찰해 주시니까요."

 

"악의 무리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습니다. 경비가 있음에도 숨어드는데 도가 튼 자들이 넘쳐나고 말입니다. 저희처럼 당당하게 정문으로 출입을 하는 자는 드물겠지요."

 

"숨어 있을 수도 있다. 큼, 이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소리 아닌가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데사 님. 오데사 님도 아시겠지만, 빛의 신께선 행동하는 자를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저희의 요청은 그저 어차피 늘상 하는 신앙의 재확인, 그 뿐이지 않습니까. 내부에 숨어든 적이 없다면 평소와 다름 없는 납골당 관리 증명에 빛의 신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만약, 존재한다면요?"

 

"적이 숨어든 것이 어찌 사제 분들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는 빛의 신께서 보시기에 아직 어린 양들입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행동을 보여 숨어든 적을 처리한다면 그야말로 이곳과 대사제님과 빛의 신의 명성을 드높이는 일이 되겠지요."

 

오데사는 대사제라는 말에 잠깐 반응했다. 그 반응은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작은 동요였다. 코스모스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저희는 황궁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황태자 후보이신 아나스타샤 님께서 후계자 선발 대회를 위한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좀비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오데사님께서 도와주신다면 분명 황제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물론 황제의 큰 우군인 대사제님께서도 좋아하실테고 말입니다."

 

오데사는 후계자 경연대회의 후보자에 대해 잘 몰랐다. 그만이 그런 건 아니었으니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황제의 후계자를 선정하는 대회인만큼 그 대회 자체에 대해서는 제국 곳곳에 알음알음 알려졌지만, 선발 대회에 참여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였다. 제국은 넓은 곳이고 황제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후계자도 아니고 후보자를 어찌 알겠는가?

후계자 선발 대회에 참여하는 이들은 태생이 황족이니 참여할 수 있었겠거니 하는 정도.

 

오데사가 가진 지식도 딱 그 정도였다.

 

오데사는 생각했다. 코스모스네 일행이 황제의 후계자가 되든 말든, 어찌되었건 황족은 황족. 그렇다면 자신이 추후에 산타 코라에 있는 빛의 성당에 들어가서 일하게 될 때의 연줄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거기다가 이들의 신분은 확실하다. 신원이 증명된다면 납골당에서 몹쓸 일을 저지른다거나, 좀비 사건을 자신들에게 떠넘기는 파렴치한 짓을 하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킁, 그래요. 쓸데 없는 오해는 더 이상 받기 싫으니, 이번 한 번만 조사를 허락해 드리지요. 단, 저희 측 사제도 같이 동행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정도는 당연한 요구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데사는 아나스타샤들에게 토마스라는 하급 사제 한 명을 붙여주었다.


토마스는 25세의 청년이었다. 나이와는 다르게 반질반질하게 기름이 뜬 얼굴과 정수리가 벗겨진 머리가 눈에 띄는 남자였다.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대화에 굶주려 있었던 것처럼 아나스타샤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왔다. 특히나 엘돌란 바깥의 일들을 상당히 궁금해 했다. 그는 엘돌란은 커녕 사원 구역 밖으로도 나가본 적 없는 사람 같았다.

 

아나스타샤는 그를 적당히 상대해주면서 따라갔다.

모든 사제들의 가시돋힌 시선을 받는 와중에, 토마스에게까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유골함들을 보관하는 납골당은 상당히 깊은 곳에 있었다 몇 번이고 계단을 내려가고 장례실도 몇 개를 지나서야 납골당에 들어갔다. 입구에는 안치된 사람들의 이름이 철자 순으로 적혀 있었다. 이곳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공간이 부족할 때마다 구멍을 파서 만들어서인지 길이 상당히 복잡하고 많았다. 마치 개미굴 같기도 미로 같기도 했다.

 

토마스는 등잔을 들고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 아마도 콜른을 비롯한 평민들이 안치된 곳으로 안내했다. 평민 납골당은 다른 곳들보다 비좁은 통로 좌우에, 한 칸에 유골함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크기의 구멍이 뚫린 선반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 선반이 유골함을 보관하는 묘실 같았다.

묘실들은 모두 구멍에 딱 맞는 벽돌로 봉해져 있었고, 그 위에는 시체왕의 부름에 시신이 답하지 않도록 성호(聖號)가 그려져 있었다. 역시나 오래된 곳인만큼 성호도 많이 바래져 있었다.


콜른이 안치된 묘실에 다다랐을 때, 토마스는 이상함을 느꼈다. 사제인 토마스가 아니라 문외한인 아나스타샤가 봐도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콜른의 묘실로 확인되는 벽돌 뚜껑은 성호가 긁혀서 지워져 있고, 석회도 제대로 발라지지 않아 누군가 쉽게 손 댈 수 있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토마스는 서둘러 벽돌을 치워 보았다. 유골함 안에 있어야 할 유골이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죠?"

 

"자,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랜든! 랜든을 찾아야 합니다! 이 구역을 담당하는 자가 랜든 사제입니다. 그가 왜 유골이 없는지 알 겁니다. 단순히 다른 곳에 안치한 것일 수도 있고요……."

 

토마스는 혼란스러운 듯이 랜든의 이름만 반복했다.

그의 말대로 랜든이란 사제를 찾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랜든을 찾기 위해 그의 인상착의를 묻자, 소년 같이 높은 목소리가 묘실에 울려퍼졌다.

 

"멍청이들아! 대사제와 허접한 의식 따위가 너희를 영원히 보호해줄 거라고 생각했냐? 두고 봐라. 외눈의 왕이 승리하시는 날이 올 거야! 그러면 너희들도 그 발 밑에 엎드릴 거고! 아니, 너희들은 아니지…. 왜냐하면 여기서 죽을테니까!"

 

말소리가 끝나자, 주문 몇 마디를 읊는 소리가 들려왔다.

 

"언데드를 일으키는흑마법 주문이에요! 아나스타샤, 무기를 준비하세요!"

 

아도니스가 경고하자마자 랜든의 의식 마법이 발동했다. 납골당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모두를 다 죽이라 명령했다.

 

"랜든!!! 이 빌어먹을 자식!! 망자의 금고 사제들과 대사제님을 배신했구나!"

 

토마스는 부들부들 떨며, 욕설을 퍼부었다. 납골당에 울려퍼진 목소리의 주인이 우리가 찾으려던 랜든인 것 같았다.

 

랜든은 쉰 한숨 같은 소리를 냈다. 납골당이 좁은데다 통로가 많으니 소리가 이리저리로 울려퍼져, 그가 있는 방향을 알 수가 없었다.

 

곧 이어 벽돌이 돌바닥에 턱, 턱,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석회가 발라져 있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묘실들이었다.

 

그곳에서 등잔 빛 가장자리에 뼈와 힘줄로만 된 사람 그림자가 기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한두 구가 아니었다. 뒤를 따라 줄줄이 비슷한게 더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어떤 놈들은 텅 빈 해골 눈 구멍에서 푸르스름한 보라색 빛을 뿜고 있었다. 총 두 집단이 앞 뒤를 전부 포위한 채로 아나스타샤들에게 다가왔다.

 

그 모습에 아까까지 욕짓거리를 내뱉던 토마스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아나스타샤는 침착하게 상황을 살폈다.

 

아나스타샤들을 공격하려 다가오는 두 집단은 스켈레톤(skeleton) 8구였다. 눈에 불을 켠 해골은 차림새—화장은커녕 안치실에 보내진 시체에 손도 대지 않았던 것인지, 생전에 입었으리라 추측되는 로브가 입혀져 있었다—로 보아 마술사로 확인되는 해골 2구, 비교적 평범한 해골이 6구.

 

그리고 아나스타샤들이 서 있는 곳은 가로 10m 세로 20m 정도의 방이었고, 앞뒤로 3m 폭의 아치가 있어 복도로 이어져 있었다. 그 복도는 작은 복도들이 여러 갈래 뻗어나가는 구조였다.

 

스켈레톤들은 두 출구에서 접근해와 완전히 포위하는 형태였다.

그것들은 자신들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양조장에서 봤었던 드워프 해골처럼.

 

"마법사 스켈레톤은… 죽어서도 마법을 쓰나요?"

 

"시체에도 잔여 마력은 남아있으니까요. 애초에 흑마법으로 부활한 몬스터들이니 생전에 쓰던 마법이 아닌, 리치(Lich)들처럼 흑마법을 구사할 거에요."

 

아도니스의 말대로라면 가장 뒤에 있는 저 해골들은 마법도 쓸 것이다.

 

'위험하겠는데……. 마법을 쓰는 스켈레톤만 두 구라니.'

 

불리한 상황에 인상을 찌푸리던 아나스타샤는 언데드들이 신성에 취약하다는 걸 기억해 냈다.

 

"토마스 씨, 신성을 사용하실 수 있죠? 사제니까요."

"저, 저 그게…… 저는 하급 사제이기 때문에 정식 신성 주문은 사용할 줄 모릅니다. 그, 의식의 절차만 기억하고 있어서… 전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토마스는 눈을 피했다.

 

'………챙겨야 할 것만 늘었군.'

 


 

하급사제 토마스

"제발 여기서 도망치게 해주세요!"

보통 0레벨 비전투자 [인간형]
행동순서 : +3

날 해치지 마 : 토마스는 구석에 숨으려고 합니다. 누가 막지 않으면 한 둘 정도는 토마스를 공격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토마스는 벗어나기를 시도하고 도움을 청할 것입니다.

여기서 벗어나게 해줘! : PC들이 양쪽 출구를 탄탄히 지키고 있으면 토마스는 매 라운드 극복 판정을 합니다. 실패할 경우 토마스는 PC들을 지나쳐 도망치려다가 해골들에게 막힙니다.

체력 15 / 장갑 12 / 신방 11 / 정방 11

 

망자의 금고 해골
"아아아아아아……"
1레벨 조무래기 [언데드]
행동 순서 : +6
취약 : 신성
뼈 손가락 +6 vs. 장갑 : 3 피해
무기 저항 16+ : 해골들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 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망자의 신속함 : 특수한 의식 마법 덕분에, 이 해골이 속한 무리는 행동 순서를 판정할 때 d20을 두 번 굴리고 높은 쪽을 취합니다.
체력 6 / 장갑 16 / 신방 14 / 정방 11

 

해골 마술사
"우리의…… 안식을…… 방해하지 마라."
2레벨 술사 [언데드]
행동 순서 : +7
취약 : 신성
갈퀴 같은 뼈 +6 vs. 장갑 : 4 피해
원.푸른 광선 +6 vs. 신방 (같은 집단에 있는 단거리의 적 둘까지) : 4 마력피해
순수 짝수 명중_대상은 해골 마술사의 다음 차례가 시작될 때까지 취약해집니다.
무덤의 부름 : 전투마다 한 번, 해골 마술사는 짧은 행동으로 보통 극복 판정을 하여 쓰러진 조무래기 동료를 도로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1d2구의 망자의 금고 해골이 그 무리의 차례가 되었을 때 일어납니다. (그때가 될 때까지 이 해골들은 공격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무기 저항 16+ : 해골들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 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체력 30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6


배치

 

 


300x250

 

행동순서 판정 : 망자의 금고 해골 1,2,3 (26), 해골마술사1 (25), 아나스타샤 (21), 토마스 (21), 해골 마술사2 (16), 코스모스 (13), 망자의 금고 해골 4,5,6 (12), 아도니스(11), 클라인 (5)

 

망자의 해골1, 아도니스에게 접근.
망자의 해골2, 코스모스에게 접근.
망자의 해골3, 코스모스에게 접근.
해골마술사1, 앞으로 전진,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
아나스타샤, 해골4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토마스, 왼쪽 관 뒤로 이동해 숨음.
해골마술사2,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 해골2에게 접근, 근접공격, 5피해.
해골4, 아나스타샤쪽으로 이동.
해골5, 클라인쪽으로 이동.
해골6, 클라인쪽으로 이동.
아도니스, 해골 마술사1에게 냉기광선, 16냉기피해.
클라인, 이동행동, 해골5에게 접근, 해골5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자유행동, 만회의 일격, 정밀공격, 7피해.
해골5, 전투불능.
해골6, 2피해.
언데드에게 유리한 환경 극복판정 : 쉬움(6) 성공.


스켈레톤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토마스는 소리를 지르며 왼편의 묘실 선반 뒤로 몸을 숨겼다. 차라리 그 편이 토마스를 신경 쓰지 않고 전투를 할 수 있어 다행일지도 몰랐다.

 

'언데드들에게 들키지 말고 잘 숨어 있으세요.'


아나스타샤들은 차분히 근처의 스켈레톤부터 해치워 나갔다. 스켈레톤들은 양조장의 드워프 해골이랑 달리, 내구성이 약해 픽픽 쓰러졌다.

 

"급하게 만들었나? 왜 이렇게 약해?"

 

아나스타샤가 그 말을 하기 무섭게 랜든의 주문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납골당의 공기가 탁해지는 것을 느꼈다. 구역질 나는 냄새, 온몸에서 구더기가 기어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역한 나머지 숨을 들이킬 수 없었다.

 

"시체의 부패 가스를 풀어 놓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한 번 중화 시켜보겠습니다."

코스모스는 기도문을 외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러는동안 숨을 참으면서 코스모스가 공격 당하지 않게 보호했다.

