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우드 퀘스트 : 황금 발톱 (1)

Game/스카이림

2021. 11. 22.

320x100
반응형

The Golden Claw

해드바는 근처에 있는 리버우드 마을로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그의 삼촌은 그곳의 대장장이이며 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일어났을 때는 이미 날이 지나있었고, 해가 중천에 뜬 다음이였다.

시그리드 : 어머, 일어났나요? 피곤해 보이길래 깨우지 않고 뒀어요.
스텔라 : 아, 감사합니다. 혹시 해드바는 어디있나요?
시그리드 : 그는 위층에 있어요.
그나저나 군복을 입은 당신들을 보니, 새삼 전쟁 중이라는게 실감나네요. 전쟁이 리버우드에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스톰클록이 없어도 세상에는 문제가 충분히 많으니까요.

전쟁을 끝내는게 메인 퀘스트가 아니라면 이렇게 npc들이 내전 얘기를 입에 달고 살리 없겠지. 마을의 npc가 세계가 직면한 큰 문제를 늘상 입에 담고 사는건 당연한거니까.
휴식도 취했겠다, 빠른 진행을 위해 해드바를 찾아가자.

해드바 : 익숙한 곳으로 다시 오니 좋군.
스텔라 : 해드바, 제국군에 가입하려면 솔리튜드라는 도시로 가야한다 했잖아요. 당신도 보고하러 돌아가야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동행하겠어요!
해드바 : 응? 미안하군. 난 잠시 여기 누워 있을거라서. 큰 일이 있고 고향에 돌아왔으니 좀 쉬다 가고 싶거든.
솔리튜드에 빨리 가고 싶다면 직접 찾아가 보는건 어떤가?

틀렸어. 이 녀석 자기 집에 오더니 갑자기 사람이 늘어져 버렸잖아. 하긴, 나였어도 전쟁 중의 군대에서 구르다 예외적인 휴가 비슷한게 생겼다면 바로 복귀하진 않겠지.

해드바 : 솔리튜드로 가는 길을 조심해라. 빌어먹을 스톰클록은 어디든지 있을 수 있거든.

제국군을 피하고 스톰클록을 조심해야 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제국군 경갑도 해드바가 없는 상태에서는 입고 다니는 것도 위험한거 아닌가? 새 방어구라면 여기가 대장간이라 여기서 구하면 되겠지만..
알보어가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만 숙식을 신세지는 마당에 값비싼 방어구까지 달라고 하기엔 입이 떨어질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다 전 날 밤, 마을 주민이 '리버우드의 상인'이라는 곳에서 물건 매입을 해준단 소리를 했던게 기억이 났다.

나는 헬겐에서 얻은 곰 가죽과 몇 개의 장비, 제국군 경갑을 팔면 돈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바로 맞은 편 건물에 리버우드의 상인이란 간판이 달려 있는걸 확인했다.

 

스텔라 : 실례합니다.

카밀라 : 우리 둘 중 하나가 뭔갈 해야해!
루칸 : 얘기는 끝났어.
카밀라 : 그럼 어떻게 할건데, 응? 들어나 보자!
루칸 : 안 된다고 했지! 난 모험도, 연극도, 도둑을 쫓는 것도 안 해!

상점에 들어가니 두 사람이 싸우고 있었다. 그러다 남자 쪽이 내가 들어온걸 확인하고는 웃으며 사과했다.

루칸 : 오, 손님. 그런 말을 듣게 되어 죄송합니다.
찾으시는거라도 있나요?
스텔라 : 여기가 매입도 한다길래 왔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루칸 : 예, 우리 상점에 잠깐... 도둑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도둑맞은 물건 아니여도 우리에겐 여전히 팔게 많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도둑은 딱 한가지만 훔쳤거든요. 용의 발톱 모양인 순금 장식품이요.

서브 퀘스트의 느낌이 든다. 퀘스트를 진행하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스텔라 : 그 장식품, 제가 찾아드릴까요?
루칸 : 그래주신다면야 고맙죠. 회수해 오신다면 보수도 챙겨드리겠습니다.

