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돌란의 그림자3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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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3



나는 죽음을 겁내지 않는다.
다만 의무를 다 하지 않고 사는 것을 겁낸다.

 


 

등잔 공방에는 밤이 찾아오지 않는다

등잔 공방에 도착할 무렵, 엘돌란에는 밤이 찾아오고 거리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며, 찾아오는 어둠을 몰아내기는 했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하지만 단 한 곳만은 안장 구역의 어느 곳보다도 가장 환하게 빛났다. 등잔 공방은 그 이름처럼 건물이 등잔이라도 되는마냥 빛을 발했다. 이 곳에 있으면 거리에 어둠이 찾아왔다는 걸 모를 것만 같았다.

 

공방은 도시의 불을 밝히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으며, 무척 부산스럽고 바빠보였다.

 

이렇게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환하게 빛나는 곳이 과연 시체왕과 관련이 있는 걸까? 내막은 모르겠지만, 일단 겉보기에는 언데드와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는 장소였다.


하지만 점등사 길드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그레이슨에 대해 더 조사를 하려면 이 곳을 조사하는 수밖엔 없었다.

 

아나스타샤들은 공방에 들어가 접수대로 보이는 곳에 갔다.

"여기가 점등사 길드가 운영하는 곳이 맞나요?"

접수대에 앉아서 석간 신문(夕刊 新聞)을 읽던, 금색의 곱슬머리가 아름다운 여성이 대답했다.

"네, 맞아요. 도시의 밤을 밝히는 일을 하기위해 이 곳에서 등잔을 만들고 점등사들이 일을 하죠. 무슨 일 때문에 찾아오셨나요?"


"사람을 한 명 찾고 있는데요, 그레이슨이라고."


"그레이슨? 죄송하지만 그런 사람은 저희 길드에 없는데요."

거짓말을 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거, 이 길드의 목걸이 아닌가요?"

아나스타샤는 그레이슨에게서 얻은 점등사 길드의 목걸이를 보여줬다.

"어? 저희 길드의 목걸이가 맞아요. 어디서 나셨어요?"


"그레이슨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더라구요. ……잃어버린 것 같던데 여기 오면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아나스타샤는 약간의 거짓말을 보탰다.

"음, 어디서 분실물을 줍기라도 한 건가? 하지만 출근자들 중엔 목걸이가 없는 사람은 없었는데……."

 

접수원은 등잔 공방의 길드원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양 손을 맞부딪혔다.

 

"아! 아브로스가 잃어버린 걸 수도 있겠어요."


"아브로스?"


"네.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 몇 주동안 휴가를 낸 사람인데, 지금 인원들 중에서 목걸이의 주인이 없다면 그 사람밖에 없겠네요."


"아브로스가 갈색머리에다가 숨겨진 장막의 도학자들 출신의…… 그, 평범한 인상의 마법사인가요?"


"음, 그런 편이죠. 조금 인상이 흐릿한…… 아시는 분인가 봐요?"


"아…… 조금."


"그 사람, 그렇게 안 생겨서는 의외로 발이 넓나 보네요. 이번 휴가만해도 그래요. 몇 주동안의 휴가를 허락받다니, 케스미르 가문이나 아를리사 님과 친분이 있는 사람인가?"


"케스미르 가문이요?"


"어머, 엘돌란에 온지 얼마 안 된 분이신가봐요? 케스미르 가는 대대로 점등사 길드의 길드장을 맡아왔던 가문이에요. 아를리사 덴트 님은 등잔공방의 담당 마법사로, 길드장님 다음으로 높은 사람이고요."


"아아………."

아나스타샤는 그레이슨으로 추정되는 아브로스에 대해 몇 가지 더 물어봤다.

 

접수원은 목걸이를 돌려주러 온 주제에 길드원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것에 대해 수상하게 여기긴 했지만, 묻는 말에 전부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등잔 공방 사람들은 해당 사건과 전혀 연관이 없는 평범한 사람 같다는 것이었다. 호객 광장에서 일어난 좀비 사건을 두려워하기도 우스꽝스럽게 여기기도 하는 거리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결국 등잔 공방에서 얻은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브로스에 대한 것도 별거 없었다. 등잔 공방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퇴근했다. 말수가 없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그게 아브로스에 대한 모든 것이었다.

'그레이슨, 아니 아브로스는 그냥 점등사 길드에 소속되어 있을 뿐, 길드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건가?'

생각에 잠겨 있는 아나스타샤를 바라보며, 접수원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목걸이는 아브로스가 휴가가 끝나고 돌아오면 돌려주도록 할게요. 여기까지 가지고 와주셔서 고마워요."


"아, 여기 로브도 같이 있어요."


"어머나, 로브 채로 잃어버렸나 보네……. 웬일이래."

목걸이와 로브를 동시에 잃어버렸고, 그걸 등잔 공방에 대해 캐묻는 자가 가지고 왔다. 수상하게 여길 법도 하건만, 안이한 접수원은 아무런 의심 없이 로브를 건네받았다.


"여기서 실마리가 끊겼군요."

클라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네요. 그래도 아직 범인이 있을만한 곳이 남아있잖아요? 사원 구역이요."


"거기서 화장한 시체가 좀비 중 하나로 나타났다고 했었지요."


"네, 아브로스가 호박 수레를 준비하면서 사원 구역의 시체까지 손을 썼다고 보기 힘들잖아요."


"화장한 시체가 좀비가 되었을리는 없으니, 분명 사제 중 하나가 빼돌린 거겠군요."

 

"분명 공범이 있을 거에요. 주모자라면 좋을텐데."

 

코스모스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제 중에서 시체왕의 추종자가 있다라……. 개인적으론 믿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자가 있다면, 과연 그런 자를 사제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건지…… 시체와 너무 오래 있었던 걸까요. 그게 그를 오랫동안 시험에 들게 한 걸지도."


"글쎄요. 사람은 자신의 적에게마저도 공감을 해서 타락한다고들 하잖아요. 반대로 그런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에 선해질 수도 있고. 하지만 이해에도 여러 방법이란게 있잖아요. 시험에 들었더라도 전부 시체왕의 추종자가 된다던가, 극단적으로 바뀌지 않아요. 만약 사제 중에 흑마법사가 있다면, 그건 배교자(背敎者)가 아니라 처음부터 빛의 신을 믿지 않은 자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아요, 코스모스."

 

"그렇겠지요……."

 

"그나저나 사원 구역의 사제가 관여되었다는 명확한 물증이 없어서 걱정이네요."

 

아나스타샤들은 망자의 금고를 조사하기 위해 몰래 잡입한다든가, 사제에게 매료 마법을 쓴다든가, 황제의 어명이라고 월권(越權)을 사용한다든가,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 봤다.

 

"어찌되었든 지금 사원 구역을 찾아가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지금 찾아간다면 몰래 잡입하는 것조차 변명의 여지 없이 무덤 도굴꾼으로 오해받기 십상일 것입니다."

 

코스모스의 말이 옳았다. 범인이 사제라면 어쩔 수 없이 계속 사원에 머물러야 할테니, 날이 밝은 다음 찾아가기로 했다.

아나스타샤들은 새 숙소를 구하는 걸 우선시했다.


안장 구역의 '공중 침대'라는 여관은 보다도 고급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특히 침대가 일품이었는데, 깃털로 만들어진 침대는 상당히 푹신해서 공중에서 잠드는 기분이 들었다. 실로 여관의 이름에 어울리는 시설이었다.

아나스타샤들은 혹시모를 암살자들을 대비해 4명이 같은 방에서 자기로 했다.

 

다행히도 간밤에 침입자는 없었으나, 클라인이 제대로 잠을 못이룬 것 같았다. 불침번을 선 모양이었다.

 

아나스타샤는 아직 클라인과 어색했지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클라인, 음…… 안 피곤해요?"


