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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0년 03월 07일 (水) : 위험한 드로잉 수업

Story/제국학원 아틀라타

202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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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주희
오늘은 오전 수업이 드로잉 수업 하나였지?

첫 예술교과 수업인데 되게 기대된다!

 

 

🔹내 시간표는 월요일 필수교과 수업을 제외하면, 전부 무술교과로 채워져 있기에 더 기대됐다.

🔹메리가 내 시간표를 보고는, '왜 필수교과 같은게 있는지 이해가 안됐는데 이런 시간표 때문이였구나….' 했었지. 하하..

🔹그 시간표와 어울리지 않는 드로잉 수업은, 내 유일한 검술 외의 흥미이자 취미이다.
입학시험을 스케치로 볼 정도로 심심할 때 주변 풍경을 크로키하거나 스케치하는걸 좋아했다.


🗨우 주희
어? 반장도 이 수업 듣네?



🔹미술실2에 도착하니 그레이 델릭이 자리에 엎드려 있는게 보였다.


🗨우 주희
반장, 옆에 앉아도 돼?



🗨반장 그레이 델릭
…………반장이라고… 부, 르, 지, 마…….

나한테도 그레이 델릭이라는 이름이 있어.
그리고 옆에 앉는건 마음대로 해…….


🔹반장이라는 소리에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풍기며 고개를 들더니,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엎드렸다.


🗨우 주희
으,응…….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네.

그럼 옆에 앉을게, 그레이….


🔹얼마 지나지 않아 드로잉 수업의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교사 유리 릴리움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드로잉과 수채화를 맡고 있는 유리 릴리움이라고 해요.



🔹선생님의 이름을 듣자마자 반이 한 차례 술렁였다.


🗨교사 유리 릴리움
저에게 수업을 받는다는 사실에 들떠있는건 이해하지만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 후후, 제 그림들이 원체 유명한 작품들이니 신입생 분들은 놀랄만도.


🗨우 주희
와, 잘은 모르겠지만 정말 유명하신 분인가보네?


🗨반장 그레이 델릭
엑… 너 진짜 모르는거야?

가이아에서 손에 꼽히는 수채화의 대가잖아. 유명 콜렉터들이 유리 선생님 작품을 거래 못해서 안달이라는데. 국립박물관에서 초청해서 개인전을 연 적도 몇 번 있고.
이건 루이스 피카소나 반 고흐를 모른다고 하는거나 마찬가지라고.

🗨우 주희
정말? 내가 미술쪽으로 영 문외한이라……. 그냥 그림 그리는걸 좋아하는 정도거든..

확실히 루이스나 반 작품은 책에서 본 적 있어. 그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구나~
너 되게 잘 안다!

🗨반장 그레이 델릭
…………그냥 남들 아는만큼 아는거거든!!


🗨우 주희
그렇구나….


🗨반장 그레이 델릭
절대로 미술에 관심 없어.


🗨우 주희
응? 어어, 으응..



🔹그냥 잘 안다고 칭찬한거지, 관심 있냐고는 안 했는데..


🗨교사 유리 릴리움
……그런고로 여러분들의 실력을 가늠하기 위하여 야외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자, 다들 앞마당의 호수로 가도록 해요. 아아, 뒷마당에 있는 곳 말고. 뱃놀이 호수도 아니에요. 호수공원 쪽으로.

🗨우 주희
오, 야외수업이다.


🗨반장 그레이 델릭
하.. 귀찮게..




🗨우 주희
와~~~~ …정말 자연이네.



🔹호수는 한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건지 잡초와 수풀이 무성했고, 조경 역시 아주 엉망이였다. 분명 잘 손질되었을 때는 아주 아름다운 호수였으리라.
하지만 지금 모습은 숲이 둘러싸고 있는 시골 마을에서 온 내가 봐도 정말 야생 그 자체였다.


🗨교사 유리 릴리움
으응~~ 왜 이럴까. 학기초라 아직 여기까지는 손질이 덜 된건가?

뭐 괜찮겠지.
흠흠, 여러분~ 호수가 영~ 미적 기준에는 맞진 않지만 이런 곳이라도 화폭에 아름답게 담아내는게 화가가 할 일 아니겠어요~? 또 여러가지를 그려봐야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곤 하는거니까요.
그리고 오늘은 드로잉 수업. 이렇게 나무와 풀이 많다면 개개인의 테크닉이나 묘사방법이 어떤지 더 파악하기 쉬울거라고 생각해요.

🗨반장 그레이 델릭
뭔가 적당히 이유를 갖다 붙이는것 같은데……

…그래도 딴지를 걸어봐야 눈에 띌 뿐이니까.

🗨우 주희
그래도 신선하긴 하다. 이런 위험해 보이는 숲 속에선 그림을 그려볼 엄두도 못내봤으니까.
아무리 손질이 안되어 있어도 학교니까 안전하겠지?

🗨반장 그레이 델릭
그렇겠지 뭐.


🗨교사 유리 릴리움
자자, 호수에서 멀리 벗어나지는 말고 원하는 곳에 자리 잡아서 바로 시작하세요.
아, 물론 원한다면 저를 모델로 그려도 좋고~ 후후..


🔹나는 호수를 전경으로 그릴 생각으로 좀 더 호수 가까이에 다가갔다.


🗨우 주희
응? 너도 호수 그리게?


🗨반장 그레이 델릭
호수공원에 왔는데 호수를 그리는게 가장 무난하지.

그리고 평범한 학생은 엄청난 작품을 그려보겠답시고 자기 혼자만의 영감에 취해 있는게 아니라, 친구랑 삼삼오오 다니면서 그림보다 수다에 집중하거든.

🗨우 주희
아…… 우리 친구구나!


🗨반장 그레이 델릭
아,아니.. 같은 반이고, 옆자리에도 앉았고, 안면도 텄고, 이렇게까지 대화를 나눈데다가, 같이 다니기까지 했는데 친구가 아니라고?

이 정도면 지극히 평범한 친목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왜 이렇게 친구의 기준이 빡빡한거야?

🗨우 주희
응, 확실히 친구네!

나 마을에는 또래가 별로 없으니까, 내 멋대로 친밀감 느끼고 친구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생각했거든.

🗨반장 그레이 델릭
………그래, 친구 사귈 때 긴장하고 떨리는 것도 평범한거지.

내가 오히려 평범하지 못했네. 미안.

🗨우 주희
……? 어떻든 상관 없는데..

꼭 평범해야 되는거야?

🗨반장 그레이 델릭
어. 꼭 평범해야 되는거야.


🗨우 주희
응..



🔹입에 평범을 달고 살고, 계속 평범한지 의식하는 것부터가 평범한 것 같지는 않은데……


🗨반장 그레이 델릭
으앗! 악, 악, 악, 악!


🔹호숫가로 가던 중, 그레이가 무엇에 발이 걸렸는지 데굴데굴 굴렀다. 한 번 구를 때마다 엄청난 소리를 냈다.


🗨우 주희
괜찮아?!


🗨반장 그레이 델릭
응.. 근데 이거 완전히 엉켜서 잘 안 풀어지네…….



🔹그레이의 발목에는 아주 긴 넝쿨이 칭칭 감겨 있었다.


🗨우 주희
구르면서 더 엉켰나봐.

잠깐, 나 커터칼 가지고 있어. 잘라줄게.


