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돌란의 그림자6 : 황제의 길

TRPG/제 13시대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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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시대 - 황제의 길 : 엘돌란의 그림자6

 

 

엘돌란의 부두 구역에 관해서는 끔찍한 이야기들이 많다.

선원들이 과장하는 경향도 있기는 하지만, 때때로 사실도 섞여 있다는 점이 방심한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게 만든다.

 


부두 구역 탐문은 쉽지 않다

부두 구역은 엘돌란에서 비교적 위험한 곳이라고들 했다. 더군다나 은방패대는 전날 좀비 사건 뒤로 야간 순찰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애초부터 위험한 부두 구역보다 다른 곳의 경비를 강화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아예 경비대가 사라진 건 아니었고, 낮 동안에는 주요 도로를 중심으로 순찰하기는 했다.


부두 구역에는 항구가 있고, 창고, 어업 및 생선 가공 시설, 그리고 도시에 방금 도착한 선원과 여행자들이 머무르는 어두침침한 여관과 주점들이 있었다.

항구에는 큰 배들이 들어올 수 있는 주된 부두가 셋이 있는데, 작은 배들을 위한 짧은 부두도 많았다. 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어부들은 때때로 부두에서 떨어진 해안에 닻을 내리고 헤엄을 쳐서 오가기도 했다.

항구 근처에는 해산물을 파는 노점들이 많이 있고, 그 중간중간에 여행자들에게 각종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있었다. 이곳엔 온갖 종족의 선원들이 다 오지만, 그 밖에도 배에서 짐을 내려 창고로 운반하는 드워프 노동자들이 유달리 많았다. 그들은 난폭하고 거친 사람들로 유명했다.

주점과 여관도 몇 곳이 있어, 선원, 여행자, 현지인을 모두 상대하는데, 이런 가게들도 난폭한 경향이 있지만 큰 곳은 그래도 여행자들이 엘돌란에서의 첫날을 보낼 정도로는 얌전했다.

 

온갖 위험한 소문이나 외지의 소문이 많이 모이는 곳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시체를 구하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 때문에 바를로의 인맥을 빌리기로 했다. 그런 종류의 사람은 물 밑에서 찾는 것이 적격이니까.

 

바를로를 따라 도착한 곳은 '기운찬 돌고래 주점'이었다. 그 주점의 무대에는 류트를 연주하는 여자가 있었다.

바를로는 그 음유시인을 우리에게 소개했다. 미칼 오를레비라는 건달이자 음유시인은 날씬한 빨간 머리 인간이었으며, 걸을 때 다리를 조금 절었다. 그는 부두의 주점 곳곳을 전전하며 공연을 다니는 자였다.

미칼은 원래는 뉴 포트 사람이고 엘돌란에 산 지는 2년이 되었다고 했다. 확실히 엘돌란에서 흔히 보기 힘든 동부 지방 외모의 사람이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먼 곳에서 온 것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낡은 옷과 류트를 보아선 기대한 만큼 돈을 벌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았다.

 

"미칼, 오랜만입니다."

 

"뭐야, 오늘은 처음 보는 녀석들이랑 함께네? 돈 좀 있어 보이는데, 네 새로운 고용인이야?"

 

"약간 비슷하긴 하지만, 고용인이 아니라 '동료'입니다."

 

"동업자가 아니라?"

 

동료라는 단어에 미칼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에 있던 아나스타샤들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네가 아무 일 없이 날 찾아왔던 적은 없었잖아."

 

"눈치가 빠르시네요. 그럼 직접적으로 물어보죠. 아에르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아에르토? 아…… 누군지는 알 거 같은데. 최근에 이 근방을 서성거리는 하프엘프잖아."

 

아나스탸샤는 미칼이 아에르토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빛냈다. 미칼은 그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근데 그냥 알려달라는 소리는 아니겠지? 내 모습을 봐. 요새 돈벌이도 별로 좋지 않다구."

 

"10sp 정도면 며칠은 배부르게 지낼 수 있지 않아요?"

 

"이야, 그 동료분들이랑 다니면서 돈벌이가 꽤 좋은가 봐. 이런 돈을 덥석 덥석 주는 걸 보면? 우리가 이런 좋은 시기에 이 정도밖에 못 나누는 사이였던가? 서운한데."