"네, 괜찮습니다. 하루이틀 밤새는 일은 별 일 아닙니다. 이런 때이니, 불침번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나름대로 경계하며 선잠 자고 있으니까 굳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 그냥 편하게 주무세요. 제 귀가 왜 이렇게 길고 크겠어요?"

 

자신의 귀를 쭉쭉 늘이듯이 만지며 클라인을 설득했지만, 그는 그저 조용히 미소지을 뿐이었다.

'들을 생각이 없군.'

 


 

망자의 금고

아침이 밝자마자 아나스타샤들은 사원 구역으로 향했다. 사원 구역은 평민 구역의 동쪽에 있는 문을 통해서만 갈 수 있었다.

꽤 멀리까지 돌아 도착한 사원 구역은, 평민 구역이나 안장구역에 비하자면 작은 곳이긴 하지만 있어야 할 것들은 전부 자리하고 있었다. 사제들을 위해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식당도 있었고, 예배를 보러오는 이들을 상대로 부적이나 팔찌 같은 잡동사니들도 파는 종교적인 기념품 가게도 있었다.

납골당의 위치를 모르는 아나스타샤들은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나 사제들에게 망자의 금고 위치를 물어물어 찾아갔다.

때로 길이 막힐 때는, 가장자리에 앉아 돈을 받고 점을 쳐주는 예언자라 하는 점술가들에게 오늘의 운세 같은 걸 보면 길을 알려주곤 했다. 그 길이 전부 맞는 건 아니었고, 돈만 받고 사기치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 알려준 길로 갔으나 막다른 길에 도착해 버렸을 땐,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로 사기꾼을 찾아갔지만 이미 도망간 뒤였다.

 

어찌저찌 망자의 금고에 도착했을 때 본 건물은, 헤멨던 것이 무색하게도 사원 구역의 크고 작은 사원과 신전들 중에서 가장 크고 눈에 띄는 건물이었기에 허망함은 더했다.

"처음은…… 정직하게 시도해 볼까요? 들어가서 조사하게 해달라고."

 

클라인이 말했다.

 

"그 다음은 소속을 밝히도록 하죠."

 

그리고 아도니스가 말했다.

 

"그래도 퇴짜 맞으면 마법을 걸어요."

 

코스모스는 말이 없었다.

 

아나스타샤는 숨을 고르고, 망자의 금고의 입구에 들어섰다. 그러자 그 앞에서 경비를 서던 사제 두 명이 앞을 막아섰다.

"이 곳은 아무때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오."

 

"저희는 전 날 호객 광장에서 일어났던 좀비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어요. 탐문을 하니, 좀비 중 하나가 이 망자의 금고에 안치되었던 시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망자의 금고에서 장례를 받았을 터인 시신이 좀비가 되어 광장에 나타났다는 말에 사제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둘 중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자가 사제를 진정시키더니 입을 열었다.

 

"저희들이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 같군요. 오데사님을 불러오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색으로 물들어가는 금발 머리를 뒤로 단단히 묶은 작은 체구의 여성이 사제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다른 사제들도 입은 빛의 사제의 정식 복장에 대사제의 상징을 붙였을 뿐인데도 상당히 권위 있어 보였다.

 

"무슨 일이시죠? 저희 납골당에서 장례를 치른 시신이 좀비가 되었다는 소리를 하시던데, 킁."

 

"호객 광장의 상인이 자신의 친구 콜른이 좀비가 되어 나타났다고 하던데요. 일주일 전 여기서 장례를 치뤘다는데……"

 

"그런 황당무계한 주장만 믿고 여기까지 오신 건가요? 저희들은 죽은 사람들이 영면에 들 수 있도록 킁, 장례의 절차를 완벽하게 따르고 있습니다. 거기다 화장까지 된 유골이 시신이 되었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는 비염 끼가 있는 듯, 종종 코를 훌쩍이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크음, 그런 말도 안되는 주장은 덥썩 믿으시면서 사제들은 믿지 못하시니 통탄을 금치 못할 따름입니다."

 

주변의 사제들은 늘상 있는 일인 것처럼, 오데사가 코를 훌쩍이는 것보다 오데사의 기분을 더 신경 썼다. 아나스타샤들이 더 이상 오데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를 노심초사 하면서.

 

"네, 아무래도 그게 믿기지 않아서요. 사제님들을 못 믿는다기보단 그 사람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애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일개 개인의 말의 신빙성을 왜 증명해 드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조사랍시고 납골당을 휘저으면 죽은 이들의 영면을 방해할 뿐입니다, 킁."

 

오데사는 조사를 하게 해줄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코스모스, 오데사 교섭, 기능 판정 : d20(11)+매력(1)+레벨(1)+종교인(1)+대사제(2) vs 보통(15) / 성공

 

그 때, 코스모스가 앞으로 나섰다.

 

"……아나스타샤, 제게 맡겨 주시겠습니까?"

 

'코스모스에게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걸까?'

 

코스모스는 결심을 굳힌 표정이었다. 거기다 그는 빛의 신이 직접 그 손으로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종족인 신성족이기도 하고,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빛의 신을 섬기는 일을 했다고도 하니, 맡겨보기로 했다.

 

"사제분들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빛의 신을 섬기는 이들이 신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는 같은 신을 모시는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자가 없을테니 말입니다."

 

사제들은 코스모스의 말에 집중했다.

 

사제들은 신성족을 환영하는 많은 부류 중 대표적인 하나였다. 빛의 신을 섬기는 사제들이 빛의 신의 피조물을 싫어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오데사 역시 화를 누그러트리고 코스모스의 말을 들었다.

 

"……하지만 빛의 신을 모독하는 자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공존하고 있고, 그들은 신과 사제들을 음해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제분들이 자신의 일을 충분히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궁지에 몰아넣고자 사원과 납골당에 잠입해서 몰래 일을 꾸미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하지만, 킁, 저희는 망자의 금고의 경비도 충분히 서고 있습니다. 낮에는 저희가 금고에 있고 밤에는 은방패대 분들이 직접 이 곳을 순찰해 주시니까요."

 

"악의 무리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습니다. 경비가 있음에도 숨어드는데 도가 튼 자들이 넘쳐나고 말입니다. 저희처럼 당당하게 정문으로 출입을 하는 자는 드물겠지요."

 

"숨어 있을 수도 있다. 큼, 이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소리 아닌가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데사 님. 오데사 님도 아시겠지만, 빛의 신께선 행동하는 자를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저희의 요청은 그저 어차피 늘상 하는 신앙의 재확인, 그 뿐이지 않습니까. 내부에 숨어든 적이 없다면 평소와 다름 없는 납골당 관리 증명에 빛의 신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만약, 존재한다면요?"

 

"적이 숨어든 것이 어찌 사제 분들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는 빛의 신께서 보시기에 아직 어린 양들입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행동을 보여 숨어든 적을 처리한다면 그야말로 이곳과 대사제님과 빛의 신의 명성을 드높이는 일이 되겠지요."

 

오데사는 대사제라는 말에 잠깐 반응했다. 그 반응은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작은 동요였다. 코스모스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저희는 황궁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황태자 후보이신 아나스타샤 님께서 후계자 선발 대회를 위한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좀비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오데사님께서 도와주신다면 분명 황제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물론 황제의 큰 우군인 대사제님께서도 좋아하실테고 말입니다."

 

오데사는 후계자 경연대회의 후보자에 대해 잘 몰랐다. 그만이 그런 건 아니었으니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황제의 후계자를 선정하는 대회인만큼 그 대회 자체에 대해서는 제국 곳곳에 알음알음 알려졌지만, 선발 대회에 참여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였다. 제국은 넓은 곳이고 황제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후계자도 아니고 후보자를 어찌 알겠는가?

후계자 선발 대회에 참여하는 이들은 태생이 황족이니 참여할 수 있었겠거니 하는 정도.

 

오데사가 가진 지식도 딱 그 정도였다.