🗡그레이 델릭을 일으켜라!
적 : 넝쿨
권장무기 : 커터칼 (우 주희)
권장파티 : 솔로


🗨우 주희
다 됐다…….


🗨반장 그레이 델릭
뒤에! 조심해!



🔹뒤를 돌아보니 호수에서 거대한 물고기가 우리쪽을 향해 튀어오르고 있었다.


🗡괴물 배스를 처치해라!
적 : 괴물 배스
권장무기 : 커터칼 (우 주희), 맨 손 (그레이 델릭)
권장파티 : 그레이 델릭


🔹그레이가 염동력을 사용해 괴물 배스를 멈추었다. 나는 손에 든 커터칼을 이용해, 공중에서 펄떡거리는 배스에게로 뛰어올라 숨통을 끊었다.


🗨반장 그레이 델릭
이게…… 뭐야. 이런게 왜 학교 호수에 있어?


🗨유리 릴리움
거기 무슨 일이죠?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미모를 뽐내던 선생님이 달려왔다.
그리곤 배스의 시체를 보고 놀랐는지, 숨을 삼키는게 느껴졌다.


🗨유리 릴리움
대체 결계 관리를 어떻게………

오늘 수업은 이르지만 일찍 끝내도록 할게요. 저는 이 일을 학교에 보고해야 할 것 같거든요.
여러분은 숲과 호수를 바탕으로 한 풍경화 스케치를 해오세요. 오늘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겠죠?


🔹선생님은 우리 모두에게 돌아가라고 재촉하셨다.

🔹수업이 흐지부지 된 건 아쉽지만 위험하니까..

🔹그나저나 저 괴물은 뭘까?
보호 결계가 쳐져 있지 않은 마을 외곽이나 도로가 아닌 곳에서 괴물이 출몰한다곤 하지만 여긴 결계 안이잖아? 거기다 그 제국학원 아틀라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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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0년 03월 06일 (火) : 뭐든지 첫 시작이 중요한 법

Story/제국학원 아틀라타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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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주희
으응, 잘 잤다.



🔹지금 시간은 6시.
어제 수강신청하면서 봤던 시간표에 따르자면 지금부터 8시까지는 아침 식사 시간일거다.

🔹분명 중앙탑의 식당이였지? 빨리 씻고 준비해서 내려가자.


 


🔹새 교복을 입고 들뜬 마음으로 밖으로 나서려다 불현듯 메리 생각이 났다.

🔹메리는 이미 내려갔을까?
한 번 확인해 보는게 좋겠어. 혼자보단 같이 아침 먹는게 좋지.

🔹나는 메리의 방 문을 노크했다.


🗨우 주희
메리? 메리야 아직 있어?


🗨메리 프란카
으응……….



🔹안 쪽에서 메리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직 방에 있구나.


🗨우 주희
메리야, 같이 밥 먹으러 가자.


🗨메리 프란카
미안………. 나는 조금 더 잘테니 이따 깨우러 와 줘..


🗨우 주희
알았어~ 더 자.



🔹어제 일찍 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 밥 먹고 양치하러 올라왔을 때 다시 깨우러 와야겠다.



🗨우 주희
우와, 맛있겠다~



🔹기숙사 식당은 중앙탑 1층에 있었다. 들어가면 정면에 배식대가 있고, 좌우로는 테이블들과 의자가 가득 놓여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배식대에는 두 가지 아침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하나는 갓 구운 크로와상과 토마토가 중심인 샐러드, 삶은 계란에 오렌지 쥬스를 바탕으로한 웨스턴식, 하나는 배추된장국과 쌀밥, 깍두기, 시금치를 썰어넣은 계란말이와 시금치 나물,고사리 무침를 바탕으로한 핀디아스식이였다.


🗨우 주희
나는 아침밥은 빵보단 든든한 밥이 좋아.



🔹배식 전, 학생증을 찍고서 밥을 받아들어 자리에 앉았다.
지금 보니 테이블이 있는 곳 중앙에는 공중에 티비화면이 떠 있었다.

🔹화면에는 제국 뉴스가 비춰졌는데, 아침이다보니 날씨나 교통상황 같은 내용이 주류였다.

🔹아틀라타는 날씨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차를 타고 등교할 일도 없으니 상관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은 어떤지 알 수 있어서 좋네.
트리스는 오늘도 화창하고 평화롭구나.



🗨우 주희
메리, 아직도 자?



🔹아침식사를 끝내고 양치도 하고 가방도 챙기고 등교하는 코 언니에게 인사도 했지만, 메리의 방 쪽은 아직도 잠잠했다.


🗨우 주희
분명히 방 안에 있는 것 같은데…… 안되겠다.

메리야, 네 방에 좀 들어갈게.


🔹물론 대답따윈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메리의 방 안에 들어갔다.


🗨메리 프란카
흠냐링……….

🗨우 주희
아직 옷도 안갈아입고 그대로 자고있네..

곧 8시인데 빨리 깨워야지.
메리야!!


🗡메리 프란카를 깨워라!
적 : 수면 중인 메리 프란카

권장무기 : 맨 손 (우 주희)
권장파티 : 솔로


🗨메리 프란카
으아,으아악! 지금 몇 시야?!


🗨우 주희
정확히 7시 40분.


🗨메리 프란카
진짜 미안해~!~~!~!
빨리 준비할게!!!


🔹그 말처럼 메리는 머리감기, 옷 갈아입기, 기초화장까지 10분만에 이루는 쾌거를 보여줬다.


🗨우 주희
와………와 장난 아니다..

내 눈으로 봐 놓고도 지금 10분밖에 안 지났다는게 안 믿겨.

🗨메리 프란카
이 정도야 프로 지각러의 기본 소양… 으아아 이런 말 할 시간 없지! 빨리가자!



🔹우리는 이보다 더 빠를 수 있을까 싶은 속도로 달렸지만 기숙사와 신관 건물의 거리는 상당했다.

🔹이래선 안돼겠다 생각했는지 메리는 갑자기 나를 뒤에서 껴안았다.


🗨메리 프란카
꽉 잡아…!!! 놓치면 다치니까!


🔹메리는 날개를 펼치더니 하늘로 날아올랐다. 무게 때문에 높이 뜨지는 못했지만 바람을 타고 가르는 속도는 달릴 때보다 훨신 빨랐다.

🔹…하지만 교실에 도착했을 때는 8시가 지나 있었다.


🗨메리 프란카
말도 안 돼..
분명 7시 50분에 나왔잖아…? 심지어 주희를 안고 전력의 날개짓을 했는데??
기숙사에서 교실까지 거리가 이렇게 멀다는게 말이 돼?????

🗨우 주희
하하하... 수고했어. 어쩔 수 없지 뭐. 다음부턴 꼭 7시반에 출발하기... 하하..


🗨만 학도
오~우리 인장의 주인공 오셨는가.
첫날부터 지각이라니, 역시 인장을 받은 장학생도 수마에는 별 수 없는건가.

🗨우 주희
아,하하...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일찍 다닐게요..

🗨만 학도
그래그래.

그치만 지각은 지각이니까…… 우 주희, 메리 프란카 벌점 1점.. 끄적끄적..

🗨메리 프란카
에엑?! 벌점.. 첫날부터...힝..