코스모스 부정한 기운 정화 기능판정 : d20(11)+민첩(2)+레벨(1)+종교인(1) vs 보통(15) / 성공

코스모스의 기도가 끝났을 땐, 공기가 한층 가벼워졌고 해골 마법사를 제외하고 모든 스켈레톤들을 쓰러트린 후였다.

 

"……액시스에서 유행하던 전담 소설에서 해치웠다, 약하네, 죽은 건가, 이런 말을 하면 적들이 일어나 다시 공격해 온다는 클리셰가 있었어요. 딱 그 꼴이네요.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야 겠어요…."

 

아나스타샤는 흑마법사 주제에 쪼잔한 녀석이라며 투덜거렸다.

고조주사위1
해골1, 아도니스에게 접근, 아도니스 공격, 3피해.
해골2, 코스모스 공격, 3피해.
해골3,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3피해.
해골마술사1,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아나스타샤, 짧은행동, 무기 교체, 해골3에게 접근, 쌍수 근접공격 , 완전히 빗나감, 2피해, 코스모스에게도 피해, 2피해.
토마스, 여전히 숨어있음.
해골마술사2, 앞으로 전진, 클라인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코스모스, 짧은행동, 자신을 안수치료, 5회복, 해골2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해골2, 전투불능.
코스모스, 이동행동, 해골3으로부터 물러서기 판정, 물러나기 실패.
해골4, 토마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토마스, 물러서기 판정 , 물러나기 성공, 북서쪽의 관 뒤로 숨음.
해골6,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아도니스, 이동행동, 해골1로부터 물러서기 판정, 물러서기 성공, 방의 중앙으로 이동, 아도니스 해골4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클라인, 해골6 근접공격, 대성공, 24피해.
해골6, 전투불능.
해골4, 전투불능.
클라인, 이동행동, 빠르게 남쪽 출구로 이동, 자유행동, 해골마술사2 이어베기, 8피해.


스켈레톤들과의 싸움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하기사 소설 속 클리셰를 말하며 실없는 소리를 말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새 해골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해골 마법사는 해골 조무래기들이 쓰러지자,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덤의 부름을 받은 해골 조무래기들이 다시 뼈가 맞춰지기 시작하며 일어섰다.

"다시 되살아 났어……! 이래선 끝이 없겠어요!"

 

아도니스는 타겟을 바꾸기로 했다. 해골 마법사를 먼저 쓰러트리면 조무래기들도 더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클라인과 코스모스도 아도니스의 생각을 눈치채곤 해골 마법사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끝없이 되살아나는 조무래기 해골들이 그들의 앞을 막았다.

 

아나스타샤는 또 다른 해골 마법사를 향해 활을 조준하며 외쳤다.

 

"반대편의 해골 마법사는 제가 상대할게요. 코스모스와 클라인은 조무래기들을 막아주세요!"

고조주사위2
망자의 금고 해골 7,8 남쪽 출구에서, 해골 마술사3 북쪽 출구에서 등장.


행동 순서 판정 : 망자의 금고 해골 1,3 (26), 해골 마술사 1 (25), 아나스타샤 (21), 토마스 (21), 해골 마술사3 (20), 해골 마술사 2 (16), 망자의 금고 해골 7,8 (15), 코스모스 (13), 아도니스 (11), 클라인 (5)

해골1, 아나스타샤 공격, 빗나감.
해골3, 코스모스 공격, 3피해.
해골마술사1, 토마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토마스, 도와달라고 소리침.
아나스타샤, 해골1 쌍수 근접공격, 빗나감, 2피해.
토마스, 남쪽의 관 뒤로 숨음.
해골마술사3, 앞으로 전진,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자유행동으로 무덤의 부름, 해골4,5 준비.
해골마술사2,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 빗나감, 자유행동, 무덤의 부름, 해골6 준비.
해골7, 클라인쪽으로 이동.
해골8, 해골마술사2 뒤로 이동.
코스모스, 해골3 근접공격, 13피해.
해골3, 전투불능.
해골1, 전투불능.
코스모스, 이동행동, 북쪽출구쪽으로 이동.
아도니스, 해골마술사3에게 산성화살, 빗나감, 5부식피해.
클라인, 해골마술사2 강타 선언, 해골마술사2 근접공격, 11피해, 강타, 6추가피해.


아나스타샤는 해골 마법사의 마법을 피하며 활을 쏘아댔다. 아무래도 '해골'인지라 뼈 사이사이로 화살이 빠져나가 맞추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화살 한 개가 해골 마법사의 빛나는 눈구멍을 뚫고 지나갔다.

해골 마법사는 갑자기 목을 360도로 돌리며 기괴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기기기긱! 끼기기긱기긱!!

 

고장난 인형처럼 움직이던 해골은 그대로 관절 마디마디 부숴졌다.

 

아나스타샤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해골 마법사들의 약점이 눈인가 봐요!"

 

아도니스는 아나스타샤의 말을 듣고 해골 마법사의 두개골을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다. 결국 양쪽 입구를 막던 해골 마법사는 전부 쓰러지고, 해골 조무래기들도 더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소란이 잠잠해지자, 묘실 선반의 뒤쪽에 몸을 숨기고 있던 토마스도 나와 주변을 살폈다.

 

"저, 전부 해치운 건가……?"

 

"아니, 그런 말은 하지 말라니까요!"

 

토마스의 말에 아나스타샤가 버럭 소리질렀다.

 

아니나 다를까, 북쪽 복도에서 해골 마법사 한 구와 그것이 이끄는 해골 조무래기 무리가 더 나타났다.

 

"으아아악!!"

 

해골 마법사는 나타나자마자 눈 앞의 토마스에게 푸른색의 광선을 쏘았다. 광선에 직통으로 맞은 토마스는 고통에 바닥을 구르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쯧."

 

아나스타샤는 혀를 차곤, 해골 마법사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고조주사위3
해골4,5,6 부활.


행동 순서 판정 : 해골 마술사 1 (25), 아나스타샤 (21), 토마스 (21), 해골 마술사 3 (20), 해골 마술사 2 (16), 망자의 금고 해골 7,8 (15), 망자의 금고 해골 4,5,6 (15), 코스모스 (13), 아도니스 (11), 클라인 (5)

해골마술사1,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아나스타샤, 이동행동, 북쪽 출구로 이동, 짧은행동, 무기교체, 해골마술사1 원거리공격, 11피해.
토마스, 일반행동, 여기서 벗어나게 해줘, 극복판정 실패, 남쪽 출구에서 막힘.
해골마술사3,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해골마술사2, 클라인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해골7, 토마스 공격, 3피해, 자유행동, 살려달라고 소리침.
해골8,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해골4, 아도니스 접근, 공격, 3피해.
해골5, 토마스 접근, 공격, 3피해.
해골6, 클라인 접근, 공격, 3피해.
코스모스, 해골마술사1 접근, 근접공격, 11피해.
해골마술사1 전투불능.
아도니스, 이동행동, 물러서기 판정 성공, 해골4로부터 뒤로 물러남, 해골4 냉기광선 , 16 냉기피해.
해골4, 전투불능.
해골5, 전투불능.
해골6, 4피해.
클라인, 해골마술사2 근접공격, 11피해.
해골마술사2, 전투불능.


북쪽에서 나타난 해골 마법사가 끝이 아니었다. 남쪽 복도에서도 새로운 해골 마법사가 등장했다.

 

코스모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대체 얼마나 많은 시신의 장례 의식을 치르지 않은 건지. 이건 죽은 자들에 대한 모독이자 직무유기입니다."


그동안 토마스는 진정이 됐는지 스켈레톤이 정리된 북쪽 통로로 빠져나가려 했다. 그 모습을 보니, 아나스타샤는 차라리 토마스가 탈출하는 건을 도와 지원 병력을 부르는게 빠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토마스 씨, 빠져나가게 되면 꼭 신성을 사용하실 수 있는 사제 분들을 지원 병력으로 데려와 주세요."

 

"네, 네! 그럼요!"

 

아나스타샤는 토마스를 에워싼 조무래기 해골 몇을 처치했다.

토마스는 스켈레톤들이 없어지자마자 빠르게 납골당을 빠져나갔다.


고조주사위4
아나스타샤, 해골마술사3에게 원거리 공격, 8피해.
토마스, 일반행동, 이 곳에서 나가게 해줘 판정 성공, 무사히 빠져나감.
해골마술사3,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해골7,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3피해.
해골8, 클라인 공격, 빗나감.
해골6, 클라인 공격, 3피해.
코스모스, 해골마술사2 신앙의 투창, 8신성피해.
해골마술사3, 전투불능.
아도니스, 해골7 냉기광선, 10냉기피해.
해골7, 전투불능.
해골8, 4피해.
클라인, 해골8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이후 남쪽에서 나타난 스켈레톤들도 빠르게 처리했다.

 

잠시 쉴 틈이 생겨 한숨 돌리는 사이, 쓰러진 스켈레톤들의 뼈 사이로 장신구 몇 개가 보였다. 스켈레톤들이 생전에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유족들이 납골함에 같이 넣어달라고 전달한 것들이겠지.

 

아나스타샤는 해골들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해골들도 원래는 평범한 사람들이였겠죠. 죽어서 안식을 찾지 못하고 이런 일에 이용되다니……."


고조주사위5
아나스타샤, 이동행동, 방의 중앙으로 이동, 해골6 원거리공격 , 빗나감, 1피해.
해골8, 클라인 공격, 빗나감.
해골6, 클라인 공격, 빗나감.
코스모스, 해골6에게 신앙의 투창, 빗나감, 1피해.
해골6, 전투불능.
아도니스, 해골8 냉기광선, 21냉기피해.
해골8, 전투불능
.


분노할 틈도 없었다. 양쪽 복도에서 또다시 삐걱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나스타샤들은 다시 무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삐걱대는 소리 사이로 다른 소리도 같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급한 구두 소리, 기도문을 외는 사람들의 목소리,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하얀 빛.

 

"토마스가 사제들을 불러왔나 봐요."

오데사와 사제들이 도착했다.

 

그는 납골당에 나타난 해골 무리에,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무래도 토마스가 제대로 상황 설명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나스타샤가 입을 열려는 때, 오데사의 뒤에서 토마스가 나타났다.

 

"랜든의 짓입니다! 그 녀석, 대사제님을 배신하고 시체왕에게 붙은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정말로 자신이 운영하는 납골당에, 시체왕의 수하가 사제로서 숨어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충격을 받든 말든, 이곳에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 지원 병력이 왔다면, 아나스타샤들은 랜든을 쫓아야 했다.

 

"랜든을 찾아야해요!"

 

아나스타샤의 목소리에 오데사는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아…… 아뇨, 안 됩니다. 우선 현장의 조사부터. 킁, 훌쩍, 이게 정말 사실인지 확인해 봐야 겠어요. 오래 걸리지 않는 일이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어차피 랜든을 붙잡는 건 어려울 겁니다. 이 곳은 묘실도 많고 길도 많아 비밀 통로가 상당히 많거든요. 그는 이곳의 전담 사제였으니, 킁, 진작에 빠져나갔을 겁니다."

 

"아직 모르잖아요! ……아니, 일단 빨리 조사해 보세요. 끝나고 알아서 추적해 볼테니."

 

괜히 의심을 심어줄 필요는 없었다. 떳떳하다는게 증명된다면 어쩌면 사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존, 당신은 마법으로 마력 흔적 조사를. 그리고 신성을 사용할 수 있는 사제들은 대사제의 의식을 진행해서 납골당 전체를 진정시키세요. 나머지 사제들은 해골들을 일으키는 마법진을 찾아 지우고 대사제의 상징을 다시 새기시고요."

 

오데사는 사제들에게 역할을 분담해 현장의 조사를 시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법의 사용 흔적이 랜든에게서 나온 것이 맞다는 것을 밝혀냈다. 해골들도 더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직 세부적인 조정은 남아 있는 것 같았지만, 그건 사제들의 몫이였다.

 



조사가 끝나길 기다리던 아나스타샤는 결과가 나온 것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


"끝났으면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킁, 그 부분에 관해서는…… 죄송하지만 이 곳을 무작정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 개미굴 미로 같은 곳에서 길을 잃기라도 하신다면 저희 측에서 바로 찾아낼 수도 없고요. 설마 시체들 사이에서 조난 당하고 싶으신 건 아니시겠죠? 킁, 일단 마법으로 랜든의 경로를 탐색할거긴 하지만 넓이가 넓이인지라 며칠은 걸릴 겁니다."

랜든을 당장 붙잡기 어렵다는 말에 아연실색했다.

 

'범인을 놓칠 줄이야……. 이래선 사건을 더 조사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대신에 랜든의 방을 조사하는 걸 허락해 드리죠. 이 정도의 언데드라니…… 킁, 하루 이틀 한 짓이 아니란 소리겠죠. 지금까지 그 자의 행실을 꿰뚫어 보지 못한게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어쩌면 그 자의 방을 뒤져보면 무언가 더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랜든의 방이라도 조사할 수 있는게 다행이었다. 아나스타샤는 별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나스타샤들은 오데사의 뒤를 따라서 납골당을 나와 사제들의 방이 있는 2층으로 향했다.


랜든의 방에서 몇가지 증거를 찾아낼 수 있었다.


먼저, 점등사 길드의 지난 일주일 간의 가로등 점등 스케줄이 적힌 종이가 있었다.

 

엘돌란의 거리는 가로등이 많아, 밤에도 환한 편에 속해서 비밀스러운 범죄를 저지르기에 적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종일 밝은 건 아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점등사들이 불을 켜기까지의 공백 시간이 존재했다.

