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엔 무엇이 있을까?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나 생각할법한 주제다.
하지만 내가 이런 철학적인 물음을 생각하는 이유는..
응애!
분명 죽었어야 할 나는 지금 아기의 몸을하고있다.
내가 아기가 된 까닭은 간단하다.
숨이 끊어지고-그 때의 난 죽음을 느꼈다고 확신한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되찾았다. 난 여전히 물 속이였고 물귀신이라도 된건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손과 몸을 내려다보고서는 깨달았다.
이전 삶의 나라가 믿던 종교에서는 자신이 쌓은 업에 따라 내세에 천국에 올라가거나 지옥에 떨어지고, 업이 부족한 경우엔 후생, 즉 다시 태어날 기회가 주어진댔는데 아무래도 내가 그 후생이 주어진 환생자였던 모양이다.
불운한 삶을 살아서 그런지 원망할 절대적인 존재가 필요해 내심 신이 존재하길 바랬지만 이 상황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태아라니? 게다가 전생의 기억이 남아있어도 되는거야?
어쩄든... 몸의 성장 상태도 그렇고 '나'라는 의식이 생기기도 한 걸 보니 출산을 앞두고 있는게 분명하다.
태어난다면 이번생은 귀족 아가씨, 아니 귀족이 아니라도 돼. 부잣집 아가씨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도련님도 괜찮아. 태어나기 전이니까 헛 된 꿈을 꿔도 되는거잖아! 아, 그래도 딸린 자식이 많은 가난한 집이라거나 아비가 버린 자식이라던가 그런건 곤란해. 자식 키울 여력 안돼면 지금이라도 포기해도 괜찮아! 두번씩이나 힘들게 사는것보단 나으니까! 아, 지금은 포기하기엔 너무 컸나? 어쩔 수 없...,으악!!?!
바깥의 소란스러움과 환한 빛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환생하자마자 태어난다니!
공주님께서 무적 건강하세요! 안아보시겠어요?
공주님? 나 공주님인거야?
우리 예쁜딸...
안녕하세요...제 엄마신가요...? 어머님이 그럼 왕비님이신지...
그런데 주변이 무척이나 낯설다. 원래 아기를 이런곳에서 낳던가? 내가 원체 어린 나이에 죽었어야 말이지.
아기가 왜 울지 않죠..? 어디가 아픈건 아니겠죠?
앗,내가 울지 않아서 걱정이구나! 그럼 걱정하지 않게 우렁차게 울어제껴줄까?
Story/환생했더니 내가 로맨스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