🗨만 학도
벌점은 상점으로 상쇄 가능하니까~ 열심히 노력해라~~



🔹나와 메리는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여전히 메리는 풀이 죽은 상태였기에, 조용히 이유를 물었다.


🗨우 주희
벌점을 받으면……역시 안 좋은거지?


🗨메리 프란카
응… 10점 받으면 경고, 20점은 사회봉사, 30점은 정학 또는 근신,50점은 퇴학이거든..

일종의 인성점수에 반영되어서 학년 진급할때나 졸업할때 벌점이 남아있으면 확실히 안 좋지...

🗨우 주희
허억.


🗨메리 프란카
미안해, 나때문에…….


🗨우 주희
아니야! 담부턴 일찍 나서면 되지.


🗨메리 프란카
아니야.. 내가 못일어나면 그냥 버리고 가 줘. 난 졸업 못해도……… 아마 괜찮으니까..


🗨우 주희
에이, 내가 왜 널 버리고 가.

거기다 이 벌점, 상점으로 없앨 수 있다잖아?

🗨메리 프란카
그건, 그렇지만…….

상점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데..

🗨우 주희
분명 무슨 방법이 있겠지! 너무 우울해 하지마.


🗨만 학도
오늘 전달 사항은 특별히 없고 반장 선거를 간단하게………



🔹메리를 달래다 반장 선거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다.


🗨우 주희
반장……… 그렇지!

메리, 반장 같은걸 하면 상점을 받을 기회가 늘지 않을까?

🗨메리 프란카
바,반장…?

하지만………나 그런건….

🗨우 주희
내가 널 추천해 줄게!


🗨메리 프란카
허어어억!! 시,싫어~


🗨우 주희
아…… 그렇게 싫어할줄 몰랐어..


🗨메리 프란카
나보단…… 나 때문에 벌점을 받았으니까 네가 나가는건……


🗨만 학도
……참고로 벌점이 있는 학생은 입후보를 못한다.


🗨메리 프란카
허억..


🗨우 주희
아…… 어쩔 수 없지~ 명색이 반장인데 첫 날부터 지각한 사람이 하는건 역시 무리였나, 하핫.


🗨만 학도
그래서 입후보나 후보추천 할 사람 없나?



🔹반은 엄청나게 조용했다.


🗨만 학도
뭐야, 왜이렇게 조용해.

으음, 너무 내 취향의 조용한 녀석들만 골랐나… 별 수 없지, 입후보 할 사람 없으면 적당히 내가 골라도 불만없지?


🔹다들 작게 '네'하고 외쳤다.
이리저리 눈만 돌아가는게, 설마 내가 되지는 않겠지 싶은 표정이였다.


🗨만 학도
음~~~어디~보자~~~

출석번호 1번?


🗨그레이 델릭
젠장! 내 이름은 왜 '그'자로 시작해서는!


🗨만 학도
이야~ 축하한다, 반장 그레이 델릭.

오늘 종례는 특별히 없고, 반장은 나를 따라오도록.
그럼 이걸로 해산.


🔹뭔가…… 이걸로 괜찮은건가, 우리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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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0년 03월 05일 (風) : 프롤로그

Story/제국학원 아틀라타

202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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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주희

드디어 도착했다.


🔹 세계에서 가장 큰 교육기관 제국학교 아틀라타.
나는 지금 그 곳의 거대한 문 앞에 서 있다.


🗨 주희
이 곳에 입학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얼마만큼 힘 써 주셨는지…… 최선을 다 해 공부해야지!



🔹아틀라타의 입학금은 상당하다.
다행히도 나는 인장 수여 합격자로, 입학금은 면제되었지만 여전히 무시무시한 금액의 학기별 등록금이 남아있었다.
등록금이 이렇게 비쌀줄 몰랐던 나는 입학을 포기하려 했었지만 나를 키워주신 촌장님은 반대했다.


🗨촌장 김 민재
아따, 그 대단한 학교에 1등으로 합격했담시 우째 관둔디야?

🗨우 주희
아, 1등은 아니에요~ 그 인장 수여 장학생이라고, 입학금 면제해주는 그런게 있어요.

🗨촌장 김 민재
인장……장학생??
아 뭔지 몰라도 그 입학금 뭐시긴가 안내는거면 1등 아니여? 1등도 아닌데 그런걸 내지도 말라 그려?

🗨우 주희
음…… 뭐 1등 비슷한거 맞죠, 네.

🗨촌장 김 민재
글체? 1등이지?
아이구, 우리 마을에서 인재도 이런 엄청난 인재가 나왔는데 당장 동네방네 소문내고 자랑은 못할 망정 왜 그만둔단 소리나 하고 그려야~?

🗨우 주희
입학금 말고도 등록금이라고 1년에 한 번씩 수업료를 내야하는데 너무 비싸요.

🗨촌장 김 민재
얼만디?

🗨우 주희
……300만 골드요..

🗨촌장 김 민재
하이고~ 날강도가 따로없네~

🗨우 주희
하하…….

🗨촌장 김 민재
그려, 뭐 큰 사람 되려면 그런거지.
등록금 그거 내가 해줄텐게 넌 그냥 가서 공부나 열심히혀라.

🗨우 주희
네??
아니에요, 그럴 필요 없어요.
그, 학교가 다니고 싶으면 웨스턴 시티 쪽에도 학교가 있고……

🗨촌장 김 민재
아!! 그 개나 소나 다 다니는 학교랑 아틀라타랑 같어!?
잔말말고 짐이나 씨게씨게 싸.


🔹촌장님은 자신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테니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아무리 촌장님이라고 해도 그만한 돈은 마련하기 힘들텐데. 우리 마을이 얼마나 작은데….
거기다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그런 부담까지 안겨드리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집으로 찾아왔다.


🗨대장장이 강 철
주희 있냐?
영감님한테 다 들었다. 너 아틀라타에 입학한다면서?
짜식… 우리집 아들 놈은 하라는 가게 일도 안도와 주는데, 너는 매일 일도 도와주러 오면서 언제 그렇게 공부했다냐~
암튼간! 우리 마을에 자랑거리 하나 생기게 됐는데 또 내가 나서야지!
자, 받아라. 네 등록금에 보태서 써라.

🗨우 주희
이렇게 큰 돈은…….

🗨대장장이 강 철
됐어! 부담 갖지 말고 성공해서 한 턱 쏘기나 하려무나!


🔹어떤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관둬야겠다 생각했을 때, 내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경사라며 하나둘 돈을 모아 입학자금을 대주며 응원해 줬다.



🔹그게 한 달 전의 일이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난 이 앞에 서 있을 수 있었다.

🔹내 꿈은 세계 제일은 검사가 되는 것. 그리고 제국의 기사 단장이 되는 것.
아탈란타라면 그 꿈을 반드시 이루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반드시 성공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보답해야지.

🔹대문을 들어서자 경비원으로 보이는 비글 베스티 한 분이 나를 향해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


🗨경비 서비 폴리스
환영한단다. 나는 경비를 맡고 있는 서비 폴리스야.
네가 우 주희 학생이구나? 네 얘기는 많이 들었어.

🗨우 주희
어…… 제 이름을 어떻게..

🗨경비 서비 폴리스
제국학원 아틀라타에는 대결계 아틀라타만큼은 아니지만 정문에는 결계마법이 걸려 있거든. 간단한 신원 확인부터 허가 받지 않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주지.
나는 그 결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이고.

