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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퀘스트 : 폭풍 앞에서 (2) + 대장기술 튜토리얼

Game/스카이림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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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the Storm

카밀라에게 파엔달의 편지 전달해 스벤을 음해하려는 계획을 알렸습니다. 이 일에 고마움을 느낀 스벤이 화이트런까지 안내를 해주겠다며 제안해 왔습니다.



스벤이 짐을 챙기러 집으로 간 사이, 나는 장비도 맞추고 해드바네 가족들에게 떠나기 전 감사 인사를 하러 대장간에 들렀다.

 

스텔라 : 가벼운 경갑을 사려고요.
알보어 : 갑옷말이냐? 이 참에 간단한 대장 기술을 배워본건 어떤가?
스텔라 : 알려주시면 감사하죠.
알보어 : 그럼 먼저 가죽 투구 (Leather Helmet) 를 만들어 보지 않겠어? 재료는 여기있다.

나는 알보어의 지시에 따라 모루를 이용해 가죽 투구 하나를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만드는거구나. 앞으로 대장간만 빌릴 수 있다면 직접 만들어 입고 다녀도 되겠는걸?

알보어 : 잘했구나. 그러고 보니 자네 강철 검, (Steel Sword) 조금 무딘 것 같은데 그래. 저기 숫돌에서 아무 금속이랑 한번 갈아보겠어?

그냥 새 검을 팔아도 될텐데, 숫돌 사용법까지 알려주시다니.. 친절해!

스텔라 :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 검이 새 것 같아졌네요.
알보어 : 그래. 칼날이란건 정성을 들일수록 좋아보이는거지. 아, 아직 대장 기술 수업이 안 끝났단다. 가죽 무두질도 배워야지. 저기 무두질 받침대에서 한 번 해보렴.

나는 사슴 가죽을 받아 무두질을 해 잘 손질된 가죽 두 장을 얻었다.

알보어 : 아, 잘하는데. 가죽이란건 장비를 만든다든가 조정한다든가 들어가는데가 많은 중요한 재료지. 이제 이걸로 가죽 손목 보호대 (Leather Bracers) 와 신발 (Laethr Boots) 도 만들어 봐. 다른 재료들은 여기 있네.

이번에는 알보어의 조언 없이 모루에서 스스로 손목 보호대와 부츠를 만들어 냈다. 혼자 만들어서 그런가, 이번엔 꽤나 엉성한 모양새였다.

스텔라 : 아… 이번건 모양이 좀 그렇네요.
알보어 : 처음치고는 잘했어. 이 속도라면 자네를 조수로 고용해야 겠군.

알보어는 넉살 좋게 넘겼다.
하지만 내가 만든건 상품 가치가 좀 떨어질 것 같은데.. 괜찮으려나.

알보어 : 영 맘에 안들면 저기 작업 선반에서 강화해보는건 어떤가? 무기를 숫돌에서 강화하듯이 장비는 작업 선반에서 강화할 수 있거든.
스텔라 : 알겠어요.

알보어의 지시에 따라 강화한 방어구는 이제야 제법 쓸만한 모양새를 갖췄다.

알보어 : 재주가좋군. 계속하면 언젠가는 좋은 대장장이가 되겠는걸.
지금 만든 장비들, 그것들은 그냥 가지렴.
스텔라 : 이걸 정말 그냥 가져도 괜찮아요?
알보어 : 그래. 언젠가 자네가 훌륭한 대장장이가 된다면 스카이포지에서 강철을 제련할 때 내가 생각날지도 모르잖냐, 안그런가?
스텔라 : 잘 받을게요.. 알보어 씨는 정말 가족처럼 좋은 분이세요.
알보어 : 하하, 내가 말했듯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도울 수 있어 기쁠 뿐이야.
다만 마을을 떠날거라면 한 가지 도와줄 수 있겠나?
스텔라 : 물론이죠. 말씀하세요.
알보어 : 영주는 드래곤이 나타난 사실을 알아야 해. 리버우드는 무방비 상태니까... 화이트런의 영주 발그루프 (Balgruuf the Greater) 에게 가능한 한 모든 병사를 보내라는 소식을 전해주겠어?
스텔라 : 화이트런? 그러고 보니 솔리튜드로 가려면 거기서 마차를 타야한다는데 어떻게 가죠?
알보어 : 강을 건너 북쪽으로 가면 된단다. 폭포를 지나면 바로 보일거야. 화이트런에 도착하고 나면 가장 높은 언덕 꼭대기가 영주 (Jarl) 의 궁전인 드래곤쉼터 (Dragonsreach) 일거다.
스텔라 : 알겠습니다. 근데 제가 영주님을 처음 봬서 그런데 발그루프 영주님에 대해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뭐 정치적 성향이라든가 성격 같은거요. 주의할게 있나 싶어서.
알보어 : 발그루프 영주님? 그는 화이트런 홀드 (Whiterun Hold) 를 통치하는 선량한 사람이지. 좀 지나치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지금은 위험한 시기이니까. 그 점이 그를 지금까지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했지. 요즘 같은 때에 계속 그러진 못하겠지만 말이다.

현재 중립 태세를 취하는 주인 무척 조심스러운 사람인가 보구나. 헬겐 얘기를 할 때, 내가 어느쪽을 도왔는지 구체적으로 얘기 안하는게 좋겠다.

알보어 : 내가 보기엔 그는 울프릭 (Ulfric) 이나 엘리시프 (Elisif) 둘 다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아. 그렇대도 결국 영지를 위한 일인데 그런다고 누가 그를 비난할 수 있겠나? 하지만 난 결국 그가 제국에 충성을 증명할 것이라고 믿는단다. 그는 배신자가 아니니까.
스텔라 : 울프릭은 반란군의 수장이였고, 엘리시프가 누구죠?
알보어 : 아, 스카이림에 처음왔다는걸 잊고 있었군. 엘리시프, 아니, 솔리튜드의 영주였던 토리그 (Torryg) 가 살해당했을 때 그와 혼인한 상태였기 때문에 지금은 엘리시프 영주님이였지. 아무튼 울프릭은 알다시피 솔리튜드에 있는 그의 궁전에 걸어들어가 그녀의 남편인 토리그를 살해했어. 그리고 그게 이 전쟁의 시작이였고.
제국은 이 사태를 무시할 수 없었지. 영주들끼리 대왕의 자리를 놓고 서로를 죽이기 시작하면 우리는 끔찍한 과거로 돌아가게 되니까 말이다. 결론은, 울프릭을 원망하는 이 중 하나라는거야.