랜든은 그 시간대에 시체를 옮기려 했을 것이다. 스케줄 표를 어떻게 구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사제들이 굳이 점등 스케줄을 알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 증거물이 현 상황에서 딱히 도움되지는 않았다. 심지어 이것만 놓고 보면 시체왕의 추종자라고 확신하기도 힘든 증거였으니까.

 

다음으로 찾은 증거는 책 한 권이었다.

 

기도책들이 놓인 작은 선반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신성을 쓰는 자가 죽은 인간형 생물의 잔여 생명력을 거두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한 권 있었다.

일반적인 사제가 이런 흑마법을 다루는 책을 가지고 있을 리 없었다. 흑마법사들을 상대하기 위해 그 원리에 대해 탐구하는 경우가 왕왕 있긴 했지만, 실제 흑마법을 사용한 랜든이 사제로서 이 책을 읽었을 리 없었다. 납골당에서 해골들을 일으킨 것도 이 책에서 배운 것을 활용한 것이었겠지.

 

더불어 그 책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 더 있었다. 책 사이에 대충 접혀서 끼워져 있는 메모였다.

 



랜든이여, 네 노력이 가상하다. 주인님의 최근 명령에 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그 분의 힘은 매 주 강해진다.


재고가 부족함은 알고 있지만, 작업이 중대한 지점에 달해 신선한 시체가 더 필요하다.

어쩌면 이번 습격에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평민 구역의 꿈팔이와 함께 있는 파울로스를 찾아가 지시를 받아라.



"그 분이란 건 역시 시체왕………. 어쨌든 랜든이 이번 좀비 습격에 관여된 공범 중 하나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왔네요."

 

옆에서 아도니스가 메모를 같이 들여다 봤다.

 

"이 메모를 작성해서 랜든에게 건네준 이는 누구일까요? 이 자가 시체왕과 소통하는 주동자(主動者)인 것 같은데."

 

"글쎄요. 어쨌든 1보 전진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여기 메모에 나와있는 꿈팔이와 파울로스를 찾으면 주동자도 찾을 수 있겠죠. 우릴 공격하려던 이유도 알 수 있으면 좋을텐데."

 

"평민구역의 꿈팔이파울로스라…… 평민 구역은 엄청 넓은데 찾을 수 있을까요."

 

아도니스의 걱정에, 클라인이 끼어들었다.

 

"벌써 잊었나, 마법사. 엘사 화이트로즈라는 이가 평민 구역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코스모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파렐레스라는 엘돌란의 경비관에게 직접 들은 것이니 확실 할겁니다."

 

클라인에게 지적당한 아도니스는 뚱해진 채로 말했다.


"그럼 꿈팔이나 파울로스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바로 찾아가 보죠."

랜든의 방을 나서자, 방 밖에서 기다리던 오데사가 말을 걸어왔다.

"오늘 일은…… 킁, 감사했습니다. 설마 진짜 저희 납골당에 첩자가 있으리라곤 생각 못 했거든요. 얼마나 오만했던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뇨. 그만큼 자신의 사람들을 믿고 있었다는 의미니까요. 조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데사는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저의 안이함때문에 지하에서 습격을 당하셨는데도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군요."

 

오데사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 주머니에서 무언갈 꺼냈다.

 

"…사실 불러세운 이유는 이번 일을 도와주신 답례로 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입니다."


전리품 : 모험가급 치유물약 2병, 마개가 달린 할라티르의 거룩한 눈물 한 병, 대사제의 상징이 찍힌 토기목걸이 (음에너지 저항의 부적)

 

오데사는 치유 물약 2병과 대사제의 상징이 찍힌 토기 목걸이, 반짝이는 흰 액체가 든 병 하나를 주었다.

치유 물약은 체력이 약한 아도니스와 전방에서 싸우는 클라인에게 넘겨주었다. 하지만 나머지 두 개는, 특히 액체가 든 예쁜 유리병은 용도를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럴줄 알았다는 듯, 오데사가 입을 열었다.

"토기 목걸이는 일종의 부적입니다. 1회성이긴 하지만, 마력을 불어넣으면 5분간 음(陰)에너지를 막아줄 겁니다. 보시다시피 대사제님의 가호가 어린 물건이니, 킁, 빛의 신의 사도가 착용하는게 효과가 좋을겁니다."

마치 코스모스를 생각하고 준비한 보상 같았다.

"그리고 이 병은 엘돌란의 수호성인(守護聖人)인 할라티르 님의 거룩한 눈물을 담은 성수입니다. 언데드나 악귀를 상대할 때 사용하시면 신성한 힘으로 물리치실 수 있을 겁니다. 무기에 바르면 효과가 더 좋고요."


"그렇군요.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앞으로 있을 시체왕의 수하들과 전투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흑마술사의 습격

아나스타샤들은 사제들과 인사를 나누고 꿈팔이파울로스를 찾기 위해 평민 구역으로 나왔다. 사제들에게 물어보니, 엘사 화이트로즈가 있는 빈민 구제소는 사원 구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그리핀 광장 쪽에 있다고 했다.

 

"휴, 사람이 좀 줄었네요. 좀 쉴까요?"

 

망자의 금고에 가서 스켈레톤들을 상대하고 랜든의 방을 조사하며 잠시도 쉬지 않았다. 평민 구역에 나와서도 좁고 번잡한 길, 수많은 거리의 사람들 때문에 한숨 돌리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이 좁은 거리만은 사람이 드물었다. 길목에는 건물들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한 낮인데도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장소였다. 그늘이 햇빛을 가리니 더위도 한 풀 꺾여 서늘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나스타샤들은 잠시동안의 평화로움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러기도 잠시, 아나스타샤들의 주변에 심상치 않은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들의 눈에, 로브를 입고 해골 가면을 쓴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가면 쓴 남자는 아나스타샤들에게 다가오며,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도움 안 되는 잡것들. 우리는 너희의 훼방질에 지쳤다. 그러나, 쓸데없는 네 놈들도 시체라면 쓸모가 있다는 걸 알려주겠다!"

남자는 삼류 악당처럼 외치더니 막대기 같은 것들을 바닥에 던지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어느 부위인지 모를 뼈였다. 그 뼈는, 남자가 주문을 읊자 해골 병사가 되어 일어났다.

스켈레톤은 총 4구였다. 그것들은 해골 가면의 흑마법사의 앞에 반원을 이루고 서서 가로막았다. 또 다른 기척에 주변을 둘러보니, 가까운 지붕 위에 다크엘프로 보이는 여자 한명이 더 있었다. 그도 이들과 한 패로 추정되었다.
또한, 랜든과는 다르게 상당한 실력자들로 보였다.

 



해골 병사
말 없이 칼을 겨누고, 군무를 추듯 움직입니다.
보통 2레벨 병사 [언데드]
행동순서 : +8
취약 : 신성
+8 vs 장갑 : 6피해.
무기저항 16+ : 해골들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체력 26 / 장갑 16 / 신방 14 / 정방 11

흑수선, 자객 궁수
"......"
보통 2레벨 궁수 [인간형]
행동순서 : +8
숨겨둔 단검 +7 vs 장갑 : 5피해.
원.단궁 +8 vs 장갑 : 7피해.
순수 16+_대상은 +1d6 피해를 더 입습니다.
잔인한 사격 : 흑수선의 원거리 공격은 대성공 범위가 고조주사위만큼 확장됩니다.
이러기엔 보수가 너무 적어 : 흑수선은 비틀거리게 되면 지붕을 타고 도망칩니다.
지붕의 여왕 : 흑수선은 자기를 공격하는 적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모든 방어에 +2를 받습니다.
체력 36 / 장갑 17(19) / 신방 15(17) / 정방12(14)

사무엘, 탐구회 마법사
"네 송장은 유용하게 써 주마."
보통 2레벨 술사 [인간형]
행동순서 : +4
날카로운 뼈칼 +5 vs 장갑 : 5피해
원.마력의 화살 +7 vs 신방 : 6마력피해
순수 홀수 명중_사무엘은 짧은 행동으로 다른 대상 하나에게 마탄을 쓸 수 있습니다. 공격 판정은 없고, 대상은 2d4마력피해를 입습니다.
원.탈진의 광선 +7 vs 신방 (같은 집단의 적 1d2명) : 4음에너지 피해. 대상은 다음번 이동 행동을 잃습니다.
순수 16+_대상에게 임시체력이 있는 경우, 모두 없어집니다. 더불어 대상의 다음 차례가 끝날 때까지 원기를 쓰면 통상의 1/2밖에 체력을 회복하지 못합니다.
사용제한_전투마다 2회.
안개구름 : 전투마다 한 번, 사무엘은 짧은 행동을 써서 영역을 짙은 안개로 채울 수 있습니다. 이 안개는 다음 번 사무엘의 차례가 끝날 때까지 지속됩니다. 안개 속에서 보거나 듣기 위한 판정은 -5 페널티를 받습니다. (인접해 있으면 면제), 그리고 단거리나 장거리에서 이 캐릭터에게 가하는 공격은 -4 페널티를 받습니다. 또한 안개 속에서 이루어지는 물러서기 판정에는 +5 보너스가 붙습니다.
마법방패 : 전투마다 한 번, 사무엘은 원거리 공격에 맞았을 때 자유행동으로 절반 피해만 입기로 할 수 있습니다.
체력 33 / 장갑 16 / 신방 13 / 정방 16


배치

                        흑
====================
               해1
   해2
    해3 사
               해4

====================



행동순서 판정 : 해골병사4 (24), 아나스타샤 (23), 해골병사2 (22), 해골병사3 (21), 클라인 (20), 흑수선 (20), 사무엘 (20), 코스모스 (19), 아도니스 (17), 해골병사1 (10)

해골4,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아나스타샤, 일반행동으로 할라티르의 거룩한 눈물을 화살에 바름, 이동행동으로 코스모스 오른편으로 이동.
해골2,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해골3, 뒤로 물러서서 사무엘 앞을 막음.
클라인, 해골2에게 강타 선언, 11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강타 4추가피해.
흑수선, 이동행동으로 모습드러냄,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사무엘, 아도니스에게 마력의 화살,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나기, 판정 실패, 짧은행동으로 자신에게 안수치료, 6회복, 해골4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흑수선에게 냉기광선, 14냉기피해, 짧은행동으로 코스모스에게 치유포션 전달.
해골1,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6피해.

 

해골들을 본 아나스타샤는 방금 오데사에게 받았던 할라티르의 눈물을 써 볼 기회라고 여겨, 자신의 나무 화살에 바르기 시작했다.

코스모스는 아나스타샤가 무기에 성수를 바르는 사이 그를 보호했고, 이전의 전투로 상당히 지쳐있었기에 해골들의 공격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그 모습에 아도니스는 자신의 치유물약을 코스모스에게 건넸다. 코스모스는 안수치료 후에 포션의 힘까지 더하여 완전히 회복했다. 

 

고조주사위1
해골4, 코스모스 공격, 빗나감.
아나스타샤, 이동행동으로 뒤로 살짝 물러남, 해골4 원거리공격, 치명타 19신성피해.
해골2, 클라인 공격, 빗나감.
해골3, 사무엘 앞을 지킴.
클라인, 해골2 근접공격, 치명타 정밀공격 23피해.
해골2, 전투불능.
클라인, 자유행동으로 해골1에게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무기저항으로 5피해.
흑수선,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완전히 빗나감, 방심해서 숨지 못함.
사무엘, 아나스타샤에게 탈진의 광선, 아도니스도 같이 피해, 4음에너지 피해.
코스모스, 해골4에게 근접공격, 무기저항으로 6피해.
해골4, 전투불능.
코스모스, 짧은행동으로 치유물약 섭취, 14회복, 이동행동으로 앞으로 전진.
아도니스, 흑수선에게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해골1, 클라인 공격, 6피해.

 

할라티르의 거룩한 눈물을 나무 화살에 전부 바른 아나스타샤는 바로 해골들을 쏘기 시작했다. 효과는 아주 굉장했으며, 해골 병사들은 맥을 못추리고 쓰러져 나갔다.

아나스타샤의 사격에 당황한 흑마법사는 그에게 탈진의 광선을 사용했다. 근육이 풀려 움직이기 어려웠지만 활을 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였다. 활을 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였다. 흑마법사는 얼굴이 보이지 않음에도 당혹스러워 하는게 보였다. 그는 해골 1구를 자신의 앞에 세워, 화살이 자신에게 오지 않도록 방패막이로 삼았다.

 

지붕 위의 자객은 공격을 시도할 때만 잠깐 몸을 드러내었다. 그 공격은 상당히 빠르고 피해가 컸는데, 클라인은 해골을 상대하면서도 손쉽게 화살을 피해냈다.

자신의 공격을 아무렇지 않아하는 그모습에 자객은 몸을 숨길 타이밍을 놓쳤고, 아도니스의 냉기광선에 스치고 말았다.

 

고조주사위2
아나스타샤, 해골3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해골3,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클라인, 해골1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사무엘쪽으로 이동.
흑수선,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이동행동으로 안쪽에 숨음.
사무엘, 클라인에게 마력의 화살,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해골3에게 근접공격, 13피해, 자유행동으로 후광을 비춤.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아나스타샤 앞 쪽으로 이동, 사무엘에게 냉기광선, 9냉기피해.
사무엘, 자유행동으로 마법방패로 냉기광선 막아 4냉기피해만 받음.
해골1,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지붕 위의 자객은 공격을 시도할 때만 잠깐 몸을 드러내었다. 그 공격은 상당히 빠르고 한 발 한 발이 강력는데, 클라인은 해골을 상대하면서도 손쉽게 화살을 피해냈다. 자신의 공격을 아무렇지 않아하는 모습에 자객은 몸을 숨길 타이밍을 놓쳤고, 아도니스의 냉기광선에 스치고 말았다.