🗨우 주희
우와, 그런게 있었군요.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아서 몰랐어요.

🗨경비 서비 폴리스
이 곳엔 뛰어난 마법사 분들이 교사직으로 있으시니까.
물론 너도 마법에 관심 있다면, 그 분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훌륭한 마법사가 될 수 있단다!


🔹서비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엄지를 치켜들며 눈을 찡긋거렸다.


🗨우 주희
하하, 물론 저는 마법사가 아니라 검사가 될 거긴 하지만 정말 기대되네요.

🗨경비 서비 폴리스
물론 뛰어난 무술 사범님도 아틀라타에…… 아차차, 내 정신 좀 봐. 또 말이 길어져 버렸네.
입학식에 늦겠다.
대강당은 저~쪽으로 가면 교문이 있는데, 교문에서 운동장을 바라보는 쪽의 오른쪽 구석에 있어. 어서 가렴.

🗨우 주희
감사합니다!


🗨경비 서비 폴리스
그래, 학교에 대해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괜찮단다!
이래봬도 아틀라타에 대해 모르는게 없거든!


🔹나는 서비 씨가 알려준 쪽으로 향하며 성벽과 같은 거대한 건물을 바라봤다.


🗨우 주희
그나저나 이 커다란 건물이 학교가 아니였었구나….



🔹눈을 떼지 못하고 감탄하고 있을 때, 그 사이에서 진한 분홍색 머리를 한 여자 아이가 나타났다.


🗨메리 프란카
하………. 교문이 어디란거지..
응??


🔹여자 아이는 나를 발견하고는 밝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메리 프란카
아아, 드디어 사람을 만났네!

저기…… 죄송하지만 혹시 대강당이 어디인지 아나요?!

🗨우 주희
아, 저도 지금 거기로 가고 있어요.

저 쪽으로 가면 된다던데.

🗨메리 프란카
저기였구나……….

으으, 아까 경비 분이 알려줄 때 제대로 들었어야 했는데.
저, 감사해요………. 으음~ 음.. 그럼 이만…

🗨우 주희
혹시..! 괜찮다면 같이 가실래요?

아무래도 학교가 넓으니까 같이 다니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메리 프란카
……!!

저,저는 상관 없어요!


🔹나는 분홍 머리 여자 아이 옆에 찰싹 붙었다.


🗨우 주희
역시 혼자보단 같이 있는게 안심되네요~

저는 우 주희에요. 이번에 입학하신 분인가요?

🗨메리 프란카
네,네에…….


🗨우 주희
와~ 저돈데. 이번에 중등부 1학년으로 입학해요.

이름이 뭐에요?

🗨메리 프란카
메리……프란카라고… 음, 저도 중등부 1학년이에요.


🗨우 주희
메리, 메리라고 하는구나.

스타일도 그렇고 이름도 그렇고 진짜 귀엽고 잘어울려요!

🗨메리 프란카
아……아, 그런가요? 헤헤..

우 씨도 밝고 친절하신 것 같아요.

🗨우 주희
감사해요, 사실 제가 조금 들 뜬 상태라서~

근데 제 이름은 주희예요. 핀디아스 토착 이름이라 성이 앞에 오거든요.

🗨메리 프란카
으아아……!! 죄송해요, 이런 실수를..


🗨우 주희
괜찮아요, 요즘은 핀디아스 주에서도 보기 힘든 이름이라니까 당연히 헷갈릴 수 있죠!

거기다 자기가 실수해 놓고선 되려 저보고 왜 이런 이름이냐며 화내는 사람도 있다니깐요?

🗨메리 프란카
세상에…… 그렇게 무례한 사람도 있구나.


🗨우 주희
그렇죠?

그러니까 이렇게 친절하고 세심한 메리랑 룸메이트가 되거나 같은 반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메리 프란카
……
응, 저두요...


🗨우 주희
응? 뭐라고 했어요?


🗨메리 프란카
아니아니, 아무것도요!

와, 저기 저거 교문인가봐요! 저렇게 큰 걸 왜 못찾았지?!


🗨우 주희
오.. 저기 있는게 대강당인가봐요.

진짜 멀리 떨어져 있네. 일찍 오길 잘했다.


🔹우리 둘은 대강당의 위치를 확인하곤 빠른 걸음으로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우 주희
근데 우리 동갑이면 편하게 말 놓지 않을래요?


🗨메리 프란카
네…!! 괜찮아요!

………어, 음…… 강당이 참 머네! 하,하,하.

🗨우 주희
하핳 역시 처음 말 놓는 순간은 어색하지?


🗨메리 프란카
끙……… 말 놓기로 했는데 막상 말이 없는 것도 이상하니까..


🗨우 주희
너무 부담 갖지마.

나는 혼자가 아니라 옆에 누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심되고 고마워하고 있어. 너도 내 옆에는 지금 인간 부적이 있구나~하고 편하게 생각해 줘.

🗨메리 프란카
인간부적? 하하, 그게 뭐야!



🔹메리는 웃다 지쳐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메리 프란카
괜찮으면 폰 번호 알려줄래?

……반이 떨어지더라도 계속 연락하고 싶어.

🗨우 주희
아… 핸드폰 말하는거지?

미안, 내가 폰이 없어서……
집 전화…라면 알려줄 수 있는데, 내가 여기 있는데 알려줘봤자겠지..음..

🗨메리 프란카
엑?! 진짜 폰이 없어?


🗨우 주희
응. 지금까지 굳이 핸드폰이 필요했던적이 없어서. 마을 사람들끼리는 직접 가서 안부를 물어도 될 정도로 작은 마을이라 유선전화도 없는 사람이 많고, 외지 사람과 연락이 필요하면 집전화를 쓰면 되니까.

아, 집에 택배 전송기가 있어서 바로 편지나 소포를 부쳐도 되고.

🗨메리 프란카
엥……엥,에엑??! 아니 그 천문학적으로 비싼 공업제품인 택배전송기가 집에 있다고……??


🗨우 주희
우리 할아버지가 촌장님이신데, 제국에서 마을 우체국으로 우리집을 지정해서 나라에서 받은거래.


🗨메리 프란카
그런거였구나..

🗨우 주희
근데 그게 그렇게 비싼거야?
소포 보내는 비용은 별로 안 비싸서 몰랐네.
하도 싸니까 마을 사람들이 통나무 무더기를 부칠 수 없냐고 그러더라고. 그 크고 무거운게 거기에 어떻게 들어가. 하하, 받는 사람도 처리못해서 당황하겠다.

🗨메리 프란카
어………음, 우리 집에도 그게 있는데, 어릴 때 멋모르고 장난치다가 망가트린 적이 있었는데.. 수리 비용이 어마무시하더라고.


🗨우 주희
헉, 깜짝놀랐겠네.

다치진 않았어? 그거 마나가 엄청 흐르잖아. 망가지면서 폭발이라도 했으면 위험했을텐데.

🗨메리 프란카
어? 걱정해 줘서 고마워. 다치진 않았어.

보통은 택배전송기 걱정을 더 하던데...

🗨우 주희
네가 다치지 않는게 더 중요하지. 다행이다.
흠, 근데 내가 휴대폰이 없으니 연락을 어떻게한담.