 

"나누고 싶어도 아직 직접적으로 벌어들인 게 없습니다. 그때 제가 한 턱 내기로 하고, 이 정도로 넘어가 주시죠?"

 

바를로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내뱉었다. 버려진 극장에서 그에게 넘겨준 돈만 얼마였었는지 알고 있던 아나스타샤는 그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뭐, 그래. 애초에 그 녀석을 본 곳이 여러 곳이거든. 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녀석인지, '드워프들의 집'에 있을 때도 있고, '뱃사람의 쉼터'? 거기랑, 여기서도 봤었지. '야성의 파도'에 있다는 얘기도 들었었고. 아, 엊그제는 '서쪽 바람 주점'에 공연 갔을 때 본 것 같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군요."

 

"부두 구역에 있는 주점이 몇 갠데. 이 정도면 적은 수 아냐?"


"일일이 돌아보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이번에도 나눠서 조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클라인의 말에 각자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바를로가 입을 열었다.

"그럼 저는 '뱃사람들의 쉼터'에 가보죠. 이곳은 위험한 부두 구역에서도 꽤 손꼽히는 난장판인 곳이랍니다. 제가 가는 게 좋겠죠."


"저는…… '야성의 파도'에 가볼게요."

아도니스가 야성의 파도에 가겠다고 하자, 아나스타샤는 남은 두 주점 중에서 고민을 했다.

"음, 드워프들의 집은 드워프 술집인가요? 그렇담 엘프인 저는 웬만해선 피하는 게 좋겠죠. 저는 '서쪽 바람 주점'에 가야겠네요."

 

드워프들이랑 엘프들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드워프 엘프 전쟁(Dwarf-Elf War)이 몇 세기, 아니 몇 시대 전의 일이라고 해도, 아직도 서로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이들이 많았다. 심지어 자신은 하프엘프라 아무 상관없는데도 불똥이 튀었다.


"그럼 '드워프들의 집'에는 제가 가는 게 좋겠습니다. 드워프들은 성정이 포악하긴 해도 타고난 선량한 자들이니, 빛의 신을 믿는 신도가 있다면 도와줄 거예요."


"그래도 분명 시비를 거는 이들이 있을 거예요. 특정 종족이나 클랜이 많이 모이는 곳은 텃세가 심하니 혼자 가는 건 안 좋아요. 클라인이 같이 가줄래요? 두 명이면 걱정이 안 되니까."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두 시간 정도 후면 적당히 조사가 끝나겠죠? 그때 이곳에서 모이도록 해요."


서쪽 바람 주점은 부두 구역의 남서쪽 부근, 엘돌란의 관청 구역 절벽 아래에 있는 곳이었다. 주점의 외부는 부두 구역 답지 않게 깨끗하고 산뜻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걸걸한 목소리와 말투를 가진 금발의 하프엘프 여성이 미소를 띠고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어서오십쇼! 한 분이신가요?"


"네. 사장님께서 추천하는 술로 한 잔 하고 싶은데. 어떤 건가요?"


"하하! 전 여기 고용된 바텐더고 주인은 아니에요. 탈리아라고 불러줘요."

여자는 사장이라는 소리에 기분 좋은 듯, 호쾌하게 웃었다.

"우리 '반쪽 친구' 분, 그렇담 '발렌시아(Valencia)'로 한 잔 어떠신지요?"


"발렌시아?"


"저희 주점의 특제 엘프제의 브랜디 베이스에 신선한 오렌지 즙을 넣은 칵테일이죠! 어때요?"


"음, 한 번 마셔보죠."

탈리아는 술들을 교반기(攪拌機)에 넣고 화려하게 휘저어내더니, 둥글고 납작한 잔에 따라냈다.

"여기 나왔습니다!"

아나스타샤는 칵테일을 한 모금 홀짝였다.

"굉장히 달콤하고 맛있네요. 술 같은 느낌도 거의 안 들고, 향도 상큼해서 좋아요."


"그래서 주스 마시 듯 마시다 바닥을 기는 녀석들이 한둘이 아니었죠. 그러니까 친구 분도 마실 때 조심하는 게 좋을 걸요?"


"하긴, 브랜디가 섞인 술이니까. 근데 발렌시아란 이름은 마치 사람 이름 같네요."