좋아, 보수를 받는다면 바로 갑옷을 살 수 있겠지. 무기도 더 좋은걸로 바꿀 수 있을지도. 엘더스크롤은 레벨링보다 스킬 숙련도 올리는게 더 중요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런 것들도 올릴 수 있을거야. 좀 더 검술과 방패술을 연마해야지.

루칸 : 그 도둑들을 쫓으시려면 마을 북동쪽에 있는 황폐한 폭포 고대무덤으로 가면 됩니다.

카밀라 : 그래서 이게 네 계획이야, 루칸?
루칸 : 그래. 그럼 이제 가겠다고 떼쓰지 않겠지?
카밀라 : 오, 하지만 여기 이 분은 이 근방이 처음일 것 같은데 안내가 필요하지 않을까?
루칸 : 어- 아니... 그.... 오, 8시까지, 아니지. 알았어, 마을 가장자리까지만이야!

동굴 안에서 괴물 거미나 곰을 보긴 했는데, 바깥도 마찬가지라면 위험하긴 위험할 것 같은데. 그러니까 여자 쪽이 찾으러 간다는걸 말리는거겠지? 거기다 드래곤까지 돌아다니는 지금은 -이들은 드래곤의 소식은 아직 모르겠지만- 더더욱. 나도 제국군 경갑을 지금 팔지 말고 다시 걸쳐야겠다.

카밀라 : 그럼 저를 따라오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여자를 따라갔다. 그녀는 밖에 나오자마자 대장간 너머를 가리켰다.

카밀라 :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에 가려면 마을을 지나 다리를 건너야 해요. 여기에서도 볼 수 있을거에요. 대장간 건물 바로 위에 산이 보이죠? 바로 저기에요.

리버우드에 오는 도중 해드바가 말했던 무덤이였다.

카밀라 : 그 도둑들은 미친 게 틀림없어요. 그런 곳에 숨을 생각을 하다니. 그 오래된 무덤에는 트롤, (Troll) 그리고 뭔지 모를 것들이 가득할텐데!
스텔라 : 트롤[각주:1]이라고요?

아니 트롤이 왜 있어. 이 세계의 몬스터래도 끽해봤자 괴물 거미처럼 현실에 존재할 법한 생물이 괴물화 된 것만 있는 정도인줄 알았는데. 트롤이라고? 환장하겠네. 그건 드래곤처럼 정말 '몬스터'잖아!
돈 좀 벌어야겠다 생각해서 서브퀘스트를 수락하긴 했는데 잘못걸린거 같은데. 권장레벨 안 맞는 고레벨 퀘스트 아니야, 이거? 초보자 마을이라고 방심했네.

카밀라 : 저도 가본건 아니라 정확히는 몰라요. 하지만 저런 높은 설산이면 설원 트롤 한둘 있다해서 이상한건 아니죠.
스텔라 : 그렇군요..

그녀는 오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을 계속했다.

카밀라 : 그나저나 제 소개를 했나요? 제 이름은 카밀라에요, 카밀라 발레리우스. (Camilla Valerius) 방금 전 남자는 제 오빠인 루칸 (Lucan Valerius) 이고요.
저희 오빠 루칸과 함께 일하기 위해 제국에서 왔어요.
스텔라 : 저는 스텔라에요. 일종의 모험가죠.
카밀라 : 모험가라,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알겠네요. 나중에 이야기 좀 해줘요.
스텔라 : 그러도록 하죠.

아직 얘기할 모험담은 하나도 없지만. 헬겐의 드래곤에게서 벗어난 이야기 정도?

카밀라 : 근데 왜 그들이 루칸의 황금 발톱 (Golden Claw) 만 훔쳤는지 궁금하네요. 제 말은, 저희 가게에는 그 외에도 값나가는 물건이 많기 때문에 궁금한거에요. 그건 사실 별로 가치가 없거든요.
스텔라 : 금 장식품인데도요?
카밀라 : 사실 황금 발톱이란 이름처럼 정말 장식품의 발톱 부분만 금이거든요.