 

오데사는 생각했다. 코스모스네 일행이 황제의 후계자가 되든 말든, 어찌되었건 황족은 황족. 그렇다면 자신이 추후에 산타 코라에 있는 빛의 성당에 들어가서 일하게 될 때의 연줄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거기다가 이들의 신분은 확실하다. 신원이 증명된다면 납골당에서 몹쓸 일을 저지른다거나, 좀비 사건을 자신들에게 떠넘기는 파렴치한 짓을 하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킁, 그래요. 쓸데 없는 오해는 더 이상 받기 싫으니, 이번 한 번만 조사를 허락해 드리지요. 단, 저희 측 사제도 같이 동행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정도는 당연한 요구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데사는 아나스타샤들에게 토마스라는 하급 사제 한 명을 붙여주었다.


토마스는 25세의 청년이었다. 나이와는 다르게 반질반질하게 기름이 뜬 얼굴과 정수리가 벗겨진 머리가 눈에 띄는 남자였다.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대화에 굶주려 있었던 것처럼 아나스타샤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왔다. 특히나 엘돌란 바깥의 일들을 상당히 궁금해 했다. 그는 엘돌란은 커녕 사원 구역 밖으로도 나가본 적 없는 사람 같았다.

 

아나스타샤는 그를 적당히 상대해주면서 따라갔다.

모든 사제들의 가시돋힌 시선을 받는 와중에, 토마스에게까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유골함들을 보관하는 납골당은 상당히 깊은 곳에 있었다 몇 번이고 계단을 내려가고 장례실도 몇 개를 지나서야 납골당에 들어갔다. 입구에는 안치된 사람들의 이름이 철자 순으로 적혀 있었다. 이곳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공간이 부족할 때마다 구멍을 파서 만들어서인지 길이 상당히 복잡하고 많았다. 마치 개미굴 같기도 미로 같기도 했다.

 

토마스는 등잔을 들고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 아마도 콜른을 비롯한 평민들이 안치된 곳으로 안내했다. 평민 납골당은 다른 곳들보다 비좁은 통로 좌우에, 한 칸에 유골함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크기의 구멍이 뚫린 선반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 선반이 유골함을 보관하는 묘실 같았다.

묘실들은 모두 구멍에 딱 맞는 벽돌로 봉해져 있었고, 그 위에는 시체왕의 부름에 시신이 답하지 않도록 성호(聖號)가 그려져 있었다. 역시나 오래된 곳인만큼 성호도 많이 바래져 있었다.


콜른이 안치된 묘실에 다다랐을 때, 토마스는 이상함을 느꼈다. 사제인 토마스가 아니라 문외한인 아나스타샤가 봐도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콜른의 묘실로 확인되는 벽돌 뚜껑은 성호가 긁혀서 지워져 있고, 석회도 제대로 발라지지 않아 누군가 쉽게 손 댈 수 있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토마스는 서둘러 벽돌을 치워 보았다. 유골함 안에 있어야 할 유골이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죠?"

 

"자,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랜든! 랜든을 찾아야 합니다! 이 구역을 담당하는 자가 랜든 사제입니다. 그가 왜 유골이 없는지 알 겁니다. 단순히 다른 곳에 안치한 것일 수도 있고요……."

 

토마스는 혼란스러운 듯이 랜든의 이름만 반복했다.

그의 말대로 랜든이란 사제를 찾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랜든을 찾기 위해 그의 인상착의를 묻자, 소년 같이 높은 목소리가 묘실에 울려퍼졌다.

 

"멍청이들아! 대사제와 허접한 의식 따위가 너희를 영원히 보호해줄 거라고 생각했냐? 두고 봐라. 외눈의 왕이 승리하시는 날이 올 거야! 그러면 너희들도 그 발 밑에 엎드릴 거고! 아니, 너희들은 아니지…. 왜냐하면 여기서 죽을테니까!"

 

말소리가 끝나자, 주문 몇 마디를 읊는 소리가 들려왔다.

 

"언데드를 일으키는흑마법 주문이에요! 아나스타샤, 무기를 준비하세요!"

 

아도니스가 경고하자마자 랜든의 의식 마법이 발동했다. 납골당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모두를 다 죽이라 명령했다.

 

"랜든!!! 이 빌어먹을 자식!! 망자의 금고 사제들과 대사제님을 배신했구나!"

 

토마스는 부들부들 떨며, 욕설을 퍼부었다. 납골당에 울려퍼진 목소리의 주인이 우리가 찾으려던 랜든인 것 같았다.

 

랜든은 쉰 한숨 같은 소리를 냈다. 납골당이 좁은데다 통로가 많으니 소리가 이리저리로 울려퍼져, 그가 있는 방향을 알 수가 없었다.

 

곧 이어 벽돌이 돌바닥에 턱, 턱,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석회가 발라져 있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묘실들이었다.

 

그곳에서 등잔 빛 가장자리에 뼈와 힘줄로만 된 사람 그림자가 기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한두 구가 아니었다. 뒤를 따라 줄줄이 비슷한게 더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어떤 놈들은 텅 빈 해골 눈 구멍에서 푸르스름한 보라색 빛을 뿜고 있었다. 총 두 집단이 앞 뒤를 전부 포위한 채로 아나스타샤들에게 다가왔다.

 

그 모습에 아까까지 욕짓거리를 내뱉던 토마스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아나스타샤는 침착하게 상황을 살폈다.

 

아나스타샤들을 공격하려 다가오는 두 집단은 스켈레톤(skeleton) 8구였다. 눈에 불을 켠 해골은 차림새—화장은커녕 안치실에 보내진 시체에 손도 대지 않았던 것인지, 생전에 입었으리라 추측되는 로브가 입혀져 있었다—로 보아 마술사로 확인되는 해골 2구, 비교적 평범한 해골이 6구.

 

그리고 아나스타샤들이 서 있는 곳은 가로 10m 세로 20m 정도의 방이었고, 앞뒤로 3m 폭의 아치가 있어 복도로 이어져 있었다. 그 복도는 작은 복도들이 여러 갈래 뻗어나가는 구조였다.

 

스켈레톤들은 두 출구에서 접근해와 완전히 포위하는 형태였다.

그것들은 자신들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양조장에서 봤었던 드워프 해골처럼.

 

"마법사 스켈레톤은… 죽어서도 마법을 쓰나요?"

 

"시체에도 잔여 마력은 남아있으니까요. 애초에 흑마법으로 부활한 몬스터들이니 생전에 쓰던 마법이 아닌, 리치(Lich)들처럼 흑마법을 구사할 거에요."

 

아도니스의 말대로라면 가장 뒤에 있는 저 해골들은 마법도 쓸 것이다.

 

'위험하겠는데……. 마법을 쓰는 스켈레톤만 두 구라니.'

 

불리한 상황에 인상을 찌푸리던 아나스타샤는 언데드들이 신성에 취약하다는 걸 기억해 냈다.

 

"토마스 씨, 신성을 사용하실 수 있죠? 사제니까요."

"저, 저 그게…… 저는 하급 사제이기 때문에 정식 신성 주문은 사용할 줄 모릅니다. 그, 의식의 절차만 기억하고 있어서… 전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토마스는 눈을 피했다.

 

'………챙겨야 할 것만 늘었군.'

 


 

하급사제 토마스

"제발 여기서 도망치게 해주세요!"

보통 0레벨 비전투자 [인간형]
행동순서 : +3

날 해치지 마 : 토마스는 구석에 숨으려고 합니다. 누가 막지 않으면 한 둘 정도는 토마스를 공격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토마스는 벗어나기를 시도하고 도움을 청할 것입니다.

여기서 벗어나게 해줘! : PC들이 양쪽 출구를 탄탄히 지키고 있으면 토마스는 매 라운드 극복 판정을 합니다. 실패할 경우 토마스는 PC들을 지나쳐 도망치려다가 해골들에게 막힙니다.