탈리아는 칵테일의 향과 맛을 음미하는 아나스타샤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맞아요, 사람 이름. 굳이 따지자면 성씨지만. 발렌시아(Valencia)라는 우드엘프가 고안한 레시피여서 발렌시아. 고향이 오렌지가 풍부한 곳이어서 즐겨먹던 살구 브랜디에 오렌지를 넣을 생각을 했대요."


"오, 굉장히 자세히 아시네요?"


"그분이 우리 할아버지거든요."

 

"그럼 탈리아의 이름도……."

 

탈리아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 칵테일을 마시려면 앞으로 여기만 와야겠네요. 원조의 손녀가 만들어주는 거라니. 진짜 맘에 드는 칵테일이에요."


"다음에 제 고향인 발렌시아 농장에도 놀러 와요."

칵테일 이야기로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쯤, 아나스타샤는 본래 목적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친해진 만큼 가벼운 정보는 쉽게 얘기해 주겠지.

"그런데 아에르토라는 사람 알아요?"


"응? 아 그 다크엘프 혼혈인 남자 말하는 건가? 굉~장히 내성적인 녀석이라는 건 알고 있죠. 근데 요즘 못 본 지 꽤 됐어요. 뭐 바쁜 일이 있나 보죠."


"사실 여기 오면 아에르토를 만날 수 있대서 온 거였는데, 그래도 수확은 있었네요. 좋은 칵테일을 알게 됐으니까."


"아거 참, 말 너무 잘한다~ 기분이다! 발렌시아 한 잔 더 줄게요! 이건 서비스니까 부담 갖지 말아요."

 


 

야성의 파도에 들어간 아도니스는 카운터에서 아에르토에 대해 물었지만 주인은 잘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이 여관의 주점은 하나의 커다란 홀이 아니라 여러 작은 방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때문에 주문할 때 이외에 손님들과의 접촉이 별로 없어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아에르토라는 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는 이 시점에서 방을 일일이 뒤지며 확인해봤자 시간낭비였다.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 채로 여관 밖에서 나왔다. 어째, 정보 수집에 영 재능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 아도니스를 불러 세운 건 한 하플링 여자였다. 새까만 머리를 아주 짧게 깎고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자로, 검은 가죽 바지에 녹색 가죽조끼를 입고 있었다.

"너 아에르토를 찾는 거야? 찾아서 어쩌려고?"


"네가 알아서 뭐하려고. 어딨는지 아는 거 아니면 비켜. 난 바쁘거든."


"글쎄. 내빼지 말고 말해줘야 할 걸? 마법사인 것 같은데 그 녀석 동료라도 되는 거냐?"


"거 참 귀찮게 구네. 동료라면 이렇게 찾고 있지도 않겠지. 굳이 따지자면 적에 가깝거든."


"그래? 이거 잘됐네. 나도 아에르토에게 약간의 빚이 있어서 말이야."


"아 그래. 힘내고. 잘 해결해. 그럼 이만."

아도니스는 무미건조한 말투로 위로를 건네곤 여자를 지나쳤다.

"야, 이봐! 잠깐만! 왜 그냥 가는 거야!"

아도니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을 갔다. 여자는 당황하며 그를 따라가 앞을 가로막았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니까?"


"무슨 도움? 아에르토가 어딨는지 아는 거 아니면 필요 없다니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마법사 형씨 혼자서 되겠어? 앞을 지켜줄 사람은 있어야지~ 마법사니까 어느 정도 돈은 있을 거 아냐? 난 많이는 안 바래."


"아 그래."

아도니스는 흥미를 잃은 표정으로 또다시 지나쳐 갔다.

"왜, 뭐가 불만인데? 난 그 녀석이 원하는 거나 약점을 잘 알고 있다니까?"


"자꾸 귀찮게 구니까 말해줄게. 난 용병 같은 거 없어도 충분히 강해. 그리고 동료도 이미 있지. 됐지? 간다."


아도니스는 뒤도 안 돌아보고 손을 흔들며 유유히 사라졌다.

"허…. 뭔 뒷골목 시정잡배 같은 마법사는 또 처음 보네."