"큿!"

새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 동안은 자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저 정도로 쓰러지진 않았을텐데……. 도망간 걸까?'

 

클라인은 성가시게 하는 자객이 사라지자, 바로 흑마법사가 방패막이로 세워둔 해골을 처치 후 그 앞에 섰다. 흑마법사는 뒤로 물러나며 마력의 화살을 쏘았지만 클라인이 너무 근접해 있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반면에 클라인의 검은 정통으로 맞아 큰 피해를 입혔다.

 

고조주사위3
아나스타샤, 해골1 원거리공격, 6신성피해.
해골3, 코스모스에게 공격, 빗나감.
클라인, 사무엘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14피해.
흑수선, 이동행동으로 모습 드러냄,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사무엘, 클라인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실패.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해골1과 3에게서 벗어나 뒤로 물러남, 해골1에게 신앙의 투창, 치명타 15신성피해.
해골1, 전투불능.
아도니스, 흑수선에게 냉기광선, 14냉기피해.
흑수선, 비틀거림, 이러기엔 보수가 너무 적어, 흑수선 도망감.

 

흑마법사의 목소리에 자객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클라인을 저격하느라 한 눈이 팔린 사이, 아도니스가 그를 다시 한 번 공격했다. 이번엔 스친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피해를 입었다.
자객 흑수선은 비틀거리며 생각했다. 더 이상 남아있다가는 위험해질 것이란 것을 예감이 들었다.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며 일하기엔, 자신은 시체왕의 목적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또 합당한 보수도 아니었다.

그는 흑마법사를 버리기로 하고 더 높은 지붕을 타고 사라졌다.

"크흑, 흑수선… 감히 그냥 도망쳐? 젠장……. 이런 쓸모 없는 녀석인 줄 알았으면 다른 녀석을 고용할 것을.……"

흑마법사는 크게 분노하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고조주사위4
아나스타샤, 해골3 원거리공격, 9신성피해.
해골3, 아도니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클라인, 사무엘 근접공격, 완전히 빗나감 1피해.
사무엘, 기회공격, 빗나감, 클라인에게 근접공격, 5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코스모스, 해골3 신앙의 투창, 치명타 12신성피해.
해골3, 전투불능.
아도니스, 사무엘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클라인이 흑마법사와 대치 중인 한 때, 그의 뒤에서는 다른 세 명이 남은 해골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특히 코스모스가 신성족만의 종족 특기인 후광─듣기로는 육체의 방어도를 올리며, 빛을 발해 상대의 시야를 차단시키는 능력이라고 했다─을 발하며, 전방에서 해골의 공격들을 받아냈고, 아나스타와 아도니스가 뒤에서 힘을 합쳐 전부 해치웠다.


고조주사위5
아나스타샤, 사무엘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클라인, 사무엘 근접공격, 10피해.
사무엘, 비틀거림, 짧은행동으로 안개구름 사용,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클라인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안개 속에 숨음.
코스모스, 자유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3)+통찰(2)+레벨(1)+모험가(1)-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짧은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6)+통찰(2)+레벨(1)+모험가(1)-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이동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3)+통찰(2)+레벨(1)+모험가(1)-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아도니스, 자유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3)+통찰(1)+레벨(1)+수석(3)-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짧은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4)+통찰(1)+레벨(1)+수석(3)-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이동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2)+통찰(1)+레벨(1)+수석(3)-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자신의 해골들까지 완전히 처리 된 것을 본 흑마법사는 더 이상의 싸움은 힘들 것이라고 여겼는지, 주문을 외더니 안개구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곤 그 안개 속으로 숨어 들었다.

"도망치려는 건가봐요!"

아나스타샤들은 그를 찾아내기 위해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고조주사위6
아나스타샤, 자유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2)+통찰(0)+레벨(1)+뒷전(4)-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짧은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9)+통찰(0)+레벨(1)+뒷전(4)-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이동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6)+통찰(0)+레벨(1)+뒷전(4)-패널티(5) vs 보통(15) 성공, 사무엘에게 원거리공격, 13신성피해.
사무엘, 전투불능.

 

아나스타샤들은 그를 찾아내기 위해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아나스타샤의 긴 귀에 흑마법사의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는 처음에 왔던 길로 도망치고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혼신의 화살을 쏘았다. 이 화살이 마지막 일격이 될 수 있도록.

그 화살은 흑마법사의 머리에 정확하게 명중했고,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쉽네요. 정보를 알아낼 수 있겠다 싶었는데……."

흑마법사를 죽인 것이 아나스타샤여서 그런지, 아도니스는 크게 짜증내지 않았다.

"별 수 없죠. 안개 때문에 그의 위치를 찾은 것만 해도 기적이였으니까요."

전리품 : 10gp, 마법재료 라벤더 주머니, 20gp 은제 외눈 해골 목걸이 장착-현상금 30gp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나스타샤는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 뭇내 아쉬웠던 것인지, 흑마법사의 시체를 뒤졌다. 다른 증거가 될 만한 것이 없는지 찾기 위해서. 그의 로브 안에선 10개의 금화와 마법재료가 담긴 주머니가 나왔다. 이외의 소지품은 찾을 수 없었다.

"소지품도 별게 없네.…"

아나스타샤가 시체를 뒤지는 것을 바라보던 코스모스가 입을 열었다.

"저 자가 착용하고 있는 목걸이, 시체왕의 하수인이라는 상징입니다."

코스모스가 가리킨 목걸이는 은으로 된 외눈 해골 목걸이였다.

"용 제국의 적법한 도시라면 시체왕의 상징을 지닌 자들을 생사불문하고 잡아들입니다."

"그랬었지……. 그럼 은방패대에 이 녀석의 시체나 넘겨주고, 여행 경비나 받아와야 겠어요."


아나스타샤들은 은방패대에 시체를 넘겼다.

경비대들의 조사에 따르면, 흑마법사의 신원은 사무엘이라는 등잔 공방의 마법사였다. 점등사 길드의 마법사 두 명이 이 일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수상했지만, 이미 전에 조사를 했을 때는 별다른 점이 없었기 때문에 원래의 계획대로 꿈팔이와 파울로스를 찾기로 했다.

실제로 경비대들조차 점등사 길드를 별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기사, 납골당에서도 시체왕의 수하가 나온 마당에 점등사 길드가 꼭 본거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 괜히 들쑤셨다간, 역풍을 맞고 경비대에게 끌려가는 것은 자신들이 될 것이다.


'잃어버린 희망'이라는 이름의 빈민구제소는 노숙자들로 북적거렸다. 모두들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또는 적당한 잠자리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온 것 같았다.

 

노숙자들 사이로 눈에 띄는 붉은 머리의 여성이 있었다. 엘사 화이트로즈였다.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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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회의 마법사 사무엘

설정/13시대 NPC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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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엘 Samuel

검은 로브를 입고, 해골 가면을 쓴 채 등장했다. 회색머리가 희끗하게 보이는 검은머리와 검은 눈을 가진 노년의 인간 남성.
언데드들을 부리는 흑마법을 사용한다. 동시에 도주에도 괜찮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에 엄청난 충성을 바치고 있으며, 앞 길을 막는 자들은 용서하지 않는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아나스타샤 습격.

아나스타샤와 전투 후 사망. 은방패대에 넘겨져 현상금을 받음.

관련 스토리 : 엘돌란의 그림자



사무엘, 탐구회 마법사
"네 송장은 유용하게 써 주마."
보통 2레벨 술사 [인간형]
행동순서 : +4

날카로운 뼈칼 +5 vs 장갑 : 5피해
원.마력의 화살 +7 vs 신방 : 6마력피해
순수 홀수 명중_사무엘은 짧은 행동으로 다른 대상 하나에게 마탄을 쓸 수 있습니다. 공격 판정은 없고, 대상은 2d4마력피해를 입습니다.
원.탈진의 광선 +7 vs 신방 (같은 집단의 적 1d2명) : 4음에너지 피해. 대상은 다음번 이동 행동을 잃습니다.
순수 16+_대상에게 임시체력이 있는 경우, 모두 없어집니다. 더불어 대상의 다음 차례가 끝날 때까지 원기를 쓰면 통상의 1/2밖에 체력을 회복하지 못합니다.
사용제한_전투마다 2회.

안개구름 : 전투마다 한 번, 사무엘은 짧은 행동을 써서 영역을 짙은 안개로 채울 수 있습니다. 이 안개는 다음 번 사무엘의 차례가 끝날 때까지 지속됩니다. 안개 속에서 보거나 듣기 위한 판정은 -5 페널티를 받습니다. (인접해 있으면 면제), 그리고 단거리나 장거리에서 이 캐릭터에게 가하는 공격은 -4 페널티를 받습니다. 또한 안개 속에서 이루어지는 물러서기 판정에는 +5 보너스가 붙습니다.
마법방패 : 전투마다 한 번, 사무엘은 원거리 공격에 맞았을 때 자유행동으로 절반 피해만 입기로 할 수 있습니다.

체력 33 / 장갑 16 / 신방 13 / 정방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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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 궁수 흑수선

설정/13시대 NPC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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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 黑繡扇

회색피부, 검은머리, 검은 눈을 가진 다크엘프 여자 자객.
돈이 되는 일이면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좋아도 자신의 목숨을 아낄줄 아는 사람이다. 목숨을 위협할만한 일엔 잘 나서지 않고, 보수를 받지 못할지언정 차라리 도망치는 것을 택한다.
그의 활 실력과 회피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잊혀진 지식의 탐구회에 고용되어 아나스타샤를 습격함.

관련 스토리 :



흑수선, 자객 궁수
"......"
보통 2레벨 궁수 [인간형]
행동순서 : +8

숨겨둔 단검 +7 vs 장갑 : 5피해.
원.단궁 +8 vs 장갑 : 7피해.
순수 16+_대상은 +1d6 피해를 더 입습니다.

잔인한 사격 : 흑수선의 원거리 공격은 대성공 범위가 고조주사위만큼 확장됩니다.
이러기엔 보수가 너무 적어 : 흑수선은 비틀거리게 되면 지붕을 타고 도망칩니다.
지붕의 여왕 : 흑수선은 자기를 공격하는 적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모든 방어에 +2를 받습니다.

체력 36 / 장갑 17(19) / 신방 15(17) / 정방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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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의 그림자2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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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2

 

 

쇠뿔은 단 김(機會)이요, 호박 떡은 더운 김(熱氣)이라.

 



안장 구역으로 가기 위해 평민 구역의 북쪽으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호객 광장 부근에서는 사람이 워낙 많은지라 눈치를 채지 못했었는데, 외진 곳으로 들어갈수록 누군가 자신들을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나스타샤, 추적자 발견, 기능 판정 : d20(13)+통찰(0)+레벨(1)+뒷전(4) vs 어려움(20) / 실패
코스모스, 추적자 발견, 기능 판정 : d20(9)+통찰(2)+레벨(1)+모험가(1) vs 어려움(20) / 실패
클라인, 추적자 발견, 기능 판정 : d20(16)+통찰(0)+레벨(1)+전쟁영웅(2) vs 어려움(20) / 실패

 

아나스타샤들은 자신들에게 미행이 붙은 걸 인지했다는 사실을 추적자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눈을 굴려 위치를 확인했지만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덕분에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다.

 

코스모스가 조용히 말했다.

"분명 누군가 저희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만, 습격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습니다."


결국 뒤를 쫓던 자를 알아내지 못한채, 안장 구역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럼니의 친구

안장 구역에 들어서서 동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걷자 곧 파자리우스가 운영하는 마굿간이 나왔다.

하지만 마굿간과 잡화점은 모든 문과 창문이 닫혀 있었다. 정문에는 '오늘 쉽니다'라는 팻말이 걸려 있기까지 했다.

 

오늘은 영업을 쉴만한 날도 아니었고, 보통 상점들이 문을 닫을만한 시간도 아니었다. 그러니 더더욱 수상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팻말을 자세히 보니, '오늘 쉽니다' 아래에 나흘 정도 휴업한다고 덧붙여져 있었다.

말도 안 된다. 마굿간의 안쪽에는 말이나 노새들의 울음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나흘이나 쉬면서 저 동물들을 그냥 두고 간다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였다. 잡화점 바깥쪽의 상자들에는 식품들이 들어있는 상자도 있었는데, 그냥 두었다간 썩어버릴 것이다. 한두 푼도 아닐텐데 매입한 물건들을 팔지도 않고 썩혀서 손해를 볼 리가.

 

파자리우스는 분명 집 안에 있을 것이다.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에게 켕기는 무언가가 있으니 사람들을 피하는 걸 것이다. 더더욱 그를 만나야 할 이유가 생겼다.

아나스타샤, 문 두드리기, 기능 판정 : d20(20)+근력(0)+레벨(1)+뒷전(4) vs 보통(15) / 성공


아나스타샤는 뒷전에서 봤던 사채업자들이 문을 부술듯이 두드리던 방법을 떠올리곤, 손목 스냅을 이용해 잡화점 문을 마구 두드렸다.

 

쾅쾅!

"파자리우스! 가게 안에 있는 거 다 알아요! 잠시만 나와보세요!"

