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4
NPC2.
노라
[피르아스]
만년삼캔디 씨, 오셨습니까.
피르아스는 오늘따라 초조해 보였다.
[만년삼캔디]
피르아스 씨, 무슨 일 있으세요?
[피르아스]
아…… 시간이 늦었는데도 노라가 돌아오지 않아서요. 여관을 봐야 하니 제가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데, 괜찮다면 만년삼캔디 씨가 노라를 찾아와 주시겠어요?
[만년삼캔디]
그럴게요.
[피르아스]
아마 묘지에 있을 거 같은데, 이런 시간의 묘지는 야생동물이 많이 나오니까요. 걱정이 되네요. 묘지는 저희 여관 위쪽에 위치하고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세요.
진짜 위험하겠네. 빨리 찾으러 가야겠다.
나는 여관 위 언덕을 올라갔다. 그랬더니 정말 묘지가 바로 보였다.
여관 근처에 묘지가 있는지 몰랐는데. 이거, 앞으로 여관에서 잘 때 으스스해 지겠는걸.
그리고 구석의 묘비 근처에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
[노라]
발밑에 걸린~ 그림자 따라~
어느새 훌쩍~ 자라난 걸음~🎵
노라는 묘비 앞에서 어딘지 그리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만년삼캔디]
노라 씨?
[노라]
어머, 만년삼캔디 씨? 전에 본 적 있죠?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하하.
[만년삼캔디]
피르아스 씨가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며 걱정하세요.
[노라]
어머, 시간이 벌써 이렇게…… 찾으러 오게 만들어서 죄송해요. 여기에서 생각에 잠겨있으면 시간이 금방 가네요.
[만년삼캔디]
누구의 묘인지 물어봐도 돼요?
[노라]
상관 없어요. 저희 부모님이 묻힌 묘지에요. 어머니는 저를 낳다 돌아가셨다고 하고…… 아버지는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어릴 때라 저도 삼촌에게 들은 거에요. 딜리스 언니는 만나보셨나요? 좋은 분이죠. 사실 딜리스 언니같은 힐러만 그때 마을에 있었다면…… 가끔… 아주 가끔은우리 마을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어요….
[만년삼캔디]
노라 씨…….
[노라]
하하.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졌다, 그쵸? 어쩐지 만년삼캔디 씨에겐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게 되네요. 그만큼 만년삼캔디 씨가 편하고 좋은 사람이라서 그런가 봐요.
[만년삼캔디]
괜찮아요. 사람은 언제든 힘들고 외로운 순간이 있잖아요. 이렇게 털어놓는 걸로 노라 씨의 기분이 나아지면 좋겠네요.
[노라]
……고마워요, 정말….
노라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여관 앞에 금세 도착했다.
[노라]
아, 벌써 도착했네요~ 그나저나 제가 알려드린 휴식 스킬은 잘 쓰고 계시죠? 이건 만년삼캔디 씨한테만 살짝 알려 드리는 건데, 휴식 스킬의 랭크를 올리면 말이죠, 생명력이 꾸준히 늘어나요. 올려서 나쁠 건 없으니, 뛰어난 휴식 스킬을 가진 분께 조언을 받는 것도 괜찮을 거에요.
[만년삼캔디]
아하…….
사실 아직 쓸 기회가 없어서 써보진 않았는데…… 나중에 본격적으로 이곳저곳에서 일하게 되면 꼭 써봐야 겠다.
[노라]
그럼 쉬세요~ 저는 이만…….
나는 어서 내일을 준비해야 겠다.
Game/마비노기
Chapter 0. 서장
Generation 0. 프롤로그
Serises 13. 티르 코네일의 힐러의 집
지친 몸을 이끌고 이번에는 티르 코네일 광장 북쪽을 따라 올라갔다. 그러다 외진 곳에 집이 한 채가 덩그러니 놓인 것이 보였다.
[만년삼캔디]
계세요?
힐러집 안에 들어가면 힐러로 보이는 사람이 서 있었다.
그녀는 훤칠해 보이는 늘씬한 몸매의 여성으로 연둣빛 힐러드레스를 맵시있게 입은 탓인지 성숙한 여인의 분위기가 풍긴다. 목까지 이르는 단발머리는 숱이 많지만 동그랗고 단정하게 손질이 되어 있고, 엷게 화장이 된 듯한 눈매에서는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라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줬다.
[딜리스]
아, 안녕하세요. …어머, 다치셨잖아요? 얼른 치료하는 게 좋겠네요. 하여간 이 근처에는 왜 이리 다치는 분이 많은지……. 치료비는 90 골드인데, 비싸다 생각 마시고 일단 받으세요.
[만년삼캔디]
네, 넵!
돈을 지불하자마자, 힐러 분은 내 상처부위에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다. 상태 창을 바라보니 까맣게 변해서 체력이 차오르지 않았던 부분이 회복되는게 보였다. 그리고 내 머리위에 어떤 마법적인 축복을 내리더니, 체력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만년삼캔디]
와아……….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왜 병원이나 진료소가 아니라 '힐러의 집'인 건지 궁금했는데 이유가 있었구나. 진짜로 힐러가 있기 때문이었어.
그러고보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딜리스]
모험가 분이시죠?
[만년삼캔디]
네, 만년삼캔디라고 해요.