 


 

바를로는 뱃사람의 쉼터에 들어가자마자 '지그스'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잔심부름이나 하는 노움 노인으로, 우중충한 분위기에 약간 정신이 나가 있었다.
술집의 단골들은 그를 아는 게 없다고 여기며 무시했지만, 바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말을 좀 횡설수설하는 경향이 있기는 해도, 그는 여기에 온종일 죽치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들을 전부 보고 듣는다. 거기다가 모두들 그가 자신이 한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 못 할 거라 여기니, 비밀스러운 이야기마저도 그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곤 한다.


바를로는 그 점을 상당히 잘 활용해 왔다. 물론, 지그스의 정보는 이미 소용없는 지나간 이야기일 때도 있지만, 예상외의 수확을 가져다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사소한 정보를 소중히 해야지.
아에르토라는 자를 이 주점에서 만난다면 좋을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대도 아에르토가 이곳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면 그의 동향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여, 지그스 씨. 잘 지내셨나요?"

바를로, 지그스 교섭 기능판정 : d20 (16)+매력 (3)+레벨 (1)+귀족 (1) vs 보통 (15)

바를로는 특유의 날 것이지만 동시에 예의가 갖춰진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지그스는 정신이 나갔다며 자신을 온통 무시하는 사람들 속에서, 조금이지만 존중을 잊지 않는 이 남자가 싫지 않았다.

"어? 히, 히힉, 힛. 바를로네? 왜, 웬일이야?"


"웬일은요. 지그스 씨 안부 좀 물으려 온 거죠. 요즘 괴롭히는 사람은 없지요?"


"아, 많지. 괴롭히는 사람. 킥, 킥킥. 그 녀석들도 악마 새끼들을 두 눈으로 봐야 돼. 그래야 정신 차리지. 언젠가 악마들이 여기까지 쳐들어 올 거야! 그리고, 나도…!"


"아이고, 또 살벌한 소리 하시는군요. 걱정마요. 여기까진 못 쳐들어 온다니까?"


"히히……. 바를로는 착한 사람이니까. 악마들도 안 데려갈 거야."


"그래요? 하……. 근데 전 악마들에게 끌려가기 전에 다른 녀석한테 먼저 끌려갈까 봐 고민입니다."


"누구! 누구야! 바를로, 괴롭히는 사람!"

지그스는 발작 하듯이 물어봤다.

"아에르토라고, 아십니까? 요새 시체를 모으는 녀석이라던데요. 그 녀석이 저를 노리는 것 같아요."


"아에르토! 뱃사람들의 쉼터에 자주 와! 아에르토는 다른 사람들한텐 다정한데 나한텐 아니야. 소름 끼치는 말투로 말해! 근데 아무도 안 믿어줘! 조금 전에도 봐서 너무 화가 났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이 괴롭히면 도와주면서. 괴물들도 퇴치해야 하잖아. 다시 들어가기 싫은데! 왜 안 믿어주는 거야!!"

지그스는 바를로의 질문에 대답하다가 순식간에 자신의 이야기로 빠졌다. 지그스의 말에서 자신이 원하던 정보만 정확히 집어내야만 했다.

이 주점에 자주 온다. 남들이 없을 때 소름 끼치는 말을 한다. 그리고 조금 전에 봤다?

중요한 정보가 섞여 있었다.

 

바를로는 그를 진정시키고 다시 물었다.

"진정하시죠, 지그스 씨. 저는 지그스씨가 한 말들 전부 다 믿습니다! 그 녀석 사실은 나쁜 녀석 맞죠?"


"맞아, 맞아! 역시 바를로는 믿어주는구나!"


"저도 아에르토에게 노려지고 있다고 했었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 녀석의 위치만 알면 제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혼내주겠습니다. 예전에 봤지요? 험악한 인상의 녀석들."


"아! 이빨이 까만 깡패들! 무섭고 무례한 것들! 무례한 것들은 무례한 것들끼리 치고받고 싸워야 해!"


"그래요, 그래. 그래서 아에르토를 조금 전에 봤다고 했잖아요. 어디서 봤나요?"


"어…… 꼼지락 대는 인어에 심부름을 갔었어. 생선 재고를 나눠달라고 해서. 과메기랑 황태랑 숭어 몇 마리……. 아! 과메기는 냄새가 어찌나 비리던지!"


"……'꼼지락 대는 인어'에 있었다는 소리군요?"


"어어, 맞아! 아까 전에 거기 있었어."