 

온 동네의 그의 이름이 다 들릴 정도로 크게 말했다.


쾅쾅! 쾅쾅쾅!

 

이 정도면 쪽팔려서라도 나오겠지. 이웃한 상점이나 공방 사람들도 저 자식은 집에 있으면서 왜 안나와 시끄럽게 하는 거냐고 생각할 것이다.


"아, 그만 좀 두드려!"

역시나 문을 미친듯이 두드린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파자리우스가 위층 창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냈다.


"대체 무슨 일이야? 휴업이라는 글 안보여?"
"럼니씨 소개로 왔어요.
호객 광장의 좀비 사건과 관련해 조사하고 있는데 도움을 좀 주세요. 호박 수레가 당신 거라는거 다 알고 왔으니까 허튼 오해 사기 싫으면 조사에 응해주는게 좋을 거에요."

아나스타샤는 강하게 밀어붙이기로 마음먹었다. 소문을 듣고 이미 겁을 먹어 숨어있는 상대다. 관련이 없다면 약간의 협박과 회유만으로도 금방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줄 것이다.

"끙………."

파자리우스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더니, 예상대로 1층 밖으로 내려왔다.


그는 오른쪽 뺨에 오래 된 흉터가 있어 조금 위험해 보이는 인상을 가진─그의 인상이 무섭다는 뜻이기도 했고, 뭔가 위태로워 지켜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는 의미였다─ 하프엘프 남자 상인이었다.


"뭐가, 궁금한 건데. ……좀비가 든 수레라면 절대로 내가 갖다놓은게 아니야."

"역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네요. 수레에 좀비가 든 건 어떻게 알았대."

"………!! 그, 그거야 호객 광장에 갖다 온 상인 동료들에게 들었으니까! 네 마굿간에서 빌려주는 수레에 좀비가 들어있었다고…."

 

파자리우스는 자신의 검은 머리칼을 손으로 마구 흐트리며 말했다.

 

"아…… 아아! 이럴줄 알았어, 젠장! 이봐들, 난 범인이 아냐! 어차피 조사하면 다 알테니 말하겠지만, 수레는 내 게 맞아. 하지만 거기까지 가져다 둔 적은 없어! 나에게 굳이 죄를 묻는다면, 수레를 판 죄밖에 없다고!"
"그렇다면 왜 숨어있던거죠?"
"지금처럼 나한테 불똥이 튈까봐 그런거였지!"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 누구한테 팔았나요?"
"그게… 얼마 전에 농부 한 명이 농기구 값으로 호박을 주고 가는 바람에, 시장에 가서 팔 생각으로 수레에 담아놨어. 근데 바로 어제, 가게에 남자 하나가 들어와서 호박이 담긴 수레를 통째로 사겠다는 거야. 수레를 끌 노새까지! 근데 무려 35gp를 지불하겠대! 골칫덩이를 한 번에 해결해 주다니!"

파자리우스는 전 날 일을 회상하며 파란 눈을 반짝였다.

"음……. 너무 값이 좋지않나요? 노새나 수레를 다해봤자, 한 15gp할 것 같은데."
"그, 그건 그렇지…….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 안 했던건 아닌데, 그런 큰 돈 앞에서 그 사람을 의심할 수 있었겠어? 그랬다가 가버리기라도 한다면 내가 곤란하다고………. 35gp라면 하루에 노새 4마리를 팔거나 마차 대여를 20번 해줘야 되는 돈이라고. 그렇게 장사가 잘 됐으면 더 큰 도시로 진작에 이사갔지."

일반적인 상인들은 주로 은화를 사용한다. 파자리우스는 마굿간을 운영하다 보니 금화를 만질 일이 꽤 되겠지만, 그런 그에게도 상당히 큰 액수일 것이다.

거기다 의심스럽기는 해도 대놓고 위험한 부탁도 아니고 고작 호박들과 수레를 비싼값에 치뤄주겠다는데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호박으로 할 수 있는 나쁜 짓이 뭐가 된다고.

파자리우스가 이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범인이 아니라면 상당히 억울하겠지. 불안해서 장사도 못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 수레를 사갔던 사람의 이름은 몰라요?"
"영수증을 작성하면서 이름을 들었는데…… 그레이슨이라고 했었어. 당시엔 몰랐는데, 이런 일이 생기고 나니지 생각해 보면… 모습도 이상했던 것 같아."

"어떻게요?"

"음, 옷은 노동자들이 입을 법한 낡은 갈색 튜닉이랑 바지를 입고 있었거든. 근데 돈을 받을 때 봤던 손에는 굳은 살이 하나도 없고 궂은 일과도 영 거리가 멀어보였어. 하긴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이 막일이나 할 것 같진 않은데……."

 

'옷은 그냥 신분을 숨기려고 입은 걸 수도 있겠네.'

 

"그러고보니 목에 특이한 모양의 놋쇠 목걸이를 걸고 있었어. 어디 노동자 길드에 소속 된 사람 아닐까? 거기서 사무업이라도 하는 거면 그럴 수 있을지도."

 

특이한 목걸이란 말에 아나스타샤가 크게 반응했다. 정말 그게 어딘가의 상징이라면, 그레이슨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거! 그 목걸이는 어떻게 생겼어요?"

"익숙한 모양이긴 했는데 기억이 잘……."
"정말 기억 안 나요?"
"기억 안 나, 정말로. 애초에 계산만 하면서 사람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면 실례기도 하고."
"하……. 다른 특징은요? 아니면 그 사람이 어디서 사는 사람인지 알 것 같다던가. 물건 살 때 주소 같은 것도 물어보잖아요."
"배달도 아닌데 주소는 안 물어봤지. 음, 인상이 흐려서 얼굴도 잘 기억 안 나는데. 흔한 갈색 머리에 갈색 눈이라……. 아! 그 남자, 일행이 있었어. 계산이 끝나고 밖으로 나가서 누군가랑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었거든."

"정말요?!"

"응, 그……… 수레를 옛 양조장에 보관한다고 했었나?"

클라인의 조사에 따르면 호객 광장에 수레를 엎어놓은 사람은 두 명이었다. 파자리우스에게 수레를 산 인물과 범인이 동일 인물이란게 확실한 것 같았다.

"옛 양조장으로 간건가……."
"근데, 개인적으론 진짜 거기로 간 건지는 잘 모르겠어."
"무슨 소리예요? 얘기를 들었다면서요?"
"아니…… 들은 건 맞는데. 거기가 그거거든. 유령."
"엥?"

순간 농담인 줄 알았다. 하지만 파자리우스는 정말 진지해 보였다.

"양조장은 안장 구역 북쪽, 부두 구역 가는 길목에 있어. 지금은 쓰지 않으니까 옛 양조장이라고 불리는 거지. 거긴 엘돌란이 작은 마을일때부터 있던 곳이었는데, 안장 구역 중앙에 있는 '맥주의 달인들'이란 드워프들이 일하는 양조장의 전 건물이 거기 있었대. 당시에, 도시가 커지고 수요가 많아지니까 그 작은 양조장에서 물량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건강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빨리빨리, 급하게 일했나 봐. 그래서 별의별 사고가 빈번했던 거지. 그래서 더 큰 건물로 옮기고 직원도 더 채용해서 지금의 맥주의 달인들이 된 건데……"

"그런데요? 옛 양조장의 역사, 이런 건 별로 안 궁금한데."

"끝까지 들어 봐! 아무튼 건물이 아까우니까 실험적인 술을 만드는 용도로 간간히 사용했나 봐. 하지만 급할 것도 없으니까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사용했는데도 계속 사고가 나서 완전히 폐쇄했대. 그 사고가 난 이유가, 양조장에서 죽은 사람들이 유령이 되어 나타나서 그렇다는데……. 난 이렇게 죽었는데 아직도 이 양조장이 장사가 잘 되다니, 억울해…… 억울해……… 하고……."

아도니스가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도시 한복판에 유령?"
"아니, 진짜야! 거기서 노숙하려다 유령을 봤다던 노숙자나 부랑자들도 한둘이 아니라니까!"

 

아나스타샤도 마찬가지로 미심쩍은 눈빛이었으나,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뭐, 조심해서 나쁠건 없으니까요."

알아낼 건 전부 알아냈다고 생각한 아나스타샤들은 파자리우스에게 인사를 하고 뒤로 돌아섰다.

"자, 잠깐! 지금 그 수레를 샀던 사람이 좀비 사건의 범인인거지?!"
"아마도요."
"젠장, 그런 녀석이 우리 가게에서 물건을 사서 이런 일에 이용한거라면 우리 가게의 평판도 떨어질거라고! 저기, 제발 이 일에서 내 얘기는 빼줄수 없을까, 응?! 그 녀석들이 수레를 산게 우리 가게라고 다른 곳에서 밝히지 말아줘!"
"……알았어요. 굳이 말은 안 하겠지만, 광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수레를 알아본 것까진 어떻게 못할 거에요."
"하………. 역시 소란이 가라앉을 동안은 소리소문 없이 숨죽여 있어야 하나……."

파자리우스는 어깨를 떨구고, 터덜터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양조장

도착한 '옛 양조장'은 버려진지 오래되었는지 굉장히 낡은 건물이었다. 아나스타샤들은 양조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 주변을 둘러보며 탐색 했다.

가운데 커다란 자물쇠로 잠긴 두 짝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문 하나, 안팍으로 못질이 되어있는 작은 문 하나가 있었다.

작은 문을 건드려 봤지만 어찌나 단단하게 막아놨는지 부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아나스타샤들은 자물쇠를 여는 쪽으로 결정했다.

아도니스, 잠금해제 소마법, 기능 판정 : d20(19)+지능(5)+레벨(1)+수석(3) vs 보통(15) / 성공

아도니스의 마법으로 자물쇠를 손쉽게 해제했다. 기뻐하기도 잠시, 양조장 안으로 들어서자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암호를 대라."
"경비 마법…!"

아도니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서 허름한 차림새로 신분을 숨긴 거였네요. 마법사라면 대부분 학파나 길드에 소속되어 있을테니, 얼굴을 안다면 훨씬 신원 추적이 쉬울테니까."

암호를 대답하지 않고 제들끼리 떠들자, 비명소리같은 경보가 미친듯이 울려댔다.
아나스타샤는 어차피 싸워야 한다면, 좀 더 수월하게 싸우기 위해서 적들이 오기 전에 내부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찢어지는 소리에 귀를 막고 양조장 내부를 급히 훑어보았다.

 

아나스타샤들이 서 있는 곳은 마루 위였고, 바로 오른쪽엔 1층으로 향하는 난간 없는 낭떠러지였다. 아래층까지 높이가 10m 정도로, 꽤 위험해 보였지만 머리부터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1층에는 커다랗고 둥근 텅 빈 나무통 둘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술을 제조했었던 툰(Tun)일 것이다. 그리고 툰을 가로지르는 좁은 구름다리가 마루에 놓여 있었는데, 길이는 12m로 이 다리 역시 난간이 없어 아주 위험해 보였다. 건너편에는 문 하나와 1층으로 내려가는 나선 계단이 있었다.

 

건너편 문이 열리면서 뼈가 굵은 키 작은 해골이 나타났다. 드워프 해골로 만든 스켈레톤(Dwarf Skeleton)이었다. 스켈레톤들은 구름다리로 올라가 그 앞을 막아섰다. 스켈레톤 뒤로는 남자 두 명이 따라 나왔다. 그 중 로브를 입은 자가 비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폐가 탐험이라도 하려고 했나 보지? 멍청한 것들. 너희는 여기 와서는 안 됐어. 유령이 나온다면 알아서 피해갈 것이지, 겁도 없는 놈들이 많다니까."

 

'갈색 머리에 갈색 눈. 평범한 외모의 로브를 입은 인간 남성. 사람들이 말했던 인상착의와 일치해. 저 자가 그레이슨인가.'


"이게 너희의 마지막 실수가 될 거다! 해골들아, 다리를 지켜! 잘렌, 너는 나와 해골들을 엄호하는 거다!"

드워프 스켈레톤은 아나스타샤들이 구름다리 위로 접근 하기만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듯, 살기를 뿜어냈다. 그리고 잘렌이라 불린 남성도 반대편 마루에서 쇠뇌를 장전하기 시작했다.

대화를 시도하거나 회유해 볼 틈도 없이,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드워프해골
"삐걱……. 삐걱…삐걱…."
보통 1레벨 수호자 [언데드]
행동순서 : +3
취약 : 신성
뼈 주먹 +6 vs 장갑 : 5피해
순수 짝수 명중_해골의 뼛조각이 상처에 박힙니다. 대상은 5지속피해를 입고, 드워프 해골은 1d6 피해를 입습니다.
끈질긴 적 : 드워프 해골보다 행동순서가 느린 적은 드워프 해골로부터 물러서는 판정에 -5 페널티를 받습니다.
무기저항 16+ : 드워프 해골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 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숙련 된 가로막기 11+ : 라운드당 한 번, 접전중인 드워프 해골은 적으로부터 이탈하여 자기를 지나치려는 적을 가로막으려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보통 극복 판정에서 성공하면 가로막은 것이 됩니다.

체력 25 / 장갑 15 / 신방 14 / 정방 13

잘렌

"바보야, 이제 너도 구울 밥이다!"