🗨메리 프란카
그거라면 방법이 있긴 있어.

입학식이 끝나면 학생증을 받을거거든. 그게 있으면 학교 다니는 동안은 학생증 소유자들끼리 쉽게 연락할 수 있을거야.

🗨우 주희
학생증? 어떻게 연락을 하는데?


🗨메리 프란카
일종의 스마트폰 비슷한건데… 직접 보면 알거야!

도착했다, 빨리 들어가자!


🔹메리와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니 대강당에 도착했다.

🔹왠지 벌써 친해진 기분이야. 마을 밖에서 사귄 친구는 처음이라 그런지 설렌다.


 


🔹우리는 강당에 들어가 무대 정면이 잘 보이는 2층의 중간 자리에 앉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 나이의 또래뿐만 아니라 아주 어린 아이들도 보였다. 분명 유치부나 초등부의 아이들일 것이다.

🔹시간이 되자 교장, 교감 선생님의 훈화가 시작되었다.


🗨우 주희
그러고보니 입학식인데 이사장 님은 안 계시네? 입학 시험의 면담 때도 제대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시던데.

🗨메리 프란카
어머, 몰랐어? 아틀라타의 이사장 자리는 대대로 황실에서 맡고 있어.
이번 이사장 님은 황자 님 중 한 분이라는데, 너도 알겠지만 황태자 책봉이 계속 미뤄지고 있잖아. 황태자가 책봉되지 않으면 황자 님들은 스스로 얼굴과 신분을 밝힐 수 없으니까.
헬하움에서 온 지 얼마 안되어서 제국 사정에 훤한게 아니다 보니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권력 남용 등의 이유에서랬지? 그래서 얼굴을 함부로 비추지 못하는거야.

🗨우 주희
그랬어?! 그렇구나… 그럼 면담 같은 일도 흔한 기회는 아니였던거네.


🔹살면서 황족과는 연이 없을거라 여겼던 내가 무려 황자 님과 대화란 것을 해봤다니, 신기할따름이였다.

🔹그나저나 아무리 시골이라 해도 제국에 살면서 타국에서 온 메리보다 모르는게 많다니, 역시 아직 공부할게 많구나..


🗨메리 프란카
반 배정 시작됐다!


🔹메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훈화는 끝나 있었다.
그리고 메리의 말처럼 반 배정이 시작되었는지, 교사처럼 보이는 4명이 무대 아래에 서서 학생들을 한 명 씩 호명했다.


🗨교사 만 학도
………메리 프란카,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 주희.


🗨메리 프란카
세상에, 우리 같은 반이야~



🔹나와 메리는 호명되자마자 서둘러 내려갔다.


🗨만 학도
자, 이게 학생증이다.

이 동그란 버튼이 잠금 버튼이고, 평소에는 학생증 화면을 띄워놓고 잠궈놓으면 된다. 배터리는 너희가 졸업할 때까지는 끄떡 없을테니 걱정말고.
그리고 홈화면에 기숙사 버튼을 누르면 기숙사 키가 나올텐데 거기에 너희 방 호실이 적혀있을거다.
마지막으로 4시부터 수강신청이 있으니, 기숙사에 가서 학생증으로 신청해라.
설명 끝.


🔹내려가자마자 옷 사이즈를 묻더니 교복과 학생증을 받았다.
그리고 학생증에 대한 간단한 설명 이후, 담임 선생님은 우리가 마지막 학생이여서 더 이상의 할 일이 없으신지 바로 돌아갈 준비를 하셨다.

🔹하지만 나에겐 궁금한 점이 하나 남아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반 배정은 대체로 무술 교과를 담당하는 선생님에게는 신체 건장한 학생들이, 예술 교과를 담당하는 선생님에게는 스타일리쉬하거나 악기를 들고 있는 학생들이 배치되었다. 하물며 메리마저도 마법 적성이 높은 헬베티카였기에 굳이 마법 교과 담당인 담임 선생님과의 연관점을 찾는다면 찾을 수는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마법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었기에 왜 배정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우 주희
저…… 선생님!

돌아가시려는데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여쭈어봐도 될까요?

🗨교사 만 학도
으응? 귀찮은데……

첫 날이고, 안 들어줄 수 없으니… 일단 말해봐.

🗨우 주희
아까 선생님의 소개를 들을 때 전문 분야가 마법 교과시더라구요.

근데 저는 입학시험도 마법과 전혀 연관 없는 과목이였고 실제로도 마법을 써 본 적도 없어요…….
그런데 제가 왜 선생님의 담당 학생이 되었는지 궁금해서요.

🗨교사 만 학도
흐응……….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우 주희
네?!


🗨교사 만 학도
…는 농담이고..

흠, 뭐라 해야 하나……


🔹선생님은 생각에 빠진 듯, 앓는 소리를 냈다. 표정 역시 잔뜩 찌푸리며 아까보다 훨씬 어두워졌다.


🗨교사 만 학도
뭐…… 네가 치룬 과목의 시험도 잘 알고 있고, 입학 면접에서 흥미 있는 분야가 어떤거라고 했는지도 서류를 통해 확인해서 잘 알고 있긴 하지.
확실히 네 검술 실력은 상당하더군. 조금만 더 잘 갈고 닦으면 분명 가이아 전체에 이름을 떨칠거라고, 내 전문 분야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우 주희
그렇게 봐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교사 만 학도
거기다 검술 말고도 입학시험의 과목으로 선택한 문학이랑 스케치의 점수도 뛰어나던데.
다방면으로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라면서 저 3명이서 자신이 키워보겠다고 삼파전이 대단했지~..


🔹나를 두고 삼파전이라니…….
장난 아니다. 내가 그렇게까지 할 정도였나? 새삼 부끄럽네.


🗨교사 만 학도
그런데말야,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더군.
마법을 접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마법 관련 지식은 상당히 취약해. 나는 그 부분에서 널 어떻게 키워야 할 지 감이 왔다.
…넌 분명히 어느 분야에서도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야. 난 마법 에서도 네 숨겨진 재능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만약 그게 아니였다고 하더라도 학생에게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주고 성장시켜 주는게 학교의 본분 아니겠어?
그래서 다른 이들을 밀어내고 내가 우겨, 아니 선택한거야. 네가 학교를 다니면서 마법의 재능을 깨우치길 바래서.

🗨우 주희
선생님………!!

🗨교사 만 학도
뭐……. 말은 이렇게 거창하게 늘어놨지만, 어쩌면 그냥 저 세 명이 너를 두고 싸울 때 내가 끼어들어 훼방놓고 싶은 마음이였을지도 모르지.
…………재밌잖아.

🗨우 주희
선생님………...


🔹저 재밌어서가 진짜로 본심인거 아니냐구………

🔹그래도 만 학도 선생님에게 신뢰가 갔다.
저 말 중에 틀린 말은 없으니까.
이왕 아틀라타에 입학한 이상, 배울 수 있는건 다 배워야지!

🔹나와 메리는 담임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강당을 나왔다.



🗨메리 프란카
담임 쌤말야, 생각 외로 괜찮은 쌤 같았지?

생긴건 뭔가 무섭다고 해야하나 꺼려진다고 해야하나, 그런 이미지였는데.

🗨우 주희
그러게.

아마 선생님도 일이 피곤해서 그런 인상이 되신거겠지.