"혹시나 해서 말인데, 심부름은 언제 갔었나요?"


"어, 언제 갔더라? 10분 됐나?"


"10분 전 저랑 대화하기 전에는 테이블 청소를 하고 있었잖아요."


"그, 그랬어? 헤헤, 그럼 1시간? 아니 어제였나? 응, 어쨌든 얼마 안 됐어."

언제 봤는지는 기억 안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숭어는 열의의 달(3월)의 제철 생선이니 그걸 가져다줬다는 건 적어도 이번 달 안에는 봤다는 소리일 것이다.


"고마워요, 지그스 씨. 역시 항상 제게 도움만 주시는군요!"


"헤헤……. 고맙긴."


"그럼 나중에 또 올게요. 그때까지 아프지 마시고요."


"알았어! 잘 가, 바를로!"

지그스는 음울하고 광기 어렸던 표정이 약간이나마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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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들의 집은 이름처럼 정말 드워프들이 많았다. 간간히 하플링이나 인간이 섞여 있긴 했지만 손에 꼽을 만큼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맥주가 가득했고, 남녀 가리지 않고 큰 소리로 웃고 떠들고 소리쳤다. 한쪽에서는 크게 노래를 부르는 이가, 한쪽에는 탑전을 산처럼 쌓아두고 술 내기를 하는 드워프들이 있었다. 호라이즌 근교의 도시인데도 이곳에서만큼은, 호라이즌의 주화나 제국 주화 외에도 드워프들의 주화인 탑전도 많이 사용되는 모양이었다.

클라인과 코스모스는 주점의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적당히 메뉴를 골라 주문을 하기 위해 종업원을 불렀지만, 옆 자리에서 군가를 열창하는 드워프의 소리에 묻혀 전해지지 않았다. 클라인은 그 드워프를 한 번 쳐다보고는 한숨을 내쉬고 직접 일어나 주문을 하기로 했다.

"맥주 두 잔에 곰 고기 꼬치구이 두 개."


"예에, 주문 받았수~"


"그리고 물 게 있는데, 이곳에 아에르토라는 자가 왔나?"


"아에르토? 아아, 그 하프엘프? 여기선 엘프를 보기 힘드니까 기억하지. 뭔 엘프가 겁도 없이 이런 데에 찾아와서는……. 그 녀석, 여기서 드워프 한 명이랑 같이 대화 몇 마디 하고는 그 뒤로 본 적 없수."


"그 드워프가 누구지?"


"저기 있잖수. 당신 옆자리에서 신나게 군가를 부르는 녀석."

방금 전 진상이었다.

"말 좀 묻겠다."


"어엉? 뭐야! 너도 나한테 불만 있냐? 내가 노래 좀 부르겠다는데, 꼬와?"


"그런 말은 안 했는데."

드워프는 술에 잔뜩 취해 헛소리를 늘어놓으며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지금도 날 한심하게 보고 있잖아!"

정말 뜬금없이 시비가 붙었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코스모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클라인에게 다가왔다.

"백작님, 무슨 일이십니까?"


"후, 이 드워프가 아에르토를 만난 적이 있다는군."

 

"근데 너무 취한 것 같군요."


"늬들끼리 뭘 그렇게 속닥이고 있는 거야! 엉?! 내 얘기지? 너희는 뭐 그렇게 잘난 줄 알아! 거기, 그, 훌륭한- 곰 발톱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데도 그따위로 가지고 다니지 않나. 네가 그 물건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기는 하냐?"

 

취객 드워프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원체 시끄러운 술집인 데다, 지그스가 원래 시끄러운 진상이었던지라, 관심을 가지지 않던 손님들도 하나둘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 잘하면 싸우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도 나에게 시비나 걸고 말이야. 부끄러운 줄도 모르냐? 이 오크잡이 트라반 님의 실력을 보여줘?!"

 

"어째서 이렇게까지 화가 난 걸까요."

"한 마디 하자면,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작님께서 시비를 걸고 다니실 분이 아니란 건 압니다. 그저 이런 종류의 취객들은 왜 항상 화가 가득한지 궁금할 뿐입니다. 신을 믿으면 화가 줄어들 텐데……."

코스모스는 뼛속까지 신앙심 깊은 종교인이었다.

 

"싸워라! 싸워라!"