일종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겠네. 대신 울프릭이랑 달리 제국 쪽은 솔리튜드의 통치만 영주에게 있고 군사는 툴리우스 장군이 맡는건가 보구나. 어렵고 복잡한 봉건제도..

스텔라 : 그나저나 이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건데, 알보어씨는 역시 제국을 지지하시는거죠? 해드바도 제국군이니까.
알보어 : 물론이지. 스카이림은 항상 제국의 일부였어.
그렇다고 해서 제국이 최근에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말이다. 빌어먹을 탈모어가 단지 탈로스를 숭배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을 체포하는 것을 허용한 것은 명백히 잘못이고 정당하게 항의해야 하는 부분이야. 하지만 그게 스카이림을 산산조각내고 제국을 파괴할 가치가 있는 일이냐? 절대 아니지, 울프릭은 이 점에 대해 분명히 해야 할거다. 노드는 항상 제국을 지원했었고, 제국은 항상 스카이림과 친밀했었어.

내 생각과 비슷하시네. 단순히 제국에서의 독립이면 제국을 상대하면 될 일이고, 탈모어가 문제라면 탈모어라는 공동의 적을 위해 싸워야 될 일 아닐까? 그런 생각. 애초에 알보어는 제국 자체에도 긍정적인 입장 같지만.
어쨌든 스카이림의 정세도, 화이트런 영주의 성향도 알았으니 이제 출발해야겠다. 스벤은 언제 오려나?

 

해드바 : 이제 가는건가?

해드바가 바람이라도 쐬려고 나왔는지 대장간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말을 걸어왔다.

스텔라 : 가야죠. 우선 화이트런부터 들리려구요.
해드바 : 화이트런인가. 여기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돼. 그럼 스카이림의 9개 요새 중 가장 크고 가장 좋은 화이트런 홀드의 수도 화이트런이 나올거다. 아, 그래도 내 말을 전부 믿지는 마.

오.. 그래도 그렇게 허풍 떨 정도로 좋은 도시라는거잖아. 궁금하다.

해드바 : 그럼 행운을 빌어. 솔리튜드에서 보자고.
스텔라 : 네, 쉬세요.

스벤 : 스텔라!

해드바가 사라지자, 엇갈리듯이 스벤이 나타났다.

스텔라 : 바로 출발하자.

 

우리는 마을 입구 앞에 있는 다리를 건너 북쪽길을 따라 화이트런으로 향했다. 바로 코 앞에 설산이 있을거라고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좋은 날씨에 좋은 풍경이였다. 멀리서 새가 날아가고 사슴과 토끼가 뛰어다니고… 이 곳에 와서 처음 본 것이 처형대라든지 드래곤이라든지 괴물거미나 산적 같은 것만 아니였으면,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넘치는 곳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서바이벌이 아니라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한다고 생각하며 지냈을텐데.
어느덧 구불구불거리는 내리막을 타고 내려가다보니 저 멀리, 거대한 성채와 성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스벤 : 저기가 화이트런이야. 지금처럼 전쟁 중이 아닐 땐 자주 왔다갔다 했는데.

시골 마을들은 전쟁 때문에 주변과 고립되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네.

 

계속해서 내리막을 내려가다 제국군 군복을 입은 무리를 보았다. 그들 사이엔 내가 전에 입고 있던 누더기 옷을 입은 사내가 손이 묶인채 끌려가고 있었다.
어쩌면 포로 수송 중인지도 모르겠어. 해드바가 툴리우스 장군이 확실하게 얘기해 주기 전까진 조심하랬지?
나는 그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속도를 늦추기 위해 딴청을 부리기 시작했다.

스텔라 : 그나저나 여기서 화이트런이 보이는 경치가 너무 좋은걸! 저 기름진 밭들과 광활한 평야 좀 봐! 날씨도 너무 좋다.
스벤 : 응? 그렇지. 화이트런 홀드는 스카이림에서 가장 부유한 영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하지만 스벤은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스텔라 : 이야, 사거리잖아? 이래서야 길이 헷갈리겠는걸?
스벤 : 걱정말라고 이대로 서쪽길로 가면 되니까.

스벤 녀석.. 눈치없긴. 제국군들과 점점 가까워지는데 어쩜 좋지?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중 왼쪽 편에 건물 하나를 발견했다. 호닝브루 양조장 (Honningbrew Meadery) 이란 곳이였다. 여기라도 들어가볼까?

스텔라 : 스벤, 여기서 술도 마실 수 있어?
스벤 : 아, 호닝브루 양조장이군. 이 곳의 벌꿀술은 끝내주지. 물론 마실 수도 있고. 오른쪽 건물이 주점 건물이야.
스텔라 : 들어가볼래? 내가 한 잔 사지.
스벤 : 정말인가? 고맙군. 당장 들어가지.

나는 스벤을 데리고 호닝브루 양조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마신 술은 리버우드 여관에서 마셨던 밀주 (Nord Mead) 와는 확실히 달랐다. 훨씬 진하고 풍미 있는 향이 느껴졌다. 같이 먹은 벌꿀 호두과자 (Honey Nut Treat) 는 호닝브루 밀주 (Honningbrew Mead) 와 정말 잘 어울렸다.

주점을 나온 스벤은 정말 기분이 좋아보였다. 나는 주변을 둘러본 다음, 제국군들이 사라진걸 확인하고 출발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밀주를 좋아하나 보구나. 기억해 둬야겠다.

스벤 : 스텔라, 저기 좀 보게!
스텔라 : 응?

스벤이 갑자기 나를 부르며 양조장의 바로 옆, 작물이 잔뜩 심어진 밭을 가리켰다. 거기엔 사람 키의 열 배는 될 법한, 하지만 모습은 사람과 비슷한 거인 (giant) 이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스벤 : 거인일세! 그리고 컴패니언 (Companions) 들이 있어! 컴패니언이 있다면 무서워 할 필요도 없지. 한 번 가보자고.