🗨메리 프란카
하긴, 매일같이 복잡한 마법 도식을 바라보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긴 하지. 그래서 그런건지 마법사들 중엔 괴팍한 사람도 많으니까.

쌤도 그런 분이시겠지?

🗨우 주희
마법을 쓰려면 머리도 좋아야 하나 보구나……….



🔹나는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하며, 설명 들었던 대로 기숙사 키 버튼을 눌렀다.

🔹북탑206호. 메리 역시 같은 방이였다.


🗨메리 프란카
이럴수가, 같은 반에 이어서 같은 방이라니…….

이건 어쩌면……

🗨우 주희
응, 운명일지도..



🔹우리는 기쁜 나머지, 꺅꺅거리며 기숙사로 향했다.



🗨메리 프란카
아까 학생증이 있으면 폰이 필요 없다는 이유가, 이게 스마트폰의 역할을 대체하거든.


🗨우 주희
학생증이?



🗨메리 프란카
응응. 여기 홈 화면을 봐봐. 학생증이랑 기숙사 말고도 학교, 전화, 문자, 메모, 계산기, 카메라, 녹음기 기능이 있지?

학생증은 말 그대로 학생증 기능이고 기숙사는 기숙사 키 기능, 학교는 수강신청이랑 시간표 기능이야. 그리고 중요한건 여기 전화랑 문자. 이 학생증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랑 사원증을 가지고 있는 교사나 직원들은 전부 등록이 되어 있어. 교내 사람들하곤 간단히 연락을 할 수 있단 소리지. 물론 학교 밖 사람들하곤 연락이 어렵지만……

🗨우 주희
와……, 그럼 내가 이 학생증을 가지고 외국에 있어도 너랑 연락이 가능한거야?


🗨메리 프란카
응응! 하지만 잃어버리면 돈을 물어줘야 하니까 교외로 가져갈 땐 조심해야돼..

나머지 기능은 이름 그대로 메모는 메모장, 계산기는 계산기…뭐 그래.

🗨우 주희
계산기, 카메라, 녹음기……

와, 진짜 카메라가 되네?


🔹내가 카메라를 켠 채 신기해 하고 있으니, 메리가 옆에 와 같이 셀카를 찍었다.


🗨메리 프란카
헤헤, 그 사진 나한테 문자로 보내줘.

나중에 뽑아서 너한테도 줄게.

🗨우 주희
앗 그래!

이렇게……… 보내면 되나?

🗨메리 프란카
응, 제대로 왔어!


🗨우 주희
진짜 신기하다~ 역시 아틀라타……

근데 너는 학생증을 받기 전부터 기능들을 알고 있던 것 같던데 어떻게 알고 있던거야?

🗨메리 프란카
어? 으음,음……, 그냥 뭐~ 아는 사람에게 들었다고 해야하나…

아, 기숙사에 도착했다. 빨리 방에 들어가자~ 아틀라타 쯤 되는 학교의 기숙사는 어떨지 궁금하지 않아?

🗨우 주희
응? 어어, 궁금하다~



🔹학교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있는걸까? 굳이 얼버무릴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


 


🔹기숙사는 정사각형의 성벽 모양 건물에, 그 건물의 중앙에 정원과 탑 하나가 있는 형식이였다. 그 성벽 모양 건물의 북쪽이 북탑, 동쪽이 동탑, 남쪽이 남탑, 서쪽이 서탑, 중앙 정원에 있는 탑이 중앙탑이였다.
탑의 입구에는 네모난 기계장치가 붙어 있었고, 그 곳에 학생증을 인식시키니 문이 열렸다. 각 방들의 현관문도 마찬가지로 출입 보안이 통제되어 있었다.


🗨우 주희
이 학생증으로 다른 방에도 들어갈 수 있나?


🗨메리 프란카
그건 안될걸?

말 그대로 키잖아. 북탑이랑 206호에만 통하게 설정해놨을거야.
우리 집도 이런 보안 키로만 열리는 데가 있거든.
보통 마법으로 이중장치를 해놓긴 하지만. 마법은 마법사들이 풀 수 있고, 보안장치는 해커들이 해킹이 가능하지만 역추적도 가능하고 둘 다 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무니까……

🗨우 주희
오.. 메리네 집은 보안 장치랑 보안 마법이 걸려 있구나.


🗨메리 프란카
어?? 내,내가 우리 집이랬나?

하하, 우리 집 근처에 백화점을 잘못 말했나봐~
백화점들은 보안 같은거 철저히 하잖아~

🗨우 주희
그렇구나~

백화점이라, 가보고 싶다. 듣기로는 엄청 큰 옷가게랑 엄청 큰 서점이랑 엄청 큰 무기점이 합쳐진 곳이라던데.

🗨메리 프란카
응, 백화점엔 별게 다 있지~

아마 성 헤덴에도 있을걸? 나중에 시간 되면 같이 가보자.

🗨우 주희
와~ 고마워! 꼭 같이 가야 돼?



🔹메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206호의 방 문을 열었다.


🗨메리 프란카
와~ 가구가 다 있네?


🗨우 주희
방 좋다~



🗨코 에이
아……… 안녕하세요.

저는 방장 코 에이에요.

🗨우 주희
안녕하세요!

저는 우 주희에요. 주희라고 불러주세요.

🗨메리 프란카
아, 저는 메리 프란카에요.


🗨코 에이
제가 2학년이긴 하지만 저도 올해 입학한 신입생이다보니 모르는게 많을 수 있지만 잘 부탁드려요.


🗨우 주희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선배신데 편하게 말씀하세요~

🗨메리 프란카
마,맞아요~


🗨코 에이
아…… 제가 아직 사람들과의 대화에 익숙치 않아서.. 천천히 노력해 볼게요.


🗨우 주희
네, 원하실 때 말 놓아주세요~!


🗨코 에이
저, 그리고 메리 씨 방은 여기고 주희 씨 방은 저 쪽이에요.

🗨우 주희
네?? 어, 여기가 방 아니였어요?


🗨메리 프란카
아마 여긴 거실일걸? 쇼파가 있고 테이블이 있으니까?

침실엔 침대가 있겠지?

🗨우 주희
그렇구나… 거실이 엄청 넓네.



🔹난 머쓱하게 뒷 머리를 긁적였다.

🔹난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서 당연히 여기서도 이불을 깔고 자야겠다고 생각했어..
하긴, 가구가 전부 갖춰져 있으니까 침대도 있겠지.


🗨코 에이
이제 곧 4시니까 수강 신청 준비를 해야겠네요.


🗨메리 프란카
으앗, 깜박할뻔했다…!!

고맙습니다! 주희야, 빨리 준비준비~ 그러다 원하는 과목 못 듣는다?
학생증에서 학교를 누르면 돼.

🗨우 주희
오.. 과목들이 쭉 뜨네. 재밌어 보이는게 많다.

이걸 수강 인원이 다 차기 전에 재빨리 눌러야한다는거지?
그럼 내가 꼭 듣고 싶은 검술 수업 먼저 누를 준비를 해놔야지.


🔹학생증에 표시된 디지털 시계는 4시를 나타냈고, 세 명은 말이 없었다.
몇 번의 터치 소리만 조용히 울려퍼지다……


🗨우 주희
성공했다!

전부 원하는 과목 신청 완료!!

🗨메리 프란카
으음…… 난 쏘쏘.