 

술집의 손님들이 싸움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단순한 취객을, 사람들 있는 곳에서 무기를 들어 겁을 줄 수도 없는 노릇일 테고…."

드워프는 클라인과 코스모스를 향해 비틀거리며 손가락질을 하더니, 주먹을 날렸다.

클라인, 반격 기능판정 : d20 (12)+건강 (3)+레벨 (1)+영웅 (2) vs 보통 (15) / 성공

클라인에게 술 취한 드워프 정도의 주먹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클라인은 그냥 적당히 맞아주기로 했다.
트라반은 나름대로 혼신을 다해 주먹질을 날렸지만, 클라인에게 어떠한 타격도 주지 못했다. 그냥 본인 주먹만 아릴 뿐이었다. 몇 번에 걸쳐 주먹을 휘둘렀으나 결국 지쳐서 나가떨어졌다.

 

"에잉, 쯧! 술 값 못하는 싸움이네!"

 

"가자, 가!"


싸움 구경에 신이 났었던 다른 드워프들도, 트라반의 별 볼일 없는 주먹질에 실망하고 다들 제 자리로 돌아갔다.



"헉, 헉……. 어떻게 된 녀석이길래 꿈쩍도 안 하냐………."


"이제 술 좀 깼나?"


"………그래. 시비를 건 것은 미안하게 됐어."


"그 말 한마디로 끝낼 생각은 아니겠지?"

클라인이 입꼬리를 올리자, 트라반은 당황해서 뒤로 물러났다.

"왜, 왜. 맞은 만큼 날 때리기라도 하려고?"


"아니, 그냥 단순한 질문이다. 대답만 하면 돼."


"뭔데……?"


"아에르토를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아나?"


"아에르토라면…… 그 시체를 찾는 엘프?"

코스모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시체를 모은다는 소문이 적힌 장부가 사실이었군요."


"몇 주전 그 녀석에게 고용된 적 있어서 알고 있지. 시체를 찾는 날이면 '꼼지락 대는 인어'에 주로 있어. 아마 오늘도 그날이니까 거기에 있을 것 같은데."


"그런가. 고맙군. 다음부터는 아무에게나 시비 걸지 않도록 술 좀 적당히 마시게."

트라반은 수치스러움에 머리를 붙잡고 테이블에 얼굴을 파묻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아나스타샤들은 기운찬 돌고래 주점 앞에 모였다. 아나스타샤와 아도니스는 먼저 도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그다음으로 온 바를로에게 소득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아에르토의 위치는 파악했나요? 전 별다른 수확이 없었어요. 아도니스도 마찬가지래요."


"꼼지락대는 인어에서 아에르토를 봤다는 얘기가 있었죠.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를로가 말을 마치자 때 마침 클라인과 코스모스도 도착했다.

"아에르토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냈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서두르시죠."


꼼지락대는 인어

클라인과 코스모스가 찾은 장소는 바를로가 알아온 곳과 같은 장소였다. 꼼지락대는 인어.


꼼지락대는 인어는 항구 동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음침한 주점으로, 암시장 상인들과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자들이 들락거릴 법한 곳이었다.

건물은 난잡하기 그지없었는데, 부두 위에 지어진 2층짜리 목조 건물이고, 1층은 마구잡이로 확장하여 바다까지 비어져 나간 부분도 있었다. 덕분에 구석과 곁방도 많아 남의 귀를 너무 걱정하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왜 아에르토가 이런 주점에 들락거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점에 들어가자, 서로 언성을 높이던 두 남자를 향해, 주인으로 보이는 하이엘프 여자가 이마에 골이 파이도록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적당히 하시지. 더 이상의 소란을 피웠다간 호주머니만(灣) 앞바다에 네 모가지가 걸려 있을 거야."

 

그의 시선과 언동은 상당히 험악하여 난동을 부리려던 손님들은 길거리로 도망쳤다.

아나스타샤들은 투덜거리며 주점을 나가는 남자들을 한 번 쳐다보고는, 주점을 둘러봤다. 꼼지락대는 인어는 놀랍게도 '향기로운' 생선 스튜가 솥에서 끓으며 주점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내륙해 주변 곳곳에서 가져온 것처럼 보이는, 주인처럼 험악하면서도 동시에  특이한 미술품들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트라반이 설명해준 것처럼 생긴 하프엘프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아에르토는…… 저 혼자 상대할게요. 잘 구슬려서 버려진 극장 쪽으로 유인할 테니, 거기서 기다리고 있겠어요? 도착할 때쯤 피요르를 보낼게요."