컴패니언? 잘은 모르겠지만 현지인인 스벤이 괜찮다고 하면 그렇겠지. 가보자.

세베리오 펠라기아 : 컴패니언들을 보려고 온건가요? 그렇다면 한 발 늦었소.

우리가 거인의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전투가 끝난 뒤였다.

스텔라 : 대단한데요, 고작 셋만으로 이런 거인을 쓰러뜨리다니.
에일라 : 이 정도는 혼자서도 충분하지. 하지만 진정한 전사들이라면 거인을 상대할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으니까 호위 형제자매 (Shield-Brother/Sister) 들과 같이 온 것 뿐이야.

오……. 허세 가득하지만 멋있어. 실제로도 가뿐히 쓰러뜨리긴 했으니까.

스텔라 : 근데 호위 형제가 뭐예요?
에일라 : 외부인인가? 컴패니언에 대해 들어본 적 없어? 우리는 전사이고, 영광의 형제와 자매들이야. 그리고 약간의 보수가 있다면 문제를 처리하러 다니기도 해.

 

일종의 전사 길드 같은걸까? 멋있다. 그냥 게임이였으면 가입해봤을텐데, 난 여길 빠져나가야 되는 입장이라 메인 퀘스트하느라 바쁘니까..

에일라 : 관심있어 보이는 눈치인데.
스텔라 : 그냥 조금…
에일라 : 만약 우리와 합류하고 싶다면 요바스카 (Jorrvaskr) 에 있는 코드락 화이트메인 (Kodlak Whitemane) 에게 말해봐. 그 노인은 사람을 보는 눈이 좋거든. 네 눈을 보고 너의 가치를 알아보겠지. 그럼 행운을 빌어.
세베리오 펠라기아 : 제 농장에 나타난 거인을 처리해줘서 정말 고맙소.

그들은 화이트런 쪽으로 가버렸다.

스벤 : 컴패니언들의 요바스카는 화이트런에 있지. 혹시 가입이라도 할건가?
스텔라 : 아니, 다른 일이 있어서.
스벤 : 아쉽게 됐군. 왠지 자네라면 가능할 것 같았거든.
스텔라 : 하하, 좋게 봐줘서 고마워.

우리 역시 앞서 간 컴패니언들처럼, 농장을 지나 화이트런으로 향했다.

 

마굿간과 도개교를 지나면 성벽의 커다란 대문 앞에 도착하게 되고, 그 앞을 지키던 두 명의 경비원 중 하나가 우리의 앞을 막는다.

화이트런 경비병 : 정지. 도시는 드래곤 때문에 봉쇄되었다.
스벤 : 저는 리버우드의 스벤입니다. 그 드래곤 때문에 리버우드가 영주님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화이트런 경비병 : 리버우드가 위험하다고? 들어가 보는게 좋겠군. 영주님은 도시의 가장 높은 곳 드래곤쉼터 (Dragonsreach) 에 계신다.

스벤 덕분에 문제 없이 도시에 들어갈 수 있었다. 혼자왔으면 큰일날 뻔했겠어..

 

도시에 들어가면 입구 부근에서 누군가의 대화소리가 들리는걸 알 수 있었다.

아이돌라프 배틀-본 : 얼마가되든 지불하겠소. 제국군을 위한 검이 더 필요해.
아드리안 아베니치 : 난 단지 혼자서 그 주문량을 감당할수 없다는거에요. 그 완고한 자존심을 내려놓고 에올룬드 그레이메인(Eorlund Gray-Mane) 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건 어때요?
아이돌라프 배틀-본 : 하! 차라리 울프릭 스톰클록 앞에 무릎 꿇고 말지. 그리고 그레이-메인은 절대 제국군을 위한 무기나 방어구는 만들지 않을거요.
아드리안 아베니치 : 좋을대로 하세요. 그 일을 맡겠지만 기적을 기대하진 마시고요.

전쟁 물자를 보급하느라 바쁜가 보네. 일단 난 영주님에게 가는게 급하니까……

아이돌라프 배틀-본 : 넌 그레이-메인 (Gray-Mane) 편이냐, 배틀-본 (Battle-Born) 이냐.
스텔라 : 네?

이런, 제국군 군복을 입은 남자와 마주쳤다. 뭐라 대답해야 날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아이돌라프 배틀-본 : 귀에 돌이라도 박혔나. 난 자네가 그레이-메인 편인지 배틀-본 편인지 묻는거야.

아니, 그레이-메인은 뭐고 배틀-본은 뭔데. 맥락도 없이 뭐라는거야.. 아까 이 사람이 그레이-메인을 싫어하는 것처럼 얘기했지? 그럼 역시 배틀-본이라고 대답해야 하나.

스텔라 : 배틀-본 편…일까요.
아이돌라프 배틀-본 : 그럼 잘만났군, 친구. 나는 자네를 보는 순간 한눈에 알아봤지.
스텔라 : 하하..
아이돌라프 배틀-본 : 제국이여, 영원하라.

잘..넘어간 것 같지?

스벤 : 음, 여전히 배틀-본과 그레이-메인은 사이가 안좋군.
스텔라 : 대체 그게 뭔데 그래?
스벤 : 배틀-본 편이라길래 아는줄 알았는데 아니였나?
스텔라 : 전혀. 그냥 적당히 대답한거였지.
스벤 : 그냥 그들은 화이트런의 가장 오래되고 큰 가문이고, 오래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정도? 요즘 상황까지야 화이트런에 오랜만에 와서 잘은 모르지만 말이야.

그렇구만.. 괜히 복잡한 관계에 얽힌게 아니였음 좋겠는데. 갑자기 그레이-메인 가문의 사람들이 시비거는건 아니겠지?

 

작은 걱정을 안고 정문 바로 앞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큰 시장이 나왔다. 수많은 사람들과 상인들을 보면, 새삼스레 이 곳이 도시라는 사실이 실감되었다.
누가봐도 화이트런에 처음 온 사람처럼 어리버리 둘러보고 있으니 스벤이 길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대로 북쪽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어떤 인물의 동상이 있는 광장이 나타났다. 화이트런의 광장은 고즈넉해서 아름다웠다. 잎이 하나도 없는 저 시든 고목 빼고는. 대체 저런 나무를 왜 방치해 두는걸까?