체력 15 / 장갑 12 / 신방 11 / 정방 11

 

망자의 금고 해골
"아아아아아아……"
1레벨 조무래기 [언데드]
행동 순서 : +6
취약 : 신성
뼈 손가락 +6 vs. 장갑 : 3 피해
무기 저항 16+ : 해골들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 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망자의 신속함 : 특수한 의식 마법 덕분에, 이 해골이 속한 무리는 행동 순서를 판정할 때 d20을 두 번 굴리고 높은 쪽을 취합니다.
체력 6 / 장갑 16 / 신방 14 / 정방 11

 

해골 마술사
"우리의…… 안식을…… 방해하지 마라."
2레벨 술사 [언데드]
행동 순서 : +7
취약 : 신성
갈퀴 같은 뼈 +6 vs. 장갑 : 4 피해
원.푸른 광선 +6 vs. 신방 (같은 집단에 있는 단거리의 적 둘까지) : 4 마력피해
순수 짝수 명중_대상은 해골 마술사의 다음 차례가 시작될 때까지 취약해집니다.
무덤의 부름 : 전투마다 한 번, 해골 마술사는 짧은 행동으로 보통 극복 판정을 하여 쓰러진 조무래기 동료를 도로 일으킬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1d2구의 망자의 금고 해골이 그 무리의 차례가 되었을 때 일어납니다. (그때가 될 때까지 이 해골들은 공격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무기 저항 16+ : 해골들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 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체력 30 / 장갑 17 / 신방 12 / 정방 16


배치

 

 


300x250

 

행동순서 판정 : 망자의 금고 해골 1,2,3 (26), 해골마술사1 (25), 아나스타샤 (21), 토마스 (21), 해골 마술사2 (16), 코스모스 (13), 망자의 금고 해골 4,5,6 (12), 아도니스(11), 클라인 (5)

 

망자의 해골1, 아도니스에게 접근.
망자의 해골2, 코스모스에게 접근.
망자의 해골3, 코스모스에게 접근.
해골마술사1, 앞으로 전진,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
아나스타샤, 해골4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토마스, 왼쪽 관 뒤로 이동해 숨음.
해골마술사2,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 해골2에게 접근, 근접공격, 5피해.
해골4, 아나스타샤쪽으로 이동.
해골5, 클라인쪽으로 이동.
해골6, 클라인쪽으로 이동.
아도니스, 해골 마술사1에게 냉기광선, 16냉기피해.
클라인, 이동행동, 해골5에게 접근, 해골5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자유행동, 만회의 일격, 정밀공격, 7피해.
해골5, 전투불능.
해골6, 2피해.
언데드에게 유리한 환경 극복판정 : 쉬움(6) 성공.


스켈레톤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토마스는 소리를 지르며 왼편의 묘실 선반 뒤로 몸을 숨겼다. 차라리 그 편이 토마스를 신경 쓰지 않고 전투를 할 수 있어 다행일지도 몰랐다.

 

'언데드들에게 들키지 말고 잘 숨어 있으세요.'


아나스타샤들은 차분히 근처의 스켈레톤부터 해치워 나갔다. 스켈레톤들은 양조장의 드워프 해골이랑 달리, 내구성이 약해 픽픽 쓰러졌다.

 

"급하게 만들었나? 왜 이렇게 약해?"

 

아나스타샤가 그 말을 하기 무섭게 랜든의 주문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납골당의 공기가 탁해지는 것을 느꼈다. 구역질 나는 냄새, 온몸에서 구더기가 기어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역한 나머지 숨을 들이킬 수 없었다.

 

"시체의 부패 가스를 풀어 놓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한 번 중화 시켜보겠습니다."

코스모스는 기도문을 외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러는동안 숨을 참으면서 코스모스가 공격 당하지 않게 보호했다.

코스모스 부정한 기운 정화 기능판정 : d20(11)+민첩(2)+레벨(1)+종교인(1) vs 보통(15) / 성공

코스모스의 기도가 끝났을 땐, 공기가 한층 가벼워졌고 해골 마법사를 제외하고 모든 스켈레톤들을 쓰러트린 후였다.

 

"……액시스에서 유행하던 전담 소설에서 해치웠다, 약하네, 죽은 건가, 이런 말을 하면 적들이 일어나 다시 공격해 온다는 클리셰가 있었어요. 딱 그 꼴이네요.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야 겠어요…."

 

아나스타샤는 흑마법사 주제에 쪼잔한 녀석이라며 투덜거렸다.

고조주사위1
해골1, 아도니스에게 접근, 아도니스 공격, 3피해.
해골2, 코스모스 공격, 3피해.
해골3,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3피해.
해골마술사1,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아나스타샤, 짧은행동, 무기 교체, 해골3에게 접근, 쌍수 근접공격 , 완전히 빗나감, 2피해, 코스모스에게도 피해, 2피해.
토마스, 여전히 숨어있음.
해골마술사2, 앞으로 전진, 클라인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코스모스, 짧은행동, 자신을 안수치료, 5회복, 해골2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해골2, 전투불능.
코스모스, 이동행동, 해골3으로부터 물러서기 판정, 물러나기 실패.
해골4, 토마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토마스, 물러서기 판정 , 물러나기 성공, 북서쪽의 관 뒤로 숨음.
해골6,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아도니스, 이동행동, 해골1로부터 물러서기 판정, 물러서기 성공, 방의 중앙으로 이동, 아도니스 해골4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클라인, 해골6 근접공격, 대성공, 24피해.
해골6, 전투불능.
해골4, 전투불능.
클라인, 이동행동, 빠르게 남쪽 출구로 이동, 자유행동, 해골마술사2 이어베기, 8피해.


스켈레톤들과의 싸움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하기사 소설 속 클리셰를 말하며 실없는 소리를 말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새 해골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해골 마법사는 해골 조무래기들이 쓰러지자,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덤의 부름을 받은 해골 조무래기들이 다시 뼈가 맞춰지기 시작하며 일어섰다.

"다시 되살아 났어……! 이래선 끝이 없겠어요!"

 

아도니스는 타겟을 바꾸기로 했다. 해골 마법사를 먼저 쓰러트리면 조무래기들도 더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클라인과 코스모스도 아도니스의 생각을 눈치채곤 해골 마법사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끝없이 되살아나는 조무래기 해골들이 그들의 앞을 막았다.

 

아나스타샤는 또 다른 해골 마법사를 향해 활을 조준하며 외쳤다.

 

"반대편의 해골 마법사는 제가 상대할게요. 코스모스와 클라인은 조무래기들을 막아주세요!"

고조주사위2
망자의 금고 해골 7,8 남쪽 출구에서, 해골 마술사3 북쪽 출구에서 등장.


행동 순서 판정 : 망자의 금고 해골 1,3 (26), 해골 마술사 1 (25), 아나스타샤 (21), 토마스 (21), 해골 마술사3 (20), 해골 마술사 2 (16), 망자의 금고 해골 7,8 (15), 코스모스 (13), 아도니스 (11), 클라인 (5)

해골1, 아나스타샤 공격, 빗나감.
해골3, 코스모스 공격, 3피해.
해골마술사1, 토마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토마스, 도와달라고 소리침.
아나스타샤, 해골1 쌍수 근접공격, 빗나감, 2피해.
토마스, 남쪽의 관 뒤로 숨음.
해골마술사3, 앞으로 전진,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자유행동으로 무덤의 부름, 해골4,5 준비.
해골마술사2,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 빗나감, 자유행동, 무덤의 부름, 해골6 준비.
해골7, 클라인쪽으로 이동.
해골8, 해골마술사2 뒤로 이동.
코스모스, 해골3 근접공격, 13피해.
해골3, 전투불능.
해골1, 전투불능.
코스모스, 이동행동, 북쪽출구쪽으로 이동.
아도니스, 해골마술사3에게 산성화살, 빗나감, 5부식피해.
클라인, 해골마술사2 강타 선언, 해골마술사2 근접공격, 11피해, 강타, 6추가피해.