바를로를 제외한 나머지는 알겠다고 말하며, 버려진 극장으로 향했다.

"너는 왜 안가?"


"이런 녀석들 수법이야 제가 잘 알지 않습니까. 누님께 도움이 될 일이 있을 거예요."

 

"허…. 글쎄. 그러기엔 너무 이 지역에서 유명인사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

 

"그럼 숨어서 뒤를 따라오며 망이라도 봐줘."

 

"뭐, 알겠습니다."

 

바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나스타샤도 별별 뒷거래를 하는 음침한 녀석들을 많이 봐왔다. 이런 이들과 거래를 할 때에는 너무 당당해도 의심을 사기 마련이다. 이런 일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순진하거나 건실한 인상이어도 의심을 사기 좋지만, 반대로 바를로 같이 꾼으로 보이는 인상─애초에 이 도시에서 유명한 건달이었다─이어도 문제였다.


아에르토는 방의 뒤쪽 구석에서 목살이 늘어진, 마치 개와 같은 얼굴을 가진 인간 남자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에르토?"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로브를 뒤집어쓴 하프엘프는 아나스타샤 쪽을 쳐다봤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데서 소란을 피워봐야 도망가기만 쉽겠지. 거기다 아까부터 저 주인, 감이 좋은 건지 이쪽을 주시하고 있기도 하고.'

 

그 살벌한 분위기의 하이엘프라면 조금의 소란이 생기는 즉시, 쫓겨날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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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스타샤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꽤 괜찮은 돈벌이 수단이 있다고 해서 왔거든요. '사람'이 좀 많이 필요하다던데?"

아에르토는 아나스타샤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금세 눈치챘다. 그러고는 이야기 중이던 남성을 보내고 아나스타샤와 바를로를 자신의 앞에 앉혔다.

"아, 확실히 '사람'을 많이 찾고 있죠.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다면 수고비는 두둑이 드릴 수 있습니다."

 

"얼마까지 주실 수 있죠?"

 

"명 당 10gp."

 

"흐음…."

 

"아아, 좋은 상태의 '사람'이면 15gp정도까지도 드릴 수 있답니다?"


"나쁘진 않네요. 당장은 3명 정도 소개시켜줄 수 있는데, 어때요? 근데 여기서는 좀 그렇고."


"알고 있죠. 안내해 주시면 제가 따라가겠습니다."

아나스타샤들과 아에르토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점 밖으로 나갔다.


아에르토와 시체들

버려진 옛 극장으로 향하는 동안 별다른 말이 없었다. 간간히 아에르토를 떠 볼 생각으로, 시체로 무엇을 하는가 몇 마디 던져보았지만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옛 극장에 도착할 때까지 아에르토에 관해 얻은 수확은 없었다.

아에르토와 도착한 옛 극장에는,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바닥에 기절해 있던 토르사의 부하들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아나스타샤는 극장 안으로 들어서며 피요르를 날려 보냈고, 아에르토는 의심없이 옛 극장으로 들어섰다.

 

극장 안에 남아있는 건, 떨어진 조각상에 깔린 건달의 시체와 지그문트의 시체밖에 없었다. 물론 지하실에는 재가 된 파울로스와 산산조각 난 꿈팔이도 있기는 했지만.

아나스타샤는 아에르토의 눈빛을 살폈다.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 같았다.

 

아나스타샤들은 하나둘 그의 주위를 둘러쌌다.

"이게 누군지 알아보겠어?"

"그, 글쎄요. 이 시체는 너무 손상이 심해서 못 쓰겠는데요? 어… 음다른 시체도 이런 모양이면"

'끝까지 발뺌할 생각인가 본데?'

"아에르토, 나는 네가 누굴 섬기는지 알고 있어. 하지만 협조해 준다면 눈감아 줄 수도 있고."


"누굴 섬긴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 하지만, 아까 시체를 어디에 쓰냐고 물으셨죠? 저는 그냥 중간 업자일 뿐입니다. 필요하다는 이들에게 넘길 뿐이지 제가 사용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요! 그냥, 이런 조금 위험한 뒷거래일 수록 돈이 더 될 것 같아서…."