1레벨 궁수 [인간형]

행동순서 : +4

단도 +5 vs 장갑 : 4피해

빗나감_2피해

원.쇠뇌 +6 vs 장갑 : 5피해

순수 짝수 명중_대상은 균형을 잃습니다. 위험한 곳 (구름다리나 마루 가장자리)에 있다가 난이도 15 기능 판정을 하여 실패하면 떨어집니다.

순수 18+_대상은 3피해 더 입습니다.
체력 25 / 장갑 17 / 신방 14 / 정방 12

그레이슨, 탐구회 마법사

"이게 네 마지막 실수다!"

2레벨 술사 [인간형]

행동순서 : +5

뼈 마법봉 +6 vs 장갑 : 6피해

원.마력의 화살 +7 vs 신방 : 7마력피해. 대상은 균형을 잃습니다. 위험한 곳 (구름다리나 마루 가장자리)에 있다가 난이도 15 기능 판정을 하여 실패하면 떨어집니다.

원.무덤의 파동 +7 vs 신방 (단거리에 있는 같은 집단의 적 1d3명) : 4음에너지피해

순수16+_대상은 취약해집니다.(극복가능)

접.유령의 손 +7 vs 정방 (그레이슨과 접전중인 적 모두) : 2음에너지피해. 대상은 유령 손에 당겨져 그레이슨으로부터 이탈합니다.

사용제한_전투마다 한 번. 짧은행동.

죽음을 향해 한 발짝 : 그레이슨이 비틀거리면 몸이 마치 유령처럼 변하고, 전투가 끝날 때까지 마력피해를 제외한 모든 피해에 대한 저항이 16+가 생깁니다.

체력 33 / 장갑 17 / 신방 13 / 정방 16


배치

 




행동순서 판정 : 드워프 해골 (23), 아나스타샤 (19), 클라인 (19), 아도니스 (12), 잘렌 (12),
그레이슨 (8), 코스모스 (6)

드워프해골, 이동행동, 다리 중앙으로 이동.
아나스타샤, 이동행동, 부숴진 수레 뒤로 숨기, 그레이슨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클라인, 이동행동, 다리 중앙으로 이동, 드워프 해골과 접전, 드워프 해골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자유행동, 만회의 일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드워프 해골, 냉기광선, 6냉기피해.
잘렌,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5피해, 균형 유지 기능 판정, d20(9)+민첩(-1)+레벨(1)+영웅(2) vs 보통(15) / 실패, 다리 밑 나무통 속으로 떨어짐, 통이 썩어 지하까지 떨어짐, 4피해.
그레이슨, 짧은행동, 지하의 빗장을 푸는 마법장치 사용, 구울 4마리 지하에 등장, 아도니스에게 무덤의 파동, 4음에너지피해, 코스모스 휘말림, 4음에너지피해.
코스모스, 이동행동, 다리로 이동해 드워프 해골과 접전, 응징 선언, 17피해.
드워프 해골, 전투불능.


아나스타샤는 안전하게 활을 쏘기 위해서 엄폐물을 찾았다. 근처에는 수레 몇 대가 엎어져 있었다. 그는 수레 뒤쪽으로 몸을 숨겨 그레이슨에게 화살을 쏘았다. 그레이슨은 화살에 스치고선 아나스타샤를 노려봤다.

 

"이봐, 한 놈은 저 하프엘프를 공격해!"

 

스켈레톤들은 아나스타샤를 공격하기 위해 달려왔다. 그것들을 클라인이 가로막았다. 그는 좁은 다리 위에서 움직이기도 힘들텐데, 그저 힘만으로 스켈레톤 하나를 부쉈다.

잘렌은 자기편의 스켈레톤이 당하는 걸 보고만 있지 않았다. 클라인을 추락시킬 목적으로 쇠뇌를 클라인의 다리에 쏘아댔다. 클라인은 쇠뇌살(Bolt)을 가뿐히 피했지만, 남은 드워프 스켈레톤의 공격과 그레이슨의 마법으로 인해 다리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클라인!"

 

우지끈! 쾅!!

 

엄청난 소리가 들렸다. 구름다리 밑에 있던 툰의 바닥은 아주 낡아서, 그대로 뚫고 더 깊이까지 떨어졌다. 툰의 속은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부숴지는 소리가 완전히 멈추자, 클라인의 대답이 들려왔다.

 

"저는 괜찮습니다!"

 

지하에 공간이 있던 모양이었다.

 

"아도니스, 클라인 쪽을 밝혀줄 수 있겠어요?"

"네!"

"남은 스켈레톤은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클라인의 모습을 확인할 때까지 코스모스가 적들의 공격을 막기로 했다.

그동안 아도니스는 지팡이를 몇번 휘드르더니, 그 끝에서 밝은 빛 덩어리를 만들어 냈다. 마력의 성질을 발광물질로 변환 시키는 소마법이었다. 그리고 그 빛 덩어리를 클라인이 추락한 곳에 날려 보냈다.

 

아래에 클라인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도 다친 곳도 없어 보였다.

 

'그러고보니 처음 만났을 때도 절벽에서 추락했었지. 그런 높이에서 떨어졌는데도 무사한데, 다쳤을리가.'


그레이슨은 멀찍이서 아나스타샤들의 표정을 확인하고 혀를 찼다. 클라인이 무사하단 걸 눈치챈 것이다. 그는 무언가 중얼거리기 시작하며 완드를 휘둘렀다.

 

"……! 아가씨, 그레이슨이 마법을 쓰는 것 같습니다. 조심하세요."

 

코스모스가 방패로 스켈레톤의 공격을 막으며 외쳤다.

아나스타샤도 그레이슨이 마법을 시전하는 걸 목격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지?"

 

어디선가 철장 열리는 소리가 났다.

"지하에 구울이 있습니다!"

클라인의 목소리에 아래를 내려다 봤다. 툰의 바닥에 난 구멍 사이로, 구울(Ghoul) 4마리가 보였다.

……그레이슨의 주문은 구울을 숨긴 방의 빗장을 여는 주문이였던 것이다.

 

클라인은 지하에서 혼자 구울과 싸우기 시작했다.

 

"바보들! 이제 곧 그 남자는 구울 밥이 될 거야! 너희도 똑같이 만들어 주지!"

 

아나스타샤는 잘렌을 노려봤다. 잘렌은 그 눈빛에 잠시 움찔했지만, 다시 삼류 악당이라도 된 것처럼 웃기 시작했다.

 

"저도 내려갈게요."

 

구울은 좀비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의식과 지능이 없이 움직이며 피와 살점을 뜯는다, 란 명령만 입력된 시체인 좀비와는 달리, 구울은 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구울은 명확한 배고픔과 포식 본능에 의해서 사람을 뜯어 먹는 시체의 모습을 한 짐승이었다. 짐승답게 훨씬 민첩하고 지능적이었으니, 클라인을 혼자 두기 불안했다.

 

"구울 정도는 문제 없습니다. 게다가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구울이군요."

 

클라인이 검을 휘두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보다 위 층의 상황을 우선해 주시길."

 

클라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남은 드워프 스켈레톤이 전부 쓰러졌다. 코스모스와 아도니스가 해치운 것이다.

 



갓 깨어난 구울
"우리 배가 고파아아."
2레벨 조무래기 [언데드]
행동순서 : +5
취약 : 신성
긁적이는 발톱 +7 vs 장갑 : 3피해.
순수16+_대상은 구울의 다음 차례가 끝날때까지 언데드의 공격에 취약해집니다. (대상에 대한 공격은 대성공 범위가 2만큼 확장됩니다.)
한 근의 살 : 갓 깨어난 구울의 발톱과 이빨 공격은 취약해진 대상에게 +2 피해를 줍니다.
체력 9 / 장갑 17 / 신방 15 / 정방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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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주사위1
아나스타샤, 이동행동, 코스모스 뒤 쪽으로 이동, 그레이슨에게 원거리공격, 5+1피해.
클라인, 이동행동, 구울4에게 접근, 구울4 근접공격, 치명타, 정밀공격, 16+1피해, 구울2도 피해입음.
구울4, 전투불능.
아도니스, 그레이슨에게 산성화살, 12+1산피해, 5지속부식피해.
그레이슨, 비틀거림, 죽음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감.
잘렌, 코스모스에게 원거리공격, 5피해.
그레이슨, 코스모스에게 무덤의 파동, 4음에너지피해, 아도니스도 피해.
코스모스, 취약해짐, 극복판정 성공, 짧은행동, 자신을 안수치료, 7회복, 이동행동, 잘렌에게 다가감, 잘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구울1, 클라인 공격, 3피해.
구울2, 클라인 공격, 3피해.
구울3, 클라인 공격, 빗나감.


코스모스는 잘렌과 그레이슨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두 명은 자신들을 막아주던 스켈레톤이 전부 사라지자, 코스모스도 지하로 떨어트리기 위해 마구잡이로 공격을 시작했다.

아나스타샤는 아도니스와 같이 잘렌과 그레이슨을 활과 마법으로 공격하며, 주문 시전이나 쇠뇌 장전을 방해했다. 코스모스는 방패로 몸을 가리고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레이슨의 코 앞까지 도착해, 전투도끼로 그를 내리 찍었다.

 

"으아악!!"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그레이슨이 쓰러졌지만, 잘렌은 별로 겁먹지 않은 모양새였다.

 

'뭔가 숨기고 있는 거라도 있나?'


의심을 품기 무섭게, 그레이슨의 몸이 마치 유령처럼 반투명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코스모스, 조심해!"

 

반투명해진 그레이슨은 코스모스의 뒤를 습격했다.

다행히도 아나스타샤의 목소리에, 코스모스는 그레이슨의 검은 마법 광선을 피할 수 있었다.


"저게 뭐야…?"

그 질문에는 아도니스가 답했다.

"흑마법의 일종일 겁니다. 자신의 몸을 영체화 시킨 걸 거에요. 그렇다해도 상당히 어려운 주문일텐데……. 어쩌면 시체왕과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본인이 강한 마법사가 아니라면, 표상급 인물의 힘을 빌려왔기에 쓸 수 있는 거겠죠."
"좀비, 구울, 유령………. 확실히 전부 시체왕과 연관이 있는 몬스터이긴 하네요."

아나스타샤는 어쩌면 옛 양조장에 유령 소문이 퍼진 건 영체화 마법을 쓴 그레이슨 때문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유령처럼 변한 그레이슨은 검은 연기와 파동을 뿜어내며 공격했다. 끔찍한 시체 썩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마치 무덤을 갓 파낸 것 같았다. 잘렌은 예상했던 바인지, 방독면 비슷한 걸 쓴 지 오래였다. 
아나스타샤와 아도니스는 근원지에서 거리가 있어 피해가 적었지만, 코스모스는 상당히 괴로워 보였다. 코스모스는 한 손으로는 자기자신을 안수치료 하며, 한 손으로는 전투도끼를 휘두르며 버텼다.

하지만 코스모스의 도끼는 그레이슨의 몸을 그대로 통과했다. 영체화 되어서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 듯 했다.

 

"그레이슨은 내가 상대할게! 코스모스, 너는 잘렌을 쓰러트려!"

 

아도니스의 말에, 코스모스는 타겟을 변경했다. 아나스타샤도 잘렌을 향해 화살을 쏘며 코스모스를 도왔다.

고조주사위2
아나스타샤, 일반행동, 웰가에게 도움요청, 기능판정, d20(11)+매력(2)+레벨(1)+술꾼(3) vs 어려움(20) / 실패.
웰가, 아나스타샤를 붙잡음.
클라인, 구울3 근접공격, 정밀공격, 11+2피해, 구울1도 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구울3, 전투불능.
아도니스, 구울2 냉기광선, 8+2냉기피해.
구울2, 전투불능.
구울1, 전투불능.
잘렌, 코스모스 근접공격, 4피해.
그레이슨, 5부식피해, 아나스타샤에게 마력의 화살, 7마력피해, 극복판정 성공.
코스모스, 잘렌 근접공격, 9+2피해.


그 무렵, 클라인은 지하에서 구울을 하나씩 쓰러트려 가고 있었다. 혼자서 여러 마리의 구울을 상대해야 하기에 피해도 적잖이 입었지만, 그 정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위층의 상황이 걱정되었다. 상대편에 마법사가 있기에 더더욱.
그러던 그의 눈에 구울들 뒤로 어떤 희끄무리한 형체가 보였다. 그 형체는 술에 취한 사람이 비틀거리는마냥 이리저리 움직이며 일렁거리더니 위층으로 천장을 뚫고 지나갔다.

뭔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클라인은 위층에 있을 아나스타샤에게 외쳤다.

"아나스타샤, 방금 뭔가가 위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부디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네? 대체………"

아나스타샤는 잘렌에게 화살을 쏘며 고슴도치로 만들고 있는 와중에 눈 앞에 나타난 것을 보고 놀라 말을 멈췄다. 나타난 건 유령이었다. 더벅머리와 지저분한 수염을 가진 드워프 유령으로, 반투명한 몸체가 그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님을 증명했다.
유령은, 유령일텐데도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몸을 비틀거리며 소리쳤다.

"이봐, 뭐하는 짓이야! 댁들이 지금 양조장을 전부 부수고 있잖아! 장난해?!"

그리고 이번엔 구름다리 근처에서 그레이슨에게 냉기광선을 쏘고 있는 아도니스의 앞에 서서 시야를 가렸다.

"아이고, 아이고!! 너 그러다가 떨어진다! 그럼 안돼! 사람이 다치면 사장님이 화낸단 말이야!"

'사장님? 무슨 소리야.'