🗨코 에이
저도 성공했어요.

원래부터 듣고 싶은 과목이 많긴 했지만.

🗨우 주희
내일부터 바로 수업에 들어가겠구나!

아, 너무 기대된다.

🗨메리 프란카
으음, 나는 아침에 약하니까 오늘은 수업 준비만 하고 빨리 자야겠어.


🗨우 주희
응응, 나도.

언니도 내일 수업 수고하세요!


🔹하루가 끝났다.
아틀라타에 온 첫 날부터 새로 알게 된 사실도 많았고, 친구도 사귀었다.

🔹정말…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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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5(수) 서브 - 선택지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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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필요한 준비물을 알림장에 적고 종례를 마쳤다.

 

집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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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5(수) 메인 - 정민이의 그림 실력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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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수업이 있어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챙겨왔다. 수업 내용은 자신이 좋아하는 동화 장면 그리기였다.

나는 어떤 동화를 그릴까 고민하다가, 환생 후 스스로 처음 읽었던 동화인 파랑새를 그리기로 했다. 꿈속에서 파랑새를 찾는 치르치르랑 미치르. 구름 너머로 파랑새를 크게 그리고 여자애랑 남자애가 잠자리채와 새장을 들고 뛰어 다니는걸 그리자.

 

어찌저찌 다 그렸지만 원래 그림에 영 소질이 있던건 아니였던지라 적당히 형태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래도 8살이 이 정도면 선방한거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그리나 둘러봐도 대부분 나와 비슷했다. 음음, 나쁘지 않아.

그때 정민이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 머리의 소년과 사슴이 숲 속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있는 그림이었다. 마치 동화책에 그려진 그림 중 하나 같았다.

정민아.. 이거 네가 그린거야..?
응? 아아, 응응!
아직 미완성이라 뚫어져라 보면 부끄러운데.. 사슴이 조금 그리기 어렵네~

전혀 부끄러워 할 수준이 아닌데요.

진짜 잘 그렸다!! 화가 같아!
화가는 절대 아니지~~

그림을 칭찬하니 늘 자신감이 넘칠 것만 같았던 정민이가 수줍은 듯 굴었다.

근데 무슨 동화야?
'아기 사슴 플래그' 란 동환데..

아기 사슴 플래그? 생소한 동화다.

첨 듣는다. 무슨 내용이야?
집에 명작 동화 전집이 있거든. 거기서 읽은건데...

 

아빠를 치료하기 위해 사슴 간이 필요했던 조디네 가족은 사슴을 사냥해 간을 구하게 된다. 다행히도 아빠의 병은 나았지만, 어미 사슴이 죽고 혼자 남은 새끼 사슴이 불쌍했던 조디는 부모님을 졸라 사슴을 데려와 키우기로 한다.
새끼 사슴에게 플래그라 이름 붙이고 돌보는데, 초식동물인 플래그가 커 가면서 농작물을 망치자 참다 못한 부모님이 플래그에게 총을 쏘았다. 총에 맞은 플래그는 숲 속으로 도망치게 된다. 조디는 플래그에게 총을 쏜 부모님을 원망하며 플래그를 쫓아 집을 나간다. 조디는 플래그를 찾아내어 돌본다.
하지만 집을 나와 오랫동안 점점 굶주린 조디는 그제서야 부모님이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결국 총에 맞은 상처가 악화되어 죽어버린 플래그를 땅에 묻어주고, 플래그의 몫까지 살겠다고 다짐하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화해한다.

 

뭐야, 이거. 동화 맞아? 아니 전생에서도 워낙 세상이 삭막하니까 현실을 투영한 동화 같지 않은 동화가 엄청 많이 나오긴 했지만 이 곳도 만만치 않은데...?

당연히 인간이니까 동물보단 인간의 목숨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것도 여유가 있어야 자신 외의 다른 것도 보살필 수 있는거니까 현실적으로는 옳은 선택인데... 인류학적으로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대체 이 이야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뭔데. 심지어 흥미 위주로 쓰였다 하기에는 굉장히 구조가 단순하고 등장인물의 개성이 없다. 옆집에 사는 토마스씨가 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다. 배가 고프면 앞으로 밥을 먹자. 정도의 느낌.

농경 사회의 소시민들이나 내 전생에는 좋은 교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으니 이야기만 남아버린 동화다.

억지로 교훈을 이끌어 내보자면...

생명의 소중함도 좋지만 네 생명이 더 소중하다. 이기적으로 살아라..? 가난하면 친구도 배신할 수 있다? 너무하네..

아니면 사실 조디는 서술자였을뿐, 진짜 주인공은 플래그였던거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가족에게 의지하지 말라는 교훈? 원래 내용보다 더 잔인해..

교훈은 책임지지 못할 반려동물을 키우지 말라...?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그럴듯하군.

...가족을 생각한다면 부모님 말씀이 옳으니까 잘 들어야지.

이건 또 새로운 해석이네. 어린아이들은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 그렇지. 세상은 아이들에게 말 잘 듣는 아이가 되기를 가르치니까 부모님 말씀 잘 듣자가 교훈이 될 수도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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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4(화) 서브 - 빠른 하교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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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혼자 집에 가자.

정민이도 임시 반장이니까 바빠보이는 데다가 민준이도 지금쯤이면 자기 반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겠지.

 

앞으로 뭘 배울지 궁금하기도 한데, 받았던 교과서들이나 훑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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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4(화) 김민준 서브 - 같은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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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이는 바로 옆집이니까 같이 가자고 해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민준이네반 앞에 도착했다.

나는 5반 안을 둘러보았다.

 

...누구 찾고 있어?
앗!!

민준이는 뒤에서 소리 없이 나타났다.

깜짝 놀랬잖아!
휴.., 너 찾고 있었어. 같이 집에 가자구.
아, 나 찾고 있던거였어...?
그렇구나...

 

민준이와 나는 같이 집으로 향했다.

어때? 민준이 넌 같은반 친구 많이 사귀었어?
아니... 별로..
나도.. 1명 정도..?
너랑 같은 반이였으면 좋을텐데~
그러게.. 내년엔 같은반 됐으면 좋겠다.
응응!!

 

그렇게 민준이와 대화하는 사이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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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4(화) 김정민 서브 - 임시반장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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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반인 정민이와 갈까?

이런 생각을 하고있을때, 마침 정민이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미르야~ 같이 집가자~

정민이는 바로 맞은편의 집에 산다. 8번지였나?

그래!

 

정민이는 자연스럽게 팔짱을 껴왔다.

이런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기까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을 받아왔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사랑 받아 나오는 사랑스러운 행동으로 또 다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거겠지.

원래 타인의 스킨쉽에 익숙하지 않은 나지만 귀여운 아이가 귀여운 행동을 하니 봐주도록 하자. 이곳에서의 나 역시 애정을 많이 받는 딸이니까.

나까지 정민이의 사랑스러움이 전염되는 기분이야.

 

사실 임시 반장 같은거,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왜?
임시반장 해놓고 반장이 안돼면 신경 쓰이잖아~
내가 그렇게 반장 같지 않나? 인기가 없나? 싶어서.

심부름이 귀찮아서라고 생각한 난 쓰레기인걸까...

그럼 반장선거할 때, 내가 너 추천해줄까?
헉...!