금 함량이 적다는 소리군.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따로 있나보네.

카밀라 : 루칸은 가게를 연 지 약 1년정도 됐을 때 어디서 발톱을 가져왔어요. 어디서 얻었는지 아무리 물어봐도 안 알려주더라고요. 까다로운 사람 같으니.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과 황금 발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마을 입구 부근의 다리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카밀라 : 이건 마을 밖의 다리에요. 북서쪽에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으로 이어져요.
저는 오빠에게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너무 오래 걸리면 또 잔소리를 해대겠죠.

마을 근처도 못돌아다니게 하다니, 카밀라가 무모하기도 하지만 루칸의 과보호도 만만치 않네.

카밀라는 마을로 돌아가며 큰 소리로 말했다.

카밀라 : 행운을 빌어요! 루칸과 저는 가게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스텔라 : 이제 무를 수도 없네….

나는 카밀라가 말한대로 다리를 건너 산길을 올랐다. 산은 꽤 가파랐고 싸늘했다.


대장간에서 철로 된 갑옷도 봤었는데, 절대 그런 갑옷으로는 등산은 못하겠지. 지금도 짐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게임이라 그런지 이 짐짝의 무게를 견딜 수 있기는 했지만 아예 안 느껴지는건 아니니까. 이거 언제 한 번 무게 한도 초과할 것 같은데.

게임과 현실이 걸쳐진 것 같은 이 상황에 한탄하며 산을 오르던 중, 근처에서 늑대 울음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자 늑대 한 마리가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 녀석은 나를 향해 달려왔고, 나는 서둘러 방패로 이빨을 막았다. 그리고 늑대가 방패를 물어뜯는 사이, 다른 한 손으로 늑대를 내리쳤다.
어떻게 쓰러트리긴 했지만 조심해야겠어. 다른 MMORPG처럼 선공 적도 나 적이요, 하고 잘 보이게 서있는게 아니고 이런식으로 습격해오니까.

얼만큼 올랐을까 조금씩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스카이림의 날씨는 서늘한 한대 기후에 속했다. 심지어 헬겐은 도시에 눈이 쌓여 있을 정도였었다. 그러니 고도가 높은 산이 변덕스럽게 날씨가 바뀌어 눈이 내려도 퍽 이상한 일은 아니였다.

 

얼만큼 올라왔을까, 왼편을 바라보면 지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했다. 부디 근처에 고대무덤이 있기를 바라며 주변을 둘러보자 하얀 눈과 검은 바위 사이에 하나 보였다.
저 건물 외에는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는데. 황량한 폭포 고대무덤의 입구 같은거 아닐까?

산적 : 거기 물러서.

저거 산적이지? 황금 발톱을 훔친 도둑이 쟤네인가? 사람을 죽이는건 아직 좀 무섭긴 하지만…… 어짜피 게임 속 적 AI잖아. 그래, 쟤네는 0과 1로 이루어져 있다, 이루어져 있다..

산적 :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나는 무시하고 그들에게 무기를 준비하고 다가갔다.

산적 : 넌 여기 오지말았어야 했어!

우선 탑 밖에 서 있는 녀석부터 빠르게 처리하고, 유일한 입구인 외길 돌다리를 막아섰다. 그리곤 탑에서 나오는 산적들을 다리 밑으로 밀어 떨어뜨렸다.
이야, 이 높이에 굴러떨어졌는데 무사하지 못하겠군.
탑 안에 산적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주변을 경계하며 탑을 올랐다.

다행히도 탑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무덤으로 향하는 문 같은 것도 없었다.
여기가 산 정상 같았는데. 그냥 산적들의 경계 초소탑이였나. 우선 상자부터 열어야 겠다.
상자 안에는 돈 주머니강철 검 (Steel sword) 이 들어있었다. 내가 쓰고 있는 검보다 튼튼해보여 바꿔들고는 탑 아래로 내려갔다.

스텔라 : 아…….