드워프 유령은 마치 자기가 이 양조장에서 일하는 사람인 양 굴었다. 이 곳이 아주 오래 전에 문을 닫았다는 사실과,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유령은 아나스타샤와 아도니스 말고도, 양조장 이곳저곳을 휘적거리며 그만 싸우라고 소리쳤다.

그러는 도중, 여러 물건들과 사람들에게 몸을 부딪히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진짜 몸이 부딪히는 기분이었다. 잡으면 정말 잡힐 것 같았다.

………아니, 정말 잡혔다. 아나스타샤 쪽이 유령을 잡은게 아니라, 유령이 아나스타샤를 잡은거긴 했지만.

 

"너 말이야. 화살 좀 픽픽 쏴대지마! 위험하잖아!"

유령이 활 시위를 당기는 아나스타샤의 손목을 잡았다.


"앗!"

"아나스타샤!"

 

그레이슨을 공격하던 아도니스가 드워프 유령을 노려봤다.

 

"잠깐만요. 일단 이 유령, 공격하지 말아봐요. 한 번 이용해 보자고요."

"이용이요……?"

"아, 쫑알쫑알 뭐라는 거야! 그만 시끄럽게 해!"

 

아나스타샤는 유령에게 대답했다.

 

"이봐요."
"이봐가 아니라 웰가야."
"그래요, 웰가 씨. 
저희가 이러고 있는 건, 저 사람들이 스켈레톤으로 싸움을 걸어서라고요. 저희도 가만히 있고 싶어요."

 

아나스타샤는 코스모스를 공격하는 그레이슨과 잘렌을 가리켰다.

 

'곧 쓰러질 것 같아보여. 치료하면서 싸우는 것도 한계가 있을테니……. 이 유령이 말을 들어야 하는데.'

고조주사위3
아나스타샤, 웰가에게 붙잡혀 있음, 일반행동, 웰가에게 다시 도움요청, 기능판정, d20(18)+매력(2)+레벨(1)+술꾼(3) vs 어려움(20) / 성공, 웰가에게서 벗어남.
웰가, 잘렌에게 가서 잘렌을 붙잡음.
잘렌, 웰가에게 붙잡힘.
클라인, 이동행동, 위층으로 올라옴.
아도니스, 그레이슨에게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잘렌, 웰가에게 붙잡혀 버둥거림.
그레이슨, 코스모스 근접공격, 6피해.
코스모스, 체력소모로 비틀거림, 잘렌에게 근접공격, 9+3피해.


"저기 저 남자들 안보이시나요? 저희가 가만히 있어도, 저 사람들이 이미 여길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잖아요?"

술에 취한 사람이 으레 그렇듯, 시야가 좁아 자기가 보고 싶은 것에만 집중해 그것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그가 신경을 쓰는게 자신들이 아니라 그레이슨 쪽이길 바랬다. 유령끼리라면─실제 그레이슨은 유령은 아니지만─서로의 공격이 먹혀 들어갈 것 같아서.

 

다행히도 웰가라는 이름의 유령은 그레이슨과 잘렌을 쳐다봤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야! 양조장에서 싸우지 말라니까! 계속 난동부리네! 아이고, 다 무너진다!"

웰가는 순식간에 아나스타샤의 존재를 잊어버리기라도 한 듯, 잘렌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그레이슨을 밀치고 나아가 잘렌을 붙잡았다.

"이런 미친, 뭐하는 짓이야! 그레이슨 씨, 이 유령은 뭡니까!"
"나도 모르는 유령이야!"

그레이슨은 코스모스를 향해 공격을 하다말고, 유령을 쫓기 위해 지팡이를 마구 휘둘렀다.

 

"아야! 아야!! 이거 깡패들 아냐? 너희들 건넛길의 맥주 양조장에서 보낸 녀석들이냐?! 이 양조장을 망하게 할 속셈인 거지!"


웰가는 잘렌을 앞장세워 그레이슨의 지팡이를 막았다.

 

"악!! 악!! 아파요!"

 

그 사이, 코스모스는 지친 몸을 이끌고 웰가의 뒤편에서 전투도끼를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전투도끼는 웰가의 몸을 통과해, 그대로 잘렌의 머리를 두 쪽으로 만들었다.

"으아악!!!"

 

잘렌의 머리에서 검은 피가 꿀럭이며 흘러 내렸다. 보통 인간이라면 그만한 상처에 바로 쇼크사 했겠지만, 놀랍게도 잘렌은 숨이 붙은 채 고통 속에 몸부림 치고 있었다.

고조주사위4
웰가, 잘렌을 풀어줌.
아나스타샤, 이동행동, 구름다리 접근, 그레이슨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클라인, 이동행동, 나선계단 타고 올라감.
아도니스, 잘렌에게 냉기광선, 대실패, 코스모스가 1냉기피해.
잘렌, 코스모스에게 근접공격, 4피해.
그레이슨, 자유행동, 다리의 룬을 작동시켜 파괴함.
아나스타샤, 다리근처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아도니스 손을 잡음, 극복판정 성공.
코스모스, 잘렌 근접공격, 5+4피해.
잘렌, 전투불능.


잘렌의 끔칙한 비명에, 웰가는 유령 주제에 깜짝 놀라 사라져 버렸다. 아니, 굳이 따지자면 그의 영체가 흩어졌다고 보는게 타당할지도. 완전히 사라진 건지, 잠시 사라진 건지는 모를 일이었다.

"으윽, 빌어먹을 유령 자식……. 구울 밥이 되는 건, 내가 아니라 저 녀석들이어야 하는데………."

 

그 말을 끝으로, 잘렌은 피를 철철 흘리며 비틀거리다가 지하로 떨어졌다.

 

"쇠뇌를 쓰던 인간이 죽은 겁니까?"

 

클라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나스타샤가 답했다.

 

"네! 거기 상황은 어때요?"

"구울들이 지금 떨어진 시체를 포식하려 한 눈 판 사이, 전부 처리했습니다. 이제 올라갈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군요."

 

더 이상 클라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설사 혼자 올라올 방법을 못 찾더라도 우리가 위층에 있는 한, 이 전투가 끝난 뒤에 천천히 생각해 보면 되니까.

 

혼자 남은 그레이슨은 분노에 잡아먹혔다. 그는 영체화된 몸을 공중에 띄우더니, 구울을 꺼낸 마법장치의 시동(始動)어를 외던 것처럼 또 다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아나스타샤는 그가 또 구울이라도 숨겨놓은 건가 싶어 클라인에게 조심하라고 외쳤다. 코스모스가 소리친 건 그와 동시였다. 

"아나스타샤, 다리 쪽에서 떨어지세요!"

구름다리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 근처에 있던 아나스타샤의 몸이 다리 아래로 기울었다.

"아나스타샤!"

아도니스가 빠르게 다가와 아나스타샤를 붙잡았다. 하지만 아도니스의 힘만으로는 아나스타샤를 끌어 올릴 수 없었다. 아나스타샤는 아도니스를 안심시키고 몸을 윗 쪽으로 휙 꺽어 마루 바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제가 도울 필요가 없었나 봐요."

"아니에요. 덕분에 쉽게 올라왔어요. 고마워요, 아도니스."
"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아나스타샤들이 서 있던 마루 바닥 밑에 폭파의 룬(Run)을 새겨 놓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어차피 아래로 떨어져도 조금 다치는 정도일텐데. 저 흑마법사는 구울이 전부 쓰러졌단 걸 모르나 보네.'


아나스타샤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코스모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그레이슨을 경계했다.

"말도 안돼! 이제 이 마법도 곧 끝날텐데!"

그레이슨이 머리를 쥐어싸자마자, 그의 몸이 점점 색을 되찾고 실체가 나타났다.


고조주사위5
아나스타샤, 그레이슨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그레이슨, 전투불능.


그리고 코스모스는 그레이슨을 간단히 제압했다. 그도 더 이상 마법을 쓸 마력이 남아있지 않은지, 맥없이 붙잡혔다.

클라인이 계단을 타고 올라온 것도 그때 쯤이었다.

 

"지하에 구울을 가두려면 반드시 위층과 지하를 연결하는 통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구석에 위층으로 뚫린 구멍으로 올라가기 좋게 만들어진 흙더미가 있더군요."

"다행이네요. 저희는 보다시피 그레이슨을 붙잡았어요."

 

'붙잡았다' 그 소리에 그레이슨은 실성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하, 하하, 하하하하!"

 

아나스타샤는 얼굴을 찌푸리며 그레이슨에게 말을 걸었다.


"호객 광장의 좀비의 원인이 당신이야?"
"……평범한 거리의 부랑자가 아니었군. 그래! 내가 이 도시에 좀비를 풀었다!"
"아닐텐데. 아까도, 지금도 너는 우리가 누군지 모르고 있어. 하지만 호객 광장의 좀비는 마치 우리를 노리는 것 같았지."
"……?!"
"거기다 시체는 한 두 구가 아니었어. 저런 조수 한 명 데리고서 너 혼자 저지를만한 규모가 아니란 소리겠지. 뒤에 누군가 더 있지? 네 조수 꼴 나기 싫다면 말하는게 좋을텐데."

 

아나스타샤의 말에 그레이슨을 바닥에 눕혀 제압 중이던 코스모스가 그를 더 강하게 옥죄었다.


"왜, 날 죽이려고? 하! 그럴테면 어디 그래 봐라!"

아나스타샤는 단검을 꺼내 그의 어깨와 쇄골 사이에 꽃았다.

"으아아아아악!"
"사람을 죽이지 않고 고통스럽게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

아나스타샤의 눈이 살벌하게 빛났다.

 

"광장에서도, 지금도, 너 때문에 몇 번이고 고생한 걸 생각하면……"

 

그레이슨의 표정이 고통으로 새하얘지기 시작했다.


"………어짜피 죽을 목숨이라면, 차라리 여기서……! 어차피 '그 분'께서 성공하신다면 날 다시 죽음에서 되살려 주실 거다!"

그레이슨은 갑자기 자신의 목을 움켜쥐었다. 숨을 쉬지 못 하는 사람처럼 켁켁대며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벌려진 그의 입 속에는 혀가 사라져 있었다. 그의 타액에는, 아마 직전까지 혀였을 것이라 추측되는 재가 섞여 나왔다. 그는 완전히 눈이 뒤집힌 채로 숨을 거두었다.

"………죽었습니다."

그의 맥을 짚어보던 코스모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나스타샤들은 다른 증거를 찾기 위해 그레이슨의 시체를 뒤졌지만 건진 건 없었다. 마법 재료로 쓰일 법한 말린 로즈힙 주머니와 25gp, 룬 문자가 새겨진 은 반지와 해골 모양 흑마노(黑碼瑙, Black Agate) 반지 뿐이었다.

전리품 : 25gp,로즈힙 주머니,20gp 상당의 해골 흑마노반지, 10gp 가치의 위험과 죽음을 뜻하는 룬문자가 새겨진 은반지

아나스타샤는 한숨을 내쉬었다.

 

"별게 없네요."

 

반지의 룬 문자를 해석하던 아도니스도 같이 한숨을 쉬었다.


"네, 이 반지도 죽음을 뜻하는 룬 문자가 새겨져 있을 뿐이에요. 아마 이 반지의 룬을 발동시켜 자결한 것 같아요."
"이 자가 죽기 전에 말했던 '그 분'은 시체왕을 말했던 걸까요?"

"글쎄요. 그렇다 하더라도 시체왕이 직접 움직였을 리는 없어요. 그는 네크로 폴리스에 갇혀 있을테니."

"그렇담 시체왕의 명령을 이행한 주모자가 따로 있다는 소리겠네요."

 

시체왕의 추종자가 연관되어 있다는 소리에 코스모스가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말입니다. 처음엔 단순히 황실에 적대하는 자의 소행인줄 알았습니다만…… 시체왕의 추종자들이 벌인 일이라면, 그들이 왜 저희를 노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시체왕의 목표는 용 제국에 시체왕의 공포를 퍼트리는 것.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들을 공격하는게 나을 건데, 아무리 황제와 연이 닿는 자라고 해서 특별히 저희를 공격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시체왕은 황제 뿐 아니라, 오크 두령과 투장 등 모두와도 적대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클라인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어쩌면…… 이번 일을 벌인 시체왕의 추종자가 우리와 아는 사이일지도 모르지. 원한을 가졌다던가 말이다."

 

아나스타샤는 자신에게 원한을 가질 법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으음, 원한을 가진 사람………. 너무 많지 않나…. 아니, 원한을 가졌다해도 그게 좀비를 이용해 죽일 정도인가?"

"어차피 범인을 잡게 되면 이유는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

"그렇겠죠? 그럼 양조장을 계속 둘러봐요."

 

아나스타샤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그리고 저 자의 로브는 엘돌란의 세 학파 중, 숨겨진 장막의 도학자들이라는 학파의 로브에요."
"그레이슨이 이 학파의 사람인 걸까요?"
"로브 정도야 원한다면 얼마든지 비슷하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 학파에 이 인물이 존재하는지 직접 확인 전까진 모를거에요."
"그렇군요. 그럼 저 문 안쪽까지 살펴보고, 별다른게 없으면 숨겨진 장막의 도학자들에 가서 한 번 확인해 봐요."

아나스타샤는 아도니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레이슨과 잘렌이 나왔던 방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양조장이 운영되던 시절에 사무실로 쓰였을 법한 공간이 나타났다. 안쪽에는 방이 2개 있었는데, 방 하나는 쇠뇌의 화살들이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잘렌의 방으로 추측되었고, 남은 하나가 그레이슨의 방으로 추측되었다.