하임스커 : 인류의 자식인 우리를 위하여! 그리고 우린 그 분께 하늘과 땅을 이어받을 것입니다! 엘프들이 아닌 우리가 스카이림을 통치할 것입니다! 영원히!

동상 앞에는 큰 소리로 종교적 연설을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우와, 여기도 서울 시내 한복판처럼 사이비스러운 포교인도 있네. 진짜 대도시 같다. 저 동상도 신상 그런건가?
이 세계와 내 세계가 묘하게 맞물려 있음에 감탄하며 지나갔다.

스벤 : 저 탈로스 신상 옆의 계단이 드래곤쉼터로 가는 계단이야.

아…. 저 동상이 탈로스였어? 뭐 그래. 그럴 수 있지. 기독교인데다 같은 교회 다녀도 이상하게 좀 사이비 삘 나는 그런 사람 있잖아? 오케이, 오케이….

화이트런 경비병1 : 드래곤이 헬겐을 습격했다는군. 어떤 위험이 닥쳐와도 준비는 되어 있지만..
화이트런 경비병2 : 산적들은 나도 처리할수 있지만 드래곤이라니? 세상이 미쳐돌아가고 있어.

영주성 근처에 가까워질수록 경비병들의 대화가 또렷이 들린다. 여기까지 소문이 나있는걸 보면 드래곤이 화이트런을 지나친 모양이다. 경비병들까지 걱정하는걸 보면 일반 시민들의 두려움은 장난아니겠지.

드디어 수많은 계단을 전부 오르고 영주성이 눈 앞에 펼쳐졌다.
되게 높은데 있네. 휴..

스벤 : 그런 말이 있지. 영주님 성이 어딨는지 모를 때는 높은 곳을 찾으라고 말이야. 높은 사람은 높은 곳에 산다, 라고.

……이 대사 어디에서 듣지 않았나? 마비노기라고….
나는 실없이 웃곤 문을 열고 나아갔다.

피아나 : 내가 청소해서 깨끗해진 바닥을 더러운 신발로 더럽히지마!

성에 들어가자마자 성의 하녀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버럭 소리 질렀다.

스텔라 : 아… 예, 예… 죄송합니다.

그럼 뭐 신발이라도 벗고 들어가야 하나. 그것도 아닐거면서..
까칠한 하녀들을 보고 나와 스벤은 투덜거리며 홀로 걸어들어갔다.

프로벤투스 아베니치 : 맙소사, 저는 그저 주의하기를 당부드릴 뿐입니다. 이런 시기에 경솔하게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헬겐이 무너진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글쎄요, 그것이 무엇때문인지는 설명할 길이 없지 않습니까.

알현실로 보이는 거대한 홀에 다가가자 소란이 느껴졌다.
지금 헬겐에 관해 얘기 나누는건가?

 

위대한 발그루프 :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건가? 아무것도 하지말라고?
프로벤투스 아베니치 : 주군, 지금은 성급한 행동을 할 때가 아닙니다. 우리가 행동하기 전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위대한 발그루프 : 거기 누구지?

알현실 중앙의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가 내 쪽을 쳐다봤다. 그리곤 곧이어 붉은 머리의 다크 엘프 여성이 검을 들고 다가왔다.

이릴레스 : 왜 회의를 방해하는거지? 지금 영주님은 방문객의 알현을 허락하지 않는다.
스벤 : 리버우드의 스벤입니다. 리버우드가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는 생각이들어 찾아왔습니다.

이릴레스 : 근위대장 (housecarl) 으로서 나는 영주님이나 그 주변을 위험하게 할 모든 것을 처리해야되지. 자, 내게 그 상황이란걸 설명해봐라.
스텔라 : 제가 드래곤이 헬겐을 파괴한걸 보고 리버우드로 위험한 상황을 알린거에요.
이릴레스 : 헬겐에 대해 알고 있나? 아마 영주님이 너와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할지도 모르겠군. 이쪽으로 와라.

자신을 근위대장이라 소개한 이는 돌아가 영주님께 말을 올렸다.

이릴레스 : 영주님, 방문객입니다.
위대한 발그루프 : 그래서 헬겐에서 왔다고? 드래곤을 직접 본건가?
스텔라 : 제국군이 울프릭을 처형하기 직전에 드래곤이 공격했습니다.
위대한 발그루프 : 이 사건에 울프릭이 관련되어 있다는걸 알았어야했는데!
자, 프로벤투스. (Proventus Avenicci) 이래도 우리는 계속 성벽의 힘만을 믿고 있어야 하나? 드래곤을 상대로?
이릴레스 : 주군, 리버우드에 군대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드래곤이 산 속에 숨어 있다면 가장 즉각적인 위험에 처해 있을 곳입니다.
프로벤투스 아베니치 : 팔크리스 (Falkreath) 의 영주가 도발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는 저희가 울프릭의 편에 합류해 그들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요!
위대한 발그루프 : 그만! 이릴레스 (Irileth) 는 리버우드에 군사 일부를 보내라.
이릴레스 : 네, 영주님.
프로벤투스 아베니치 : 하지만...
위대한 발그루프 : 나는 드래곤이 내 백성을 불태우는걸 멍하니 보고 있지는 않을거다!
프로벤투스 아베니치 : 허락하신다면, 전 제 임무로 돌아가겠습니다.
위대한 발그루프 : 그게 최선이겠지.

자신들끼리의 이야기가 끝났는지 영주님은 그제서야 날 바라보기 시작했다.

위대한 발그루프 : 잘했네. 자네는 스스로의 힘으로 날 찾아왔지. 자네는 화이트런을 위해 일해주었고 나는 이 일을 잊지 않을거다. 여기, 이것을 나의 작은 존중의 의미로 생각하며 받아라.

영주님은 옆의 경비병 하나를 시켜 철 갑옷 하나를 나에게 하사했다.
중갑도 필요하긴 하겠지. 가방에 넣어놓자. 엄청 무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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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우드 퀘스트 : 황금 발톱 (3) + 사랑스러운 편지

Game/스카이림

2021.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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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lden Claw

아벨을 쓰러뜨리고 황금 발톱 회수해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을 탐험했습니다. 이제 루칸에게 황금 발톱을 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어두운 숲 속을 강줄기를 이정표 삼아 얼마나 거닐었는지 모르겠다. 피곤해 죽겠는데 가죽 갑옷을 이불삼아 그냥 아무데나 널부러져 잘까 고민할 때 쯤 오두막 하나가 보였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오두막까지 달려갔다. 하룻밤 정도는 묶게 해주지 않을까, 부뚜막 구석에서라도 자게 해달라고 해야지, 그런 프로 노숙자가 다 된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서.