올라올 때는 길이 안 보였는데 초소탑 쪽에서 바라보니 올라왔던 길과 엇갈려 나 있는 길이 보였다. 나는 서둘러 등반을 시작했다.

 

올라갈수록 눈보라가 몰아쳤다. 그 추위에 얇은 옷 한벌에 경갑 하나만 걸쳤는데도 제법 참을만했다.
이상하지, 원래의 나는 이런 추위에 롱패딩을 꽁꽁 싸맸어도 견디지 못했을텐데. 이럴수록 아무리 사실감이 넘치는 세계라도 게임 속이라는게 느껴진다. 어쩌면 사람 -산적도 어찌되었든 외형은 사람이니까- 을 죽인다는 거부감도 곧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거대한 돌 구조물이 바로 옆에까지 와있었다. 눈보라가 시야를 가려 코 앞까지 와서야 눈치챈거다.
구조물의 드높은 계단 위에도 인기척이 느껴졌다. 활을 든 산적 2명에 전투망치를 든 산적 1명. 나는 옆의 구조물에 몸을 숨기고 활을 꺼냈다. 그리고 궁병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한 번에 명중했지만 바로 죽지는 않았다. 때문에 죽일 수 있던건 1명뿐이였다. 다시 활 시위를 겨누기엔 늦어버렸다. 망치를 든 산적이 코 앞까지 와버렸으니까. 난 재빨리 무기를 바꾸어 그를 상대했다. 망치맨을 상대하는동안 화살 몇 개가 스치긴 했지만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계단 위라는 좋은 고점을 선점하고 있는데도 한 발도 못맞추는건 눈보라 때문이겠지. 내려올 생각도 없어보이는데, 여기서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궁수를 향해 활을 쏘았다. 머리에 맞은건지 녀석은 뒤로 넘어가 버렸다. 죽은걸까? 계단에 조심히 올라가 시체를 확인했다. 더 이상 살아있는 산적은 없었다.

나는 안심하고 입구로 보이는 돌 문으로 다가갔다. 문은 아주 무거웠고, 온 몸으로 밀어 열었다. 드륵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몸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만큼 문이 열렸다. 그 틈으로 몸을 집어 넣은다음 문은 다시 닫았다.

 

내부는 정말 무덤스러웠다. 어릴적 봤던 왕릉의 내부도 이런식이였던 것 같은데. 일일히 무늬를 새겨넣은 돌로 아치형으로 쌓은 벽과 천장, 무덤답게 서늘하고 고독한 분위기가 나 무덤이요, 하고 있었다. 관리가 되지 않아 다 부숴져 가는데다가 먼지와 눈이 쌓인 것 말고는 내가 아는 무덤 안이랑 다를 것도 없었다.
……산적과 쥐의 시체도 있네. 정말 무덤 맞구나. 쥐는 또 뭐 이리 커. 하긴 거미도 그 사이즌데…

산적1 : 그럼 아벨 (Arvel) 이 그 황금 발톱을 가지고 도망가는 동안 우리는 여기 앉아만 있어야 한다는거야?
산적2 : 그 다크 엘프 (Dark elf) 는 그냥 냅둬. 우리가 이 곳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목을 매는 것보단 나아.
산적1 : 아벨이 돌아오지 않으면? 난 그 발톱에서 내 몫을 원한다고!
산적2 : 닥치고 지금의 문제에나 집중해.

산적이다.. 바깥에 있었던 녀석들과 동료겠지. 얘기를 들어보니 황금 발톱을 가진 놈은 안 쪽으로 더 들어간 모양이다.

찾으러 갈 생각을 안하는건 다른 '문제'가 있어서인것 같은데… 여기저기 처럼 보이는 무언가의 사체와 산적들의 시체가 널려 있는걸로 봐서는 이게 그 문제인가? 괴물 쥐를 막기위해서? 무섭다, 괴물쥐.. 내려가면 더 많을까..


싫어도 퀘스트를 하려면 전진해야 한다. 저 통로 앞에서 경비를 서는 녀석들부터 처리하자.