 

잘렌의 방은 쇠뇌 이외에 별다른게 없었다. 애초에 그는 마법사도 아니고, 그저 용병 겸 조수였으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바로 방을 나와 그레이슨의 방에 들어갔다. 그레이슨의 방에는 쓰다만 마법 재료와 여분의 옷이 놓여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그 중에서 자주색 로브 하나를 집었다.

 

"흠……. 마법사들은 로브를 정말 좋아하네요. 자주색 로브도있네."

 

아도니스가 웃으며 말했다.

 

"로브 같은 천 옷이 마법을 부여하기 무난하거든요. 아, 그건 엘돌란의 점등사 길드 로브네요."

"점등사 길드? 방금 전에는 그레이스가 숨겨진 장막의…… 암튼 뭔 학파라고 하지 않았어요?"

"학파는 소속하는 곳이고 길드는 일하는 곳이니까요. 두 군데에 동시에 속할 수 있겠죠. 음, 마법사가 아닌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학파는 종족 무리이고 길드는 살고 있는 도시이다. 이렇게 비유하면 되겠네요. 종족은 바뀔 수 없지만 살고 있는 도시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런 거죠."

"아하……. 그렇담 학파에서 쫓겨난다는 건, 무리에서 쫓겨난 것이니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사회 활동이 어렵다는 소리이기도 하겠네요…."

 

아도니스는 아나스타샤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학파에서 쫓겨난, 이라는 비유가 마치 하프엘프를 말하는 것 같아서.

 

"그렇구나. 그럼 그레이슨이 이 로브를 가지고 있는 건, 점등사 길드 소속이기도 하단 소리네요?"

 

아나스타샤는 더 찾을 건 없는지, 로브의 주머니도 뒤적거렸다. 그러자 주머니에서 가로등 모양의 장식이 달린 놋쇠 목걸이가 나왔다.

"이 목걸이는 뭐죠? 그러고보니 파자리우스가 그레이슨이 놋쇠로 된 목걸이를 하고 있었댔는데. 이게 그건가?"
"아, 이 가로등 모양…… 점등사 길드의 상징이에요! 길드의 상징은 옷이랑 달리, 쉽게 위조할 수 없으니까 본인 것이 확실할거에요."
"잘 됐네요. 그럼 바로 점등사 길드에 가서 확인해 봐요. 그레이슨의 배후가 거기 있는지."

전리품 : 점등사길드 로브, 점등사 길드 놋쇠 목걸이.


"점등사 길드원들은 등잔 공방이 근거지일 거에요. 점등사 길드가 하는 일이 그런 것들이거든요. 등잔을 만들고, 가로등을 수리하고, 거리의 불을 켜고."

 

아도니스의 말에 따르면 등잔 공방은 안장 구역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했다. 옛 양조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렇게 증거 수집을 끝내고, 옛 양조장에서 나가기 위해 못질 된 문을 발로 걷어차고 있을 때였다.

"이제야 가는 건가?"
"으아악!!"

아나스타샤는 갑작스런 웰가의 등장에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귀청 떨어지겠네!!"
"뭐에요! 저야말로 깜짝 놀랐거든요?! 갑자기 나타나지 마세요!"
"나름 기척을 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양조장에서 소란피우면 안 된다고. 다음 견학은 조용히 해라. 난 그럼 일하러 가야 돼서."

 

웰가는 술이 깬 모습─애초에 유령이 술에 취하거나 깨거나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으로 어깨를 축 늘어트린채 터덜터덜 사무실을 나갔다.

 

"그나저나 다들 일하다말고 어디로 사라진건지……."

아나스타샤는 웰가의 마지막 말이 괜히 신경쓰였다. 정말이지,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이상한 유령이었다. 그냥 전투를 방해한 녀석인데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건지.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저 유령…… 자신이 죽은걸 모르나보네요."

 

하지만 오지랖 부리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알려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굳이 나서서 알려줄 필요는 없겠죠."

 

유령은 단순히 저승에 가지 못하고 떠도는 영혼일 뿐이다. 성불하게 되면 자연히 사라질.

하지만 이 유령들은 때에 따라, 악령이 될 수도 망령이 될 수도 있었다. 사람들을 저주하고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고, 현세에 원한이 많아 악에 받힌 유령은 일부러 저승에 가지 않고 남아서 악령이 된다. 그리고 그 악령에게 당하거나 저주를 받아 죽은 영혼은 가고 싶다해도 자의적으로는 절대 저승에 갈 수 없는 망령이 되어 그 억울함을 사람들에게 푼다.

 

만약 웰가처럼 자신이 죽었는지 모르는 유령에게 사실을 알려준다면 어떻게 될까?

알려줘서 고맙다고 쉽게 납득하고 성불하는 경우는 없다시피 하다. 애초에 죽음을 부정하는 이들은 대부분 삶에 대한 열망이 강한 자들이다. 이런 자들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크게 분노하고, 그 분노의 방향을 사실을 알려준 자에게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사실을 왜 알려준 거냐면서. 가장 최악의 경우는 몸을 뺏으려 하는 경우까지 있다.

선의로 한 행동이 반드시 선의로 받아들여지지만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어쩌면 그냥 착각하도록 두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었다.


다른 이들도 아나스타샤와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웰가가 안타깝기는 하나, 굳이 현실을 알려줄 필요가 없다고. 그에겐 성불하는 것보다, 계속 양조장의 노동자로 살아가는게 나을 수도 있었다.


아나스타샤들은 더 머무르지 않고 옛 양조장에서 떠났다.


적자

등잔 공방의 방향으로 향하는 등 뒤로, 또 어떤 기척이 느껴졌다.

"다들 느껴져요?"
"또 누군가 따라 붙었군요."

 

클라인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양조장에서 나오자마자 인기척이 느껴지다니, 계속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나 본데요."


아나스타샤, 추적자 발견, 기능 판정 : d20(16)+통찰(0)+레벨(1)+뒷전(4) vs 어려움(20) / 성공

아나스타샤들은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람이 없어지자, 추적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몸을 틀지 않고, 단검만 빼내어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던졌다.

 

"으악!!!"

 

남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아나스타샤를 제외한 세 명은 비명 소리가 났던 곳으로 빠르게 달려가, 남자를 붙잡았다.

아나스타샤는 붙잡힌 남자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누구야? 우릴 왜 따라오는 거지?"
"으, 아, 아……."
"너도 그레이슨과 한 패거리냐?"

갈색 피부에 짧은 밀색 머리를 가진 하플링 남성이였다. 그는 오른쪽 어깨에 단검이 꽃힌 채 덜덜 떨고 있었다.

 

'이렇게 겁 많은 놈이 시체왕의 추종자? 아니, 그냥 건달 따까리 정도 되보이는데.'

"좀비라니! 나, 난 그저 너희를 감시하라는 의뢰를 받았을 뿐이야……!"
"의뢰?"
"그래! 그냥, 그냥 돈을 좀 준다고 하길래……! 너희 행적만 보고하면 된다고 해서…! 부디 목숨만은 살려줘!"

 

그는 자신이 이런 위험한 상황에 처할줄 몰랐던 모양이었다.

 

"젠장할……. 난 그저 집 나간 아들래미를 미행하거나 바람난 남편 뒷조사나 하던 놈이라고…. 가, 가끔은 물건을 빼돌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합법적인, 아니, 정의구현에 사용되는……… 이게 이렇게 위험한 일일줄은……. 으으, 너무 아파………."

 

남자의 중얼거림도 무색하게, 클라인은 냉정하게 말했다.


"아나스타샤, 어찌하실 겁니까? 저희 행적이 노출될 수도 있는데, 후환을 남기지 않도록 처리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히이익………!!"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클라인을 만류했다.

"이 자가 저희를 미행한 건 꽤 됐어요. 어차피 정보는 어느정도 넘어갔겠죠. 죽여봤자 의미 없어요. 대신 역으로 정보를 캐내보죠."

클라인은 검에서 손을 떼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아나스타샤는 하플링 남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우리 정보를 캐낸만큼, 너도 네가 가진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면 살려보내주겠어. 우선 네 이름이 뭐지?"
"맵스……! 맵스라고 해! 프리랜서로 의뢰를 받아 정보 수집을 하고 있어! 그, 일종의 사립 탐정……"

 

아나스타샤는 쓸데없는 사족은 잘랐다.


"그래, 맵스. 널 고용한 이가 누구지?"

"그, 그건 나도 잘 몰라."

맵스의 어이없는 대답에, 맵스의 어깨에 박힌 단검을 살짝 건들였다. 아주 조금이었지만, 그는 고통에 몸부림 쳤다.

"으아아아악!! 정말 몰라! 로브를 입고 있었다고! 돈은 선불로 지불하고 정보를 가져다 줄 때마다 돈을 더 줬어! 그때도 로브를 쓰고 있었고! 정말 모른다고!"

'뭐, 그 정도 위장이야 당연히 했으려나…….'


"그래, 그럼 무슨 로브를 입었지?"
"잘 기억이………"
"다시 기억이 나게 해줄까?"

 

아나스타샤는 가볍게 손을 풀기 시작했다.


"잠깐, 잠깐만 시간을 줘!! 회색이였나 은색이였나…… 그, 그래! 은색인 것 같아. 미스릴, 미스릴이 분명해!"
"그래? 그들한테 지금까지 어떤 정보를 전달했지?"
"숙소와 너희들이 향하는 장소, 사용하는 무기, 싸움 실력, 그런 것들. 그게 전부야…."
"우리 정보에 대해 거의 전달했다고 봐도 되겠네.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했지?"

"주로 직접 만나서인데, 오늘은 전서구로……. 아까 너희가 양조장에서 싸울 때 딱 한 번 보냈어."

 

'쯧. 이럴줄 알았다면 피요르를 밖에 감시로 세워뒀어야 했는데. 다음부턴 조심해야지.'


"흑흑………. 이젠 아는 것도 더는 없어…. 더 이상 미행도 안할거고 그냥 숨어만 있을게. 제발 살려보내줘, 부탁이야……. 아까 너희가 양조장에서 싸우는 걸 봤단 말이야. 난 그렇게 만신창이로 죽기 싫어……."

아나스타샤는 맵스의 어깨에서 단검을 빼내곤 가라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맵스는 피가 흐르는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은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아도니스는 아나스타샤에게 걱정스럽게 물었다.

 

"클라인 녀석의 말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저렇게 보내도 괜찮을까요?"

"저 정도 겁 많은 사람이면 굳이 더 위험을 감수할 것 같지 않은데요. 게다가 이젠 더 넘어갈 정보도 없잖아요. 굳이 따지자면…… 미행이 들켰다?"
"그렇긴 하지만……."

 

아도니스는 맵스를 놓아준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에 반해 코스모스는 아나스타샤의 결정을 옹호했다.

 

"이미 놓아줘 버린 이상 별 수 없지요. 쓸모 없는 살생은 화를 부릅니다. 그보다 오늘 지낼 숙소에 대해 생각해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의 행적이나 숙소 위치가 노출된 이상, 에 계속 머무르다간 암살자를 마주칠지도 모를테니까 말입니다. 아무래도 숙소를 바꾸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네. 나중에 안장 구역 쪽에서 숙소를 하나 알아봐요. 고급 상점가이니만큼 적어도 평민구역보단 안전하겠죠."

아나스타샤는 한숨을 내쉬곤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미스릴 학파의 로브라니. 아까 그레이슨이 입고 있던 로브는 다른 학파의 로브였죠? 그 학파들이 공모한게 아니라면, 다른 공통점이 있다는 건데……."

 

코스모스는 아나스타샤의 기운을 북돋웠다.


"어찌 되었든 모든 일은 꼬리를 완전히 숨기기 힘든 법입니다. 계속 조사하다 보면 언젠가 진상에 다다를 겁니다."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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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가 드랩스파

설정/13시대 NPC

2021.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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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돌란 안장구역 옛 양조장의 유령. 갈색 더벅머리에 덥수룩한 갈색 곱슬수염, 갈색눈을 가진 드워프 유령입니다.
옛 양조장이 과거 맥주의 달인들이란 양조장이였을 무렵, 그 곳에서 일하다 죽은 드워프 남성입니다. 웰가는 자기가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양조장을 돌아다닙니다. 웰가는 업무중 만취해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반지하층에 추락, 목이 부러져 죽었습니다.
웰가는 자기가 죽었다는걸 깨닫기 전에는 또는 누군가 가르쳐 주기 전에는 취한 상태로 이곳을 배회하게 되어 있습니다.
웰가는 사람들 사이를 비틀거리면서 오갑니다. 잔뜩 취해서 이것저것 참견을 합니다. 혼령이기 때문에 피해를 입진 않습니다.
웰가에게선 옛 양조장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비밀금고의 위치를 알 수도 있습니다. 또한 10년전의 엘돌란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웰가가 영면에 들 수 있도록 도와줄 경우 뭔가 좋은것을 얻을수도 있습니다.


첫 만남 : 엘돌란의 그림자 中 안장구역 옛 양조장에서 아나스타샤와 만남.

관련 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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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황제의길 프롤로그1 13시대 1230년 열의의 달 3월 10~15일
붉은흙1~2 3월 16일, 붉은흙3 3월 17일
황토젤리 3월 18~19일
엘돌란1~3 20일, 엘돌란3~7 21일, 엘돌란8~10 22일
황금요새1~2 23~24일 황금요새3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