아나스타샤는 해골 마법사의 마법을 피하며 활을 쏘아댔다. 아무래도 '해골'인지라 뼈 사이사이로 화살이 빠져나가 맞추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화살 한 개가 해골 마법사의 빛나는 눈구멍을 뚫고 지나갔다.

해골 마법사는 갑자기 목을 360도로 돌리며 기괴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끼기기기긱! 끼기기긱기긱!!

 

고장난 인형처럼 움직이던 해골은 그대로 관절 마디마디 부숴졌다.

 

아나스타샤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해골 마법사들의 약점이 눈인가 봐요!"

 

아도니스는 아나스타샤의 말을 듣고 해골 마법사의 두개골을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다. 결국 양쪽 입구를 막던 해골 마법사는 전부 쓰러지고, 해골 조무래기들도 더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소란이 잠잠해지자, 묘실 선반의 뒤쪽에 몸을 숨기고 있던 토마스도 나와 주변을 살폈다.

 

"저, 전부 해치운 건가……?"

 

"아니, 그런 말은 하지 말라니까요!"

 

토마스의 말에 아나스타샤가 버럭 소리질렀다.

 

아니나 다를까, 북쪽 복도에서 해골 마법사 한 구와 그것이 이끄는 해골 조무래기 무리가 더 나타났다.

 

"으아아악!!"

 

해골 마법사는 나타나자마자 눈 앞의 토마스에게 푸른색의 광선을 쏘았다. 광선에 직통으로 맞은 토마스는 고통에 바닥을 구르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쯧."

 

아나스타샤는 혀를 차곤, 해골 마법사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고조주사위3
해골4,5,6 부활.


행동 순서 판정 : 해골 마술사 1 (25), 아나스타샤 (21), 토마스 (21), 해골 마술사 3 (20), 해골 마술사 2 (16), 망자의 금고 해골 7,8 (15), 망자의 금고 해골 4,5,6 (15), 코스모스 (13), 아도니스 (11), 클라인 (5)

해골마술사1, 코스모스에게 푸른 광선, 4마력피해.
아나스타샤, 이동행동, 북쪽 출구로 이동, 짧은행동, 무기교체, 해골마술사1 원거리공격, 11피해.
토마스, 일반행동, 여기서 벗어나게 해줘, 극복판정 실패, 남쪽 출구에서 막힘.
해골마술사3,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해골마술사2, 클라인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해골7, 토마스 공격, 3피해, 자유행동, 살려달라고 소리침.
해골8,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해골4, 아도니스 접근, 공격, 3피해.
해골5, 토마스 접근, 공격, 3피해.
해골6, 클라인 접근, 공격, 3피해.
코스모스, 해골마술사1 접근, 근접공격, 11피해.
해골마술사1 전투불능.
아도니스, 이동행동, 물러서기 판정 성공, 해골4로부터 뒤로 물러남, 해골4 냉기광선 , 16 냉기피해.
해골4, 전투불능.
해골5, 전투불능.
해골6, 4피해.
클라인, 해골마술사2 근접공격, 11피해.
해골마술사2, 전투불능.


북쪽에서 나타난 해골 마법사가 끝이 아니었다. 남쪽 복도에서도 새로운 해골 마법사가 등장했다.

 

코스모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대체 얼마나 많은 시신의 장례 의식을 치르지 않은 건지. 이건 죽은 자들에 대한 모독이자 직무유기입니다."


그동안 토마스는 진정이 됐는지 스켈레톤이 정리된 북쪽 통로로 빠져나가려 했다. 그 모습을 보니, 아나스타샤는 차라리 토마스가 탈출하는 건을 도와 지원 병력을 부르는게 빠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토마스 씨, 빠져나가게 되면 꼭 신성을 사용하실 수 있는 사제 분들을 지원 병력으로 데려와 주세요."

 

"네, 네! 그럼요!"

 

아나스타샤는 토마스를 에워싼 조무래기 해골 몇을 처치했다.

토마스는 스켈레톤들이 없어지자마자 빠르게 납골당을 빠져나갔다.


고조주사위4
아나스타샤, 해골마술사3에게 원거리 공격, 8피해.
토마스, 일반행동, 이 곳에서 나가게 해줘 판정 성공, 무사히 빠져나감.
해골마술사3, 아나스타샤에게 푸른 광선, 빗나감.
해골7,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3피해.
해골8, 클라인 공격, 빗나감.
해골6, 클라인 공격, 3피해.
코스모스, 해골마술사2 신앙의 투창, 8신성피해.
해골마술사3, 전투불능.
아도니스, 해골7 냉기광선, 10냉기피해.
해골7, 전투불능.
해골8, 4피해.
클라인, 해골8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이후 남쪽에서 나타난 스켈레톤들도 빠르게 처리했다.

 

잠시 쉴 틈이 생겨 한숨 돌리는 사이, 쓰러진 스켈레톤들의 뼈 사이로 장신구 몇 개가 보였다. 스켈레톤들이 생전에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유족들이 납골함에 같이 넣어달라고 전달한 것들이겠지.

 

아나스타샤는 해골들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해골들도 원래는 평범한 사람들이였겠죠. 죽어서 안식을 찾지 못하고 이런 일에 이용되다니……."


고조주사위5
아나스타샤, 이동행동, 방의 중앙으로 이동, 해골6 원거리공격 , 빗나감, 1피해.
해골8, 클라인 공격, 빗나감.
해골6, 클라인 공격, 빗나감.
코스모스, 해골6에게 신앙의 투창, 빗나감, 1피해.
해골6, 전투불능.
아도니스, 해골8 냉기광선, 21냉기피해.
해골8, 전투불능
.


분노할 틈도 없었다. 양쪽 복도에서 또다시 삐걱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나스타샤들은 다시 무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삐걱대는 소리 사이로 다른 소리도 같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급한 구두 소리, 기도문을 외는 사람들의 목소리,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하얀 빛.

 

"토마스가 사제들을 불러왔나 봐요."

오데사와 사제들이 도착했다.

 

그는 납골당에 나타난 해골 무리에,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무래도 토마스가 제대로 상황 설명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나스타샤가 입을 열려는 때, 오데사의 뒤에서 토마스가 나타났다.

 

"랜든의 짓입니다! 그 녀석, 대사제님을 배신하고 시체왕에게 붙은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정말로 자신이 운영하는 납골당에, 시체왕의 수하가 사제로서 숨어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충격을 받든 말든, 이곳에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 지원 병력이 왔다면, 아나스타샤들은 랜든을 쫓아야 했다.

 

"랜든을 찾아야해요!"

 

아나스타샤의 목소리에 오데사는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아…… 아뇨, 안 됩니다. 우선 현장의 조사부터. 킁, 훌쩍, 이게 정말 사실인지 확인해 봐야 겠어요. 오래 걸리지 않는 일이니 잠시 기다려 주세요. 그리고 어차피 랜든을 붙잡는 건 어려울 겁니다. 이 곳은 묘실도 많고 길도 많아 비밀 통로가 상당히 많거든요. 그는 이곳의 전담 사제였으니, 킁, 진작에 빠져나갔을 겁니다."

 

"아직 모르잖아요! ……아니, 일단 빨리 조사해 보세요. 끝나고 알아서 추적해 볼테니."

 

괜히 의심을 심어줄 필요는 없었다. 떳떳하다는게 증명된다면 어쩌면 사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존, 당신은 마법으로 마력 흔적 조사를. 그리고 신성을 사용할 수 있는 사제들은 대사제의 의식을 진행해서 납골당 전체를 진정시키세요. 나머지 사제들은 해골들을 일으키는 마법진을 찾아 지우고 대사제의 상징을 다시 새기시고요."