나는 조용히 활을 겨눴다. 여자 산적 쪽을 맞춰 쓰러졌다. 옆에 있던 검을 든 남자 산적이 뒤늦게 눈치채고는 달려왔지만 나는 간단하게 쓰러트렸다.
산적이 이렇게 약해서야 산적질은 제대로 하는가 몰라. 응? 보물상자다. 이걸 괴물 쥐에게서 지키고 있던거구나.
나는 상자의 잠금장치를 열어 돈 주머니를 챙겼다. 이제 아래층으로 나아가자.

굽이굽이 아래로 이어진 통로를 지나면 끝에 방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방 중앙에 누군가 서 있었다. 그는 중앙의 레버를 당겼고 방 여기저기에서  화살 세례가 쏟아졌다. 그는 어이없게 죽어버렸다.
뭐지? 왠 화살? 안에 사람이 더 있나?

 

나는 몸을 숙인 채 조심스럽게 방으로 접근했다. 다행히도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화살은 대체…… 아, 이게 카밀라가 말했던 함정인가. 퍼즐을 풀어야 나갈 수 있는걸거야.

나는 방을 둘러봤다. 동물이 양각으로 새겨진 기둥 세 개. 벽에도 동물 그림이 새겨져 있고……. 바닥에도 뱀 그림이 떨어져 있었다.
이 뱀 그림은 저 벽의 중앙에서 떨어진걸까? 그렇다면 원래는 뱀-뱀-고래 순으로 붙어있었던게 틀림없다. 이거 힌트라면 기둥을 똑같은 그림이 앞에오게 돌려야겠어.
나는 기둥을 오른쪽부터 '뱀-뱀-고래' 순으로 보이게 돌려놨다. 이제 레버를 당기면… 화살의 비는 쏟아지지 않았고 그저 눈 앞의 철창문이 열리기만 했다.

문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운 방 안에 석재 테이블 하나와 아래로 내려가는 나선 계단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도둑'이란 책 한 권과 스크롤 (scroll) 하나가 있었다. 스크롤의 내용은 폭풍의 정령을 소환 (Conjure Storm Atronach) 하는 것. 써 있는 내용을 읽어보면 스펠북이랑 다르게 배우는게 아니라 스크롤에 마법이 담겨져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 같았다.
굳이 스크롤을 써야 될 이유가 있나? 스펠북이 사실 엄청 구하기 힘든건가? 아직 모르는게 많아서 왜 그런건진 이해가 안 되네.

나는 챙길만한걸 전부 챙긴 후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 아래에서 세 마리의 괴물 쥐가 습격했지만 별 문제는 되지 않았다.
진짜 싫다, 쥐에게 물리면 병[각주:2]
 걸리는거 아닌가 걱정되네. 그, 중세의 쥐는 역병의 근원이라고 하잖아..

 

아래층에는 아까보다 더 먼지가 한 가득했다. 그 먼지 구덩이 테이블 한 가운데엔 또 마법 스크롤이 하나 더 있었다. 이번 내용은 화염구. (Fireball)
여느 게임에서처럼 불구덩이를 쏘는걸까? 이 무덤엔 신기하게 스크롤이 많네. 마법과 관련 된 사람이라도 매장되어 있나보다.

그 때, 멀리서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아벨 : 누구 거기 있나? 부디 도와줘! 제발!

나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방향에 있는 방은 거미줄로 두껍게 칭칭 감겨서 막혀 있었다.
이거 불안한데. 안 쪽에 뭐가 있을지 예상이 간다.

아벨 : 여기야, 여기! 날 여기서 내보내줘!

퀘스트를 진행하려면 역시 모르는척 할 수는 없겠지..거기다 여기 말고는 안쪽으로 들어가는 통로도 없어보여.
난 한숨을 내쉬고는 검으로 거미줄을 잘라냈다.

방은 거미줄과 거미알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방의 끝에는 사람 하나가 거미줄에 묶인채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중앙에는 예상대로 거미도 있었다. 그것도 헬겐에서 봤던 거대 거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크기의 거대한 거미가.