오두막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자 푸른 로브를 뒤집어 쓴 노파가 나왔다.

아니세 : 이 늦은 시간에 불쌍한 노인네 혼자 사는 집에 무슨 일이요.
스텔라 : 마을로 돌아가던 중에 날이 저물어서요. 실례가 안된다면 하루만 묶을 수 있을까요?
아니세 : 그렇구먼. 난 언제나 방문객을 환영한다우.

노파는 불쾌해 하지 않고 흔쾌히 수락했다. 노인 혼자 사니까 더 방문객을 꺼릴줄 알았는데.

아니세 : 내 이름은 아니세 (Anise) 요. 내가 이런 외진 곳에 혼자 살다보니 참 외롭거든. 그래서 가끔 이렇게 누군가 와주면 기쁘다우. 괜찮다면 여행하면서 있었던 일이라도 얘기해 주겠수?
스텔라 : 물론이죠. 제가 헬겐에서……

불 앞에서 몸을 녹이며 헬겐의 드래곤이나 고대무덤 같은 이야기를 해드렸다. 출출할 것 같다며 가져다 주신 직접 키운 감자를 구운 것도 꽤 맛있었다. 역시 감자는 소금이야.

이야기가 끝나고 문 가 근처의 침낭에 들어가며 아니세 할머니의 집에 종종 놀러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말로는 이 곳에서 강이 흐르는 방향 -이 근처의 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고 했다- 으로 내려가다 보면 건너편에 리버우드가 보일거라고 했다. 마을 근처라면 말동무 하러 오기 좋을 것이다. 이렇게 착한 분이 혼자 외롭게 사시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다짐을 마치고 자기 위해 눈을 감았지만 영 잠이 오지 않았다. 과하게 피곤할수록 잠이 안 온다더니, 그런걸까? 글자라도 읽으면 잠이 오겠지 싶어,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에서 주웠던 도둑 (Theif) 이란 책을 꺼냈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자마자 나는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다.

 


독자가 이슬라프 에롤 (Eslaf Erol) 의 생애에 관한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 '거지' (Beggar) 를 읽는 즐거움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즉시 이 책을 닫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줄거리 요약을 별도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작 시리즈 문학이였다. 소설책을 중간부터 읽는다면 무슨 재미란 말인가? 1권을 찾은 다음에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
그 때, 발 아래 쪽에서 문 소리가 들렸다. 안 쪽에는 아니세 할머니의 침대밖에 없을텐데. 창문 쪽으로 도둑이 들어온건가? 불안감이 엄습했다. 할머니가 무사한지 슬쩍 엿보기로 했다.

안 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게 문제였다. 아니세 할머니도 없었기 때문이였다. 내가 문 앞에 자리 잡고 있는데 어디로 사라진거지? 나는 주변을 살펴봤다. 그러다 바닥에 문이 하나 있는걸 눈치챘다. 방금 누군가 들어가기라도 한 듯이, 이 지하실 문을 가려놨었을 지푸라기들이 흩어져 있었고 문도 살짝 열려 있었다. 주인 허락 없이 들어가도 될까 고민했지만, 들어간게 강도고 할머니가 인질로 잡혀있다면 구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었다.

지하실은 단순한 창고가 아니였다. 요상한 마법진과 실험대가 즐비했고, 위층에 있는 포션들이랑 달리 위험해 보이는 독극물이 많았다.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분위기가 깊은 숲 속에서 폐관 수련 하시는 마법사[각주:1]나 연금술사[각주:2] 같은 분위기이긴 했지만, 지금 이런 방 분위기는 마치 마귀할멈[각주:3]……. 아냐, 이 곳은 마법이 존재하는 세곈데 내가 모르는 어떤 의식이 있는걸지도 모르지. 괜히 오해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지하실의 안 쪽으로 더 들어갔다.
안 쪽에는 긴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적고 있는 할머니의 뒷모습이 보였다. 도둑이 든 줄 알았는데 그냥 비밀 일기라도 적고 계셨나 보다. 오해했네.. 되돌아 나가야지. 그러다가 실수로 발 치에 있던 뭔가를 걷어차고 말았다. ………해골 머리였다.

아니세 : 누구냐!
스텔라 : 아니, 저 도둑이 든 줄 알고…….

아니세는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날 노려봤다. 절대 용서해 줄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였다.

 

아니세 : 내 비밀은 아무도 알아선 안 돼! 살아서 나갈 생각 따윈 하지마라!

아니, 갑자기 그런 악당 같은 대사를 내뱉는다고요?
다시 한 번 죄송하다 말하려는 때 할머니가 불 마법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강도일까봐 무기를 챙겨온게 다행이였다. 방패로 불길을 어떻게든 막았지만 뜨거운 열기는 그대로 전해졌다.
날 죽일 생각인가? 어째서? 본인은 무언가를 들켰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나는 이 마법진이나 장식품들이 뭔지도 모르는데!
이대로 죽을 수 없었던 나는 아니세를 기절 시키기로 마음 먹는다.
칼등치기로…… 근데 이 검 칼등이 있던가? 그럼 칼손잡이치기로!
아니세에게 다가가 검 손잡이로 강하게 머리를 내리쳤다. 아니세는 뒤로 쓰러지며 기절했다.

스텔라 : 하아.. 하아... 날 왜 공격한거야?

이유라도 알아야겠다 싶어 아니세가 쓰던걸 읽어보기로 했다.

 


아니세의 편지

Anise's Letter


마녀 집회에 관한 편지


헬기야, 뭘 망설이는거냐? 네 몸 속에 흐르는 힘을 느낄 수 있을텐데! 넌 그저 손을 뻗어 몸을 맡기기만 하면 돼! 부디 그 남자를 버리고, 나와 숲에서 함께 살자꾸나. 내 언니도 곧 올거다. 함께하면 꽤 괜찮은 마녀집회를 만들 수 있을거고, 네 교육도 제대로 시작될거야.