 

오데사는 사제들에게 역할을 분담해 현장의 조사를 시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법의 사용 흔적이 랜든에게서 나온 것이 맞다는 것을 밝혀냈다. 해골들도 더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직 세부적인 조정은 남아 있는 것 같았지만, 그건 사제들의 몫이였다.

 



조사가 끝나길 기다리던 아나스타샤는 결과가 나온 것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입을 열었다.


"끝났으면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킁, 그 부분에 관해서는…… 죄송하지만 이 곳을 무작정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 개미굴 미로 같은 곳에서 길을 잃기라도 하신다면 저희 측에서 바로 찾아낼 수도 없고요. 설마 시체들 사이에서 조난 당하고 싶으신 건 아니시겠죠? 킁, 일단 마법으로 랜든의 경로를 탐색할거긴 하지만 넓이가 넓이인지라 며칠은 걸릴 겁니다."

랜든을 당장 붙잡기 어렵다는 말에 아연실색했다.

 

'범인을 놓칠 줄이야……. 이래선 사건을 더 조사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대신에 랜든의 방을 조사하는 걸 허락해 드리죠. 이 정도의 언데드라니…… 킁, 하루 이틀 한 짓이 아니란 소리겠죠. 지금까지 그 자의 행실을 꿰뚫어 보지 못한게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어쩌면 그 자의 방을 뒤져보면 무언가 더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랜든의 방이라도 조사할 수 있는게 다행이었다. 아나스타샤는 별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나스타샤들은 오데사의 뒤를 따라서 납골당을 나와 사제들의 방이 있는 2층으로 향했다.


랜든의 방에서 몇가지 증거를 찾아낼 수 있었다.


먼저, 점등사 길드의 지난 일주일 간의 가로등 점등 스케줄이 적힌 종이가 있었다.

 

엘돌란의 거리는 가로등이 많아, 밤에도 환한 편에 속해서 비밀스러운 범죄를 저지르기에 적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종일 밝은 건 아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점등사들이 불을 켜기까지의 공백 시간이 존재했다.

랜든은 그 시간대에 시체를 옮기려 했을 것이다. 스케줄 표를 어떻게 구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사제들이 굳이 점등 스케줄을 알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 증거물이 현 상황에서 딱히 도움되지는 않았다. 심지어 이것만 놓고 보면 시체왕의 추종자라고 확신하기도 힘든 증거였으니까.

 

다음으로 찾은 증거는 책 한 권이었다.

 

기도책들이 놓인 작은 선반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신성을 쓰는 자가 죽은 인간형 생물의 잔여 생명력을 거두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한 권 있었다.

일반적인 사제가 이런 흑마법을 다루는 책을 가지고 있을 리 없었다. 흑마법사들을 상대하기 위해 그 원리에 대해 탐구하는 경우가 왕왕 있긴 했지만, 실제 흑마법을 사용한 랜든이 사제로서 이 책을 읽었을 리 없었다. 납골당에서 해골들을 일으킨 것도 이 책에서 배운 것을 활용한 것이었겠지.

 

더불어 그 책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 더 있었다. 책 사이에 대충 접혀서 끼워져 있는 메모였다.

 



랜든이여, 네 노력이 가상하다. 주인님의 최근 명령에 따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그 분의 힘은 매 주 강해진다.


재고가 부족함은 알고 있지만, 작업이 중대한 지점에 달해 신선한 시체가 더 필요하다.

어쩌면 이번 습격에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평민 구역의 꿈팔이와 함께 있는 파울로스를 찾아가 지시를 받아라.



"그 분이란 건 역시 시체왕………. 어쨌든 랜든이 이번 좀비 습격에 관여된 공범 중 하나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왔네요."

 

옆에서 아도니스가 메모를 같이 들여다 봤다.

 

"이 메모를 작성해서 랜든에게 건네준 이는 누구일까요? 이 자가 시체왕과 소통하는 주동자(主動者)인 것 같은데."

 

"글쎄요. 어쨌든 1보 전진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여기 메모에 나와있는 꿈팔이와 파울로스를 찾으면 주동자도 찾을 수 있겠죠. 우릴 공격하려던 이유도 알 수 있으면 좋을텐데."

 

"평민구역의 꿈팔이파울로스라…… 평민 구역은 엄청 넓은데 찾을 수 있을까요."

 

아도니스의 걱정에, 클라인이 끼어들었다.

 

"벌써 잊었나, 마법사. 엘사 화이트로즈라는 이가 평민 구역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코스모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파렐레스라는 엘돌란의 경비관에게 직접 들은 것이니 확실 할겁니다."

 

클라인에게 지적당한 아도니스는 뚱해진 채로 말했다.


"그럼 꿈팔이나 파울로스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바로 찾아가 보죠."

랜든의 방을 나서자, 방 밖에서 기다리던 오데사가 말을 걸어왔다.

"오늘 일은…… 킁, 감사했습니다. 설마 진짜 저희 납골당에 첩자가 있으리라곤 생각 못 했거든요. 얼마나 오만했던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뇨. 그만큼 자신의 사람들을 믿고 있었다는 의미니까요. 조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데사는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저의 안이함때문에 지하에서 습격을 당하셨는데도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군요."

 

오데사는 씁쓸한 미소를 짓고, 주머니에서 무언갈 꺼냈다.

 

"…사실 불러세운 이유는 이번 일을 도와주신 답례로 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입니다."


전리품 : 모험가급 치유물약 2병, 마개가 달린 할라티르의 거룩한 눈물 한 병, 대사제의 상징이 찍힌 토기목걸이 (음에너지 저항의 부적)

 

오데사는 치유 물약 2병과 대사제의 상징이 찍힌 토기 목걸이, 반짝이는 흰 액체가 든 병 하나를 주었다.

치유 물약은 체력이 약한 아도니스와 전방에서 싸우는 클라인에게 넘겨주었다. 하지만 나머지 두 개는, 특히 액체가 든 예쁜 유리병은 용도를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럴줄 알았다는 듯, 오데사가 입을 열었다.

"토기 목걸이는 일종의 부적입니다. 1회성이긴 하지만, 마력을 불어넣으면 5분간 음(陰)에너지를 막아줄 겁니다. 보시다시피 대사제님의 가호가 어린 물건이니, 킁, 빛의 신의 사도가 착용하는게 효과가 좋을겁니다."

마치 코스모스를 생각하고 준비한 보상 같았다.

"그리고 이 병은 엘돌란의 수호성인(守護聖人)인 할라티르 님의 거룩한 눈물을 담은 성수입니다. 언데드나 악귀를 상대할 때 사용하시면 신성한 힘으로 물리치실 수 있을 겁니다. 무기에 바르면 효과가 더 좋고요."


"그렇군요.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앞으로 있을 시체왕의 수하들과 전투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흑마술사의 습격

아나스타샤들은 사제들과 인사를 나누고 꿈팔이파울로스를 찾기 위해 평민 구역으로 나왔다. 사제들에게 물어보니, 엘사 화이트로즈가 있는 빈민 구제소는 사원 구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그리핀 광장 쪽에 있다고 했다.

 

"휴, 사람이 좀 줄었네요. 좀 쉴까요?"

 

망자의 금고에 가서 스켈레톤들을 상대하고 랜든의 방을 조사하며 잠시도 쉬지 않았다. 평민 구역에 나와서도 좁고 번잡한 길, 수많은 거리의 사람들 때문에 한숨 돌리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이 좁은 거리만은 사람이 드물었다. 길목에는 건물들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한 낮인데도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장소였다. 그늘이 햇빛을 가리니 더위도 한 풀 꺾여 서늘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나스타샤들은 잠시동안의 평화로움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러기도 잠시, 아나스타샤들의 주변에 심상치 않은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들의 눈에, 로브를 입고 해골 가면을 쓴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가면 쓴 남자는 아나스타샤들에게 다가오며,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도움 안 되는 잡것들. 우리는 너희의 훼방질에 지쳤다. 그러나, 쓸데없는 네 놈들도 시체라면 쓸모가 있다는 걸 알려주겠다!"