아벨 : 죽여라, 죽여! 그걸 내게서 치워 버리라고!

저런거에 가까이 갔다간 잡아먹힐거야! 거미가 사람 고기를 먹던가? 저렇게 큰데 먹을수도 있겠지!
나는 주머니에서 방금 주운 파이어볼 스크롤을 꺼냈다. 불에 한 번에 태워 죽일 생각으로. 거미는 바닥에 내려오자마자 무시무시한 속도로 기어오기 시작했다. 난 서둘러 파이어볼을 시전했다. 거미는 바로 코 앞에서 불에 타 죽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저 두꺼운 털 달린 다리에 찔려 죽었을 정도로 가까이.

거미를 죽인 후, 뭔가 강해진 느낌이 든다. 폐활량도 늘고 검도 더 잘 휘두를 수 있을거 같아. 하지만 저 수 개의 징그러운 눈은 꿈에서 또 나올 것만 같네..

 

어쨌든 어서 이 징그러운 거미 사체에서 떨어져야 겠어.
나는 불 탄 사체에서 빠져나와 거미줄에 묶여있는 이에게 다가갔다.
위 층의 산적들이 황금 발톱을 가져간게 아벨이라는 다크엘프랬는데, 이 녀석이 다크 엘프인가?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다크엘프처럼 피부가 회색빛이 돌고 귀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기는 하네.

아벨 : 다 끝났나? 죽은거야? 자네가 해냈군, 그 녀석을 죽였어! 자, 이제 다른게 또 나타나기 전에 날 풀어줘!
스텔라 : 그 전에, 황금 발톱은 네가 가지고 있지?
아벨 : 아아, 그래. 거기다 난 그 발톱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 발톱의 표식과 이야기에 나오는 전당의 문같은 것의 위치도 말야! 날 도와주면 알려주도록 하지. 믿기지 않겠지만 노드들의 숨겨진 힘이 거기 있을거다!
스텔라 : 발톱을 먼저 주는건 어때? 풀어주는건 받고 나서 해줄게.
아벨 : 내가 지금 움직일 수 있어 보여? 먼저 날 풀어줘야지!
스텔라 : ………그래, 일단 풀어줘야 겠네..
아벨 : 정말 고맙군!

나는 검으로 아벨이 묶인 곳을 조심히 잘라냈다. 거미줄이 느슨해져 갈 때, 아벨은 스스로 바닥에 내려오며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아벨 : 하하하! 멍청하긴, 내가 이걸 왜 줄 것 같나?

아벨이 묶여 있던 곳, 뒤 편은 안 쪽으로 통하는 길이 더 있었다. 그 녀석은 그 통로로 도망쳐 버렸다.

스텔라 : 젠장!

나는 서둘러 아벨을 쫓아갔다. 하지만 작고 재빠른 그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하, 엘프들은 원래 이렇게 빠른가? 아니면 내가 느린거야?

방 두 개를 지났을까, 점점 숨이 벅차 오르는 때에 아벨의 비명이 들려왔다. 또 거미에게 붙잡히기라도 한거냐. 이번엔 죽게 내버려 둬야지, 그렇게 다짐을 하며 달려갔다.

  1. 여러 서구 신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체구가 거대하고 요술을 부리는 괴물. 북유럽 신화에서는 요툰헤임의 거인들이 전쟁에서 참패 후 무능한 트롤이 되어 동굴에서 근근히 살아가게 됐다고 전해진다. 스카이림에서는 자연치유가 가능하며 사람을 잡아먹는 유인원 비슷한 괴물로 묘사된다. [본문으로]
  2. 페스트.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 흔히 '흑사병'이라고도 부른다. 페스트 균은 숙주 동물인 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본문으로]
300x250
반응형

Info

황제의길 프롤로그1 13시대 1230년 열의의 달 3월 10~15일
붉은흙1~2 3월 16일, 붉은흙3 3월 17일
황토젤리 3월 18~19일
엘돌란1~3 20일, 엘돌란3~7 21일, 엘돌란8~10 22일
황금요새1~2 23~24일 황금요새3 25일