'이 녀석도 꿈팔이처럼 단순히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던 이가 시체왕의 하수인이었던 걸까?'

"너와 거래하는 이가 누군데?"


"어. 어어…. 그걸 말해주면 제 목숨이 위험해지지 않나요? 그, 음, 제가 목숨을 부지하도록 용병을 고용할 돈이라도 조금 주심이 어떠신지요? 저, 저는 실력도 어쭙잖은 일개 마법사뿐인지라…. 하, 하하…."

 

목숨이 위협받는 순간까지도 흥정이라니. 정말 시체왕의 하수인이라기보단 뼛속까지 장사꾼인 사람이었다.
아나스타샤는 그에게 금화 5개를 건넸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용병을 고용할 수 있겠지? 이제 말해보실까."


"하하하 감사합니다."

아에르토는 바닥에 떨어진 금화를 실실거리며 주워 챙기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몇 주 전, 갓 죽은 시체를 넘겨주면 군말 없이 돈을 주겠다고 한 남자가 셋, 있었습니다. 한 녀석은 파울로스고 한 녀석은 지그문트, 한 녀석은 제스킬이라고……."

 

파울로스와 지그문트. 이 극장에 있던 시체왕의 하수인이었다. 그리고 제스킬. 그도 앞선 흑마법사들의 동료일까?

 

"그저, 이렇게 시체를 찾는 사람이 많다면 꽤 괜찮은 사업이 되겠다 싶어 시도한 일이에요. 처음엔 부둣가 근처에서 술 먹다가 빠져 죽은 사람이라든지, 객사(客死)한 노숙자라든지, 그 시체를 넘기다가 원활한 시체 수급을 위해 제가 시체를 구입한다는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제스킬은 어딨는데?"


"으음 그게 잘"


"잘 모르면 시체를 어떻게 가져다줬는데? 장난해?"


"네, 네! 사실은 부두 구역의 동쪽 가장자리, 그러니까 학교 구역의 절벽 아래에 낡은 벽돌 창고가 있습니다! 거기에 시체를 가져다 놓고 돈을 지불받았어요! 이, 이제 정말 더 아는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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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는 게 정말 없어? 시체를 가져다주고 돈을 지불받았다면서? 그럼 만나봤을 거 아냐. 근데도 정말 아는 게 없어?"


"그게…."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그 돈을 들고 무사히 나가고 싶다면 아는걸 전부 말하는 게 좋을 걸?"

 

옆에서 클라인이 검집에서 칼을 살짝 꺼내 보였다. 은빛 칼날이 달빛에 비쳐 소름 끼치게 반짝였다.


"으으… 알겠습니다. 제스킬, 그 사람 어떤 악의 표상의 하수인인 것 같더라고요. 직접 제게 말해준 건 아닙니다! 그냥 거래할 때 우연히 들은 내용인데, 무슨 주술이니 의식이니 하면서 뭘 소환한다고 하지 않나…. 아무튼 엄청 의심스러운 녀석들이었어요!"


'시체를 사용한 의식이라면 역시 시체왕밖에 없잖아!'

"일단 알았어. 약속대로 풀어줄게."

 

풀어준다는 말에 아에르토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봐요, 형씨. 제 얼굴 아시죠?"

 

"…!!"

 

자리에서 일어나던 아에르토는 바를로의 얼굴을 보고 뒤로 주춤거렸다.

 

"형씨가 어디서 뭘 하든, 이 엘돌란에선 금방 찾아낼 수 있답니다. 친구끼리 뒤통수를 칠 생각이라면, 그만한 각오가 되어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다, 당연하죠. 제가 왜 그러겠습니까? 저는 단순한 사업가일 뿐, 시체랑은, 상관도 없는데!"

그 말을 마지막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다.

"제스킬이란 사람, 역시 시체왕의 하수인 같죠?"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에르토란 자… 여전히 수상하기는 하지만, 별 다른 방도가 없네요. 우선 제스킬이란 사람부터 붙잡아 봐요."

아나스타샤들은 부두 구역으로 다시 향하기로 했다.

하늘을 보니 어느덧 해는 완전히 떨어져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다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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