남자는 삼류 악당처럼 외치더니 막대기 같은 것들을 바닥에 던지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어느 부위인지 모를 뼈였다. 그 뼈는, 남자가 주문을 읊자 해골 병사가 되어 일어났다.

스켈레톤은 총 4구였다. 그것들은 해골 가면의 흑마법사의 앞에 반원을 이루고 서서 가로막았다. 또 다른 기척에 주변을 둘러보니, 가까운 지붕 위에 다크엘프로 보이는 여자 한명이 더 있었다. 그도 이들과 한 패로 추정되었다.
또한, 랜든과는 다르게 상당한 실력자들로 보였다.

 



해골 병사
말 없이 칼을 겨누고, 군무를 추듯 움직입니다.
보통 2레벨 병사 [언데드]
행동순서 : +8
취약 : 신성
+8 vs 장갑 : 6피해.
무기저항 16+ : 해골들은 무기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때, 공격판정이 16+가 아니면 피해를 절반만 입습니다.
체력 26 / 장갑 16 / 신방 14 / 정방 11

흑수선, 자객 궁수
"......"
보통 2레벨 궁수 [인간형]
행동순서 : +8
숨겨둔 단검 +7 vs 장갑 : 5피해.
원.단궁 +8 vs 장갑 : 7피해.
순수 16+_대상은 +1d6 피해를 더 입습니다.
잔인한 사격 : 흑수선의 원거리 공격은 대성공 범위가 고조주사위만큼 확장됩니다.
이러기엔 보수가 너무 적어 : 흑수선은 비틀거리게 되면 지붕을 타고 도망칩니다.
지붕의 여왕 : 흑수선은 자기를 공격하는 적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모든 방어에 +2를 받습니다.
체력 36 / 장갑 17(19) / 신방 15(17) / 정방12(14)

사무엘, 탐구회 마법사
"네 송장은 유용하게 써 주마."
보통 2레벨 술사 [인간형]
행동순서 : +4
날카로운 뼈칼 +5 vs 장갑 : 5피해
원.마력의 화살 +7 vs 신방 : 6마력피해
순수 홀수 명중_사무엘은 짧은 행동으로 다른 대상 하나에게 마탄을 쓸 수 있습니다. 공격 판정은 없고, 대상은 2d4마력피해를 입습니다.
원.탈진의 광선 +7 vs 신방 (같은 집단의 적 1d2명) : 4음에너지 피해. 대상은 다음번 이동 행동을 잃습니다.
순수 16+_대상에게 임시체력이 있는 경우, 모두 없어집니다. 더불어 대상의 다음 차례가 끝날 때까지 원기를 쓰면 통상의 1/2밖에 체력을 회복하지 못합니다.
사용제한_전투마다 2회.
안개구름 : 전투마다 한 번, 사무엘은 짧은 행동을 써서 영역을 짙은 안개로 채울 수 있습니다. 이 안개는 다음 번 사무엘의 차례가 끝날 때까지 지속됩니다. 안개 속에서 보거나 듣기 위한 판정은 -5 페널티를 받습니다. (인접해 있으면 면제), 그리고 단거리나 장거리에서 이 캐릭터에게 가하는 공격은 -4 페널티를 받습니다. 또한 안개 속에서 이루어지는 물러서기 판정에는 +5 보너스가 붙습니다.
마법방패 : 전투마다 한 번, 사무엘은 원거리 공격에 맞았을 때 자유행동으로 절반 피해만 입기로 할 수 있습니다.
체력 33 / 장갑 16 / 신방 13 / 정방 16


배치

                        흑
====================
               해1
   해2
    해3 사
               해4

====================



행동순서 판정 : 해골병사4 (24), 아나스타샤 (23), 해골병사2 (22), 해골병사3 (21), 클라인 (20), 흑수선 (20), 사무엘 (20), 코스모스 (19), 아도니스 (17), 해골병사1 (10)

해골4,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아나스타샤, 일반행동으로 할라티르의 거룩한 눈물을 화살에 바름, 이동행동으로 코스모스 오른편으로 이동.
해골2,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해골3, 뒤로 물러서서 사무엘 앞을 막음.
클라인, 해골2에게 강타 선언, 11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강타 4추가피해.
흑수선, 이동행동으로 모습드러냄,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사무엘, 아도니스에게 마력의 화살,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나기, 판정 실패, 짧은행동으로 자신에게 안수치료, 6회복, 해골4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아도니스, 흑수선에게 냉기광선, 14냉기피해, 짧은행동으로 코스모스에게 치유포션 전달.
해골1, 클라인에게 접근, 공격, 6피해.

 

해골들을 본 아나스타샤는 방금 오데사에게 받았던 할라티르의 눈물을 써 볼 기회라고 여겨, 자신의 나무 화살에 바르기 시작했다.

코스모스는 아나스타샤가 무기에 성수를 바르는 사이 그를 보호했고, 이전의 전투로 상당히 지쳐있었기에 해골들의 공격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그 모습에 아도니스는 자신의 치유물약을 코스모스에게 건넸다. 코스모스는 안수치료 후에 포션의 힘까지 더하여 완전히 회복했다. 

 

고조주사위1
해골4, 코스모스 공격, 빗나감.
아나스타샤, 이동행동으로 뒤로 살짝 물러남, 해골4 원거리공격, 치명타 19신성피해.
해골2, 클라인 공격, 빗나감.
해골3, 사무엘 앞을 지킴.
클라인, 해골2 근접공격, 치명타 정밀공격 23피해.
해골2, 전투불능.
클라인, 자유행동으로 해골1에게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무기저항으로 5피해.
흑수선,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완전히 빗나감, 방심해서 숨지 못함.
사무엘, 아나스타샤에게 탈진의 광선, 아도니스도 같이 피해, 4음에너지 피해.
코스모스, 해골4에게 근접공격, 무기저항으로 6피해.
해골4, 전투불능.
코스모스, 짧은행동으로 치유물약 섭취, 14회복, 이동행동으로 앞으로 전진.
아도니스, 흑수선에게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해골1, 클라인 공격, 6피해.

 

할라티르의 거룩한 눈물을 나무 화살에 전부 바른 아나스타샤는 바로 해골들을 쏘기 시작했다. 효과는 아주 굉장했으며, 해골 병사들은 맥을 못추리고 쓰러져 나갔다.

아나스타샤의 사격에 당황한 흑마법사는 그에게 탈진의 광선을 사용했다. 근육이 풀려 움직이기 어려웠지만 활을 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였다. 활을 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였다. 흑마법사는 얼굴이 보이지 않음에도 당혹스러워 하는게 보였다. 그는 해골 1구를 자신의 앞에 세워, 화살이 자신에게 오지 않도록 방패막이로 삼았다.

 

지붕 위의 자객은 공격을 시도할 때만 잠깐 몸을 드러내었다. 그 공격은 상당히 빠르고 피해가 컸는데, 클라인은 해골을 상대하면서도 손쉽게 화살을 피해냈다.

자신의 공격을 아무렇지 않아하는 그모습에 자객은 몸을 숨길 타이밍을 놓쳤고, 아도니스의 냉기광선에 스치고 말았다.

 

고조주사위2
아나스타샤, 해골3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해골3,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빗나감.
클라인, 해골1 근접공격, 빗나감 1피해, 빈틈만들기 성공,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사무엘쪽으로 이동.
흑수선,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이동행동으로 안쪽에 숨음.
사무엘, 클라인에게 마력의 화살, 빗나감.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해골3에게 근접공격, 13피해, 자유행동으로 후광을 비춤.
아도니스, 이동행동으로 아나스타샤 앞 쪽으로 이동, 사무엘에게 냉기광선, 9냉기피해.
사무엘, 자유행동으로 마법방패로 냉기광선 막아 4냉기피해만 받음.
해골1, 코스모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지붕 위의 자객은 공격을 시도할 때만 잠깐 몸을 드러내었다. 그 공격은 상당히 빠르고 한 발 한 발이 강력는데, 클라인은 해골을 상대하면서도 손쉽게 화살을 피해냈다. 자신의 공격을 아무렇지 않아하는 모습에 자객은 몸을 숨길 타이밍을 놓쳤고, 아도니스의 냉기광선에 스치고 말았다.