마녀집회……. 어……… 그러니까, 지금 이 할머니가 마녀가 맞다고? 마귀할멈 같아보이는게 아니라 진짜 마귀할멈이라고? 어이가 없었다. 진짜 그려놓은 듯한 마귀할멈이 존재하는 세계라고? 굳이 마녀를 왜 해? 마법이 있는데… 아니지, 편지 내용을 보면 마녀들은 태생적으로 마녀인 것일수도 있다. …이것마저 정말 그려놓은 마녀 같잖아.. 이 세계는 마녀 사냥 같은 잔인한 일 벌여놓고, '인간으로 둔갑한 마녀일거라고!' 자기 합리화가 가능하다는거잖아. 진짜 너무하고 끔찍하다. 게임 속에서 빨리 탈출해야 될 명분만 하나 더 늘었다.
설정이 너무한건 둘째치고, 이 할머니… 어쩌지? 깨어나면 날 쫓아오는게 아닐까? 죽여야되나? 내가 어디로 갈 줄 알고?
아니세의 처분을 어찌할지 계속 고민했다. 그러다 내가 리버우드에 관해 아니세에게 말했던게 생각났다. 나 뿐만 아니라 리버우드 사람들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었다. 역시 죽이는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전투 중 죽이는 것도 아니고 쓰러져 있는 사람을 검으로 찌르려니 두 배로 손이 떨려왔다. 다른 방법은 없나 고민하다 지하실의 맹독 포션을 이용하기로 했다. 아니세의 입을 벌려 독극물을 흘려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를 토해내더니 완전히 심장이 멈췄다.

나는 아니세의 오두막 (Anise's Cabin) 을 빠져 나왔다. 뭔가 기분이 찝찝하다. 그 마녀가 정말로 나쁜 짓을 하려 했는지는 모르지 않은가? 아니면 리버우드에 닥쳐올 좋지 않은 미래 -가장 가까운 마을이 리버우드이니 사람을 습격한다면 그 곳이 먼저일 것 같았다- 를 사전에 방지했으니 좋은건가? …잘 모르겠다. 외진 곳에서 살고 있어도 그런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죽어도 죽은지 모르는 이 세계에서 어서 빨리 나가고 싶을 뿐이다.

 

아니세의 오두막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맞은 편에서 인영이 보였다. 이 시간에 나처럼 길을 헤메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외딴 오두막을 도둑질하려는 녀석일 수도 있다. 나는 먼저 공격하진 않고 경계 태세를 취하며 다가갔다. 그러자 나를 눈치챈 그들은 큰 기합 소리를 내며 공격해 왔다. 고대무덤에 있던 산적들과 입은 옷이 비슷한걸로 봐서는 이들도 산적일 것이다. 나는 두 명의 공격을 카운터로 흘려보내 쓰러트렸다. 더 이상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난 산적들이 튀어나온 곳으로 걸어갔다.

스텔라 : 응?

누군가 쓰러져 있다. 자리에 쭈그려 앉아 자세히 확인했다. 아니… 쓰러진게 아니라 죽은거였다. 입은 옷을 보면 농부 같은데. 주변에 메모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시체의 메모

cropse note


마지막 결의가 담긴 메모


누군가가 이것을 읽고 있다면, 난 아마 죽어버렸다는 의미겠죠.
산적들이 내 집을 샅샅이 뒤지고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 중 최악인건, 그들이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펜던트를 가져갔다는 겁니다. 가족들은 대부분이 죽었기 때문에, 펜던트가 가족들과 연결된 마지막 물건이였습니다. 나는 그 악당들을 쫓아 반드시 내 펜던트를 되찾을 것입니다. 설령 돌아오는 것이 내 죽음이더라도.



설마 팬던트를 훔쳐갔다는 산적들이 저 녀석들인가?
나는 방금 쓰러트린 산적의 품을 조사해 봤다. 메모에서처럼 그들 중 하나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장식의 순금 팬던트를 가지고 있었다. 팬던트 뒤에는 오래 전에 새긴 것 같은 이름도 적혀 있었다.
안타깝게도.. 훔친 이는 찾았지만 결국 되찾으려다 죽임을 당한거구나. 스카이림에서는 이런 산적들이 많겠지. 정말이지 흉흉한 세상이다.
나는 그녀를 팬던트와 함께 그 근처에 묻어주었다.

점점 밤이 저물어 가는게 느껴졌다. 동시에 강 건너편에 리버우드가 보였다. 빨리 가자.

마을에 도착하긴 했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마을 밖을 돌아다니는건, 이르게 깨버린 닭 한 마리 밖에 없었다. 알보어와 시그리드의 집에 들어간다해도 이런 늦은 시간에 기어들어가면 도둑으로 오해받기 딱 좋을거다. 나는 깨우기 미안하단 생각이 들어 다른 곳에서 눈을 붙이기로 했다.
들어온 마을 입구 쪽을 둘러보니 잠자는 거인 여관 (Sleeping Giant Inn) 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여관에서 잠깐 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어 그 곳으로 들어갔다.

 

델핀 : 오그너. (Orgnar) 오그너! 듣고 있어?
오그너 : 듣고 있습니다.
델핀 : 맥주 (Ale) 의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다. 배치를 새로 해야 해. 내 말 들었어?
오그너 : 네. 맥주 (Ale) 의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다고요.
델핀 : 어쨌든 귀가 먹은건 아닌 것 같군. 빨리 새로 배치하도록 해.

들어간 여관은 소란스러웠다. 여관과 관련 된 사업적인 일로 싸우는 것 같은데. 신경 쓸 일은 아니겠지. 나는 곧장 카운터로 갔다.

스텔라 : 방을 좀 빌리고 싶은데요.
오그너 : 여기엔 식사와 음료들이 있지. 요리는 내가 하고.. 그외에 해줄말이 없군. 난 그저 직원이니 방이 필요하면 주인인 델핀 (Delphine) 에게 말하라고.

자신이 종업원임을 강조한 남자는 그 말만 남기고 내게 관심을 껐다.
직원 맞으세요? 순간 제가 여기 직원인줄 알았잖아요. 어쨌든 아까 말싸움하던 사람이 주인인가 보다. 그 사람에게 가자.