[딜리스]
제 이름은 딜리스에요. 하고 싶은 말은, 모험가는 비상시를 대비해서 다양한 물품도 잘 챙겨다녀야 한단 거에요. 포션이라든가, 붕대 같은 것들 말이죠. 각 마을의 힐러의 집에 방문하시면 그런 것들을 사실 수 있어요. 포션은 체력을 회복시켜주고, 붕대는 아까 제가 치료해드린 것처럼 포션과 휴식만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부상을 회복시켜 줘요.
아까 그 까만 부분이 부상이었구나. 그 마법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치료는 나도 대충이나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또 스킬 창이 떴다.
응급치료(FirstAid)
전투중에는 자연의 치유력으로도 회복마법으로도 치유하기 힘든 깊은 상처를 얻는 일도 많다. 이런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시술이 필요한데 바로 이 응급치료 스킬이 그것이다. 치료는 타인에게 행할 수도 있으며 자기 자신을 치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당신이 타인의 상처를 치료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그들을 먼저 자리에 앉히고 이 스킬을 사용하는것이 좋다.
몬스터에게 공격을 당하다보면 생명력에 검은색 부분이 생겨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부상(Wound) 포인트로서 단순히 생명력 포션을 먹거나 힐링을 받는 것으로는 회복할 수 없다. 물론 부상이 누적될수록 플레이는 힘들어진다.
이런 부상 포인트를 회복하는 수단이 바로 응급치료다. 파티 플레이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필수 교양스킬로써 반드시 배워놓고 붕대도 항상 들고 다니도록 하자.
주로 솜씨와 생명력 보정을 위해 올리기도 한다.
현재 랭크 : 연습
보너스 스탯 : 없음
스킬 효과 : 부상치료 최소 10%, 최대 12%, 준비시간 2초, 소모 스태미나 - 2
이제 나도 힐러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붕대랑 포션만 있으면 치료를 할 수 있겠네! 신난다! 이거 힐러의 집을 안 찾게 되는 거 아냐?
[딜리스]
호호, 방금 힐러의 집에 안 와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셨죠?
[만년삼캔디]
뜨끔!
[딜리스]
뭐, 당연히 다치는 것 보다야, 다칠 일 없어서 힐러의 집에 안오는게 제일 좋다만… 여행자 분들은 또 그렇지만도 않더라고요. 거기다가 어떻게 스킬을 배운다 한들, 혼자 힘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거나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서 힐러의 집에 방문하는 경우도 있고요. 또 응급 도구는 대개 힐러들만 팔고 있고요. 어차피 방문 하셔야 할 거에요.
[만년삼캔디]
아하…….
하긴, 원래 세계에서도 사람들이 간단한 응급처치 방법이나 민간요법, 약국에서 직접 약을 사 먹는 경우가 있어도 병원에 안 가는 건 아니지.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거고.
[딜리스]
그리고 밀레시안 분들에게 중요한 피닉스의 깃털을 팔기도 하고요.
[만년삼캔디]
피닉스의 깃털?
[딜리스]
밀레시안 분들의 생명력은 강해서 싸우다 쓰러져도 바로 죽지 않고 단순한 행동불능에 빠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때 '피닉스의 깃털'을 사용하여 살려줄 수 있답니다. 피닉스의 깃털에 부활의 힘이 깃들어 있다는 전설이 있었는데 단지 전설일 뿐이었거든요. 그런데 밀레시안 분들이 에린에 오면서 사실임이 밝혀졌죠.
[만년삼캔디]
그럼 언제든지 다시 일어서서 싸울 수 있다는 말이네요?
[딜리스]
아, 하지만 본인이 직접 자신에게 사용하기는 어렵고 다른 사람이 써서 일으켜줘야 해요. 말 그대로 행동불능 상태니까요.
[만년삼캔디]
그렇구나….
그렇겠지. 그렇게 편리한 도구가 어딨겠어.
[딜리스]
밀레시안 분들 뿐 아니라 밀레시안들이 데리고 다니는 펫에게도 사용할 수 있으니 지참해서 다니시면 좋아요. 음, 어차피 밀레시안 분들 말고는 필요 없는 물건이니까 샘플로 몇 개 드릴테니 한 번 사용해 보시고 나중에 구매해 주세요.
[만년삼캔디]
헉! 감사합니다!
대충 들었을 땐 엄청 귀한 물건인줄 알았는데!
……아, 그러고보니 이거 자기자신에게는 사용못한댔지. 이런……. 밀레시안 친구도 없는데 쓸 날이 오긴 할까?
그래도 공짜니까 받아두자.
나는 피닉스의 깃털 10개를 인벤토리 창에 고이 모셔놨다.
[딜리스]
아프시면 참지 말고 여기에 찾아오세요. 하지만… 육체의 병은 제가 고칠 수 있지만, 마음에 병이 있으시다면 메이븐 사제님이나 엔델리온 사제님과 이야기해보시는 편이 좋을지도요.
사제님들이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상담을 해주기도 하는 모양이구나.
나는 딜리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힐러의 집에서 나왔다.
이제 촌장님께 가서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씀 드리자.
[던컨]
그렇군. 케이틴과 데이안, 딜리스를 만나본 건가. 허허, 내가 소개시켜주지 않아도 알아서 발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니,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같아서 보기 좋군.
[만년삼캔디]
헤헤, 그래도 아직 촌장님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던컨]
그래, 아직 티르 코네일에 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으니 말이야. 자, 그럼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다음 곳은 내일 방문해 보도록 하겠나?
[만년삼캔디]
알겠습니다. 내일 뵐게요!
나는 뉘엿뉘엿 지는 노을을 보며 여관으로 돌아갔다.
Game/마비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