"큿!"

새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 동안은 자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저 정도로 쓰러지진 않았을텐데……. 도망간 걸까?'

 

클라인은 성가시게 하는 자객이 사라지자, 바로 흑마법사가 방패막이로 세워둔 해골을 처치 후 그 앞에 섰다. 흑마법사는 뒤로 물러나며 마력의 화살을 쏘았지만 클라인이 너무 근접해 있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반면에 클라인의 검은 정통으로 맞아 큰 피해를 입혔다.

 

고조주사위3
아나스타샤, 해골1 원거리공격, 6신성피해.
해골3, 코스모스에게 공격, 빗나감.
클라인, 사무엘 근접공격, 빈틈만들기 성공, 14피해.
흑수선, 이동행동으로 모습 드러냄, 클라인에게 원거리공격, 빗나감.
사무엘, 클라인에게 근접공격, 빗나감,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실패.
코스모스,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해골1과 3에게서 벗어나 뒤로 물러남, 해골1에게 신앙의 투창, 치명타 15신성피해.
해골1, 전투불능.
아도니스, 흑수선에게 냉기광선, 14냉기피해.
흑수선, 비틀거림, 이러기엔 보수가 너무 적어, 흑수선 도망감.

 

흑마법사의 목소리에 자객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클라인을 저격하느라 한 눈이 팔린 사이, 아도니스가 그를 다시 한 번 공격했다. 이번엔 스친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피해를 입었다.
자객 흑수선은 비틀거리며 생각했다. 더 이상 남아있다가는 위험해질 것이란 것을 예감이 들었다.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며 일하기엔, 자신은 시체왕의 목적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또 합당한 보수도 아니었다.

그는 흑마법사를 버리기로 하고 더 높은 지붕을 타고 사라졌다.

"크흑, 흑수선… 감히 그냥 도망쳐? 젠장……. 이런 쓸모 없는 녀석인 줄 알았으면 다른 녀석을 고용할 것을.……"

흑마법사는 크게 분노하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고조주사위4
아나스타샤, 해골3 원거리공격, 9신성피해.
해골3, 아도니스에게 접근, 공격, 6피해.
클라인, 사무엘 근접공격, 완전히 빗나감 1피해.
사무엘, 기회공격, 빗나감, 클라인에게 근접공격, 5피해,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실패.
코스모스, 해골3 신앙의 투창, 치명타 12신성피해.
해골3, 전투불능.
아도니스, 사무엘 냉기광선, 빗나감 1피해.

 

클라인이 흑마법사와 대치 중인 한 때, 그의 뒤에서는 다른 세 명이 남은 해골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특히 코스모스가 신성족만의 종족 특기인 후광─듣기로는 육체의 방어도를 올리며, 빛을 발해 상대의 시야를 차단시키는 능력이라고 했다─을 발하며, 전방에서 해골의 공격들을 받아냈고, 아나스타와 아도니스가 뒤에서 힘을 합쳐 전부 해치웠다.


고조주사위5
아나스타샤, 사무엘 원거리공격, 빗나감 1피해.
클라인, 사무엘 근접공격, 10피해.
사무엘, 비틀거림, 짧은행동으로 안개구름 사용, 이동행동으로 물러서기, 판정 성공, 클라인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안개 속에 숨음.
코스모스, 자유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3)+통찰(2)+레벨(1)+모험가(1)-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짧은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6)+통찰(2)+레벨(1)+모험가(1)-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이동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3)+통찰(2)+레벨(1)+모험가(1)-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아도니스, 자유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3)+통찰(1)+레벨(1)+수석(3)-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짧은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4)+통찰(1)+레벨(1)+수석(3)-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이동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2)+통찰(1)+레벨(1)+수석(3)-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자신의 해골들까지 완전히 처리 된 것을 본 흑마법사는 더 이상의 싸움은 힘들 것이라고 여겼는지, 주문을 외더니 안개구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곤 그 안개 속으로 숨어 들었다.

"도망치려는 건가봐요!"

아나스타샤들은 그를 찾아내기 위해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고조주사위6
아나스타샤, 자유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2)+통찰(0)+레벨(1)+뒷전(4)-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짧은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9)+통찰(0)+레벨(1)+뒷전(4)-패널티(5) vs 보통(15) 실패, 이동행동으로 사무엘의 위치 기능판정, d20(16)+통찰(0)+레벨(1)+뒷전(4)-패널티(5) vs 보통(15) 성공, 사무엘에게 원거리공격, 13신성피해.
사무엘, 전투불능.

 

아나스타샤들은 그를 찾아내기 위해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아나스타샤의 긴 귀에 흑마법사의 작은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는 처음에 왔던 길로 도망치고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혼신의 화살을 쏘았다. 이 화살이 마지막 일격이 될 수 있도록.

그 화살은 흑마법사의 머리에 정확하게 명중했고,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쉽네요. 정보를 알아낼 수 있겠다 싶었는데……."

흑마법사를 죽인 것이 아나스타샤여서 그런지, 아도니스는 크게 짜증내지 않았다.

"별 수 없죠. 안개 때문에 그의 위치를 찾은 것만 해도 기적이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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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나스타샤는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 뭇내 아쉬웠던 것인지, 흑마법사의 시체를 뒤졌다. 다른 증거가 될 만한 것이 없는지 찾기 위해서. 그의 로브 안에선 10개의 금화와 마법재료가 담긴 주머니가 나왔다. 이외의 소지품은 찾을 수 없었다.

"소지품도 별게 없네.…"

아나스타샤가 시체를 뒤지는 것을 바라보던 코스모스가 입을 열었다.

"저 자가 착용하고 있는 목걸이, 시체왕의 하수인이라는 상징입니다."

코스모스가 가리킨 목걸이는 은으로 된 외눈 해골 목걸이였다.

"용 제국의 적법한 도시라면 시체왕의 상징을 지닌 자들을 생사불문하고 잡아들입니다."

"그랬었지……. 그럼 은방패대에 이 녀석의 시체나 넘겨주고, 여행 경비나 받아와야 겠어요."


아나스타샤들은 은방패대에 시체를 넘겼다.

경비대들의 조사에 따르면, 흑마법사의 신원은 사무엘이라는 등잔 공방의 마법사였다. 점등사 길드의 마법사 두 명이 이 일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수상했지만, 이미 전에 조사를 했을 때는 별다른 점이 없었기 때문에 원래의 계획대로 꿈팔이와 파울로스를 찾기로 했다.

실제로 경비대들조차 점등사 길드를 별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기사, 납골당에서도 시체왕의 수하가 나온 마당에 점등사 길드가 꼭 본거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 괜히 들쑤셨다간, 역풍을 맞고 경비대에게 끌려가는 것은 자신들이 될 것이다.


'잃어버린 희망'이라는 이름의 빈민구제소는 노숙자들로 북적거렸다. 모두들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또는 적당한 잠자리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온 것 같았다.

 

노숙자들 사이로 눈에 띄는 붉은 머리의 여성이 있었다. 엘사 화이트로즈였다.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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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황제의길 프롤로그1 13시대 1230년 열의의 달 3월 10~15일
붉은흙1~2 3월 16일, 붉은흙3 3월 17일
황토젤리 3월 18~19일
엘돌란1~3 20일, 엘돌란3~7 21일, 엘돌란8~10 22일
황금요새1~2 23~24일 황금요새3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