스텔라 : 저기요, 방 하나 빌릴게요.
델핀 : 여기저기둘러본다던 그방문자로군. 방은 하루에 10골드야.

나는 돈을 건네고, 그녀가 가리킨 방으로 들어갔다. 방의 침대는 알보어와 시그리드의 집에 있던 침대처럼 평범했다. 삐걱대는 나무로 된 틀에 짚더미를 얹고 동물의 털가죽을 얹어 놓은 그 침대. 이런 침대가 스카이림의 표준 규격인 것 같았다. 불만스럽지만 이 침대 말고는 다른게 더 없으니…. 침대에 누운 나는 푹신푹신한 솜 이불을 그리워 하며 잠이 들었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방에 창문이 없어 해가 어느정도 뜬 건지는 모르겠지만 밖이 소란스러운걸 보니 아침이긴 한 것 같았다.
나가보니, 들려오던 소리는 류트 연주였다. 사실 켈트 신화를 배경으로한 모 게임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악기였는데, 그 때 처음 알게 된 지라 실물은 처음이였다. 신기하네. 나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종업원에게 스위트 롤 (Sweet Roll) 하나 주문한 다음 근처 의자에 앉아 연주를 구경했다. 류트의 선율은 아름다웠다. 내가 알고 있는 악기로 비유하자면 클래식 기타와 음색이 가장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스텔라 : 연주를 굉장히 잘하시네요. 그런 연주는 어디서 배우는거에요?
스벤 : 솔리튜드의 바드 대학 (Bards College) 에서 배웠습니다. 거기선 저나 스칼드 (Skald) 같은 음유시인이 될 수 있게 훈련시켜주죠. 입학하고 싶다면 교장인 비아르모 (Viarmo) 에게 말하시면 됩니다.

이 곳에도 대학이란게 있구나. 재밌겠네. 어짜피 솔리튜드에 갈 예정인데 한 번 구경해 봐야지.

스텔라 : 솔리튜드에 갈 예정인데 한 번 가봐야겠네요.
스벤 : 아, 당신은 헬겐에서 온 여행자였죠? 먼 곳을 여행하며 여러 이야기를 들었을테니, 재미있겠네요.
스텔라 : 아무래도 그렇죠……. 안 그래도 저 산 위의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도 갔다오는 길이에요.

나는 그와 모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 통성명도 하고 친해졌다. 꽤 말주변도 좋고 나쁘지 않은 사람 같았다.
리버우드는 좋은 사람들이 많네.

 

더 이상 여관에서 밍기적거릴 수는 없어서 스벤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황금발톱을 어서 전해주고, 보수로 받은 돈으로 갑옷을 준비하자.

파엔달 : 네가 스벤 (Sven) 과 이야기하는 것을 봤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가 당신이라면 그 녀석을 가까이 하진 않을거야.

내가 여관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엘프 남성이 말을 건네왔다. 남자는 헬겐에서 본 탈모어의 엘프와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에서 본 다크 엘프와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스텔라 : 응? 왜, 뭔 문제라도 있나요?
파엔달 : …여기엔 스카이림 전체를 통틀어 아름다운 미인이 있거든. 카밀라 발레리우스라고.

갑자기 왠 미인 얘기.. 아, 설마 둘의 사랑 싸움인가?

파엔달 : 아무튼 그 가벼운 음유시인[각주:4] 놈은 자신의 발라드와 소네트로 카밀라 발레리우스를 유혹해 결혼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더군. 마치 그녀가 이미 '예'라고 말한 것처럼. 현명하고 아름다운 그녀가 그런 헛소리에 넘어가지 않겠지만... 아마도.

오.. 카밀라 인기 많네... 스카이림에선 카밀라 같은 인상이 미인상인가 보다. 스벤도 경쟁 상대라고 느낄 정도면 꽤 매력적인 편이란거 아냐? 하긴 음유시인은 노래나 연주말고도 말빨로 먹고 사는 직업인데.

스텔라 : 그 쪽 말대로 언제 단어 몇 마디가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긴 한가요? 하지만 아마도라고 한 걸 보면 당신도 별로 확신은 없나보네요.
파엔달 : …그래, 맞아.... 생각해보니 카밀라에겐 스벤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는 힌트가 필요할지도 몰라. 그 음유시인은 영악하니까 말이야.

그는 주머니에서 편지 한 장을 꺼냈다.

파엔달 : 이 편지를 그녀에게 갖다줘... 그리고 스벤이 보낸 편지라고 말해 주시겠어? 이게 노드들의 수준에 딱 맞는 내용이라고 생각해.

파엔달은 편지를 맡기고 강가쪽으로 사라졌다.
노드라면 스벤 말하는거겠지? 카밀라네는 제국에서 왔다니 임페리얼일테고.
사실 엘더스크롤에 나오는 종족은 생김새나 유래를 모를 뿐, 대강 알긴 한다. 모로윈드 때 캐릭터 생성은 해봤으니까. 인간에 임페리얼, 노드, 브레튼, 레드가드, 엘프에 하이 엘프, 우드 엘프, 다크 엘프, 오크, 수인에 카짓과 아르고니안. 이렇게 10종족이 있었다. 그 때 노드로 캐릭터를 만들었던 것 같다.
그나저나 파엔달은 노드를 안 좋아하는거야, 그냥 스벤을 안 좋아하는데 노드여서 그러는거야? 헬겐에서 나 역시 노드라고 불렸기 때문에 그런가,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 노드의 수준에 맞는 내용이라니 확인해 볼까? 따로 봉투에 봉해져 있지도 않은걸.

 


파엔달의 가짜 편지

Faendal's Fake Letter


파엔달이 스벤인 척 쓴 위조 메모


내 소중한 카밀라에게

난 당신을 내 소유로 삼아,
내 옷을 세탁하고,
내 고운 금발을 만지며,
내 주방에서 저녁 식사를 요리하고,
내 집을 돌봐주는 것을 갈망해.

당신을 진심으로 원하는, 스벤



오.. 진짜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정나미 떨어지겠는데? 편지만 보면 어떤 가부장적인 성차별주의자가 추잡한 추파를 던지는 것 같잖아. 이런 편지를 스벤이 보냈다고 거짓말해도 되는건가?
난 어이없어하며 주머니에 편지를 쑤셔 넣었다. 일단 황금 발톱이나 먼저 갖다주자며.