정민이 동공이 흔들리고 있어.. 되고싶었던 모양인데..

 

곧 이어 집에 도착했고 우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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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4(화) 서브 - 하교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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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현재 8살의 몸을 하고 있지만 8살은 아니다. 지금 나이에 전생 나이까지 합하면 서른은 넘었을거라고.

...그렇게 말해도 남한테는 그냥 헛소리하는 조숙한 8살이겠지.

 

결국 어찌됐든 난 8살 아이들의 사회에서 '잘' 살아가야 한다. 8살의 사회에서 살아가는게 어떤거냐고? 어린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진심' 으로 대화가 통해야 한다는 소리다.

단순히 애들 놀아준다 생각하고 쉽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들은 성인들과 생각하는게 별반 차이 없으면서도 동시에 차이가 있으니까. 

 

성인에 비해 한정된 아이들만의 문화 속에서도 나름대로 취향도 있고 장르도 있다.

예를 들자면 인형을 좋아한다 해도 누구는 공주 인형, 누구는 동물 인형, 누구는 공룡 인형. 공주 인형도 다 같은 공주가 아니다. 베이비 돌일수도 있고, 밥이 인형일수도, MIMI, 주주, 단순한 솜 인형, 제복 공주 아무튼 다양하다. 그리고 좋아하려면 진심을 다해서 좋아해야 한다. 밥이를 좋아한다고 둘러댔는데 갑자기 밥이를 좋아하는 아이가 밥이의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면 심각하게 당황스럽다.

취향뿐만이 아니다. 행동하는 것도 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이 어렵다.

행동이나 생각 수준이 너무 어른스러우면-아이면서 어른의 대변자가 되어버리면-어른들에겐 좋게 보일 수 있어도 또래 아이들 사이에선 말이 안 통해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아할거다. 내가 성인이라면 혼자 다녀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어린아이가 늘상 혼자 다니면 주변 어른도 아이도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걱정 할테니까.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성인들이 생각하는 '아이' 처럼 행동하면 안된다.

아이들은 늘상 귀여운 척을 하지 않는다. 혀 짧은 소리도 내지 않는다. 단지 혀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서 성인보다 약간 어눌할 뿐이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행동할 뿐인데 그게 단지 성인의 입장에서 귀엽게 과장되어 보일 뿐이다. 작은 애들이 무슨 행동을 하든 안 귀엽겠어? 물론 일부러 성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이의 행동인 애교를 부리는 아이도 있지만 그것은 특정 행동을 하면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준다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는 '척' 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다. 학교 생활 같은 또래 아이들과의 단체 생활은 이런 부분을 배우게 해준다. 이 나이의 어린이는 그 경계에 있기 때문에 행동하기가 더 어렵다.

그리고 아이는 자신이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은 이미 다 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빨리 나이가 차, 보호자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있고 싶어한다.

사실 의외로 이 부분이 제일 문젠데, 어른이 되어서 뭐가 제일 하고싶어? 라는 질문말이다. 이들이 말하는 어른은 정신적인 의미의 어른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의 '법적 성인' 을 말하는 것일텐데, 이미 법적 성인으로서 할 수 있는 왠만한 건-술을 마신다던가 어린이 출입 불가 지역에 간다던가 연인과의 깊은 교제라던가- 전생에 해봐서 감흥이 없다. 그래서 진심을 담아 대꾸하기 힘들다.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나, 어른이 되길 두려워 하는 아이도 있지 않냐고? 나는 그정도로 천진하거나 일찍 조숙해져버린 진짜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도 그 아이들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 하는걸텐데, 그러기엔 나는 오히려 전생에서 즐기지 못한 어린 시절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 하면서도 어른이 되고 싶다. 어른이 되고 싶은데 대답을 하지 못하니 힘든거다.

내 생각의 어른이 된다는건 정신적인 의미의 어른이다. 어른이 된다는건, 성인이 되어 주어지는 자유에 따르는 책임은 스스로가 져야 되는 일이다. 또한 실수를 하더라도 과거의 미숙했던 부분이나 행동도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이 완전히 완성되기란 어려우며 자신이 아직 미숙한 사람임을 깨닫는 것이 어른이라고 할 수있다. 또한 '아이'가 신체가 성장을 마치고 인륜적으로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으며, 자신을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야하는것이 어른의 의무다.

그래서 전생의 나도 나이로는 열 여섯을 훨씬 넘은 성인이였지만 어른이였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이 되고 싶다.

이런 이야기는 진짜 성인도 싫어한다. 근데 그걸 진지하게 생각하는 나는 어른이 된다는 말을 적당히 둘러댈 수가 없는거다.

이래서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진짜 아이들처럼 될 수 없다. 노력 하겠지만, 잘 지내려면 이런 '특이한 아이' 인 나라도 완전히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된다. 단 한명이라도 좋으니 '친구' 말이다.

전생에서도 만들 수 없었던 진짜 친구라는걸 내가 만들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노력해야지.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거다. 애들이랑 같이 하교를 하자..

하지만 내가 아는 애는 정민이와 민준이 뿐인데..., 둘 다 같은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으니 같이 하교하면 되겠다.

 

누구한테 같이 집에 가자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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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4(화) 메인 - 첫 수업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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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받은 첫 수업은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학교에서 지켜야 될 규칙이라던가 생활 예절 등등의 내용이었다. 그래도 숫자 읽는 법과 쓰는 법, 나, 너, 우리와 같은 간단한 글자 읽는 법의 기초적인 내용은 이미 예습해서 문제 없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유치원이라는 곳에서 글자나 숫자 정도는 배워왔는지 마찬가지 같았다. 하지만 나같이 유치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도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모든 수업을 마치고 종례시간이 되었다. 지금은 교실 티비 화면에 띄워진 알림장을 받아 쓰고 있었다. 내일 있을 미술 수업의 준비물과 그림일기 숙제. 그림일기 숙제는 주말, 즉 일요일에 있었던 하루 일과 중 기억에 남는 일을 그림과 같이 글을 써서 내는 숙제로 월요일마다 검사 할 테니 일기장을 사 놓으라는 내용이었다.

일단 받아 적기는 했지만 '일기를 왜 검사 하는거지...?' 란 의문이 들었다.

 

아이들이 알림장을 전부 적고 나니, 임시 반장인 정민이가 인사를 하고 학교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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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3(월) 서브 - 선택지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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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서 정민이가 크루크루 아이디를 알려줬었지. 친구 추가를 해볼까?

 

나는 곧바로 컴퓨터를 켜서 친구요청을 보냈다.

이제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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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3(월) 메인 - 컴퓨터부에 들지 않다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

202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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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컴퓨터부라.. 이름을 들으면 대충 컴퓨터 수업 듣는데겠지만, 앞으로 학교 공부하기도 벅찰텐데... 귀찮은 일은 사전에 피하는게 낫겠지.

흠...그래.
아쉽긴 하지만 네가 그렇다면야.
별 수 없지. 그래도 내년에 또 신청할 수 있으니까, 그떄 가면 미르의 생각이 또 바뀔 수도 있잖아.
하긴, 게다가 지금은 학교에 막 입학한 참이니까.
미르야~ 나중에라도 생각바뀌면 이 아빠한테 꼭 말해줘야 돼? 알겠지?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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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흙1~2 3월 16일, 붉은흙3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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