 

리버우드의 상인에 들어가면, 두 명이 어제처럼 가게에 있었다.

카밀라 : 황금 발톱을 찾아오신건가요? 어서 루칸에게 그 발톱을 보여주세요! 기뻐할테니.

나는 카운터 앞의 루칸에게 다가갔다.

스텔라 : 자, 찾아왔어요.
루칸 : 찾았단 말입니까? 하하하, 정말 여기에 있군. 이상하죠, 내 기억보다 크기가 작아보이는데. 아무튼 고맙습니다. 이 발톱은 원래자리에 둬야겠네요. 저와 제 여동생에게 굉장한 일을 해주셨으니, 이 일은 두고두고 기억하죠.

루칸은 받은 발톱을 바로 카운터에 장식하고선 보수를 챙겨줬다. 400골드나 챙겨줬다.

스텔라 : 별 말씀을.
그보다 혹시 여기에서 스펠북이나 마법스크롤 같은 것도 파나요?
루칸 : 낡은 스펠북 몇 권은 있을텐데.. 아무래도 마법에 관해선 윈터홀드의 마법 대학에 가는게 좋지요.
자, 여기 있는게 답니다.

루칸은 상자 안에서 책들을 꺼내 올려놓았다.
내가 찾는 건 드로거를 잡을 때 썼던 폭풍 정령 소환 마법이였는데, 이 중에선 비슷해 보이는 마법도 없었다.
어쩔 수 없지. 포기하자. 나중이라면 모를까 그거 배우겠다고 당장에 마법 대학까지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제국군 갑옷을 포함한 필요 없는 물건들을 죄다 팔았다.

어느 정도 주머니도 두둑해 졌겠다 이제 대장간으로 향하려던 찰나, 파엔달이 준 편지가 생각났다.

스텔라 : 저, 카밀라. 파엔달이 이 편지를 스벤이 쓴 거라고 하면서 전해주라고 하던데요.

나는 파엔달의 장단에 맞춰주지 않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카밀라 : 뭐라고요, 무슨말을 하는거죠? 질투심에 가득찬 바보같으니. 날 속인다면 스벤과는 만나지 않게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나? 사실을 말해줘서 고마워요. 스벤에게도 말해주세요. 그의 명예를 지켜준 당신에게 고마워 할 거에요.

그 말처럼 난 바로 스벤을 찾아갔다.

스벤 : 파엔달 녀석, 내게 카밀라를 떼놓으려 별 짓을 다하는군. 카밀라는 이제 페인달을 만나주지 않을것 같네요. 고맙군요. 감사의 의미로 술이라도 한 잔 사드리죠!
스텔라 : 아, 괜찮은데………

하지만 결국 성화에 못 이기고 같이 술잔을 나눴다. 같이 술 마시며 떠드는 사이, 우린 서로 말을 놓을 정도로 친해졌다.

스벤 : 하하, 솔리튜드로 가는거라면 화이트런에서 마차를 타는게 가장 빠를거야. 내가 거기까지 길을 안내해 주지. 오랜만에 마을 밖에도 나가봐야지!

  1. 신화나 동화에서는 일반적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이를 칭하며 이집트 신화의 토트, 아서 왕 전설의 멀린처럼 여러 학문에 대해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선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들은 마녀와 같이 점을 봐주거나 종교적 의식을 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즉, 서양식 무당이다. 서브컬쳐에 와서는 불을 만들거나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을 벌이는 등의 이미지가 생산되었다. [본문으로]
  2. 연금술 (鍊金術) 은 서구권과 이슬람 문화권에서 유행했던 학문으로, 흔히 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연금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금속이나 물질의 제련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더 높은 상태로 이끄는 것이다. 금을 만드는 것 역시 금이 완벽한 금속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흔해빠진 금속 (납, 철, 구리 등) 을 완벽한 금속인 금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영혼도 같이 완벽해질 것이라는 믿음에서 행해진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달라서 자기수행 대신 금 제작만을 목적으로 한 사람도 많았다. 서브컬쳐에서는 마법사의 아류나 약제사, 중세의 과학자 등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본문으로]
  3. 마녀는 마법을 사용하며, 저주와 약물 제조 및 사용에 능한 신화나 전설, 동화 속의 여성을 말한다. 중세에는 마법사라 불린 선지자들이 주로 남성이였고, 때문에 당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이나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여성이 있다면 각종 미신으로 사람을 음해했다. 마녀가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마녀, 즉, 위치 (Witch) 는 여성만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였는데 좋지 않은 일이 있다면 탓할 원흉에 마을의 거지나 정신병자를 따돌리는 핑계로 위치라고 불렀다. 하지만 미친 사람이 흔한게 아니였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주로 위치라고 불렀고, 실제 있었던 대대적인 마녀사냥 때문에 현대에 와서는 위치가 여성을 뜻하는 마녀라고 인식되게 된다. 마귀할멈은 마녀 중 여성 노인을 지칭한다. [본문으로]
  4. 음유시인은 고대 혹은 중세 유럽에서 시와 노래를 짓는 이들을 일컫는 낱말이다. 활동한 지역, 시대, 신분 등에 따라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판타지물에서는 십중팔구 바드를 번역한 단어라고 보면 된다. 던전 앤 드래곤의 영향이다. 현대에서는 가객과 함께 읊조리듯 노래하거나 잔잔한 미성으로 노래하는 가수들에게 주로 붙는다. 스카이림의 바드는 고대 그리스의 영향이 큰데, 당시의 음유시인들은 어디를 가나 환영을 받았고, 심지어 전쟁이 벌어지던 살벌한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각 도시국가들을 들락날락거리며 성대한 대접을 받았다. 이는 그리스인들이 음유시인들의 노래를 통한 영웅담을 듣기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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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길 프롤로그1 13시대 1230년 열의의 달 3월 10~15일
붉은흙1~2 3월 16일, 붉은흙3 3월 17일
황토젤리 3월 18~19일
엘돌란1~3 20일, 엘돌란3~7 21일, 엘돌란8~10 22일
황금요새1~2 23~24일 황금요새3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